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보 씨의 더블린 산책
황영미 지음 / 솔출판사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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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보 씨의 더블린 산책

 

이 책은?

 

작가 황영미의 소설집이다.

작가 황영미는 1992년에 등단했지만, 소설 이외의 일 교수와 영화 평론 로 바쁜 나머지 이제야, 무려 26년이 지난 지금에야 소설집을 펴냈다.

 

이 책의 내용은?

 

이 소설집에는 표제작인 구보 씨의 더블린 산책등 모두 8편의 단편소설이 수록되어 있다.

이중에서 특히 의미있게 읽은 것은 표제작 구보 씨의 더블린 산책인데, 내가 이 책을 골라 손에 든 이유이기도 하다.

 

제임스 조이스의 율리시스를 읽고 있었기에, 이 소설은 제임스 조이스와 셰익스피어를 공부하는데 의미가 있는 것이다. 제임스 조이스는 율리시스에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거의 모두다 담아놓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셰익스피어 작품을 도처에서 언급하고 있다.

 

일례로 이런 것이다. 구보 씨의 더블린 산책」에서  율리시스』가 언급되는데, 그 안에 햄릿이 나타난다. 

 

<구보는 던스터와 도서관 구경을 하다가 밖으로 나왔다.

율리시스9장이 국립도서관에서 스티븐이 사람들과 햄릿에 대해 토론하는 내용이잖아. 특히 햄릿의 말은 우리들의 마음을 영원한 지혜, 플라톤의 관념의 세계와 접촉하게 하는 것이라는 러셀의 말의 의미를 어떻게 생각해?”

던스터는 뭔가 생각하는 듯 손으로 턱 끝을 잡더니 말했다.

, 모든 철학적 내용은 플라톤이 바탕이니까 햄릿안에 담겨 있는 인생의 본질이 바로 철학과 만난다는 말이라고 생각하네.”> (241)

 

저자가 소설에서 말한 <‘햄릿의 말은 우리들의 마음을 영원한 지혜, 플라톤의 관념의 세계와 접촉하게 하는 것’>이라는 러셀의 발언은 어디에 나오는 말일까?

 

율리시스9장에 러셀이 발언하고 있는데, 그것을 옮겨본다.

셸리의 가장 심원한 시나, 햄릿의 말은 우리들의 마음을 영원한 지혜, 플라톤의 관념의 세계와 접촉하게 하는 것이오. 나머지 모든 것들은 학생들을 위한 학생들의 사색인 거요.”

(율리시스2, 김종건 역, 범우사, 26)

 

율리시스를 읽으면서 그냥 무심히 넘어갔던 그 말의 의미를, 이 소설을 읽으면서 깨닫게 된다.

, 모든 철학적 내용은 플라톤이 바탕이니까 햄릿안에 담겨 있는 인생의 본질이 바로 철학과 만난다는 말이라고 생각하네.”

 

작품 중 던스터가 한 말이 바로 저자가 햄릿을 해석하는 방법인 것이다. 따라서 저자는 햄릿안에 인생의 본질이 담겨있다고, 따라서 햄릿을 읽으면 철학과 만나게 된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공부도 이런 공부가 없다. 저자의 오랜 경륜을 통한 햄릿해석이 마음에 와 닿는다.

 

또 하나의 작품 모래바람은 질 들뢰즈의 의미의 논리를 소개해주고 있기에 의미가 있다.

물론 그것은 해설자인 문학평론가 우찬제 덕분이긴 하지만, ‘내가 보지 못하는 부분을 타자를 통해 볼 수 있다는 질 들뢰즈의 발언을 상기시켜주고 있는 것이다.

 

이 소설의 주인공인 화자 는 의사다. 그런데 의료사고로 갈등을 겪게 된다. 그런 와중에 어떤 성찰의 시간에 도달한다. 한 번도 생각하지 못했던 행동 하나가 그를 생각의 자리로 이끌어간다. 바로 환자 대기용 의자에 앉아보는 일.

 

<개업한지 10년이나 되었지만 한 번도 이 의자에 앉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더군. ....... 더구나 여기 앉아서 뭔가를 기다릴 필요가 없었지. 이 의자에 앉아보지도 않은 사람이 어떻게 환자의 고통을 내 것으로 할 수 있겠나.>(33-34)

 

환자의 자리, 곧 타자의 자리에 앉아보게 되자, 자기 자신이 제대로 보이게 된 것이다.

그렇게 타자가 자기 자신 속에 자리 잡게 되면 그제야 자아가 제대로 자리 잡게 되는 것이라는 깨달음, 이 작품에서 얻었다.

 

다시, 이 책은?

 

해서, 이 소설집은 단순한 소설 모음이 아닌 것이다. 나에겐 공부요, 성찰이요. 인식의 확장이다.

 

구보 씨의 더블린 산책에서는 구보씨를 따라가 제임스 조이스를 만나게 되고, 그가 걷던 더블린도 걸어보게 되며, 덤으로 햄릿을 해석하는 방법도 하나 알게 되었다.

 

또한 모래바람에서는 타자의 자리에 앉아보는 경험도 하게 되었다. 타자의 자리에 앉아보는 것이 곧 나를 아는 것이라는 것도 배웠다.

 

이렇게 이 소설집은 의미를 담뿍 담고 있어, 지금껏 읽었던 어떤 소설보다도, 더 가치가 있다. 그런 평은 비단 나만의 것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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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한 글 심폐소생술 - 한 줄이라도 쉽게 제대로, 방송작가의 31가지 글쓰기 가이드
김주미 지음 / 영진미디어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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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한 글 심폐소생술

 

이 책은?

 

이 책은 망한 글 심폐소생술이라는 오묘한 제목을 달고 있다.

'심폐소생술'이라는 말에서 긴박함이 느껴지는데, 이는 저자가 방송작가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해가 된다. 방송시간은 다가오는데 원고가 숨을 못 쉴 정도라 한다면, 심폐소생술을 사용하여 목숨을 살리듯이 글을 살려야 한다는 의미다.

 

저자 김주미는 방송국에서 라디오 작가와 TV 구성작가로 20년을 일했다.

 

이 책의 내용은?

 

이 책에는 방송작가로 일한 저자의 경험이 잘 녹아들어 있다.

그런 저자의 경험을 토대로 다음과 같은 순서로 글쓰기 방법을 엮어 놓았다.

 

발견 _ 작가의 마음, 글감 찾기

구조 _ 글의 재료를 골라내고 엮는 힘

실행 _ 유형별 생생한 글쓰기 기법

호흡 _ 지속 가능한 작업 환경 만들기

 

그런데 그런 상위 타이틀 아래, 하위 타이틀 구성을 살펴보니, Day 1, Day 2 하는 식으로 되어 있는 게 아닌가?

그게 모두 며칠인가 세어보니 31, 그제야 이 책의 구성이 31일을 토대로 하고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 31, 즉 한 달에 걸쳐 저자를 따라가면서 글쓰기를 하라는 것이다.

 

해서 이 책을 읽으면서 한 주간 7을 보낸다면 다음 순서에 의하면 된다.

 

발견 _ 작가의 마음, 글감 찾기

DAY 1 글의 실마리를 정말 찾지 못하겠다면

DAY 2 일상이 글감이 되는 순간

DAY 3 첫 문장, 부담 없이 쓰기

DAY 4 좋은 문장 내 것으로 만들기

DAY 5 지레짐작하면 글이 산으로 간다

대본 읽기_ KBS 부산 특집 다큐멘터리

DAY 6 딴죽걸기와 집요한 사전 조사

DAY 7 좋은 질문에서 시작하는 글쓰기 근육

 

글의 실마리를 찾는 법, 일상에서 글감을 찾는 법, 첫 문장을 쓰기 등등, 글쓰기의 여정을 시작해 볼 수 있다.

 

글쓰기 기법은 122쪽 이하에 나오는데, 방송 유형별로 차분하게 가르치고 있는 저자를 따라가면, 생생한 글쓰기 현장에 있는 듯, 글이 써질 것만 같다.

 

평소 입말처럼 쓰기, 그림 그리듯이 쓰기. 패키지여행식 글쓰기

아이에게 들려주듯 쓰기, 일일이 설명하지 않기, 거짓 없이 쓰기.

 

앞으로 글을 쓸 때, 염두에 두어야 할 금과옥조 같은 가르침이다.

 

밑줄 긋고 새겨볼 말들

 

<글쓰기에 필요한 직접 경험이란, 물리적 경험이 아니라 심리적 경험이 아닐까 생각한다.> (51)

 

<남들보다 한 시간 먼저 출근해 카페에서 책을 읽는다. 이때는 짧은 시간이지만 집중력은 최고치일 때라 주로 지식을 쌓기 위한 책을 선택한다. 출근해서 업무를 보고 난 후 머리를 식히기 위해서는 소설이나, , 수필집을 즐겨 읽고, 집으로 돌아와 서재에 앉으면, 전공분야인 미디어 관련 책이나 글쓰기 책을 읽는다.> (79)

 

책을 읽는 순서를, 종류별로 구분하는 저자를 따라해보면 어떨까?

 

<‘드라마 인문학은 먼저 드라마가 그 시대상과 인간을 읽는 유용한 도구임을 밝히고, 특정 시점에서 대중이 열광하거나 주목했던 드라마들을 해석한다. 수업 후반부로 가면 드라마를 향하던 시선을 에게 돌리도록 한다.> (149)

 

셰익스피어 인문학을 강의하는 입장에서 위의 글은 내가 하는 강의방향과 어찌 그리 일치하는지, 나로서는 내 강의에 자부심을 갖게 하는 감로수와 같았다.

 

다시, 이 책은?

 

이 책의 부제는 <한 줄이라도 쉽게 제대로, 방송작가의 31가지 글쓰기 가이드>

글쓰기에 관심 있는 독자, 특히 방송작가를 염두에 두고 있다면 꼭 읽어볼 필요가 있다.

 

<망한 글을 몇 번이고 고쳐 쓰면서 깨달았다

누구든 작가가 돨 수 있다. 한 번에 완성하지 못해도 한 줄, 한 줄 이어나갈 힘이 있다면 글을 완성할 수 있다.>(9)

 

방송작가의 길을 걷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어떤 가이드북이 있을 것인데, 이 책도 그런 종류의 하나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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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기자의 글쓰기 수업 - <씨네21> 주성철 기자의 영화 글쓰기 특강
주성철 지음 / 메이트북스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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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기자의 글쓰기 수업

이 책은?

이 책은 넓게는 글쓰기에 관한 책이고, 좁게는 영화관련 글을 쓰는 방법을 말하고 있는 책이다. 영화 관련 글은 영화리뷰’, ‘영화비평’, ‘영화평’, ‘영화글로 구분할 수 있다

저자는 주성철, 영화주간지 <씨네 21>의 편집장이다.

요즘 jtbc의 금요일 저녁에 방송되는 <방구석 1>에 출연하고 있는 그의 얼굴을 볼 수 있다.

이 책의 내용은?

영화관련 글이라 하지만, 저자는 그 폭을 더 좁혀 말한다.

<이 책에서 다루는 글쓰기의 글이란 그냥 블로그에 쓰는 에세이가 아니라, 특정 매체의 게재를 목적으로 한 청탁받아 쓰는 광의의 모든 영화글이라고 해두자.>(9) 

그런 글을 목표로 하여, 어떻게 쓰는가를 저자는 다음과 같이 4개의 part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Part 01 영화기자라는 직업에 대해

Part 02 글을 쓰기 전에

Part 03 글을 쓸 때

Part 04 인터뷰의 기술 

이 책은 특히 영화관련 글을 쓰고자 하는 독자들 영화산업과 관련 있는 직장에 종사하거나, 관심이 있는 독자들 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가이드북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그런 독자 말고 일반 독자들 그저 글쓰기에 관심 있는 에게도 이 책은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일반 독자들에게는 Part 02 <글을 쓰기 전에>Part 03 <글을 쓸 때>가 글쓰기 교재가 된다.

이런 말, 금언으로 새겨들어야 한다. 

<대사, 장면, 인물, 사건으로 첫 문장을 시작하라.>(230) 

이 말은 물론 영화글에 해당되지만, 일반적인 글을 쓸 때에도 응용할 수 있을 것이다. 아니, 일반글에서 대사, 장면 등을 글 앞에 두면 독자의 시선을 붙잡는데, 흥미를 유발하는 데 효과 만점일 것이니 시도해볼 만하다.  

<오늘 쓸 글을 내일로 미루지 말자.> (255)   

그러나, 이 책이 비단 글쓰기에 관한 책만은 아니다.

저자는 이 책의 역할을 영화글을 쓰는데 도움이 되도록 한다는데 두고 있지만, 실상 영화글 보다는 저자가 언급하는 영화관련 이야기에 더 관심이 가는 독자도 있을 것이다. 나같은 독자 말이다. 영화관련 글을 청탁받을 리도 없으려니와, 또한 영화는 보되 리뷰는 쓰지 않고 있으니, 영화글보다는 저자가 말하는 영화 이야기에 더 흥미를 느끼고 있는 것이다. 

이런 이야기가 그런 예에 해당한다. 

롤랑 바르트의 푼크툼(124)

흥미있는 내용, 영화를 볼 때 이유없이 끌리고 이론으로는 설명되지 않을 때, 롤랑 바르트의 푼크툼을 떠올려 볼 일이다.  

전체가 롱테이크로 완성된, 정확하게 말하자면 전체가 롱테이크처럼 보이도록 교묘한 눈속임으로 가득 찬 <버드 맨>의 경우 그 촬영방식에 대해 ....(128

<버드 맨>을 다시 천천히 볼 생각이 들게 만든 문장이다.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은 셰익스피어의 리어왕을 일본식으로 각색하여 만든 작품이라 관심을 가지고 본 적이 있다. 그 작품에서 의상을 담당한 에미 와다 의상 감독이 1985년 그 작품으로 아카데미 의상상을 수상했다는 것, 이 책으로 알게 된다. (130) 

또한 그는 피터 그리너웨이 감독의 <프로스페로의 서재>에서도 의상을 담당했다는 것, 역시 이 책을 통해 알았다. <프로스페로의 서재>는 셰익스피어의 <템페스트>와 관련이 있는 영화다 

다시, 이 책은? 

이렇게 조금만이라도 영화에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이 책의 여기저기에서 흥미있는 이야기들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고, 그것을 읽는 재미에 흠뻑 빠져들 수 있을 것이다. 

거기에 글쓰는 안목까지 새롭게 할 수 있으니, 이 책에서 일석이조의 기쁨을 맛볼 수 있다.

그러니 이 책의 제목, 영화기자의 글쓰기 수업은 제대로 잡은 것이다. 이 수업 진지하게 들어볼 만하다는데, 이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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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으로 읽는 세계사 - 세계사에서 포착한 물건들의 파란만장한 연대기 테마로 읽는 역사 1
미야자키 마사카츠 지음, 박현아 옮김 / 현대지성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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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으로 읽는 세계사

 

이 책은?

 

이 책의 제목은 물건으로 읽는 세계사인데, 부제는 <세계사에서 포착한 물건들의 파란만장한 연대기>.

그러니 물건을 통해서, 즉 그 물건의 역사 유래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를 살펴보면서 세계 역사와의 관계를 설명하고 있다.

 

저자는 일본인 미야자키 마사카츠, 역사에 관련된 책을 많이 펴내고 있다.

 

이 책의 내용은?

 

먼저 저자의 이런 생각에 동의한다.

<우리는 많은 물건과의 관계 속에서 살고 있다. 그래서 물건에 관점을 둔 역사를 이야기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건의 이력을 알고, 우리의 생활이 먼 과거로부터 이어져 왔음을 실감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6)

 

해서 세계 역사를 우리가 실감할 수 있는 물건을 통해서 세계 역사를 조망해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

 

다음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세계사 흐름을 볼 수 있는 장치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바로, 역사를 크게 보되, 공간 개념으로 나눠본다는 것이다.

 

저자는 인류 역사의 주요 무대가 되는 공간은 다음과 같이 다섯 단계를 거쳐 변화해왔다고 한다.

 

큰 강 대초원 대양 산업도시 지구

 

큰 강 유역에서 대농경사회가 성장하였으며, 대초원에서는 유목민이 팽창하여 사회의 범위가 넓어지게 되었다. 대양과 관련해서는 대양에 항로를 개척하여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 아메리카를 잇는 네트워크가 형성되었다. 산업도시는 거대한 생산의 장이 마련되는 배경이 되었으며, 이제 세계는 지역적인 모습을 띠는 것이 아니라 전세계, 지구적인 차원에서로 역사는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이게 저자가 말하는 역사의 진행 방향이다.

 

그런 공간()를 배경으로 하여 저자는 각 시대별로 나타나기 시작한 물건들을 살펴보고 있다

1장 큰 강 유역에서 만들어진 물건-사회 윤곽의 형성

(큰 역사의 흐름 - 농업 취락에서 도시, 그리고 제국으로.)

수로와 제방, 달력, 문자, 도장, 동전, 도로, 유향, 후추, 비단

 

2장 대초원-유목민의 진격과 동서 문명의 대교류

(큰 역사의 흐름 - 이슬람 제국의 번영과 몽골 제국의 약동)

단봉낙타, 다우선과 정크선, 커피와 위스키, 바지와 벨트, , 화약

 

3장 대양-‘신대륙의 개발과 자본주의 경제의 융성

(큰 역사의 흐름 - 바다를 지배하는 국가가 세계를 제패한다.)

캐러벨선, 토마토와 카카오, , 설탕, 튤립, 청어와 양, 보험 -

 

4장 산업 도시-산업혁명이 일으킨 세계사의 큰 변동

(큰 역사의 흐름 - 유럽의 산업혁명, 그리고 네트워크의 대변동’.)

국기, 캘리코, 증기기관, 펍과 바, 레스토랑, 철도, 증기선,

백화점, 지하철과 전철, , , 신문, 전화 - ‘

 

5장 글로벌 세계-세계화의 진행

(큰 역사의 흐름 - 미국을 축으로 돌아가는 대량 소비 사회)

자동차, 체인 스토어, 냉장, 냉동고, 달러, 비행기.

 

우리가 지금까지 배워오던 석기, 청동기, 철기 시대로 구분하는 역사가 아니라, 공간을 배경으로 역사의 흐름을 꿰니, 훨씬 더 구체적으로 이해가 되는 듯 하다.

 

저자가 언급한 물건 중,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물건들이 있다.

저자는 물건이 사회와 생활을 바꾸어 나가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 패턴이 있다 하는데, 그런 패턴으로 물건들을 살펴보자.

 

물건이 넓은 지역에 전파되어 많은 사람들의 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패턴.

사회의 전환이 새로운 물건을 요구하여 많은 물건을 만들어내는 패턴.

열쇠가 되는 물건의 출현이 새로운 물건의 체계를 만들어내는 패턴.

 

이런 세 가지 패턴에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물건중 어떤 것이 해당되는지 생각하고 읽어간다면, 역사가 더 구체적으로 눈에 보이게 될 것이다. 

 

새롭게 알게 된 것들

 

그동안 중용』에 거론되는 '동문동궤(同文同軌)'에 대하여 공부하다가, 그게 진시황의 업적 중 하나인 것을 알게 되었다.

 

중용 28장에 이런 구문이 보인다.

今天下 車同軌 書同文 行同倫 (금천하차동궤하며 서동문하며 행동륜이니라)

 

진시황이 문자를 통일하고 그때 통일되기 전 나라마다 다르던 전차의 궤도 폭을 같게 통일하여 중국 어디서나 같은 폭이 되게 통일시켰다는 것이다.

 

또한 전차가 용이하게 달릴 수 있도록 '치도(馳道)를 건설했다'는 기록이 나오는데, 치도가 어떤 형태인지 뚜렷하게 설명하는 것을 찾지 못해 안타까워하던 중 이 책에서 그 설명을 듣게 되었다.

 

<진제국에서도 수도와 여러 주요 지역을 잇는 총 길이 7,500 Km , 폭 약 70m 의 간선도로가 정비되었는데, 이를 치도(馳道)라 한다.> (46)

 

다시, 이 책은?

 

이 책으로 세계 역사를 시간적으로 뿐만 아니라, 공간적으로 생각해보게 되었다.

큰강, 대초원, 대양, 도시와 지구.

 

그렇게 공간을 구분하여 역사가 흘러가는 시간에 대입하여 보면서 이 책을 읽으니, 세계 역사가 종으로, 횡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각각의 물건에 따르는 역사까지도 정리가 되니, 새로운 눈을 가지게 된 느낌이다,

 

그래서 이런 말로 이 책을 정리해 볼 수 있겠다.

<물건은 사회 속에 자신의 자리세력권을 갖고 있다.> (8)

 

이 중 '사회'라는 말을 '역사'라고 읽어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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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스토옙스키, 촛불 집회에 가다 탐 철학 소설 38
박영은 지음 / 탐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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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스토옙스키, 촛불 집회에 가다

 

이 책은?

 

<탐 철학 소설> 시리즈로 나오고 있는 철학책 중 하나이다.

<탐 철학 소설> 시리즈는 고전으로 평가받고 있는 철학자, 작가들을 엄선하여 그들을 현재로 불러내어 현재의 상황에 맞게 가공하여 풀어내고 있다.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하여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이중에서 내가 읽은 것은 이 책으로 여섯 권째다.

퇴계, 달중이를 만나다, 비트겐슈타인, 두 번 숨다, 셰익스피어, 대학로에서 연극을 보다, 일연, 베스트셀러를 쓰다, 허균, 서울대에 가다를 읽었는데, 내용이 비단 청소년용이 아니라 성인이 읽어도 될 정도의 수준을 지니고 있다.

 

이 책의 내용은?

 

이번에 불러낸 사람은 도스토옙스키, 러시아의 소설가이다.

그의 작품은 우리에게 매우 친숙하다.

죄와 벌, 백치, 악령,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등 그의 장편소설들은 그에게 위대한 소설가의 한 사람이라는 명성을 안겨주었다.

 

이 책에서는 그가 2016년 겨울 우리나라의 촛불 혁명 현장에 나타나는 것으로 설정되어 있다. 그가 우리나라에 나타나, 중학교 2학년인 찬열이와 그의 아빠, 그리고 세월호 생존자인 예빈과 만나 대화를 나눈다.

 

먼저 이 책을 통하여 도스토옙스키의 생을 간단하게나마 살펴볼 수 있다.

도스토옙스키는 잘 알려진 대로, 드라마 같은 삶을 살았다.

도스토옙스키는 우리나라 상황을 살펴보면서 본인이 겪었던 고난을 반추한다.

그는 급진적 혁명 운동에 연루돼 사형 선고를 받았다가 간신히 살아나 시베리아 유형소에서 강제 노역을 하면서 보냈다.

 

이때 그는 생의 마지막에 주어진 5분간을 경험한다. 사형수에게 마지막으로 5분이 주어진 것이다.(68) 물론 이것은 당시 황제 니콜라이가 꾸민 연극이었다. 급진적인 사상을 가진 지식인들에게 혼쭐을 내주려는 의도였다.

 

하지만 도스토옙스키는 이 사건에서 인간 의식의 무한한 확장을 경험한다.

5분밖에 안 되는 시간이었지만 평소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초인적인 삶의 감각을 느낄 수 있었고, 이것이 그 어떤 것보다 귀중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이 사건은 후에 백치에 그대로 묘사가 된다. 주인공 믜시킨 공작이 어떤 사람으로부터 단두대 사형장면을 전해 듣는데, 그게 도스토옙스키가 경험한 사실을 토대로 한 것으로, 자기의 경험을 작품속에 녹여 놓은 것이다.

 

그 다음, 이 책을 통하여 도스토옙스키 작품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악령

<영어로는 사로잡힌 자(The possessed)’로 번역되었는데, 특히 영어 제목은 의미를 아주 잘 살렸어요. 당시 우리는 자신들만의 생각에 사로잡혀있었던 게 사실이니까요.>(59)

 

죄와 벌

<라스콜니코프가 가진 사상은 이른 바 초인사상이야. 인류는 평범한 사람과 비범한 사람으로 구분되며, 비범한 사람에게는 살인을 포함한 모든 것이 허용된다는 생각이지.>(74)

 

<우리는 모두 마음의 감옥을 갖고 있지. 죄와 벌의 주인공 라스콜니코프 역시 그런 감옥에서 살았던 대표적인 인물이지.>(129)

 

<이후 그는 결국 더 고립되지. 단절감과 혐오감이 그를 마음의 감옥깊은 곳에 가둬버리기 때문이야. 라스콜니코프(Raskolnikov)라는 이름이 러시아어로 단절(Raskol)’을 어원으로 한다는 건 내 의도를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지. 그는 살인을 저지르고 난 후 무서운 소외감에 압도당해. 우주 전체에 오로지 나 혼자만 있는 느낌. 그 어떤 것과도 어떤 사람과도 아무런 연결이 없이, 모든 사람과 모든 것으로부터 자기 자신을 도려낸 것 같은 느낌이라고나 할까.>(130)

 

이밖에도 도스토옙스키의 가정사 예컨대 아버지의 죽음 를 통하여는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의 아버지 표도르를 설명하고, 광화문 광장과 죄와 벌의 라스콜니코프가 죄를 고백하는 장소인 센나야 광장을 대비하여 설명하는 등, 도스토옙스키의 작품을 좀 더 깊이있게 살펴보고 있다.

 

다시, 이 책은?

 

이 밖에도 이 책은 도스토옙스키를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그를 소개하고, 연보와 죄와 벌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의 작품 해설, 그리고 <읽고 풀기>라는 항목도 마련하여 놓았다. 해서 도스토옙스키를 총괄적으로 이해하기 위한 기초 단계의 책으로 아주 잘 구성되어 있다 평가할 수 있다. 물론 이 책은 청소년용이지만 성인용으로도 손색이 없다는 점, 강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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