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제프 푸셰 - 어느 정치적 인간의 초상, 전면 새번역 누구나 인간 시리즈 2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정상원 옮김 / 이화북스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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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제프 푸셰 - 어느 정치적 인간의 초상 

 

이 책은?

 

이 책 조제프 푸셰는 프랑스 정치가 푸셰의 인생 역정을 그린 평전이다.

<어느 정치적 인간의 초상>이라는 부제가 붙어있다.

 

저자는 수많은 인물들의 평전을 쓴 슈테판 츠바이크, 그의 통찰력 있는 필력으로 한 정치가의 숨어 있던 모습을 제대로 볼 수 있게 된다.

 

이 책의 내용은?

 

조제프 푸셰의 생몰연대는 1759. 5.21 ~ 1820.12.25.

그러니 그의 시대는 프랑스 혁명시대와 겹친다. 그것은 그의 인생이 프랑스 혁명의 진척에 따라 굴곡진 생을 살았다는 것을 말해준다.

분명 그는 굵직굵직한 사건과 연관이 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게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는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저자는 그 이유를 다음과 같이 밝혀놓고 있다.

 

<그는 놀라울만큼 일관성 있게 지조 없이 살았다.> (5)

 

<간신히 포착한 몇 개 안되는 이력은 첫눈에도 한 사람의 것이라고는 보이지 않을만큼 제각각이다.> (9)

 

<너무 빨리 모습을 드러내지 말고 너무 성급히 입장을 결정하지 말자.> (32)

 

<푸셰는 평생 막후의 인물이라는 입장을 고수한다.>(32)

 

<정치사를 통틀어 가장 노련한 모사가인 푸셰는 공화국과 왕정과 황제의 제국을 무대 삼아 펼쳐지는 숱한 에피소드에서 스무 번이나 의상을 바꿔가며 한결 같은 명배우의 솜씨로 이 역할을 연기한다.>(33)

 

<이처럼 대담하게 방향을 바꾸고 백주에 뻔뻔하게 다른 진영으로, 승자에게로 가는 것이야말로 푸셰의 비밀 병법이다.> (83)

 

<그는 빛의 속도로 등을 돌린다. 그가 선봉대로 내세운 사람이 반격을 당하는 일이 한 번 더 반복된다. 늘 그렇듯이 푸셰가 한 말과 푸셰가 행한 정치 때문에 다른 사람이 피로 대가를 치르게 된다.> (127)

 

한마디로 그는 막후의 조정역을 맡은 것이다. 전면에 나서지 않는 역할.

그런 인생, 흥미롭지 않을 수 없다.

 

로베스피에르 VS. 푸셰

 

학창시절, 프랑스 혁명사를 읽으면서 로베스피에르라는 인물에 애착을 가진 적이 있었다. 무엇 때문이었을까? 이름이 멋져서? 아니면 그의 행적 때문에?

하여튼 로베스피에르를 그후로도 살펴오고 있었는데. 이 책에서 그의 죽음의 원인이 바로 푸셰라는 것을 알게 된다.

 

로베스피에르와 푸셰의 관계, 긴박하게 돌아가는 프랑스 혁명의 뒤안길에서 푸셰의 간계(?) 때문에 하루아침에 몰락하게 되는 그의 모습이 이 책에 잘 그려져 있다.

 

다시 ,이 책은?

 

이 책을 통해 일단, 조제프 푸셰 라는 인물을 흥미 있게 읽을 수 있었다.

그가 누구인지 맨 처음에는 몰랐으나,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서서히 안개가 걷히고 사물이 드러나듯이, 푸셰란 인물이 드러나고 있다.

 

다음으로는, 역사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하게 되었다는 점이다.

역사기록에 대한 다음 글을 읽어보자.

 

<푸셰는 자포자기 심정으로 위태로운 역할을 맡아 비밀리에 활약했지만, 대부분의 역사서는 이런 그의 역할을 충분히 강조하고 있지 않다. 몇몇 얄팍한 역사서는 아예 언급조차 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역사서는 언제나 눈에 보이는 것만을 서술한다. 그렇기에 역사가들은 당시의 박진감 넘치는 마지막 날들을 다룰 때 대개 달리앵과 바리스와 부르동에게만 초점을 맞춘다. ( ……) 한 마디로 역사가들은 데르미도르 9일에 벌어진 대서사극의 주연배우들을 묘사하지만 푸셰를 보지 못하고 지나친다.>(106-107)

 

츠바이크의 글을 통하여, 역사 기록의 한계를 알게 된다.

역사가는 어디까지나 겉에 보이는 것만 볼 수 있다는 것, 그래서 겉으로 드러난 사건만 기록할 수 있다는 것, 그게 역사 기록의 한계다. 따라서 우리는 역사를 읽을 때 그 이면을 찾아 읽어야 하고, 그 행간의 의미를 열심히 찾아 읽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이런 책의 필요성이 대두되는 것이다. 역사 기록의 행간과 이면을 찾아 보여주는 이런 책을 부지런히 찾아 읽어야만 역사에 대한 균형적인 시각을 지닐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러면 이런 글의 의미는 각별하다.

<푸셰의 존재를 인지하려면 역사의 심층을 들여다 보아야 한다. 대단치 않은 신하 같이 보이지만 사실은 다방면으로 영향을 미치며 한 시대를 주물렀던 인물이 보일 것이다. 그는 한 평생을 그늘에서 활약했지만 그 시기는 세 세대를 뛰어넘는다. 트로이 전쟁에서 파트로클로스는 이미 전사했고, 헥토르와 아킬레우스도 전사했지만, 권모술수에 뛰어난 오디세우스는 살아남았다. 푸셰는 재능으로 천재를 압도하고 냉혈성으로 온갖 열정을 이기고 살아남는다.> (26)

 

고전을 읽어서, 역사에 대한 인식을 분명히 하고 있어야, 소위 역사란 것의 실체를 알아볼 수 있는 안목을 가질 수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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