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 속으로 - 홀로 그 땅을 걸어
존 크라카우어 지음, 이순영 옮김 / 리리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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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 속으로

 

이 책은?

 

이 책은 다음과 같이 소개할 수 있는 미국 청년에 관한 이야기다.

 

크리스 맥캔들리스, 다른 이름은 알렉산더 슈퍼트램프, 또는 알렉산더 맥캔들리스, 애칭 알렉스.

 

199296, 알라스카 앵커리지 근처 스탬피드 트레일의 숲에서 죽은 지 20여일 지난 시체로 발견된 사람.

 

19905월 에모리 대학을 졸업.(41)

 

죽을 때 일기를 남겼다.

113개의 짤막하고 난해한 글로 그의 마지막 몇 주가 기록되어 있다.(32)

3인칭으로, 자기 자신을 알렉스라 부르는 식으로 기록되어 있다.

 

다음과 같은 책을 읽거나 좋아했다.

 

알랙스는 고전작품을 좋아했다.

디킨스, H.G. 웰즈, 마크 트웨인, 잭 런던의 작품을 좋아했다. (77)

 

잭 런던 늑대개(25), 야성의 부름(68)

그는 잭 런던에 깊이 매료되었다. 해서 이런 평가를 받는다.

<잭 런던이 그린 판타지에 푹 빠져 무작정 북부로 온 정신 나간 남부 사람은 아닐까?>(17)

그는 어린 시절부터 잭 런던에 빠져있었다.

책 런던의 자본주의 사회에 대한 맹렬한 비판, 원시 세계에 대한 찬사, 하층민에 대한 옹호, 이 모든 것에 열광했다. (77)

 

레오 톨스토이 행복(33), 전쟁과 평화(40), 크로이체르 소나타(113)

 

그는 지인에게 보낸 편지에서 이렇게 말한다.

<웨인, 당신은 꼭 전쟁과 평화를 읽어야 해요.> (60)

 

헨리 데이비드 소로 시민불복종(52), 월든(114)

 

니콜라스 고골 대장 불리바(30, 326)

 

<우리는 책 이야기를 몇 시간 동안이나 했어요. 이곳에는 책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그렇게 많지 않답니다. 그 청년은 마크 트웨인에 대해 계속 이야기했어요.>(117)

 

이런 평가를 받고 있는 사람이다.

 

한눈에 봐도 똑똑한 사람이었어요. 책을 많이 읽었더군요. 어려운 단어도 많이 썼죠. 내가 볼 때 그가 힘들게 사는 건 생각이 너무 많아서이기도 한 것 같아요. (38)

 

소로와 톨스토이의 추종자이며 미국 주류의 속물근성이 배인 겉치레에 경멸만을 느끼는 관념론자. (70)

 

그는 사람들과 소통을 하지 않았어요. 자신만의 우주에 있는 것 같았어요.(72)

 

얘기를 해도 꼭 나무나 자연, 뭐 그런 이상한 것에 대해서만 얘기했죠. 모두들 그가 나사 몇 개는 빠졌다고 생각했어요. (72)

 

좋은 사람이긴 한데, 내가 볼 때 콤플렉스가 많았어.

잭 런던의 책을 즐겨 읽더군. 절대 말을 하지 않았지. 기분 변화가 심했고 방해받는 걸 싫어했어. 뭔가를 찾는 아이 같아 보이기도 했어. 그게 뭔지도 모르면서 말이야. (74)

 

소로와 톨스토이의 추종자. (70)

 

그런 다음, 소로와 톨스토이가 봤으면 흡족해 했을 만한 행동을 했다. (53)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현대판 추종자로서 더 높은 차원의 법칙을 따랐으며, 시민 불복종을 복음처럼 받아들였기 때문에 주의 법을 무시하는 것을 자신의 도덕적 책임으로 여겼노라 (52)

 

그래서, 그의 삶을 이렇게 정리할 수 있겠다.

<야성의 부름을 쓴 잭 런던을 좋아했던 크리스 맥캔들리스는 월든을 쓴 헨리 데이비드 소로, 금욕적인 삶에 대해 많은 글을 써온 톨스토이로부터 영감을 얻어 그렇게 살아가기로 결심하고, 대학 졸업 이후 알라스카로 들어가 그렇게 살아가다가, 짧은 생을 마친다.>

 

이 책의 용도, 그 하나 :

 

알렉스의 일기가 이 책에 전부는 아니지만 소개되고 있는데, 그 내용이 자연 속에서 자연과 만나고 교감하는 경험을 기록한 것들도 상당히 있어, 수필로도 읽을 수 있고 종교적 명상자료로도 사용할 수 있다.

 

예컨대 다음과 같은 글들이 특히 그렇다.

<삶의 기쁨은 새로운 경험을 만나는데서 오고 매일매일 새롭고 다른 태양이 떠오르므로 끊임없이 변하는 지평선을 보는 것보다 더 큰 기쁨은 없어요.> (99)

 

<한 곳에 그대로 머물지 마세요. 움직이고 돌아다니고, 매일을 새로운 지평선으로 만드세요.>(100)

 

<앞으로 얼마 동안은 이렇게 살아가자고 결심했어요. 자유와 단순한 아름다움이 그냥 좋아 버릴 수가 없거든요.> (155)

 

다시, 이 책은?

 

저자의 치열한 저널리스트 정신에 찬사를 보낸다.

죽은 사람은 말이 없다. 다만 시신이 말할 뿐이다.

저자는 그렇게 시신이 남긴 몇 가지 자료를 가지고 그의 삶을 완벽하게 복원해냈다.

 

어린 시절부터, 대학 졸업 후 알라스카로 가는 길, 그 길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인터뷰를 통해서, 그의 행적과 생각과 삶의 방향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가까지, 저널리스트의 예리한 후각을 발휘하여 그가 남기고 간 삶의 자취를 독자들에게 잘 보여주고 있다.

 

자칫했으면, 단순한 행려병자의 모습으로 그냥 사라져 버렸을 알렉스의 모습은 그래서 우리 곁에 살아남게 되었다. 그의 발걸음도, 죽기까지 치열했던 순간순간의 생각까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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