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 아렌트 - 세계 사랑으로 어둠을 밝힌 정치철학자의 삶, 국립중앙도서관 사서추천도서 누구나 인간 시리즈 1
알로이스 프린츠 지음, 김경연 옮김 / 이화북스 / 2019년 9월
평점 :
절판


한나 아렌트 -  세계 사랑으로 어둠을 밝힌 정치철학자의 삶

 

이 책은?

 

한나 아렌트의 전기다.

그동안 한나 아렌트의 사상에 관한 책은 몇 권 읽었지만, 전기 스타일로 쓴 책은 처음이다.

이 책은 한나 아렌트의 삶을 시대순으로 기록하면서 그녀의 사상도 같이 살펴보고 있다.

 

저자는 알로이스 프린츠, <독일에서 태어나 뮌헨 대학에서 문예학과 철학, 정치학, 언론학을 공부했다. 문제적 인물을 날카롭게 들여다 본 전기로 각종 저술상을 수상한 독일의 대표 전기 작가이다.>

 

이 책의 내용은?

 

한나 아렌트의 일대기가 그려지고 있다.

이 책에서 소개되고 있는 한나 아렌트의 일생을 간략히 정리해 본다.

 

한나 아렌트 (1906.10.14. ~ 1975.12.4.)

독일의 쾨니히스베르크에서, 아버지 파울 아렌트와 어머니 마르타 콘 사이에서 태어났다.

쾨니히스베르크는 칸트(1724 ~ 1804)가 평생을 보냈던 도시다.

 

루이제 고등학교에 다니다가 한 젊은 교사에게 모욕을 느끼고, 보이콧을 부추기다가 퇴학당했지만(41), 1924년에는 마르부르크 대학교에 진학했다. (46)

그곳에는 명성이 자자했던 마르틴 하이데거가 강의하고 있었다.

 

18세의 한나와 기혼자였던 35세의 하이데거는 가까워졌고, 결국 하이데거는 아렌트의 스승이자 연인이 되었다. 아렌트는 이어서 야스퍼스 등에게서 두루 배웠지만 하이데거는 그녀의 사상 전반에 영향을 끼쳤다.

 

1928, 22세에 아렌트는 박사학위를 받고, 그 후 귄터 슈테른과 결혼했다. (70,72)

 

이후 아렌트는 1941년까지 프랑스에 머물며 반나치 운동에 참여하고, 슈테른과의 이혼한 후에 하인리히 블뤼허와의 재혼한다. 독일이 프랑스를 점령하게 되자, 한때 수용소에 갇히기도 했으나 우여곡절 끝에 벗어나서 미국으로 갈 수 있었다.

 

미국에 정착하는데 어려움이 있었으나, 점차 정착하게 되고 본격적으로 학술 연구에 몰두하여 여러 저서를 출간한다.

 

1951전체주의의 기원

1958인간의 조건.

1963예루살렘의 아이히만

 

1970년에는 남편 블뤼허가 죽었다.

1975124, 그녀는 정신의 삶이라는 책을 거의 마무리한 상태에서 찾아온 지인들과 대화를 나누다 쓰러져 심근경색으로 결국 숨을 거두었다.(290) 그녀는 바드 칼리지에 묻힌 남편 블뤼허의 묘지 곁에 묻혔다. (291).

 

한나 아렌트에게 카프카 그리고 카토는?

 

한나 아렌트가 카프카에 대한 각별한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 이 책을 통해 알게 된다.

 

그녀는 카프카를 높이 평가했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사람들에게 그의 텍스트를 주목하게 했다. 당시 미국에서 카프카는 거의 알려져 있지 않았다. (127)

 

한나는 복도의 벽에 프란츠 카프카의 대형 사진을 걸어 놓았다.(130)

 

저자는 한나가 카프카에게 공감한 것, 하나를 소개하고 있다.

<한나는 아름답게 치장된 가정에 떠도는 둔탁하고 유독한, 어린이들을 쇠약케하는 공기에 대해 탄식한 프란츠 카프카의 말에 공감한다.>(29)

 

그렇게 카프카에 대해 각별한 관심을 가지고 있는 한나이니, 저자의 다른 저서인 프란츠 카프카 전기에서 한나와 카프카를 어떻게 그려놓고 있을지 궁금해진다.

 

그녀의 저서 인간의 조건의 끝을 로마의 정치가인 카토의 말로 장식했다.

인간은 아무것도 하지 않을 때 가장 활동적이며, 혼자 있을 때 가장 덜 외롭다.”(276)

 

이글을 읽고, 마침 서재에 있는 인간의 조건을 꺼내 확인해 보았다.

거기에는 이렇게 번역되어 있었다.

사람은 그가 아무것도 행하지 않을 때보다 활동적인 적이 없으며, 그가 혼자 있을 때보다 더 외롭지 않은 적은 없다.”

(인간의 조건, 한길사, 394)

 

한나 아렌트가 마지막으로 쓰던 글은?

 

그녀가 마지막으로 쓰던 정신의 삶에 적어 넣던 글은, 괴테의 파우스트 나오는 구절이었다.

 

내 인생의 길에서 마술을 멀리 떼어놓고

마법의 주문을 완전히 잊어버릴 수 있다면,

자연이여, 그대 앞에서 남자로서 홀로 설 수 있으련만,

인간으로 존재하려는 노력은 가치가 있으리니. (289  

 

다시 이 책은? - 한나 아렌트에 대한 저자의 평가

 

한나 아렌트에 대한 평가는 이 책에 여러 가지로 하고 있지만, 이런 평가가 가장 적절한 게 아닐까?

 

<존경하는 스승 카를 야스퍼스의 생일을 기념하는 글에서 용기와 감사할 줄 아는 마음과 충실, 이 셋은 겉으로 보기에는 모순되는 미덕이지만 서로 밀접하게 관련이 있다.”고 쓰면서 이렇게 덧붙인다. “삶의 마지막에 가서야 우리는 끝까지 충실하는 것만이 참된 일임을 알게 된다.”

그녀는 많은 것에 충실했다. (………) > (6)

 

이 책으로 한나 아렌트의 삶을 살펴보면서, 그녀가 충실했던 모든 것을 함께 알아보는, 또한 그녀가 만난 많은 사람들을 같이 만나게 되는 기회를 만끽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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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리버 여행기 (무삭제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27
조너선 스위프트 지음, 이종인 옮김 / 현대지성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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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리버 여행기

 

이 책은?

 

이 책처럼 많은 오해를 받고 있는 책도 드물 것이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걸리버 여행기를 어릴 적에 동화책으로 읽어왔고, 또한 성인이 된 다음에도 책에 관심이 없는 사람은 그저 동화책으로만 기억하고, 알고 있을 것이다.

해서 걸리버의 여행지는 소인국거인국정도로만 알려져 있을 뿐이다,

 

걸리버 여행기에 대한 평가

 

저자 조너선 스위프트는 풍자문학의 대가로 알려져 있다.

그것은 비단 걸리버 여행기뿐만 아니라, 종교계를 신랄하게 풍자한 통 이야기를 통해서도 증명이 되고 남는다.

 

스위프트는 걸리버 여행기를 통해 당시의 사회, 정치, 경제 등 문명사회를 풍자함은 물론이며, 더 나아가서는 인간 자체를 풍자의 대상으로 삼기도 한다. 해서 이 책은 1726년 출판되었을 때부터 내용이 삭제되거나 금서로 지정되는 둥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다.

 

그 뒤, 걸리버 여행기는 원작의 거친 표현과 풍자 등을 삭제하고 아동문학으로 탈바꿈했다. 이런 판본들이 지금까지도 많이 읽히고 있으나, 이는 걸리버 여행기의 본래 모습은 아닌 것이니, 완전한 판본을 읽어야만 진정으로 스위프트를, 걸리버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조지 오웰의 평가 :

이 책은 아무리 읽어도 지겹지 않으며, 다른 모든 책들을 파괴하고 오로지 여섯 권만 골라야 한다면 그 중의 하나로 이 책을 고를 것이다.”

영국 문학사가 조지 세인츠베리 :

스위프트는 세계 문학사를 통틀어 가장 위대하고, 가장 완전한 재미의 원천이다.”

 

이 책의 번역 역사

 

걸리버 여행기가 완역으로 우리나라에서 출판된 것은 다음과 같다.

 

1987년 김영국 역, 중원문화 - 최초의 완역본

1993년 신현철 역, 문학동네

1999년 송낙헌 역, 서울대학교 출판부

2001년 이동진 역, 해누리

 

이중에서 <신현철 역, 문학동네 판>을 가지고, 읽었다.

이번에 현재지성에서 이종인 역으로 출판(20199)되었기에 기대를 가지고 책을 펼쳤다.

 

이 책의 내용은?

 

온전한 걸리버 여행기는 다음과 같이 4부분을 모두 갖춰야 한다.

 

1부 릴리펏(소인국) 여행기

2부 브롭딩낵(거인국) 여행기

3부 라퓨타(날아다니는 섬), 발니바비, 럭낵, 글럽덥드립, 일본 여행기

4부 후이늠국(말의 나라) 여행기

 

이중에서 유명한 것으로, 잘 알려진 것들로서는 먼저 소인국이 있다.

영화로도 매우 친숙한, 걸리버가 해안가에서 소인국 병사들의 밧줄에 묶인 모습으로 기억되는 소인국이 매우 유명하고, 그 다음 날아다니는 섬 라퓨타는 일본 애니메이션 천공의 섬, 라푸타로 더 유명하다. 또한 4부에 등장하는 말의 나라에서 인간의 모습을 한 야후는 인터넷 사이트 야후(Yahoo.com)’로 잘 알려져 있다.

 

이 책은 그렇게 완역본으로 위의 4개 나라를 모두 포함하고 있다.

또한 새롭게 번역되어, 기대가 크다.

 

번역의 문제, 하나만 짚어본다.

 

걸리버 여행기, 걸리버가 브루투스를 만나는 장면이 등장한다.

3, 하늘을 나는 섬을 여행하는 도중에 일어난 일이다.

먼저 다른 번역본을 읽어보자.

 

<총독은 내가 바라는 대로 시저와 브루투스를 우리가 있는 쪽으로 오도록 하였다. 나는 가장 완전한 덕, 어디에도 비길 수 없는 용맹, 굳건한 정신, 조국에 대한 애국심 그리고 인류에 대한 전반적인 사랑을 브루투스의 얼굴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이 위대한 두 사람이 서로 잘 이해하고 있는 것을 보고는 매우 기뻤다. 시저는 자신의 가장 위대한 업적도 생명을 빼앗은 브루투스의 영광에는 미치지 못한다고 솔직하게 고백하였다. 영광스럽게도 나는 브루투스와 많은 대화를 할 수 있었다. 그는 자신의 선조인 유니우스를 비롯하여 소크라테스, 에파미논다스, 아들 카토, 토마스 모어 그리고 자신 등의 모두가 언제나 함께 있다고 하였다.

이들과 같은 여섯 사람에게 어울릴 만한 일곱째의 사람을 세상은 아직 배출하지 못하고 있다.>

(걸리버 여행기, 신현철 역, 문학수첩, 244-245)

 

그럼 이 책으로 위의 부분을 읽어보자.

 

<통치자는 내 요청에 카이사르와 브루투스에게 신호를 보내 우리 쪽으로 오게 하였다. 나는 브루투스를 보고 엄청난 존경심을 품게 되었다. 나는 그의 얼굴 전체에서 지극히 완성된 미덕, 초고의 용맹성, 굳은 마음, 조국을 향한 진정한 사랑, 인류를 향한 박애를 단번에 느낄 수 있었다. 나는 이 두 사람이 저승에서 친하게 보내는 것을 보고 더욱 기뻤다. 카이사르는 그 가 이승에서 거둔 가장 훌륭한 행위도 자신의 목숨을 빼앗는 영광에 비하면 한참 떨어진다고 거침없이 고백했다. 나는 브루투스와 많은 대화를 나누는 영광을 누렸는데, 그는 자신의 선조 유니우스, 소크라테스, 에파미논다스, 카토, 토마스 모어 경과 자신이 영원히 함께 있다고 하면서, 온 세상, 모든 시대를 다 뒤져 보아도 이 여섯 사람의 모임에 일곱 번째로 들어올 만한 자격을 갖춘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

(걸리버 여행기, 이종인 역, 현대지성, 240)

 

뭐가 다를까? 어떤 부분이 번역에서 차이가 있는 것일까?

 

우선 카이사르와 브루투스의 관계

<이 위대한 두 사람이 서로 잘 이해하고 있는 것을 보고는 매우 기뻤다.> (문학수첩)

<나는 이 두 사람이 저승에서 친하게 보내는 것을 보고 더욱 기뻤다.> (현대지성)

 

이정도 차이는 그냥 넘어가기로 하자. 다음 번역의 차이가 크게 보인다.

 

<그는 자신의 선조인 유니우스를 비롯하여 소크라테스, 에파미논다스, 아들 카토, 토마스 모어 그리고 자신 등의 모두가 언제나 함께 있다고 하였다.

이들과 같은 여섯 사람에게 어울릴 만한 일곱째의 사람을 세상은 아직 배출하지 못하고 있다.> (문학수첩)

 

<그는 자신의 선조 유니우스, 소크라테스, 에파미논다스, 카토, 토마스 모어 경과 자신이 영원히 함께 있다고 하면서, 온 세상, 모든 시대를 다 뒤져 보아도 이 여섯 사람의 모임에 일곱 번째로 들어올 만한 자격을 갖춘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 (현대지성)

 

어떤 차이가 있는 것일까? 브루투스가 말한 내용이 다르다.

문학수첩 판은 일곱 번째의 사람에 관한 언급이 걸리버의 말로 번역이 되었는데 반해, 현대지성 판은 그 말도 브루투스의 말로 번역되어 있다. 어느 게 맞는 것일까?

 

어느 게 잘 된 번역인지는 원문을 찾아 비교해 볼 수밖에 없다.

 

<I had the honour to have much conversation with Brutus; and was told, that his ancestor Junius, Socrates, Epaminondas, Cato the younger, Sir Thomas More, and himself were perpetually together: a sextumvirate, to which all the ages of the world cannot add a seventh.>

 

위 원문을 제대로 번역한 것은 어떤 책일까?

 

다시, 이 책은?

 

그간 동화책으로만 알고 있던 걸리버 여행기가 이 책으로 이제 성인용으로 제 자리를 잡은 것 같이 기쁘다. 또한 새롭게 번역된 것답게 제대로 번역된 부분이 눈에 보여, 걸리버 여행기의 본래 모습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리라 생각된다.

 

더하여 책 말미에 저자의 <해제>걸리버 여행기에 대해 더 깊고도 새로운 안목을 갖도록 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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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 속으로 - 홀로 그 땅을 걸어
존 크라카우어 지음, 이순영 옮김 / 리리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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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야생 속으로

 

이 책은?

 

이 책은 다음과 같이 소개할 수 있는 미국 청년에 관한 이야기다.

 

크리스 맥캔들리스, 다른 이름은 알렉산더 슈퍼트램프, 또는 알렉산더 맥캔들리스, 애칭 알렉스.

 

199296, 알라스카 앵커리지 근처 스탬피드 트레일의 숲에서 죽은 지 20여일 지난 시체로 발견된 사람.

 

19905월 에모리 대학을 졸업.(41)

 

죽을 때 일기를 남겼다.

113개의 짤막하고 난해한 글로 그의 마지막 몇 주가 기록되어 있다.(32)

3인칭으로, 자기 자신을 알렉스라 부르는 식으로 기록되어 있다.

 

다음과 같은 책을 읽거나 좋아했다.

 

알랙스는 고전작품을 좋아했다.

디킨스, H.G. 웰즈, 마크 트웨인, 잭 런던의 작품을 좋아했다. (77)

 

잭 런던 늑대개(25), 야성의 부름(68)

그는 잭 런던에 깊이 매료되었다. 해서 이런 평가를 받는다.

<잭 런던이 그린 판타지에 푹 빠져 무작정 북부로 온 정신 나간 남부 사람은 아닐까?>(17)

그는 어린 시절부터 잭 런던에 빠져있었다.

책 런던의 자본주의 사회에 대한 맹렬한 비판, 원시 세계에 대한 찬사, 하층민에 대한 옹호, 이 모든 것에 열광했다. (77)

 

레오 톨스토이 행복(33), 전쟁과 평화(40), 크로이체르 소나타(113)

 

그는 지인에게 보낸 편지에서 이렇게 말한다.

<웨인, 당신은 꼭 전쟁과 평화를 읽어야 해요.> (60)

 

헨리 데이비드 소로 시민불복종(52), 월든(114)

 

니콜라스 고골 대장 불리바(30, 326)

 

<우리는 책 이야기를 몇 시간 동안이나 했어요. 이곳에는 책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그렇게 많지 않답니다. 그 청년은 마크 트웨인에 대해 계속 이야기했어요.>(117)

 

이런 평가를 받고 있는 사람이다.

 

한눈에 봐도 똑똑한 사람이었어요. 책을 많이 읽었더군요. 어려운 단어도 많이 썼죠. 내가 볼 때 그가 힘들게 사는 건 생각이 너무 많아서이기도 한 것 같아요. (38)

 

소로와 톨스토이의 추종자이며 미국 주류의 속물근성이 배인 겉치레에 경멸만을 느끼는 관념론자. (70)

 

그는 사람들과 소통을 하지 않았어요. 자신만의 우주에 있는 것 같았어요.(72)

 

얘기를 해도 꼭 나무나 자연, 뭐 그런 이상한 것에 대해서만 얘기했죠. 모두들 그가 나사 몇 개는 빠졌다고 생각했어요. (72)

 

좋은 사람이긴 한데, 내가 볼 때 콤플렉스가 많았어.

잭 런던의 책을 즐겨 읽더군. 절대 말을 하지 않았지. 기분 변화가 심했고 방해받는 걸 싫어했어. 뭔가를 찾는 아이 같아 보이기도 했어. 그게 뭔지도 모르면서 말이야. (74)

 

소로와 톨스토이의 추종자. (70)

 

그런 다음, 소로와 톨스토이가 봤으면 흡족해 했을 만한 행동을 했다. (53)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현대판 추종자로서 더 높은 차원의 법칙을 따랐으며, 시민 불복종을 복음처럼 받아들였기 때문에 주의 법을 무시하는 것을 자신의 도덕적 책임으로 여겼노라 (52)

 

그래서, 그의 삶을 이렇게 정리할 수 있겠다.

<야성의 부름을 쓴 잭 런던을 좋아했던 크리스 맥캔들리스는 월든을 쓴 헨리 데이비드 소로, 금욕적인 삶에 대해 많은 글을 써온 톨스토이로부터 영감을 얻어 그렇게 살아가기로 결심하고, 대학 졸업 이후 알라스카로 들어가 그렇게 살아가다가, 짧은 생을 마친다.>

 

이 책의 용도, 그 하나 :

 

알렉스의 일기가 이 책에 전부는 아니지만 소개되고 있는데, 그 내용이 자연 속에서 자연과 만나고 교감하는 경험을 기록한 것들도 상당히 있어, 수필로도 읽을 수 있고 종교적 명상자료로도 사용할 수 있다.

 

예컨대 다음과 같은 글들이 특히 그렇다.

<삶의 기쁨은 새로운 경험을 만나는데서 오고 매일매일 새롭고 다른 태양이 떠오르므로 끊임없이 변하는 지평선을 보는 것보다 더 큰 기쁨은 없어요.> (99)

 

<한 곳에 그대로 머물지 마세요. 움직이고 돌아다니고, 매일을 새로운 지평선으로 만드세요.>(100)

 

<앞으로 얼마 동안은 이렇게 살아가자고 결심했어요. 자유와 단순한 아름다움이 그냥 좋아 버릴 수가 없거든요.> (155)

 

다시, 이 책은?

 

저자의 치열한 저널리스트 정신에 찬사를 보낸다.

죽은 사람은 말이 없다. 다만 시신이 말할 뿐이다.

저자는 그렇게 시신이 남긴 몇 가지 자료를 가지고 그의 삶을 완벽하게 복원해냈다.

 

어린 시절부터, 대학 졸업 후 알라스카로 가는 길, 그 길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인터뷰를 통해서, 그의 행적과 생각과 삶의 방향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가까지, 저널리스트의 예리한 후각을 발휘하여 그가 남기고 간 삶의 자취를 독자들에게 잘 보여주고 있다.

 

자칫했으면, 단순한 행려병자의 모습으로 그냥 사라져 버렸을 알렉스의 모습은 그래서 우리 곁에 살아남게 되었다. 그의 발걸음도, 죽기까지 치열했던 순간순간의 생각까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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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면의 역사 - 평평한 세계의 모든 것
B. W. 힉맨 지음, 박우정 옮김 / 소소의책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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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면의 역사

 

이 책은?

 

이 책의 제목은 평면의 역사

언뜻 들으면 납득이 되지 않는 제목이다. 평면도 역사가 있나?

평면에 대한 어떤 역사? 인식의 역사? 평면이 만들어지기까지의, 그리고 그 후의 역사? 그런 역사도 가능한가?

 

그런 여러 의문이 들게 만드는 제목이다.

제목 곁의 부제는 책 이해에 조금 도움이 될까? <평평한 세계의 모든 것>

원제는 그저 <Flatness>이다.

 

이 책의 저자는 B.W. 힉맨, <오스트레일리아 국립대학교의 역사학과와 서인도대학교의 명예교수><음식의 역사에 관심이 깊었던 그는 2008년에 자메이카 음식 : 역사, 생물학, 문화(Jamaican Food: History, Biology, Culture)를 출간했고 이후에는 노예의 역사를 다룬 책을 썼다.>고 하는데, 이 책과 관련된 부분은 저자 소개에서 찾아볼 수 없어 안타까웠다.

 

이 책의 내용은?

 

제목이 주는 답답함을 풀기위해서, 이 책에 담겨있는 내용들을 살펴보자.

 

1장 당연한 듯 특별한 평평함의 세계

2장 평면은 어떻게 받아들여질까?

3장 지구는 정말로 둥글까?

4장 매우 평평한 그곳에 서면

5장 왜 평평하게 만들어야 할까?

6장 평평한 운동장이 낳은 것들

7장 평평한 물질들

8장 그림은 평면화를 넘어설 수 없을까?

9장 다가올 평면성의 명암

 

이러한 내용들이 포함되어 있는데, 2-4장에서는 이 세상에서 인간이 평면을 인식하게 된 방식을 살펴보고, 5-7장에서는 평면을 창조하게 된 방식, 8장에서는 평면이 재현되는 방식에 대하여 살펴보고 있다.

 

이러한 내용, 평면에 대한 접근 방식이 무엇보다도 신기했다.

지금껏 내가 딛고 다니는, 차를 몰고 다니는 그런 땅, 평면이 당연히 주어진 것으로 생각했는데,그게 아니었던 것이다. 그렇게 평면에 대한 이해가 시작되자, 이런 말들이 다르게 다가오기 시작했다.

 

<우리가 밟는 모든 평평한 표면은 자연 그대로 주어진 것이 아니다.

이러한 표면은 모두 계획되거나 설계된 것이다.> (8)

 

이 책은 서문이나 서장이 없이 바로 1장으로 시작되는데, 그중에 한 구절이다.

그 말을 찬찬히 읽어가다가, 그 말이 사실인 것을, 말이 맞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래서 그 다음 말, '즉 현대사회에서 모든 일상 경험의 중심에는 만들어지거나 인위적인 평면이 존재한다'는 말이 현실이 되어, 주변의 평면이 그제야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다.

 

다양한 평면의 개념 분화

 

5-8 장에서는 평면이 단순히 도형으로서의 평면에 머무르지 않고, 개념이 확대되고, 생각의 차원이 달라지기 시작한다. 이 부분은 우리의 시각을 땅위에서 하늘로, 우리의 생각을 현재에서 미래로 인도하기도 한다. 그래서 읽을 가치가 있다.

 

비행기(aeroplane, airplane)라는 말, 이름 자체가 공중을 보통 수평면으로 날 수 있는 능력에서 유래했다. (232)

 

프리드먼은 세계는 평평하다라는 책을 펴냈는데, ‘세상의 평평화는 텔레커뮤니케이션, 인터넷, 아웃소싱과 오프쇼링, 노동의 상품화, 화물의 컨테이너 수송, 그리고 급격하게 감소된 운송비로 세계가 상호 연결됨을 의미한다. (273)

 

역사, 평면의 역사

 

정말 책의 제목처럼, 여기 평면에 관한 역사도 있다.

 

옥스퍼드 영어 사전에 의하면 평면성15세기에 처음으로 영어에 등장했고, 납작한 또는 평평한 성질을 지칭했다.(13)

 

최초로 가장 평평한 대륙이라는 문구를 정확하게 사용했다고 알려진 예는 1954년 오스트레일리아에서 발전용 용수 부족 문제를 논의할 때였다. (123)

 

이밖에도 평면과 관련된 여러 가지에 대한 역사적 기록을 소개하고 있다.

 

다시, 이 책은?

 

평면의 역사, 맨 처음 읽기 시작할 때에는 무슨 내용일까, 무척 궁금하기도 하고, 의아하기도 했는데, 이 책이 제시하는 평면이란 개념을 가지고 주변을 살펴보니, 평면이 차지하는 위치, 평면이 역할을 하는 분야도 다양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 책은 다시 앞으로 돌아와, 결론을 낸다.

당연한 듯 특별한 평평함의 세계

 

1장의 타이틀이다. 그렇게 평평함, 평면은 우리에게 당연하지만, 특별한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당연하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면, 또는 당연하다는 것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평면이 특별하다는 것을 알 수 없을 것이다. 그게 이 책의 키포인트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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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와 함께 지하철을 타보자 - 데카르트 역에서 들뢰즈 역까지
황진규 지음 / 달의뒤편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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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와 함께 지하철을 타보자

 

이 책은?

 

철학은 언제 해도 새로 시작하는 기분이다. 그 어떤 책을 읽어도 새잡이라는 생각이 든다.

철학책을 읽으면서 두 손을 벌리고 힘껏 붙잡으려고 하지만 어느새 손가락 사이로 흘러가 사라져 버리는 기분이 든다는 것이다. 그래서 철학책을 읽으면, 읽을 때는 손에 가득한 것처럼 여겨지다가 곧바로 손가락 사이로 줄줄 새버리는 철학, 철학, 철학.....

 

이 책, 철학자와 함께 지하철을 타보자도 그중에 하나가 아닐지, 기대반 우려반 책을 펴들었다.

 

이 책의 장점

 

일단 읽고, 내 손안에 가득히 담았다. 비록 나중에는 다 사라져버릴지라도.

해서 우선 이 책의 장점을 몇 가지로 꼽을 수 있다.

 

첫째, 쪽수, 페이지가 많지 않다. 혹여 이런 것도 장점일까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일단 페이지 수가 많으면 읽기 전에 질리게 된다. 더군다나 이게 철학 아닌가? 철학이란 말만으로도 이미 한수 접고 들어가는데, 양까지 많으면 더욱 질리게 되고, 책 펴기를 망설이게 된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좋다230여 쪽으로 아주 적당하다

 

둘째, 소개하고 있는 철학자가 20명이다. 20명뿐이다.

이것 역시 많지 않아서 좋은 것이다. 실상 우리에게 필요한 철학은, 우리가 알아야할 철학자는 몇 명 정도면 된다. 이 책에 소개하고 있는 20명 정도면 철학의 흐름을 잡는데도 충분하다.

 

셋째, 시작을 데카르트부터 한다. 이것 역시 시간 경제적인 면에서, 읽기가 좋다.

어떤 책들은 철학 하면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를 비롯하여 고대, 중세 등을 거쳐와야 되는 줄 알고, 철학자 리스트를 길게 잡아 늘이는데, 데카르드 정도면 철학을 제대로 시작한다는 차원에서 아주 적당한 출발선이다. 인간이 제대로 생각이란 주제를 가지고 생각하기 시작한 철학자가 데카르트니까.

 

넷째, 지하철이란 말을 이용한 철학 여행, 신선하다.

이 책은 데카르트로 시작하여, 지하철 노선도의 역처럼 20개의 역을 지나, 마지막 종착역인 질 들뢰즈에 도착하게 된다. 저자는 20명의 철학자를 4 개의 파트로 구분해 놓았는데, 지하철 노선도를 따라가면서 위치를 파악하듯이, 철학의 흐름을 일목요연하게 파악할 수 있다.

 

다섯째, 개념 정리가 명확하다.

흔히들 말한다. 말을 길게 하는 건, 잘 몰라서 그런 거라고. 자기 자신이 잘 모르니, 모르는 것을 설명하기 위해서 이말 저말 하다보니 이야기가 길어진다는 것이다. 물론 이 말이 언제나 맞는 것은 아니겠지만, 어느 정도 타당성이 있는 말임은 분명하다. 이 책, 그 말에 비추어보면 저자는 확실히 안다. 그 어려운 철학 개념을 일목요연하게 딱부러지게 짚어주고, 맥을 잡아주고 있으니 말이다.

 

밑줄 긋고 새겨볼 말들

 

앙리 베르그송 - “있음보다 하나가 더 많다.”

공간 중심으로 보면, “있음은 없음보다 하나가 더 많다고 말해야 옳다. 하지만 시간 중심으로 보면 분명 없음은 있음보다 하나가 더 많다”.

방에 사과가 없음을 인식하려면 먼저 사과가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원래 아무것도 없는 방안에 있었던 사람에게는 사과가 없다는 인식도 없으니까 말이다. (124)

 

자크 라캉의 욕망의 환유연쇄’ (137-138)

라캉은 욕망의 연쇄가 환유적 방식으로 일어난다고 한다. 어떤 단어를 통해 그에 인접해 있는 다른 단어를 떠올리듯이 욕망이 환유적으로 이어지고 확장된다는 것이다.

 

자크 라캉 인간은 타자의 욕망을 욕망한다.” (144)

라캉에 따르면, 우리가 무엇인가를 욕망할 때, 그것을 내 의식이라고 믿지만 사실은 이미 내 무의식 속에 자리잡은 타자의 욕망이 발현된 것일뿐이다.

 

장 폴 사르트르 존재, 실존, 탈존”(158-160)

실존이 본질에 앞서게 되는 어떤 한 존재, 그 어떤 개념으로도 정의되기 이전에 실존하는 어떤 한 존재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 바로 그 존재가 인간이다.”

 

다시, 이 책은?

 

다시 말하거니와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개념 정리가 명확하다는 점이다.

철학이라면 흔히 가지게 되는 선입견, ‘길고 복잡해, 무슨 말인지 당최 모르겠어라는 말은 나오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밤나무에서 밤을 땄는데 껍질까지 다 벗겨지고 알밤만 손에 들어왔다고 표현하면 어떨지?

 

철학이 그래서 조금은 손에 잡히는 느낌, 이번엔 다르다.

그 기쁨을 나누기 위해, 여기 저자가 살펴보고 있는 철학자 20명을 소개한다.

 

첫째 주

근대철학의 아버지_르네 데카르트 / 인간의 맨얼굴을 폭로한 철학자_블레이즈 파스칼

신을 너무 사랑해, 무신론자가 된 철학자_베네딕투스 스피노자

의심과 경험의 철학자_데이비드 흄 / 서양철학의 저수지_임마누엘 칸트

 

둘째 주

기억의 관념론자_요한 고틀리프 피히테 /

변증법의 철학자_게오르그 빌헬름 프리드리히 헤겔

자본주의를 엑스레이로 찍은 철학자_칼 마르크스/ 초인을 꿈꾼 철학자_프리드리히 니체

구조주의 언어학의 시조새_페르디낭 드 소쉬르

 

셋째 주

마음을 분석하는 철학자_지그문트 프로이트/ 시간의 철학자_앙리 베르그송

프로이트의 계승자_자크 라캉 / 마르크스를 다시 살려낸 철학자_루이 알튀세르

행동하는 실존주의 철학자_장 폴 사르트르

 

넷째 주

원주민을 사랑한 철학자_클로드 레비-스트로스

천재 중의 천재 철학자_루드비히 비트겐슈타인

패러다임의 철학자_토마스 쿤 / 도서관의 고고학자_미셸 푸코

서양철학의 끝판대장_질 들뢰즈

 

이 정도 소개면, 각각의 철학자들의 특성을 보여주는데 적당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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