지저스 시크릿
D.RUNKER 지음 / 새움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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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 이 얼마나 그럴듯한가

 

흥미진진한 모험담이다. 내용도 흥미진진하고, 진행 속도도 빠르다.

<다빈치 코드>를 읽는 듯한 기분이 들 정도로 재미있게 읽힌다.

 

이 책은 주인공 시우가 여자 친구와 만나기 위하여 브뤼헤역에 도착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그런데 만나기로 한 여자 친구는 실종된다. 프랑스 경찰 앨랭 경사와 함께 실종된 여자 친구를 찾으려 하는 과정에서 템플 기사단의 존재를 알게 되고, 등등 그런 이야기이다.

 

시우가 그런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데 가장 큰 역할을 한 것은 여자 친구인 현정의 친구인 유진이다. 유진은 한국 개신교 재단에서 운영하는 이단연구소의 연구원인데, 반기독교 캠페인의 근원을 추적하기 위하여 유럽에 온 것이다. 그런데 갑자기 유진과 현정은 실종되었으니, 사건의 발단은 바로 그것이었다.

 

얼마나 그럴듯한가?

 

이런 종류의 책은 저자가 소설에 깔아놓은 바탕이 되는 것 여기서는 요셉복음 - 이 일단 개연성이 있어야 한다. 다시 말해서 그럴 듯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럴 듯하지 않다면, 주인공은 신이 나서 돌아다니지만, 독자들은 주인공의 그런 행동이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을 것이니, 결국 실패한 작품이 되고 말 것이다.

 

<소설은 말 그대로 허구의 이야기지만, 그게 허구라는 걸 알면서도 독자를 소설에 빨려들게 하려면 등장인물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 즉 배경이나 사건이 사실을 기반으로 쓰여야 한다.>(서민, 서민적 글쓰기, 64)

 

이 책은 소설이라 그 속에 포함된 내용은 당연히 허구다. 허구일지라도, 위에 인용한 서민 교수의 말처럼, 그 배경이나 사건은 사실을 기반으로 쓰여야 한다. 그러나 이 소설은 그렇지 않다. 일어나는 사건의 배경이 되며 소설의 바탕이 되는 것 요셉복음 은 사실일 수가 없다.

 

그러면 사실이 아닌 것이 소설의 바탕에 자리잡고 있다면 이것은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

독자들은 그것을 사실이 아니라고 알고 있다.

(물론 그런 것들이 사실이라고 믿는 사람들도 있다. <다빈치 코드>에서 밑바탕으로 사용한 시온 수도회, 템플 기사단이 그런 경우이다. 사실이 아님에도 사실로 여겨질 정도로 그럴 듯하게포장되어 있기에 그 소설의 완성도가 높았던 것이다.)

 

 

그러니 바탕이 되는 사건이 사실에 기반을 두지 않는 경우라면, 그것이 사실처럼 여겨지도록 (독자들이 사실인 것으로 속아넘어갈 정도로) 그럴 듯하게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소설이 소설다워진다.

 

<요셉 복음>은 그럴 듯한가?

 

그렇다면 이 책의 바탕 즉, '요셉복음'은 어떻게 보이는가? 그럴 듯한 설정으로 여겨지는가?

 

일단 이 책의 설명을 따라가 보자.

요셉복음은 누가 쓴 복음서인가?

'요셉복음'의 요셉은 마리아의 남편인 요셉이 아니라, 십자가에 처형된 예수의 시신을 자기의 소유인 무덤에 안치한 사람 아리마테아 요셉을 말한다.

 

이 책에 의하면 아리마테아 요셉이 솔로몬의 신전에 부속된 감옥에 갇혀 있었고 그 동안 침대 밑에 숨긴 열 세장의 주석 판에 예수님의 생애에 대한 이야기를 철필로 눌러서 적었다는 것이다.(365)

 

그 내용은 예수님의 "탄생과 성장과 공생애와 십자가 사건, 그리고 그 후에 대한 증언"이다.

그런데 그 내용이 후세에 알려진 다른 네 복음서와는 완전히 다르다.

 

그게 바로 이 책의 근본이 되는 것이다. 기존의 네 복음서와 그 내용이 다르기에 그것을 감추려 하고, 그것이 세상에 드러나지 않도록 하기 위하여 벌어지는 사건이 이 소설의 주요 복선이 된다.

 

복선이 복선답게, 그래서 소설이 되려면, 얼마나 그럴듯한가, 가 관건인데, 그러러면 논리적이고 이성적이어야 한다.

 

아리마테아 요셉은 부자이며 상인이다. 국제적으로 활발한 무역을 하는 무역상이다. 그런 사람이기에 이집트, 그리스, 등지로 출장을 갈 때에 어린 예수를 동행하여 각 나라의 뛰어난 스승들에게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교육의 기회를 제공한다. 인도에서도 역시 상당한 시간을 보낸 것으로 되어 있다. (인도에서 예수가 교육을 받았다는 주장이 이미 제기된 바 있다. )

 

“2천년 전 그 당시 일반적인 유대인 젊은이들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여행과 인적 교류를 통하여 세상의 다양한 사상과 지혜를 두루 섭렵한 예수님이 어떤 철학과 통찰력을 지니게 됐는지는 쉽게 이해될 것입니다.”

 

그래서 저자는 세계주의적 세계관을 지닌 예수님이 편협한 유일신 유대교와 반목하기 시작한 것도 당연”(368)하다고 말한다.

 

이 정도 읽어보면 이 소설의 바탕이 되는 요셉복음이 그럴듯하게여겨지리라. 

 

그 다음에도 요셉복음은 일반인들이 의아하게 생각되는 부분들을 매우 논리적으로 (여겨지도록) 설명하는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

 

예컨대, 가나 혼인잔치에서 예수님이 물을 포도주로 바꾼 기적의 이야기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예수님이 빈곤한 자의 혼인 잔치에 간 사실을 알고 있는 아리마테아 요셉이 많은 일꾼들을 시켜 포도주를 가져다 주게 한 것”(369)

 

또한 다섯 개의 빵과 두 마리의 생선으로 많은 사람을 배부르게 먹인 사건도 아리마테아 요셉의 재력이 행한 기적으로 설명한다.

 

이런 내용이 기록된 것이길래, 이 비밀문서를 발굴한 템플 기사단은 당시 교황인 인노첸시오 2세와 (폭로하지 않는다는 것으로) 거래하여 절대적인 권한을 부여받는다는 설정이 그럴 듯 하게 여겨지는 것이다.

 

결론하여 이 요셉복음은 그럴 듯하다.’ 이 소설을 읽는 독자들이 그럴 수도 있겠다라고 생각하게 될 정도도 그럴 듯하다. 그러니 이 소설은 소설로서 일단 합격인 셈이다.

 

그래서 시우가 실종된 여자친구와 그 친구인 유진을 찾아다니려 한 사건이 그럴만도 하다고 여겨지는 사건이 되어, 그 사건이 모두 해결되었을 때에, '이제 다 해결되었으니 안심이다' 며 독자들도 시우와 함께 파리의 거리를 거닐 여유를 만끽할 수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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