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덴 - 인공지능과 인간이 창조한 인류
서석찬 지음 / 델피노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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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덴

 

이 책은?

 

이 책은 소설, 제목은 에덴인데 <인공지능과 인간이 창조한 인류>라는 부제가 붙어있다.

제목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인간이 인공지능을 이용해서 사람을 만드는, 사람을 창조하는 그러한 이야기다. 제목인 에덴은 기독교의 창조 이야기에 등장하는 에덴동산을 말한다.

 

저자는 서석찬.

<몽상가, 직장인, 창업가, 그리고 작가>라는 저자 소개 중 몽상가라는 말이 이채로운데, 이 책은 그런 소개에 걸맞게 상상(혹은 몽상)력이 총동원된 작품이라 평가할 수 있겠다.

 

이 책의 내용은?

 

이 책은 사람이란 무엇인가를 묻고 있다.

사람, 인간을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

영혼이 사람인가, 아니면 몸이 사람인가?

 

가끔 그런 영화 본적이 있다, 몸에 다른 사람 영혼이 들어가는 경우. 그런 경우 몸이 그 사람인가, 아니면 영혼이 그 사람인가?

 

이 소설에는 안드로이드가 등장한다.

안드로이드의 개념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여기에서는 인공신체’(79)를 의미한다.

그러니 영혼()을 담아 놓는 그릇으로 생각하면 될 것인데, 그 안드로이드에 사람의 뇌를 이식하는 것이다. 그러면 사람이 죽지 않고 영원히 살 수 있다는 것이다.

그걸 에덴 프로젝트라 하여, 스파익스(Spikes) 라는 회사에서 개발하여 시행한다. 그런 발칙(?)한 상상이 이 작품의 기본에 깔려 있다.

 

그럼 등장인물을 살펴보자.

등장인물을 두 갈래 - 물론 나중에 그 구분이 희미해진다- 로 구분할 수 있는데, 위에 설명한 에덴 프로젝트에 찬성하는 측과 반대하는 편으로 구분된다. 

 

이신우.

한수진 : 신우의 여자친구

 

에덴 측 : 에덴 프로젝트, 트랜스미션 지지.

케빈 박 : 인공지능 회사 스파익스(Spikes) 창립자.

앤디 : 케빈의 사촌, 스파익스(Spikes) 공동 창업자.

카일 존스 : 랜디 존스의 형, 정부군.

 

크루세이더 (Crusader) : 에덴 프로젝트, 트랜스미션 반대

이신우. 혼마 마코도, 이영찬 목사, 랜디 존스, 율리아 볼코바.

 

배경은 현재에서 미래, 기술이 초고도로 발달되어, 인공지능으로 거의 무엇이든 가능해지는 시대다.

 

이 소설을 이해하기 위하여, 다음 용어는 알아두자.

 

트랜스미션 수술 : 사람의 뇌와 신체를 인공 뇌와 신체로 교환하는 수술

안드로이드 : 인공 신체

 

에덴 프로젝트의 과정인 트랜스미션 과정을 살펴보자.

이걸 비단 상상이라 여기지 말고, 과학이 발전하여 그게 가능해진다고 생각하며 읽어보자.

 

트랜스미션 대상자를 철수라 하자.

(몸이 병든) 철수와 철수 안드로이드를 수술대에 나란히 눕혀놓고, 안드로이드에 있는 인공두뇌와 철수의 두뇌를 동기화시킨다.

(여기서 외장 하드 드라이브 A에 있는 자료들을 다른 외장 하드 드라이브 B로 복사해서 옮기는 작업이 생각난다.)

철수 몸에 있는 뇌 신호들이 안드로이드의 인공두뇌로 모두 옮겨가면 신호가 다시 철수 쪽으로 옮겨오지 못하도록 차단한다. 이 상태에서 시간이 흐르면 원래 철수의 몸은 두뇌, 심장, 폐가 멈추고 시간이 더 지나면 철수의 신체 세포는 모두 죽게 된다.

그게 확인되면 이제 안드로이드 철수와 철수를 분리한다.

그렇게 해서, 병든 몸을 가지고 있던 철수는 안드로이드 철수로 변하게 된다.

이제 철수는 건강한 몸을 가지게 된다. 죽지 않게 된 몸을 가지게 된 것이다. (173)

 

따라서 에덴 프로젝트는 인간을 노화, 질병, 죽음으로부터 해방시키는 것이다.(93)

 

, 그렇게 되면 어떤 일이 생기게 될까? 인간이 죽지 않고 계속해서 산다면 어떤 문제가 발생할까?

위의 예에서 안드로이드 철수는 철수인가, 아닌가?

또 안드로이드를 만들어 사람의 두뇌를 이식할 수 있게 된다면, 안드로이드 1과 안드로이드 2을 만들어 동시에 철수의 두뇌를 이식할 수 있게 되는데, 이런 경우는 철수가 두 명 생기게 된다. 이 경우 과연 누가 진짜 철수인가?

(위에 이야기한 하드 드라이브는 얼마든지 복사를 할 수 있다는 것, 생각하면서.......)

 

밑줄 긋고 새겨볼 말들

 

언젠가 죽을 거라는 운명을 받아들였을 때 사람은 삶의 매순간을 소중하게 여기게 된다. (17)

 

인간의 뇌와 신체를 연구하다 보면, 인체의 신비에 놀라 신의 존재를 부정할 수 없게 됩니다. (81)

 

인간의 신체는 절대 빅뱅이나 오랜 시간이 흐르면서 우연히 만들어질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죠.(81)

 

사람들은 사탄이 무서운 모습으로 나타났을 때가 아니라 선한 모습으로 나타났을 때 사탄의 유혹에 빠지게 된다는 걸 기억하세요. 악하다는 것이 분명하게 드러나면 사람들은 저항합니다. 선하게 보인다고 해서 옳은 것이라고 단정해서는 안돼요. (149)

 

다시, 이 책은?

 

인간이 무엇인가를 성찰하게 하는 소설이다.

특히나 인간 복제, 인공지능 등의 여러 과학적 진보가 과연 인류의 미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생각해 보는 기회를 제공해주고 있다.

 

더하여, 이 책은 소설로서의 구성도 잘 갖추어놓아, 읽으면서 소설적 재미도 기대할 수 있다.

특히 반전이라는 요소도 빠트리지 않고 있다는 점도 알아두자. , 이건 스포일러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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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으로 쓰면서 외우는 일본어 문법 30일 완성 (스프링)
나무 지음 / 세나북스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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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으로 쓰면서 외우는 일본어 문법 30일 완성 

 

이 책은?

 

일본어 공부하는 책으로 손으로 쓰면서 외우는 일본어 문법 30일 완성이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쓰면서 공부하도록 구성되어 있다.

 

저자는 나무, 일본어 학습을 위한 강좌 및 블로그 운영 중이며, 일본어 학습 교재를 몇 권 출판했다. 손으로 쓰면서 외우는 JLPT N1 30일 완성, 손으로 쓰면서 외우는 JLP T N3 30일 완성등이다.

 

참고로 저자의 블로그(tanuki4noli.blog.me)를 찾아가보니, 이런 소개글이 보인다.

<대부분 알고 계시듯이, 저는 현재 일본에 있는 회사에서 주로 뉴스 번역 일을 하고 있습니다. 6년 넘게 매일 수많은 신문, 매체의 기사들만 보다보니.......>

 

내용을 보니, 계속해서 방문하고 읽고 싶은 내용이 많아 친구 추가했다는 점, 밝힌다.

 

이 책의 내용은?

 

그간 일본어 공부를 계속해서 - 물론 하다가 말다가, 또 했다가 그쳤다가 하는 식으로 - 해오고 있었다. 그러니 일본어에 관심은 있다는 말이다.

그래서 서가에 보면 일본어 책이 상당수 있는데, 열어보면, 그저 한 중간쯤까지는 열심히 한 흔적이 보이는데, 그 뒤는 아주 깨끗하다. 그러니 반만 공부하고, 항상 그 타령인 것이다.

 

마음먹고 덤벼든 것이 어디 한 두 번인가?

항상 책을 - 그것도 새 책을 - 잡으면, '이 번에는 기필코!' 하면서 다짐을 해보건만.....

 

그러나, 이 책은 마지막이라는 각오를 하면서 집어 들었다.

왜냐면? 책이 다른 책과는 다르기 때문이다.

무엇이 다를까?

 

첫 번째는 쓰는 책이라는 점이다.

물론 다른 일본어 책들도 분명 쓰면서 공부하도록 권장도 하고, 또 연습문제란에는 남겨둔 공란에 연습하면서 답을 쓰도록 구성되어 있기도 하다.

그러나 이 책은 애초부터 쓰도록 되어 있다.

<손으로 쓰면서 외우도록> 구성되어 있는 것이다.

 

그러니, 이 책은 처음부터 아예 쓰면서 시작한다.

핵심 정리 - 빈 칸 채우기 - 문장 완성하기 - 회화 베껴 쓰기 -

필수 단어 외우기 - 문제 풀기 - 복습하기  

이렇게 7단계로 구성된 교재에서 무려 6개 단계가 쓰기를 필수로 한다. 

 

쓰지 않고는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없으니, 써야 한다.

물론 그렇게 되어 있지 않아도 쓰면서 공부하는 게 일본어에서는 좋은데, 이 책은 더더욱 그리 하지 않고는 안 되게 되어 있는 것이다.

 

또 다른 장점은 스프링 식으로 편철되어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책을 양면으로 펴 놓고, 써가면서 공부하는데 아주 편리하게 되어 있다.

간혹 어떤 책들은 책을 양면으로 펼치기 어렵게 만들어진 것들도 있다. 해서 읽으려면 부득불 손으로 양면을 붙들고 펴야만 되는 것들이 있는 것이다.

(그런 책들을 보면, 제작자가 한 번이라도 자기가 만든 책을 열고 읽어보는지 의심이 간다.)

실상 공부할 때 아주 사소한 것이라도 거슬리면, 그걸 핑계 삼아 공부하기 싫어지는 경우 있지 않은가? 이 책은 그런 구실 없도록, 잘 되어 있다.

 

또 하나, 이 책의 저자는 공부해 본 사람만이 아는 그 어려움을 잘 알고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독자들이 그런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순서나 내용 등을 잘 배치해 놓고 있는 것이다.

 

예컨대 문제의 해답 말이다. 어떤 책들은 문제에 대한 답을 책 뒤로 해서 편집해 놓은 경우가 많은데. 그건 해답을 보지 말고 문제를 풀어보라는 것이라 생각되지만, 실상 어느 페이지를 공부하다가 그 페이지를 잠시 떠나 뒤로 가서 답을 확인하고 다시 원래의 페이지로 돌아오는 일이 여간 번거로운 일이 아니다. 해서 바로 바로 아래에 답이 있으면, 확인하기도 좋거니와 학습의 진도도 늦어지지 않는 점이 좋은 것이다.

 

실상 이런 점을 분명 독자들이 느낄만도 한데, 대부분의 책들은 그런 점을 생각하지 않고, 답을 별도로 분리하여 실어 놓아, 학습을 방해(?) 하고 있다는 것, 나만의 생각인가?

해서 이 책은 해답을 바로 바로 찾아, 공부하고 있는 것들을 확인하고 수정하니, 공부에 도움이 된다.

 

 

 

다시, 이 책은?

 

그렇게 새롭게 접한 이 책을 통해 일본어를 새롭게(?) 공부하면서 느낀 점을 몇 가지 적어 보았는데, 이 리뷰를 쓰는 이 시점에서 이 책을 다 마치지 못한 상태라는 점, 말해둔다.

 

이 책은 30일 완성으로 편집되어 있으니, 더 해야 한다.

그래서 부뚜막의 소금도 집어넣어야 짜다는 말처럼, 이 책 들고 더 공부해볼 작정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 책, 들고 공부하는데 뭔가 감이 온다는 것.

이 책으로 일본어, 할 수 있다는 생각, 단지 기분만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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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이야기를 원한다 - 하버드 스토리텔링 강의
가오펑 지음, 전왕록 옮김 / 라이스메이커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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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이야기를 원한다 

 

이 책은?

 

이 책 모두가 이야기를 원한다는 스토리텔링에 관한 책이다.

 

표지에 보니, 여러 가지 말로 이 책을 소개하고 있다.

<하버드 스토리텔링 강의>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데, 이 말의 정확한 의미는 모르겠다.

하바드 대학에서 강의한 내용인지, 아닌지?

 

The power of Storytelling 이란 문구도 보이는데, 그게 이 책의 내용을 단적으로 알려주고 있다.

원제는 매고사(賣故事)’, ‘이야기를 판다는 의미다.

그러니 상품을 파는 게 아니라, 상품에 들어있는 이야기를 판다는 것, 그게 스토리텔링의 요체라는 것이다.

 

저자는 가오펑(高朋), 중국 루난 출신으로 기업 교육 및 마케팅 전문가이기도 하다.

 

이 책의 내용은?

 

마케팅 전문가인 저자는 이 책에 스토리 마케팅을 연구·조사하여 다양한 기업의 스토리를 담아놓았다. 해서 우리도 잘 알고 있는 유수기업들이 어떻게 제품에 스토리를 입혀 판매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

 

여기 소개된 기업, 제품들을 몇 개 소개하면, 흥미로운 사연들이 많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중국의 화장품 기업, 쥐에미요우핀(聚美優品) (25)

영국 존 루이스 (John Lewis) 백화점 (37)

중국의 우한(武漢) 야생동물원 (39)

일본의 속옷 제조사, 산쥬(山樹) (41)

중국의 반고 프라자(44)

중국의 검색 포털 소후(Sohu) (51)

미국의 월트 디즈니 (61)

싱가폴의 싱가폴 에어라인 (67)

미국의 백화점 메이시스 (Macy's) (79)

 

이정도의 기업들 이름만 들어도, 그 안에 어떤 사연 - 이야기들이다 - 들이 펼쳐질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는 기업들 스토리만 있는 게 아니라, 중국인 저자인만큼 중국 관련 고전도 등장한다.

 

주왕(紂王)의 숙부 비간(比干)이 충언을 했지만, 그 댓가는 죽음이었다는 것 먼저 알아두자.

그 다음 추기라는 인물을 소개하는데 그런 사실 알고 있어야만 추기의 스토리텔링 기법이 얼마나 효과가 있었는지를 알 수 있게 된다. (98)

 

추기(鄒忌)는 제나라 재상이었다.

제나라 위왕(威王)에게 간언을 하는데, 이야기를 펼쳐 왕을 설득한다.

신하들이 왕 앞에서 직언을 하지 못하고, 아첨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이야기를 통해서 왕을 설득한다. 그 결과 왕은 노여워하는 대신에 그 말을 인정하고, 신하들에게 직언을 하도록 장려하는 명령을 내리게 된다.

스토리텔링이 일개 기업만 살리는 게 아니라, 나라도 살린다는 말이다.

 

이 책의 장점은 그래서 일단 스토리텔링의 힘을 알게 된다는 점이 그 첫째다.

그리고 저자는 스토리텔링의 연구자 답게 이론으로 말하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이야기 사례들을 제시함으로서 독자들을 설득하고 있다.

스토리텔링의 힘이, 그 정도구나, 하는 깨달음!

 

그래서 이 책으로 수많은 사례들을 듣고, 스토리텔링의 사례로 소개된 기업들을 재인식하게 되는 효과도 있다. 일례로 위에 소개된 싱가폴 에어라인 같은 경우다.

그 회사가 탄생하게 된 스토리를 읽으면, 우리나라 서울 정도의 면적을 가진 싱가폴이 어떻게 해서 선진국 대열에 들어서게 되었으며, 항공사 역시 평이 가장 좋은 회사로 인정받을 만 하게 되었는지를 알게 된다.  

 

또한 실제 스토리텔링을 배우고 싶은 독자들에게 이 책의 Part 34는 아주 유용한 지침이 될 것이다. 어떻게 스토리텔링을 구사할 것인가에 대한 자세하고도 구체적인 가르침이 담겨 있다.

 

다시, 이 책은?

 

현대는 정보과잉의 시대다. 그 넘치는 정보, 그런 정보 속에서도 스토리가 입혀진 정보, 이야기가 담겨 있는 정보는 그냥 밋밋하게 전달되는 것과는 다르게 보인다는 것,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처럼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에 살아남기 위해서, 스토리텔링의 기법을 알아두고, 사용하는 것, 이제 필수적이라는 것,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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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제프 푸셰 - 어느 정치적 인간의 초상, 전면 새번역 누구나 인간 시리즈 2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정상원 옮김 / 이화북스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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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조제프 푸셰 - 어느 정치적 인간의 초상 

 

이 책은?

 

이 책 조제프 푸셰는 프랑스 정치가 푸셰의 인생 역정을 그린 평전이다.

<어느 정치적 인간의 초상>이라는 부제가 붙어있다.

 

저자는 수많은 인물들의 평전을 쓴 슈테판 츠바이크, 그의 통찰력 있는 필력으로 한 정치가의 숨어 있던 모습을 제대로 볼 수 있게 된다.

 

이 책의 내용은?

 

조제프 푸셰의 생몰연대는 1759. 5.21 ~ 1820.12.25.

그러니 그의 시대는 프랑스 혁명시대와 겹친다. 그것은 그의 인생이 프랑스 혁명의 진척에 따라 굴곡진 생을 살았다는 것을 말해준다.

분명 그는 굵직굵직한 사건과 연관이 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게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는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저자는 그 이유를 다음과 같이 밝혀놓고 있다.

 

<그는 놀라울만큼 일관성 있게 지조 없이 살았다.> (5)

 

<간신히 포착한 몇 개 안되는 이력은 첫눈에도 한 사람의 것이라고는 보이지 않을만큼 제각각이다.> (9)

 

<너무 빨리 모습을 드러내지 말고 너무 성급히 입장을 결정하지 말자.> (32)

 

<푸셰는 평생 막후의 인물이라는 입장을 고수한다.>(32)

 

<정치사를 통틀어 가장 노련한 모사가인 푸셰는 공화국과 왕정과 황제의 제국을 무대 삼아 펼쳐지는 숱한 에피소드에서 스무 번이나 의상을 바꿔가며 한결 같은 명배우의 솜씨로 이 역할을 연기한다.>(33)

 

<이처럼 대담하게 방향을 바꾸고 백주에 뻔뻔하게 다른 진영으로, 승자에게로 가는 것이야말로 푸셰의 비밀 병법이다.> (83)

 

<그는 빛의 속도로 등을 돌린다. 그가 선봉대로 내세운 사람이 반격을 당하는 일이 한 번 더 반복된다. 늘 그렇듯이 푸셰가 한 말과 푸셰가 행한 정치 때문에 다른 사람이 피로 대가를 치르게 된다.> (127)

 

한마디로 그는 막후의 조정역을 맡은 것이다. 전면에 나서지 않는 역할.

그런 인생, 흥미롭지 않을 수 없다.

 

로베스피에르 VS. 푸셰

 

학창시절, 프랑스 혁명사를 읽으면서 로베스피에르라는 인물에 애착을 가진 적이 있었다. 무엇 때문이었을까? 이름이 멋져서? 아니면 그의 행적 때문에?

하여튼 로베스피에르를 그후로도 살펴오고 있었는데. 이 책에서 그의 죽음의 원인이 바로 푸셰라는 것을 알게 된다.

 

로베스피에르와 푸셰의 관계, 긴박하게 돌아가는 프랑스 혁명의 뒤안길에서 푸셰의 간계(?) 때문에 하루아침에 몰락하게 되는 그의 모습이 이 책에 잘 그려져 있다.

 

다시 ,이 책은?

 

이 책을 통해 일단, 조제프 푸셰 라는 인물을 흥미 있게 읽을 수 있었다.

그가 누구인지 맨 처음에는 몰랐으나,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서서히 안개가 걷히고 사물이 드러나듯이, 푸셰란 인물이 드러나고 있다.

 

다음으로는, 역사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하게 되었다는 점이다.

역사기록에 대한 다음 글을 읽어보자.

 

<푸셰는 자포자기 심정으로 위태로운 역할을 맡아 비밀리에 활약했지만, 대부분의 역사서는 이런 그의 역할을 충분히 강조하고 있지 않다. 몇몇 얄팍한 역사서는 아예 언급조차 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역사서는 언제나 눈에 보이는 것만을 서술한다. 그렇기에 역사가들은 당시의 박진감 넘치는 마지막 날들을 다룰 때 대개 달리앵과 바리스와 부르동에게만 초점을 맞춘다. ( ……) 한 마디로 역사가들은 데르미도르 9일에 벌어진 대서사극의 주연배우들을 묘사하지만 푸셰를 보지 못하고 지나친다.>(106-107)

 

츠바이크의 글을 통하여, 역사 기록의 한계를 알게 된다.

역사가는 어디까지나 겉에 보이는 것만 볼 수 있다는 것, 그래서 겉으로 드러난 사건만 기록할 수 있다는 것, 그게 역사 기록의 한계다. 따라서 우리는 역사를 읽을 때 그 이면을 찾아 읽어야 하고, 그 행간의 의미를 열심히 찾아 읽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이런 책의 필요성이 대두되는 것이다. 역사 기록의 행간과 이면을 찾아 보여주는 이런 책을 부지런히 찾아 읽어야만 역사에 대한 균형적인 시각을 지닐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러면 이런 글의 의미는 각별하다.

<푸셰의 존재를 인지하려면 역사의 심층을 들여다 보아야 한다. 대단치 않은 신하 같이 보이지만 사실은 다방면으로 영향을 미치며 한 시대를 주물렀던 인물이 보일 것이다. 그는 한 평생을 그늘에서 활약했지만 그 시기는 세 세대를 뛰어넘는다. 트로이 전쟁에서 파트로클로스는 이미 전사했고, 헥토르와 아킬레우스도 전사했지만, 권모술수에 뛰어난 오디세우스는 살아남았다. 푸셰는 재능으로 천재를 압도하고 냉혈성으로 온갖 열정을 이기고 살아남는다.> (26)

 

고전을 읽어서, 역사에 대한 인식을 분명히 하고 있어야, 소위 역사란 것의 실체를 알아볼 수 있는 안목을 가질 수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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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영원히 살아있네
장 도르메송 지음, 정미애 옮김 / 북레시피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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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영원히 살아있네

 

이 책은?

 

이 책 나는 영원히 살아있네는 소설이다.

분명 책 표지에 장 도르메송 장편 소설이라고 쓰여있으니, 소설이다.

 

저자는 장 도르메송, 일간 르 피가로주필로 정치 칼럼을 쓰고 오랫동안 아카데미 프랑세즈 회원으로 활동했다.

이 책 나는 영원히 살아있네는 그의 41번째 작품이자, 마지막 작품이다.

 

이 책의 내용은?

 

그런데 이 책이 과연 소설이 맞는 것일까?

읽어가면서 자꾸만 '이게 소설인가?', '소설 맞아?' 하는 혼자소리를 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은 이 책에는 주인공과 줄거리가 없기 때문이다. 아니, 없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먼저 주인공, 주인공은 없는 것일까 아니면 내가 못 찾은 것인가?

그래서 일단 주인공이 누구인지 알아보려고 애를 썼다.

해서 이야기를 끌고 가는 사람이 누구인지를 찾아보았다. 찾았다. ‘라는 인물, 화자를 발견했다.

 

라는 화자는 처음 문장부터 등장한다.

오랜 시간 나는 어두운 숲을 떠돌았다.”(11)

 

그렇게 어두운 숲을 떠도는 는 곧 이어서 길을 나서고(21), 수천 년의 걸음을 내딛고서야 마침내 거대한 나일 강가에 닿게 된다. (22)

 

간단하게 한 문장으로 요약한 의 행적은 바로 수천 년의 걸음이란 표현 때문에 또 판단이 어렵게 되어 버린다. 수천 년을 살 수 있는 사람은 없지 않는가? 그렇게 사람의 가능한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무언가 의심을 받게 된다. 어떤 의심? ‘는 한 사람이 아닐지 모른다. 또는 가 실제 사람이 아니라, 어떤 것을 의인화한 것은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드는 것이다.

 

그러나 일단 일인칭 주어 가 계속해서 등장하니, 그의 뒤를 따라갈 수밖에 없다.

 

그렇게 의 뒤를 따라가다 보니, 영화 속의 한 장면이 떠오른다.

바로 영화 <포레스트 검프 (Forrest Gump) >.

그 영화에서 주인공인 포레스트 검프는 역사적 현장마다 등장한다.

카메오가 아니다. 실제 주인공으로 얼굴을 내민다.

 

역사의 현장마다 포레스트 검프는 등장하여 역사적 현장의 목격자가 된다.

그러니 현장에서 역사를 보여주는 것이다. 실시간으로 현장감 있게.

 

바로 이것이 아닐까?

역사의 현장에서 는 얼굴을 바꿔가면서 실제 역사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 아닐까?

 

그렇게 이해를 하니 이런 문장들이 납득이 되기 시작한다.

 

<수세기가 하루처럼 지나갔다. 그러는 사이 나는 이집트 사람으로 환생했다.> (25)

<이제 이 자리, 인류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변곡점에 나는 서 있다.> (33)

<나는 도처에 존재한다. 동시에 모든 곳에 존재할 수 있다. 나는 이 시대에서 저 시대로 날아간다.> (44)

<그 무렵 나는, (……) 카트린 드 메디치의 시녀였던 것이다.> (150)

 

드디어 는 그 정체를 밝힌다.

<‘는 라 폼 드 팽에서 일하는 여종업원이면서 동시에 인류의 역사라는 점이다.> (165)

<나는 역사이다.> (311)

 

따라서 이 책은 소설이되, '역사'가 주인공이다.

역사가 주인공이니, 줄거리는 저절로 생긴다. 줄거리가 넘치고 넘칠 수밖에! 역사는 이야기가 아닌가?

해서 이 책은 소설 맞다.

역사가 주인공이 되어, 역사의 현장을 현재 진행형으로 현장감 있게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그런 것들을 인정하고 나서부터는 책을 손에서 뗄 수가 없었다.

줄거리때문에 독자는 시간도 잊은 채 역사의 현장을 누비게 되는 것이다. 

 

나는 또한 트로이 사람이었다.”라고 시작하는 곳, 트로이에서는 트로이의 왕 프리아모스와 부인 헤카베를 만날 수 있었고, 그의 아들 헥토르, 파리스, 딸 카산드라의 행적을 따라가기도 하였다. 그리고 트로이 멸망 후 아이네이아스를 따라 카르타고를 거쳐 로마에 이르기까지, 베르길리우스의 아이네이스를 읽게 되는 것이다.

 

또 여기 저기, 역사의 인물들을 사건들을 만나게 된다. 숨이 가쁠 정도로.....

 

다시 이 책은?

 

그러면 저자에게 역사는 무엇이며, 그 역사를 살아간다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여러 가지 답을 추릴 수 있겠지만, 다음 문장을 꼽아 보았다.

 

<산다는 것은 내게, 여러 모습으로 역사의 무대를 옮겨 다녔던 수많은 내게, 무엇보다 다양한 책을 읽는 행위였다.> (131)

 

저자가 90여 년간 이 땅에 살아오고 마지막으로 남긴 저서에서 역사를 주욱 훑어본 다음에  결론으로 말하길, 사는 게 무어냐고 물으신다면 저자는 책을 읽는 행위라고 답하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이런 발언으로 우리를 북돋는다. 책이 살아가는데 없어서는 안 되는 도구요, 보물이라고.

 

<나는 책을 무척 좋아했다. 그것들은 나의 도구이며 나의 보물이었다. 성경, 일리아스, 무덤 너머의 회상,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즐겨 읽었다.> (311)

 

이 책은 소설로 그러한 역사 여행, 문학 기행의 길을 떠나게 한다. 그래서 삶의 의미와 역사란 무엇인가를 깨닫게 하는, 참 특이한 경험을 하게 만들어 주는 신기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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