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을 알면 음식점이 성공한다 - 프로마술사, 최면술사가 알려주는 무의식 활용한 식당 창업, 경영 기법
이경호 지음 / 율도국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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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을 알면 음식점이 성공한다

 

이 책은?

 

프로 마술사이면서 식당 경영주이기도 한 저자가 쓴 음식점 성공비결이다.

성공비결이라고 하나, 식당 경영에 대한 노하우를 전수하는 그런 류의 책이 아니고, 무의식을 활용한 심리학적으로 접근하는 새로운 차원의 기법을 제시하고 있다.

 

저자는 이경호, 프로 마술사다.

마술전문회사 <미스터매직>를 운영하고 마술학원, 마술 전용 극장 (맛있는 극장) 창업, 원장 및 대표를 역임했는데 음식점 경영 경력이 특이하다. 저자는 10여년 간 다수의 외식업 창업 운영하고 있으며, 현재는 <이가집>, <6회말연어>, <샬못> 3곳을 운영 중이다.

 

이 책의 내용은?

 

저자의 주장에서 가장 기초가 되는 것은 무의식이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무의식은 생존과 번식에 연결된 것이면 더욱 강하게 나타나게 되는데, 음식을 선택하게 되는 행동에 바로 그런 무의식이 자리잡고 있다는 것이다.

거기에 착안하여 저자는 음식을 대하는 손님들의 모습을 분석하여 식당 경영에 참고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저자가 식당을 경영하면서 얻게 된 심리학적 결론은 그저 심리학을 책상에 앉아 연구하는 차원이 아니라, 실제 생활에 적용하는 응용심리학으로 분류할 수 있겠다.

 

이 책에 포함된 내용을 목차를 통하여 간단히 알아보자.

 

1. 매장 만들기 심리학

2. 고객 서비스 심리학

3. 매장 운영 심리학

4. 음식 맛의 심리학

5. 식당 운영 심리학

 

심리학 관련 책을 여러 권 읽었지만, 심리학을 이렇듯 구체적이고 실질적으로 실생활에 적용한 책을 찾지 못했다. 이 책이 처음이다.

 

예컨대 이런 기법 활용 방법을 알아보자.

백트레킹 기법이란 게 있다.(105).

스피치 공감 기법중 하나로, 상대방의 말을 한 번 더 따라하거나 정리해주는 기법을 말한다.

이것을 식당 운영하는데 어떻게 적용하는 것일까?

 

손님이 말한다. “스테이크 주문할 수 있을까요?”

종업원은 그런 경우 이렇게 응대한다. “스테이크 주문 맞으시죠?”

 

손님이 말한 것을 되풀이하면서 확인하는 것이다.   

아주 간단한 것 같지만, 실제 음식점에서 이렇게 응대하는 종업원을 몇 명이나 보았는지 생각해 보면 금방 그 효과가 상상이 될 것이다.

 

그렇게 응대하는 종업원에게 손님은 아무래도 호감을 느끼고, 식당 전체에 대한 이미지를 좋게 느낄 것이며, 설령 음식 맛이 별로 좋지 않더라고 좋게 느껴질 것이다.

그런데 많은 경우, 종업원들은 마지못해 주문을 받는 것처럼, 주문사항을 제대로 듣고 있는 것인지조차 불분명한 태도, 아마 많이 겪어보았을 것이다.

 

이런 사례, 저자는 이렇게 결론을 내린다.

언어적 모방을 상대가 했을 경우, 상대는 더욱 호감을 가지게 된다.”(105)

 

또 이런 것도 있다.

맛집이라고 소문난, 방송이나 인터넷에서 맛집이라고 소문난 식당에 가서 음식을 먹었는데, 맛이 없는 경우, 이럴 때 보이는 태도로 인지부조화가 있다.

 

인지부조화란 (123) 개인이 내린 의사나 합리적 결론이 이전에 믿었던 생각과 행동과 충돌할 때, 그결론이 부조리하더라도 기존의 생각에 부합된 것으로 여기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소문난 맛집에 가서 음식을 먹었는데, 기대만큼 미치지 못하더라도, 다다른 사람들은 모두 맛있다고 하니까, 인지부조화라는 심리 과정을 거쳐, 그 식당에 대한 이미지를 고수하려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다시, 이 책은?

 

이밖에도 이 책에는 흥미로운 사례가 많이 소개되고 있으며, 그러한 사례들은 심리학이 왜 필요한지, 심리학이 어떻게 책상을 떠나 실제생활의 영역에서 활용되고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것이라 하겠다.

 

저자가 심리학 이론을 식당 경영에 접목하게 된 계기에 아무래도 저자가 프로마술사라는 점도 한 몫 하지 않았을까?

마술사는 공연을 하면서 항상 관객들을 의식하며, 관객들의 행동 하나하나까지를 염두에 두면서 공연을 진행하고 있기에 심리에 무심해서는 안 되는 직업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저자는 식당을 경영하면서도 손님들의 행동과 말에 대해 마술가적 촉각을 가지고 살펴볼 수 있었을 것이고, 그러한 것들이 손님들의 니즈를 맞춰나가는데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이 책 그런 의미에서, 비단 식당 경영에 관련된 독자들뿐 아니라, 사람과 사람들 사이에서 살아가는 우리에게 사람을 대하는 태도와 생각을 바꾸게 만드는 실제 지침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하나, 아쉬운 점이 있다.

 

저자는 여러 가지 심리학 관련 용어를 소개하고 있는데, 그걸 모두 한글로만 표기하고 있어 아쉽다. 더 자세한 내용을 알려면 원어도 알아야 할 필요가 있는데, 그걸 알려면 다시한번 여기저기 자료를 찾아봐야 하는 수고를 해야 하기에, 용어 정도는 원어를 같이 표기해주었으면 좋았을 것이다.

 

예컨대 이런 용어들 말이다.

서브리미널 효과 (12), 이데오모터 현상(35), 호메오스타시스 효과(44) 보컬그루밍(5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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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자의 심리를 묻다 - 우리가 몰랐던 권력자의 모든 것
최진 지음 / 지식의숲(넥서스)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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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자의 심리를 묻다

 

이 책은?

 

최진, ‘대통령 리더십 연구원원장이다.

그는 대통령 리더십에 관련된 연구를 하고 있다.

대통령 리더십에 관련된 연구라고 하니 간단한 것 같지만, 대통령이란 직책이 워낙 대단한 자리이니, 관련 연구 또한 한마디로 말할 수 있는 게 아닐 것이다.

그래서 그는 다양한 연구 결과를 펴내고 있는데, 이 책 권력자의 심리를 묻다도 그 중의 하나다.

 

그의 다른 저서를 살펴보면 그가 얼마나 대통령이란 직책에 대하여 해박한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대통령 리더십, 대통령 리더십 총론, MB 리더십의 성공 조건, 참모론, 대통령의 독서법, 대통령의 공부법,

 

이 책의 내용은?

 

이 책은 대통령들의 심리를 다양한 각도에서 분석하고 있다.

분석 도구는 음식, 트라우마, 유머, 혈액형, 출생 순서, 부모의 영향, 신앙, 이렇게 7가지이다.

 

먼저 이 책에서 분석의 대상으로 삼은 인물들이 누구인지 살펴보자.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문재인.

이상 10명인데, 우리 역사에서 대통령을 지낸 윤보선과 최규하는 제외되었다.

 

이 책에는 우리나라의 대통령만 있는 게 아니라 외국의 대통령들도 등장한다.

로널드 레이건, 조지 부시, 빌 클린턴, 버락 오바마, 도널드 트럼프 등 미국 대통령들도 있다.

 

또한 그 정도로 만족할 게 아니다.

김경수, 김무성, 김부겸, 나경원, 박원순, 손학규, 심상정, 안철수, 오세훈, 유승민, 유시민, 이낙연, 이재명, 정동영, 정세균, 황교안, 홍준표 등 차기 대권 주자 반열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사람들의 심리도 다루고 있으니, 한마디로 우리나라 정치판을 '심리'라는 차원으로 읽을 수 있다 할 것이다.

 

이 책에서 제시한 7 개의 분석도구 중에서 읽을만한 내용이 많이 있다.

특히 음식으로 사람의 성격을 분석하는 방법은 참고할 만한 게 많이 있다 할 것이다.

 

예컨대, <독재자는 부드러운 요리를 좋아한다>는 소제목하에 제시되고 있는 사례들은 흥미진진하다.

 

히틀러는 새끼 비둘기 요리를 좋아했다거나, 김정은은 초밥, 송이버섯 같은 부드러운 요리를 좋아한다. 해서 독한 인간은 부드러운 음식을 좋아한다는 허슈의 법칙이 정확히 들어맞는다. (16)

 

물론 허슈 박사의 이론이 빗나가는 경우도 있다.

바로 박근혜의 경우다. 이에 대하여 자세한 내용은 47쪽을 참조하시라

  

이런 식으로 저자는 나머지 6가지 분석도구에서도 다양한 사례를 제시하면서, 권력자의 심리를 파악해서 보여주고 있다.

 

 

 

다만 저자가 사용하고 있는 7가지 도구 중 믿음이 가지 않는 것도 있음은 부정할 수 없다. 단적인 예가 혈액형을 가지고 사람의 성격을 분석하는 방법이다.

 

저자는 이에 대하여 이렇게 말하고 있다.

<혈액형 이론은 한국과 일본 두 나라에서 널리 퍼져있고 미국이나 유럽 같은 선진국에서는 관심권 밖에 있다.>(155)

 

혈액형 이론에 대하여는 이미 여러모로 검증이 되고, 그것이 믿을만한 것이 되지 못한다는 데 거의 결론이 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저자가 혈액형을 가지고 이론을 전개하고 있으며 심지어 <다음 대통령은 이런 혈액형이 당선된다>고 소제목을 잡은 것은 의아스럽기까지 하다.

 

저자는 이런 비판을 감안해서인지, 혈액형에 대한 논의에 이런 전제를 깔아놓고 있다.

<어떤 혈액형을 가졌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떤 혈액형의 모습을 보여주느냐가 중요하다.> (170)

 

 

다시, 이 책은?

 

저자가 보여준 권력자의 심리, 그 심리를 분석하기 위한 도구들 - 7가지 -은 실상 권력자들에게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보통의 일반인들에게도 얼마든지 적용할 수 있는 것이다.

해서 이 책은 일단 권력자의 심리를 알아볼 수 있는 것이 그 첫째요, 두 번째로는 권력자를 분석한 그 방법으로 자기 자신은 물론, 다른 사람들까지도 헤아려볼 있다는 점이다.

 

그러니 권력자들에게 적용한 도구들을 저자가 어떻게 사용하는지를 먼저 잘 살펴본 다음에 이를 다른 사람들에게도 확대 적용하면 좋을 것이다. 이 책의 활용도는 그렇게 해서 200%가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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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만 시간 특서 청소년문학 11
박현숙 지음 / 특별한서재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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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만 시간  

 

이 책은?

 

6만 시간이란 제목. 먼저 궁금증을 자아낸다.

무슨 의미일까? 6만 시간이라면, 혹시 '일만 시간의 법칙' 운운하는 자기계발서가 아닐까?

 

그건 아니다. 이 책은 소설이다. 대상이 청소년인 청소년 소설이다.

저자는 박현숙, 구미호 식당이란 소설로 잘 알려진 작가인데, 나는 처음 만난다.

 

이 책의 내용은?

 

아버지는 치킨집 사장이며 건물을 한 채 소유하고 있다.

엄마와 누나가 둘 있다.

주인공 나서일의 간단한 가족 소개가 그렇다.

 

큰누나는 재원이다. 서울대를 졸업한 후 미국 유학을 갔다가 그만 어떤 남자의 꼬임에 넘어가는 바람에 학업을 중단하고 돌아온다. 작은 누나는 공부에는 취미가 없고 연애만 하다가 조기 임신하는 바람에 결혼을 한다.

 

아버지는 그런 두 딸에 실망하여 건물을 물러주지 않겠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막내이면서 아들인 나서일에게 그 건물을 넘겨줄 것인가?

 

소설은 그런 가정환경에 있는 주인공 나서일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이야기다.

 

먼저 학교 폭력이 주제가 된다.

나서일은 친구들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폭력의 희생자가 된다. 이유 없이 구타를 당하기도 한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영준이란 아이가 친구가 되어서 가림막이 되고 그늘막이 되어준다.(17)

 

그런데 그러한 관계가 단순히 영준의 호의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는 것이 문제다.

나서일은 영준의 보호를 받는 대신에 영준이 하라는 대로 해야만 하는 일이 주어진다.

예컨대, 이런 일들이다.

 

같은 반 수경이란 여학생을 보석가게에서 목걸이를 훔친 도둑으로 오해받게 만든다거나, 오미진이란 여학생에게 이상한 소문을 덧씌운다거나, 설아라는 여학생을 커닝했다고 오해받게끔 일을 교묘히 꾸미는, 그러한 일의 실행자가 된다. 모두다 영준이 일을 꾸미고, 나서일은 행동으로 움직이는 행동책이 되는 것이다. 보호받는 대가가 그렇다.

 

그러면 영준은 왜 그런 일을 꾸며, 같은 반 친구들을 괴롭히는 것일까?

그 대답은 페미사이드다. 이 책이 다루고 있는 두 번째 주제다.  

 

패미사이드 (Femicide) :

<여성(Female)과 살해(Homicide)를 합친 말로, 직역하면 여성 살해를 뜻한다. 범행 동기나 가해자와 상관없이 여자라는 이유로 혹은 여자라는 점을 노리고 살해하는 것으로, 좁게는 여성에 대한 증오범죄도 여기에 포함된다.>

 

총명한 여학생 설아는 나서일의 행동을 보면서 그 뒤에 영준이 있다는 것을 간파해냈고, 영준의 의도까지 알아차린다. 바로 페미사이드, 여성혐오가 들어있다는 것이다.

 

영준이가 서지호한테 그랬다더라. 잘나지도 못했으면서 잘 난척 하는 여자아이들을 저주한다고. 그러니까 영준이는 나를 그런 여자아이로 봤던 거지. 잘나지도 못했으면서 잘난 척하는 아이, 그래서 커닝 페이퍼 사건으로 나를 궁지로 몰아넣었던 거야.”(175)

 

너와 영준이는 여성 혐오자들이야.” (176)

 

그렇다면 영준은 왜 그런 여성혐오 대열에 서게 되어 같은 반 여학생들을 괴롭히는 것일까?

이제 이 책의 세 번 째 주제가 등장한다.

바로 영준이 갖고 있는 출생이 비밀.

 

영준에게는 여자들을 미워하게 만드는 슬픈 가족사가 숨어있는 것이다.

더 자세한 내용은 스포일러가 되니, 생략하겠다.

 

이런 줄거리를 가지고 진행되는 이 소설은 무심한 듯, 아무 것도 아닌 듯, 몇 개의 이야기들을 배치해놓고, 그 이야기 조각들이 서서히 맞춰지고, 결국은 마지막 부분에서 .....

 

또 하나의 주제가 있는데, 영준의 가족사를 통해 청소년들이 가지고 있는 고민의 일면을 보여준다.

 

그리고 결론은?

 

다시, 이 책은?

 

이 책의 결론이 제목에 드러난다. 바로 ‘6만 시간

 

열세 살부터 열아홉 살까지 어림잡아 6만 시간 정도였다. 6만 시간 동안 불을 끌어안고, 미움을 끌어안고 사느라고 얼마나 힘들었을까?” (233)

 

나서일이 영준이 내막을 알게 된 후 들었던 생각이다.

그 생각은 다음과 같이 이어진다.

 

그 시간에 우리가 할 일이 얼마나 많은데.”

 

마무리가 뭉클하다. 가슴이 따뜻해져 온다. 일어나 박수를 보내고 싶은 마무리다. 

 

꼭 열세 살부터 열아홉 살 까지의 시간만 ‘6만 시간이 아니다. 지금 이 시간 포함해서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 모두, 이런 말에 밑줄 긋고 새기며 살아보자.

 

“6만 시간 중에 반은 허무하게 보냈거든. 놓친 게 많아.

그래서 6만 시간 중에 남은 시간은 가장 화려하고 멋지게 보내려고.”

(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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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길은 고요했다 - 쉼 없이 달려온 내가 멈추기 위해 택한 길
김남금 지음 / 책과나무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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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길은 고요했다

 

이 책은?

 

이 책은 저자가 산티아고 길을 걸으며 담아놓은 생각을 정리한 것이다.

저자 김남금은 25년간 군 생활을 하고, 중령으로 제대했다. 그 후 세계 여러 나라를 여행하며 네이버 블로그 등 여러 곳에 여행기를 연재하고 있다.

 

이 책의 내용은?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흔히들 산티아고 순례길이라 부르는 곳이다.

이곳 순례길이 유명해져서,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도 이미 많이 알려지고, 또 다녀온 사람들이 많이 늘었다.

 

얼만 전에는 <스페인 하숙집>이라는 타이틀 아래 차승원 유해진 두 배우가 산티아고 순례길을 순례하는 사람들을 위한 하숙집을 운영하는 프로그램을 방송하여 화제가 된 적이 있다. 그만큼 우리나라에도 잘 알려진 순례길이다.

 

저자는 그러한 순례길을 33일간 걸으면서, 만난 경치,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저자가 직접 찍은 사진들과 함께 펼쳐놓았다.

 

저자의 행적을 소개하면, 인천공항에서 독일 뮌헨을 경유하여 프랑스 툴루즈 공항으로, 그후 성모 발현지인 루르드를 거쳐 프랑스의 작은 도시인 생 장 피에드 포르에서 순례을 시작했다. (13, 16)

 

생 장 피에드 포르에서 목적지인 산티아고 대성당까지는 800Km이니 우리나라로 치면 서울 부산 간(450Km)을 왕복한 정도애 조금 못미치는 거리가 되겠다.

 

그런 거리를 걸어간다?

서울 부산을 직접 차를 몰고 다녀본 경험이 있어, 그 거리가 어느 정도인지 느낌이 온다. 해서 이 책을 읽으면서 그런 느낌과 비교를 해보면서 읽게 되었다.

 

이런 식으로 비교가 된다.

 

생 장 피에드 포르에서 론세스바에스 까지 26.3 Km를 첫날 걸었는데(19) 그런 거리라면 차로 30분이 채 안 걸린다. 차로 가면 30 분 정도 가는 길을 저자는 하루길로 걸었다. (몇 시간인지는 기록하지 않았다.)

 

그렇게 하루 길을 걸었는데, 저자는 나폴레옹의 원정길이었던 피레네 산맥을 걸으며 나폴레옹 유럽 원정대의 가뿐 숨소리도 느꼈고, 파울로의 순례자도 떠올리기도 하였다.(20)

 

그렇다면 차로 달려 30분을 26.3 Km 길을 간다면, 어땠을까?

생각이야 이것저것 많이 할 수 있었겠지만, 길옆의 경치는 아무래도 여유있게 감상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전방주시의 의무가 운전자에게 있으니 말이다.

그러니 같은 거리를 간다하더라도 그 느낌은 천양지차다. 해서 이런 순례가 의미가 있는 것이다.

 

또한 천천히 걸어가면, 생각이 정리되어 떠오른다.

나는 언덕 위에서 지나온 나의 삶을 뒤돌아보고 후회스럽고 부끄러웠던 과거의 나와 화해하고 스스로를 용서했다.”(42)

 

이런 아포리즘도 건지게 된다.

땅에서 눈을 들면 초록으로 생동하는 별들의 들판이 보일 것이다.

삶이 버겁다고 자꾸 뒤돌아보며 과거를 살지마라.”(135)

 

 

또하나 있다. 저자는 순례길을 걸으며 길가의 숲, 나무, , 다리, 건물, 동물들을 사진으로 찍어 남겼다. 그런 것을 차로 달리면서 찍는 것은 불가능한 일 아닌가? 물론 블랙박스에 달리는 길 앞과 뒤는 기록으로 남길 수 있겠지만, 쭉 뻗은 길은? 글쎄, 어떤 생각을 만들어낼지?

 

만나는 건 풍광과 생각만은 아니다.

 

사람도 만난다. 산티아고 길을 같은 방향으로 걷는 사람들.

그들 간에는 그 길을 걷는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유대감이 생긴다.

그러한 유대감의 모습들을, 저자는 잘 기록해 놓아 독자들도 그 속으로 들어가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이 들게 된다.

 

올해 만 64세인 왕십리 최사장, “사나이 자존심이 있지. 끝까지 걸어야지.”(156)

철로 만든 십자가 앞에서 조용히 울고 있던 독일 여성 (190)

뜨거운 눈물이 그녀의 볼을 타고 하염없이 흘러내렸다,는 그 모습 사진으로 보기도 한다.

 

다시, 이 책은?

 

산티아고 순례길을 기록한 몇 권의 다른 책을 읽은 적이 있다.

그런데도 이 책은 또 다른 나름의 의미를 던져준다.

그 길, 산티아고는 길을 걷는 사람들에게 각각 특별한 시간을 만들어 주기에 사람들이 그 길을 걸으려하고, 또 이런 책을 읽으려하는 것이 아닐까?

 

특별히 이 책은 저자가 생각과 더불어 길가의 풍광도 아울러 건져내어 보여주고 있는데, 그런 경치가 생각의 깊이를 더하게 하고, 산티아고의 의미를 새롭게 만들어내고 있다.

 

읽고나니, 이런 생각이 떠오른다.

무작정 걷는다고, 순례길이 아니다.

순례하는 것은 생각하는 것이고, 보는 것이고, 느끼는 것이다. 라는 생각!

순례길처럼, 우리네 인생길도 조금 천천히, 주변도 둘러보고, 느껴보고 하면서 가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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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향기 - 좋은 것은 사라지지 않는다
고영건 지음 / 피와이메이트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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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향기

 

이 책은?

 

이 책은 심리학을 기반으로 하여 인생을 알아가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다양한 심리 기제를 동원하여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인물들의 삶을 살펴보고 있다.

 

저자는 고영건, 고려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서울특별시 교육연수원 그리고 주요 대기업의 다양한 심리학 교육 프로그램에서 강사로 활약 중이다. 저서로는 삶에 단비가 필요하다면: 인디언 기우제 이야기, 행복의 품격(공저), 플로리시: 삶을 밝히는 마음의 빛, 심리학적인 연금술(공저), 멘탈휘트니스 긍정심리 프로그램(공저)등이 있다.>

 

이 책의 내용은?

 

이 책은 영화배우 오드리 헵번을 비롯한 유명인사들을 심리분석 전기라는 기법으로 살펴보고 있다. 심리분석 기법은 개인의 생애사를 심리학적으로 분석해 재구성한 것을 말한다. (4)

 

이러한 심리적 분석 작업에서는 보이는 세계를 통해 보이지 않는 세계를 드러내는 것이 중요하다.(14)

 

적응기제와 방어기제

 

이 책은 심리분석 작업을 위해 하버드대학의 성인발달연구에서 사용한 적응기제(adaptive mechanism)’를 가지고 인물들을 분석하고 있다.

 

적응기제라는 개념은 우리가 중요한 문제 상황에서 스트레스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거나 만족스러운 삶을 위해 무의식적으로 선택하는 책략을 말한다. 적응기제는 기본적으로 프로이트방어기제와 바꾸어 사용하는 것이 가능한 용어이지만 하버드대학의 성인발달연구진은 방어기제가 상대적으로 부정적인 인상을 줄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해, 방어기제라는 용어 대신에 적응기제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7)

 

적응기제의 3가지 종류

 

성숙한 적응 기제

- 문제 상황에서 나도 행복해지고 다른 사람도 행복해지는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다.

 

신경증적인 적응 기제

- 문제 상황에서 스스로 불편하거나 고통스러운 것을 참아내기로 선택하는 것이다.

 

미성숙한 적응 기제

- 문제 상황에서 다른 사람들에게 불편감을 유발하거나 고통을 주는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다.

 

이 중 몇 개만 정리해 본다.

 

투사 :

투사는 미성숙한 기제 중 하나로, 객관적인 근거가 분명하지 않은 상황에서 일반 사람들보다 타인의 의도와 행동에 대해 심한 불신을 나타내는 것을 말한다. (18)

 

이지화 :

신경증적인 기제 중 하나, 문제 상황에서 자신의 주장을 펼치면서 이면의 불편한 감정은 빼고 주로 어색하거나 경직된 논리만을 내세우는 것을 말한다. (24)

 

수동 공격성 :

미성숙한 기제 중 하나로서, 불만을 갖고 있는 대상에게 자신의 분노감을 직접 표현하지 않고 간접적인 방법으로 드러내는 것을 말한다. 수동공격성은 주로 상대방에게 직접 폭력을 행사하기 보다는 언어적인 공격을 일삼거나 반항적으로 행동하는 방식으로 표출된다. (38)

 

이 책에서 만나게 되는 사람들과 적응기제

 

오드리 헵번의 투사 / 버나드 쇼의 공상

추사 김정희의 신체화 / 혼다의 행동화

마리 퀴리의 수동공격성/ 로빈 윌리엄스의 해리

생텍쥐페리의 반동형성 / 찰스 다윈의 억압

페라가모의 전위/ 앙드레 김의 이지화

마더 테레사의 이타주의 / 마크 트웨인의 유머

주광치앤의 억제 /박태준의 승화 /아이젠하워의 예상

 

우리가 이미 잘 알고 있는 인물들이지만, 저자가 제시한 심리분석 전기라는 방법으로, 적응기제라는 개념을 가지고 살펴보니 다른 모습들이 보인다. 다시 말하면 그러한 인물들의 실제 모습을 한 걸음 더 깊숙하게 알 수 있게 된 것이다.

 

밑줄 긋고 새겨볼 말들

 

우리는 거울을 통하여 우리의 얼굴을 보지만, 예술 작품을 통해서는 우리의 영혼을 본다.” (48) - 버나드 쇼 

 

희망(hope)은 소원(wish)과는 다른 것이다.

소원은 사람들이 삶에서 일이 성사되기를 간절히 바라는 것을 말한다. 불행한 사람들은 자신이 불행해진 이유가 소원이 이루어지지 않아서라고 믿는다. 하지만 소원이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해서 반드시 불행해지는 것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인생에서 소원은 이루어지기보다는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가 더 많다.(13-14)

 

그 밖에 얻은 수확들

 

이 책의 장점을 하나 꼽는다면 읽을거리가 많다는 점이다. 그것도 의미 있는 읽을거리가 무척 많다. 예컨대, 이런 것들이다

 

유홍준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1권에, 그 책이 출간된 이후 인구에 회자되게 된 말이 하나 소개되고 있다.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 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

 

그런데 유홍준 교수는 그 말의 출처를 '조선 시대 한 문인의 글 속'에서라고만 밝히고 있어 (유홍준의 나의 문화 유산 답사기1, <책을 펴내면서>) 정확한 출처가 무척 궁금했었다. 그런데 그 출처를 이 책에서 만났다.

 

<조선 정조 때 문인 유한준이 김광국의 화첩 <석농화원(石農畵苑)>에 부친 발문에는 다음과 같은 유명한 글이 나온다.

알게 되면 진정으로 사랑하게 되고, 사랑하게 되면 진정으로 보게 되며 볼 줄 알게 되면 모으게 되니, 이것은 단순히 모으기만 하는 것과는 다르다.” (石農畵苑跋, 知則爲眞愛 愛則爲眞看 看則畜之而非徒畜也)

이 글이 보여주는 것처럼, 행복한 삶을 위해서는 반드시 배워야만 진정으로 사랑할 수 있게 되는 세계에 눈을 뜨는 것이 중요하다.> (255,286)

 

또한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에 대한 새로운 해석도 접하게 된다.

 

<생텍쥐페리는 아내 콩쉬엘로에게 보낸 편지에서 어린 왕자가 그녀를 위해 쓰여졌으며 그 작품 속 어린왕자가 아끼고 사랑했던 단 하나의 장미꽃이 바로 콩쉬엘로였다고 고백하였다. 흥미로운 점은 생텍쥐페리가 어린 왕자에서 묘사한 꽃의 모습, 즉 콩쉬엘로의 모습이 그다지 긍정적인 인상을 주지 않는다는 점이다.>(110)

 

다시 이 책은?

 

읽을 게 많고, 배울 게 많은 책이다.

적응기제라는 개념을 새로 알게 된 것도 이 책을 읽은 수확 중의 하나이지만, 더하여 소개되는 인물들의 몰랐던 면면을 새롭게 알게 된 것들이 더 큰 수확이라 하겠다.

 

인생을 돌아보게 만드는 여러 심리 기제들, 잘 배울 수 있었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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