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이디푸스 이야기 생각하는 힘 : 진형준 교수의 세계문학컬렉션 3
호메로스 지음, 진형준 옮김 / 살림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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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디푸스 이야기 

 

이 책은?

 

이 책은 진형준 교수의 세계문학컬렉션 중 한 권으로, 그리스 비극 작가인 소포클레스의 작품 오이디푸스 왕, 콜로노스의 오이디푸스안티고네, 이렇게 세 편을 묶어 오이디푸스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펴낸 것이다.

 

이 책의 원저자인 소포클레스는 고대 그리스 3대 비극작가의 한 사람으로, 초기에는 비극작가겸 배우로도 활동했다. 그는 120편이 넘는 희곡을 썼는데, 전문이 온전하게 남아 있는 것은 여기 실린 오이디푸스 왕을 비롯하여 총 일곱 편이다.

 

이 책의 내용은?

 

먼저 각 작품의 개요를 살펴보자.

 

오이디푸스 왕: 소포클레스의 비극 중 가장 걸작으로 일컬어지는, 운명이 인간을 어떻게 희롱하는지잘 보여주고 있는 작품이다. 테베의 왕자 오이디푸스가 보여주는 운명과의 파란만장한 투쟁기라 할 수 있다.

 

콜로노스의 오이디푸스:

추방된 오이디푸스가 딸 안티고네와 함께 콜로노스에 도착한 후, 오이디푸스가 그곳에서 죽기까지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콜로노스는 아테네에서 2Km 떨어진 곳으로 플라톤의 아카데미아가 있던 곳이기도 하다.

 

안티고네

오이디푸스의 딸인 안티고네와 이스메네는 아버지 오이디푸스가 죽은 후 고향인 테베로 다시 돌아간다. 반란을 일으키다 죽은 오빠 폴리네이케스를 장사지내는 것을 두고 사건이 벌어지는데 .......

 

소포클레스는 이 세 작품을 통하여 오이디푸스 가문의 비극적인 모습을, 3- 라이오스, 오이디푸스, 안티고네- 에 걸친 비극적인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따라서 이 세 작품은 연작으로 생각하고 읽어도 좋을 것이다.

 

등장인물들

 

오이디푸스 : 테베의 왕

라이오스 : 테베의 왕, 오이디푸스의 아버지

이오카스테 : 라이오스의 부인, 오이디푸스의 어머니이자 아내

폴리보스 : 코린토스의 왕, 오이디푸스의 양부

크레온 : 이오카스테의 동생

테이레시아스 : 눈 먼 예언자.

오이디푸스의 아들들 : 폴리네이케스, 에테오클레스

오이디푸스의 딸들 : 안티고네, 이스메네

테세우스 : (아테네) 콜로노스의 왕

하이몬 : 크레온의 아들

 

테베 왕국의 왕들을 잠시 살펴보자. 이 세 개의 작품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라이오스 - 오이디푸스 - 폴리네이케스 - 에테오클레스 - 크레온

 

오이디푸스 왕은 라이오스, 오이디푸스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고, 콜로노스의 오이디푸스는 에테오클레스 시대, 그리고 안티고네는 크레온 시대가 배경이다.

 

주인공 각자에게 한 마디씩만 하라고 한다면?

 

소포클레스는 인간이 운명에서 벗어날 수 없음을 인정하면서도, 그 운명에 맞서 싸우는 인간상을 창조해 놓았다. 그래서 명대사들을 주인공들의 입에 올리게 하고 있는데, 등장인물들의 발언 가운데 각 하나씩만 골라 보았다. 우리 인생에 주는 교훈이 만만치 않음을 알 수 있다.

 

오이디푸스의 발언

<지금 이 자리에서 누군가 너를 죽이려 한다면 너는 그에게 당신이 내 아버지 아닌가요?’라고 물어볼 테냐? 너도 목숨이 아까우니 그에게 죽기 살기로 덤벼들 것이다.> (117)

 

운명이 그로 하여금, 죄인이 되게 하였다면서 자기자신을 변호하는 말이다. 일리가 있는 항변이다. 

 

안티고네의 발언

<저는 신들의 법을 어기는 죄를 짓지 않았으니 인간의 법 앞에서 두려워할 이유가 없어요. .....저는 인간이니 어차피 죽어야 할 운명입니다. 그러니 제 명대로 살지 못한다고 해서 그다지 애석할 것도 없습니다.> (157-158)

 

신 앞에 당당한 자세는 죽음에 대한 자세를 바르게 해 준다.

 

하이몬의 발언

<자기만이 제일 현명하며, 이 세상에 자기만한 사람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가장 어리석은 사람일 수 있으며 실제로 속에 든 것은 아무 것도 없는 사람이기 쉽습니다.>(168)

 

아버지 크레온을 설득하기 위하여 애를 쓰고 있는 아들의 발언이다.

 

테이레시아스의 발언

<사람은 누구나 잘못을 저지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후에 그 잘못을 바로 잡고 고집을 꺾은 사람은 이미 어리석은 사람도 아니고 불행한 사람도 아닙니다.>(178)

 

이 말은 예언자 테이레시아스가 크레온에게 한 말이지만, 오이디푸스의 인생을 평한 것으로 보아도 좋을 것이다.

 

다시, 이 책은?

 

<수많은 고대 신화의 도입부에는 버려진 아기를 구하는 누군가가 있다. 폴리보스가 아기 오이디푸스를 줍지 않았다면, 소포클레스는 그의 아름다운 비극도 쓰지 않았을 것을!>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밀란 쿤데라, 민음사, 20)

 

그렇게 평가받는 작품과 거기에 등장하는 오이디푸스, 인간이 태어날 때부터 비극적 존재라는 것을 확실하게 보여주는 인물이며 작품명이기도 한, 이 작품을 읽지 않고서는 인간 자체를 생각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니 읽어보자.

 

원래 원문은 희곡으로 되어 있지만, 이 책은 산문 형식으로 풀어놓았기 때문에 원문을 읽기 전에 전체적 맥락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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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와 아들 생각하는 힘 : 진형준 교수의 세계문학컬렉션 40
이반 세르게예비치 뚜르게녜프 지음, 진형준 옮김 / 살림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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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와 아들 

 

이 책은?

 

러시아 작가 투르게네프의 아버지와 아들을 진형준 교수가 축약하여 편집하여 세계문학컬렉션 시리즈 중 하나로 발간한 것이다.

아버지와 아들은 투르게네프가 1861년에 탈고하고 1862년에 발표한 소설이다.

 

이 책의 내용은?

 

먼저 등장인물을 살펴보자.

 

니콜라이 페트로비치 키르사노프 (44)

파벨 페트로비치 키르사노프 (45) : 니콜라이의 형

아르카디 : 니콜라이의 아들 (23)

바자로프 (예브게니 바실리예프) : 아르카디의 친구

페도시아 니콜라에브나 (페네치카) : 니콜라이의 여자

바실리 이바니치 바자로프 : 바자로프의 아버지

오딘초바 (안나 세르게예브나)

카챠 (카타리나 세르게예브나) : 오딘초바 부인의 여동생

 

작품의 제목이 아버지와 아들인지라, 아무래도 아버지인 니콜라이와 아들 아르카디에 관심이 가며, 또한 바자로프와 그의 아버지와의 관계도 관심을 끈다.

 

해설을 읽어보니, 이런 말이 나온다, 이 책을 이해하는데 좋은 자료라 생각되어 조금 인용해 본다.

<처음부터 다른 소설과는 무언가 다르다. 마치 역사소설, 혹은 르포인 것처럼 작품 앞머리에 1859520일이라고 명기되어 있다.......그것은 이 소설의 무대가 국가 전체가 격변기에 처한 러시아임을 분명하게 알려주고 있다.> (221)

 

그러한 격변기이니까, 격변하는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아무래도 다르다. 아버지와 아들 간에 그것이 어떻게 보일지? 분명 다르게 보일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은 일단 아버지와 아들간의 시각을 문제 삼아 보여준다.

 

이 작품은 세대 갈등에 더하여 진보와 보수간의 갈등도 배경으로 하고 있다.

그런 저자의 시각이 묻어나는 발언 찾아보자.

 

<내 방에 영국식 세면대가 있더군, 영국식 세면대는 장려할 만해, 그건 진보를 뜻하니까.> (28)

바자로프가 아르카디에게 한 말이다.

 

<그 여자는 실내모를 쓰고 있었다. 이 집 주인이 진보적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확실한 표시였다.> (70)

 

그러한 진보와 보수가 아버지와 아들 세대 간에는 세대 갈등으로 나타난다.

 

<그날 저녁 식사 후, 서재에서 니콜라이는 형 파벨에게 말했다. “이제 형님과 저는 시대에 뒤떨어졌어요. 우리들의 시대는 끝났어요. 그래요, 바자로프의 말이 옳을지도 몰라요. 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한 가지 견디기 어려운 게 있어요. 이제 아르카디와 정말 가깝게 지낼 수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나는 시대에 뒤떨어졌고 그 애는 저만치 앞서간다는 생각…… 우리는 서로를 이해할 수 없다는 생각…….” > (47)

 

이 책에서 애착이 가는 인물은 어찌 보면 우유부단한 아르카디 보다는 그의 아버지 니콜라이다. 그가 그의 형에게 하는 말 속에 그의 인격이 보인다.

 

<동생이 형에게 말했다. “형님, 전에 어머니와 말싸움했던 게 생각나네요. 어머니는 소리만 지르시면서 제 말은 들으려고도 하지 않으셨지요. 결국 저는 어머니는 저를 이해하실 수 없어요. 우리는 세대가 다르니까요라고 말해버렸죠. 그런데 이제 우리 차례가 된 셈이에요.”

자네는 너무 너그럽고 겸손해서 탈이야. 나는 자네나 내가 저 애들보다는 옳다고 확신해. 우리가 약간 낡은 언어를 쓰고 구식인지는 모르지만, 그리고 저 애들처럼 확신에 차 있지는 않지만…….” > (60)

 

그러니 그는 시대가 변한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다. 그러면서 과거 자기가 어머니에게 했던 말을 떠올린다. 어머니에게 세대 차이가 난다고 한 그 말을 지금 아들로부터 듣고 있다는 것, 그것을 알고 있다는 것이다.

 

또 한 명의 아버지가 있다. 그 아버지는 어떻게 해서든지 아들과 가까워지려고 한다. 그 눈물어린 정경을 살펴보자.

 

<아버지는 자신이 편견을 가진 사람이 아니라고 자주 강조했다. 어떻게 해서든 젊은 아들과 가까워지려는 노력이었다.>(133)

 

바자로프의 아버지 이야기다. 격변하는 세상에 아들은 어느새 훌쩍 커서 품안에 들지 않고 떠나 버리고, 이제 아버지를 구시대 한 물 간 뒷방 노인 취급하며 말도 제대로 붙이지 않는다. 그런 아들을 대하는 아버지의 모습이 이 문장에 눈물겹게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다시, 이 책은?

 

또 하나 이 책에서 보여주는 것은 세대 차이, 진보와 보수간의 갈등만이 아니라, 남녀 간의 섬세한 감정의 흐름도 잘 보여주고 있다.

 

바자로프와 오딘초바 부인, 그리고 아르카디와 카챠의 관계.

그들 사이에 어떤 감정이 흐르고, 말들이 오가는지를 작가는 아주 섬세하게 묘사하고 있다.

그 네 사람 사이에 오고 간 말들, 사랑스럽고 철학적인 말들, 몇 개 옮겨본다.

 

<시간이란 때로는 새처럼 날아가기도 하고 때로는 벌레처럼 기어가기도 한다. 그러나 시간이 빨리 가든지 늦게 가든지 의식조차 못하는 사람이 진정으로 행복한 법이다.> (97)

 

<제가 불행하다고 하는 건.... 삶에 대한 욕망이나 열정이 없기 때문이에요.> (107)

 

<인간은 한 오라기 실에 매달려 있는 존재이고, 그 아래는 깊은 심연이 입을 벌리고 있지.> (117)

 

당신 자신을 가져오셨잖아요. 그보다 더 좋은 건 없어요.”(144)

 

사랑의 밀어 속에 철학이 묻어나니, 사랑은 사람을 철학자로 만드는 모양이다.

 

이 책, 인생을 생각하게 하고, 시간의 흐름을 생각하게 하며, 사랑 또한 생각하게 만든다.

역시 투르게네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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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레바퀴 아래서 - 일러스트와 헤세의 그림이 수록된 호화양장
헤르만 헤세 지음, 이은경 옮김 / 아이템비즈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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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레바퀴 아래서 

 

이 책은?

 

헤르만 헤세의 유명한 소설 수레바퀴 아래서를 새롭게 번역하여 펴낸 책이다.

 

줄거리를 좀 더 이해할 수 있는 삽화와 헤르만 헤세가 그린 그림들이 같이 수록되어 있어, 헤세의 작품 세계와 그의 세계를 조금 더 깊게 살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 책의 내용은?

 

등장인물 :

한스 기벤라트

요셉 기벤라트 : 한스의 아버지

헤르만 하일너 : 신학교의 학생, 한스의 유일한 친구.

에마 : 한스로 하여금 남성의 감정을 처음 깨닫게 해준 여인.

아우구스트 : 한스의 친구, 기계공.

 

줄거리 : 생략!

 

수레바퀴는 어떤 의미일까?

 

이 작품에서 수레바퀴는 다음과 같이 두 번 언급된다.

 

, 그래야지. 다만 지칠 정도로 무리해선 안 되네. 그러면 수레바퀴 아래에 깔리고 말 거야.” (140)

 

<그는 자신감을 잃고 수레바퀴에 깔린 달팽이처럼 더듬이를 거두고 껍데기 속으로 들어갔다.> (202)

 

모두다 수레바퀴에 깔리는 것을 말하고 있다.

그러면 한스가 그 밑에 깔리는 수레바퀴는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엄격한 규율과 통제로 이루어지는 교육 현장을 말하는 것이다. 이 책이 쓰여질 당시 독일에서는 청소년의 자살이 사회문제화 되어, 교육 체계와 학교 제도를 개혁해야 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었다 한다. (256)

 

그러한 학교 제도하에서, 무조건 학교의 방침에 따라야만 했던 많은 학생들이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하여 공부만 공부만 하던, 그런 시간, 그런 시절을 수레 바퀴로 생각하면 될 것이다.

 

그런 수레 바퀴에 깔려 (물론 수레바퀴에 깔린다는 것은 은유적 표현이다) 한스는 2등이라는 우수한 성적으로 입학한 학교에서 결국 나오게 된다. 어디 그것뿐인가? 학교에서 적응하지 못한 한스는 사회에서도 적응하지 못한 채 쓸쓸히 강물을 따라 흘러가는 시체가 되어, 독자들의 마음을 안타깝게 한다.

 

이 책에 등장하는 작품, 인물들

 

이 작품을 전에 몇 번 읽었었다. 해서 다시 읽어보는 이 책에는, 그전에 읽을 때에는 그냥 스쳐 지나갔던 것들이 눈에 뜨이는데, 특히 그중에서도 소설들 여러 작품들과 책의 저자들이 눈에 뜨인다. 그러한 것 몇 개 소개해 본다.

 

<이곳에서는 차라투스트라가 한 말을 몰라도 살아가는 데 전혀 문제될 것없을뿐더러 교양인 행세를 할 수 있었다.> (10)

 

니체의 그 유명한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근처에 살던 파우스트 박사가 이곳에서 엘핑겐 포도주를 여러 잔 마셨다는 전설이 있다.> (138)

 

독일의 전설적 인물 파우스트 박사다. 파우스트는 여러 사람에 의해 작품화 되었고, 그 중 괴테가 쓴 파우스트가 우리에게 가장 잘 알려져있다.

 

<그러면 그는 자신이 마치 오시안이라도 된 듯한 기분에 도취되어 몽롱한 슬픔에 빠지게 되고, 그 비애는 다시 한숨이 되고, 이야기가 되고 시가 되어 죄 없는 한스의 머리 위에 폭포수처럼 쏟아졌다.> (113)

 

역자는 오시안에 대한 설명을 괄호 안에 해 놓았다.

‘3세기 무렵 고대 켈트 족의 전설적인 영웅이자 시인.’

 

오시안은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 등장하는 시인이다.

그 작품에서 로테는 베르테르에게 이렇게 말한다.

당신이 번역한 오시안의 노래 몇 편이 있어요. 저는 아직 그걸 읽지 못했어요. 사실 당신이 읽어주는 것을 듣고 싶었거든요.”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더클래식, 190)

 

이밖에도, 크세노폰, 호메로스, 리비우스, 실러, 셰익스피어 등 한스가 배운 역사서, 문학작품들과 저자들이 보인다.

 

밑줄 긋고 새겨볼 말들

 

남자로 산다는 것 :

<어느 아이를 보나 이별의 두려움과 북받치는 애정과 애착을 느끼면서도 주변 사람들을 의식한 나머지 의젓한 사나이로 보여야 한다는 생각과 씨름하고 있는 것이 역력했다. 울고 싶으면서도 애써 아무렇지도 않다는 표정을 지어 보이는 아이들도 있었다.> (83)

 

얼마전 읽었던 책, 제임스 홀리스의 남자로 산다는 것이 저절로 소환되는 구절이다.

 

<자기의 속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고, 자기의 말에 귀를 기울여 줄 수 있는 사람이 필요했던 것이다.> (112)

 

이런 상황은 비단 한스 같은 학생에게만 해당하는 게 아니라, 인간 모두에게 공통되는 것이다.

 

<어느 누구도, 그 소년의 조그마한 얼굴에 번지는 무기력한 미소 뒤에는 물에 빠진 영혼이 두려움 가득한 절망 속에서 허우적대며 죽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했다.> (167)

 

다시, 이 책은?

 

좋은 작품은 시대를 초월해서 읽혀야 한다. 다시 말해 시간이 흐른 뒤에도 보편성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이 책은 그런 보편성 측면에서 지금도 읽을만한가?

답은 그렇다, 이다. 백번 물어도 같은 답이 나올 것이다.

 

이 책을 몇 번 읽었는데도 매번 읽을 때마다 새로운 느낌이 온다.

내가 있는 자리에서, 나의 상황과 우리 사회의 상황들이 달라지기에 이 책은 몇 번이라도 읽어도 배울 것이 있다는 것, 새롭게 받아들이는 게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이 책을 항상 새로운 마음으로 읽어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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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미스터 렌 - 어느 신사의 낭만적 모험
싱클레어 루이스 지음, 김경숙 옮김 / 레인보우퍼블릭북스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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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미스터 렌

 

이 책은?

 

이 책 우리의 미스터 렌은 소설이다.

노벨 문학상 수상작가인 싱클레어 루이스(1885-1951)1914년에 발표한 소설이다.

그는 1930년에 미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노벨 문학상을 받은 작가다.

 

이 책의 내용은?

 

제목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미스터 렌의 일상생활에서 겪는 일들을 기록한 소설이다.

모험, 그것도 낭만적인 모험?

과연 이 작품의 주인공 미스터 렌의 모험, 낭만적인 모험은 어떠한 것일까?

기대가 된다.

특히 이 소설이 <사실주의 수법·유머·풍자 등을 개성적인 재능으로 잘 표현한> 작품으로 평가받기에 더욱 그렇다.

 

먼저 등장인물을 살펴보자.

미스터 렌 (윌리엄 렌) : '기념품과 장식 소품 컴퍼니' 직원

모티머 길포글 : 회사 책임자(부장).

영국 여행중 만난 사람들 : 해리 모튼, 이스트라 내시.

여행을 끝내고 뉴욕으로 돌아와 만난 사람들 : 미스 넬리, 톰 포핀스

 

줄거리 :

미스터 렌은 어느날 상속으로 받은 땅이 팔려 은행잔고가 1,000달러가 되자, 평소 꿈꿔온 여행을 떠나기로 한다. 여행 경비를 절약하기 위하여 영국으로 가는 가축 운반선에 소 치는 일꾼으로 채용되어 영국으로 향한다.

 

영국 여행에서 옥스퍼드의 뉴 칼리지도 방문하는데, 거기서 그는 이런 결심을 한다.

어떻게든 끝까지 버텨서 이 교양 있는 세계에서 버티는 법을 터득할 것’(105)

또한 우연히 이스트라 낸시라는 여인을 만나게 되어, 모험 아닌 모험을 하기도 한다.

 

여행을 끝내고 뉴욕으로 돌아와서는 하숙집을 옮기고, 운명의 여인 미스 넬리를 만난다.

 

그는 여행중 유독 외로움을 느낀다.

그가 생각하는 행복은 다음 두 가지 공식이다. (116)

저녁에 집에 함께 갈 사람’, ‘동고동락하며 함께 일할 동료를 만나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친구를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친구를,,, 친구들을 만들어야 해. 이제 친구가 어떤 건지 좀 알겠군. 친구를 만들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니. 참 웃겨. 잊지 말아야 해. 뉴욕에서 아주 많은 친구를 만들어야 해. 어떻게 만드는지 배워야겠어.” (210)

 

그런 마음을 가지고 여행에서 돌아온 그는 친구를 만들기 위해 이전과는 달리 적극적인 행보를 펼쳐나간다.

 

그래서 그의 영국행 모험은 이런 평가를 내릴 수 있다.

<그가 떠나온 이 모험은 역사상 가장 이상하고, 가장 낭만적인 모험이었다. 동시에 가장 바보같고 가장 쓸모 없기도 했다.> (194)

 

혼자 외롭게 지내던 미스터 렌은 드디어 친구를 사귀게 되고, 또한 여인과 나누는 대화, 그 대화의 맛도 알게 된다.

 

<두 사람은 여름날 개울처럼 조잘조잘 활기차게 대화를 나누었다. 미스터 렌은 크리스마스 장식을 위한 트리용 나무를 살 거라고 말했다. 다음날 넬리는 나무를 가져다 아침 식사 자리에 몰래 놔두었다. 그들은 대화를 나눔으로써 오해의 고통에서 피어난 친밀감이라는 꽃을 얻게 되었다.> (316)

 

그렇게 해서 일상을 외롭게 지내던 미스터 렌은 드디어 그가 생각하던 저녁에 집에 함께 갈 사람’, ‘동고동락하며 함께 일할 동료를 만나는 행복의 두 가지 공식을 다 갖춘 사람이 되는 것이다멋진 해피엔딩이다.

 

밑줄 긋고 새겨볼 말들

 

월요일도 일요일처럼 빈둥거리며 시간을 보내게 된다면 더 이상 일상의 작은 일들에 대한 흥미와 놀라움은 느낄 수 없다는 함정이 있었다. (56)

 

인생은 차오르는 용기로 원하는 것을 추구하는 장밋빛의 무언가였다. (112)

 

삶은 정말이지 세상에서 제일 지독한 과제예요! (157)

 

이런 유머도 기억해 두자. (152)

세상에는 몇 가지 종류의 차가 있죠?”

실론 차. 영국 홍차, 그리고 중국 차? 그리고 골프 티(tee, 골프공을 올려놓는 작은 받침)”

 

다시, 이 책은?

 

이 책 우리의 미스터 렌<어느 신사의 낭만적 모험>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데, 이 부제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 소설에서 주인공인 미스터 렌의 행적은 두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여행하는 부분과 일상을 살아가는 부분이다. 두 부분은 이질적이기까지 한데, 그 두 부분을 관통하는 키워드가 바로 모험인 것이다. 미스터 렌에겐 여행하는 일도, 또한 일상을 살아가는 것도 모두 모험인 것이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우리도 그와 마찬가지로, 우리의 일상이 모두 모험이 아닌가? 외로움에서 벗어나기 위한 모험 - 그게 직업이든 또는 연애를 하는 것이든 - 이 아닌가?

그래서 살아가는 것 자체가 모험이라는 것, 그것을 저자는 말하고 있는 것이다.

 

이 책, 시선을 강탈하는 사건은 보이지 않지만, 미스터 렌의 행적을 쫓다보면 거기에서 우리가 매일매일 일상을 살아가는 바로 그 모습이 보인다는 것, 그래서 미스터 렌의 이야기가 바로 나의 이야기로 들리는 신기한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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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란의 미녀
백시종 지음 / 문예바다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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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란의 미녀

 

이 책은?

 

이 책 누란의 미녀』는 소설이다.

저자는 백시종, 소설가로 많은 작품을 발표한 유명작가다. 그의 작품은 몇 권 읽은 적이 있다.

 

이 책의 내용은?

 

먼저 제목에 있는 말, ‘누란이 무엇인지 알아보자.

고대에 누란(樓蘭) 왕국이 있었다.

지금 중국의 신장(新牆) 지역에 위치했던 나라다. 지금의 정확한 명칭은 신장 위구르 자치구.

신장은 중국의 23개 성중에서 가장 넓은 면적을 차지하고 있는 지역이다.

 

그런 위구르를 중국이 강제로 병합해 일개 성()으로 만들었다.

신장은 새로운 영토라는 뜻인데 비하여, ‘위구르단결과 연합을 의미한다니, 중국과 위구르 측이 의미하는 바가 그렇게 간격이 크다.

 

누란의 역사는 9세기에서 13세기에 이르기까지 약 500년 동안 위구르 카칸 왕국이 번영을 이루었었고, 18세기 중반 이후부터 대부분이 중국의 지배하에 들어갔다. (6)

1600년 전 누란국은 소실되었고, 옛 성터의 유적만 남아있다.(378)

 

누란의 미녀라 함은 무엇울 말하는 것인가?

BC 1800 년쯤으로 추정되는 고대 누란왕국의 미라가 발견되었다. 그 미라를 누란의 미녀라는 고고학적 이름으로 부르는데, 저자는 이를 소재로 하여, 중국 신장성 위구르 족의 역사를 이 한편의 소설로 형상화했다.

 

이 소설의 등장인물을 살펴보자.

주인공은? 당연히 누란의 미녀. 누구일까?

쟈오서먼 : 우루무치 이슬람 계통 사범대학 교수. 

그럼 그녀의 상대역은 누구일까?

조진표 : 의사, 선교사,

우루무치 여행 마지막 날, 공안들이 쏜 총에 맞은 누란의 미녀를 만나, 새로운 세계로 뛰어든다.

조진표에게 쟈오서먼은 '누란의 미녀'로 보인다.

 

그밖에 많은 인물이 등장한다.

 

줄거리는? 위구르 족의 한 맺힌 역사가 바로 줄거리다.

위구르를 복속시킨 중국의 압제하에서 위구르 국민들이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작가는 위구르 족이 독립하기 위하여 벌이는 투쟁의 역사 속에 쟈오서먼과 조진표를 들여보내, 투쟁을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다.

 

소설 속에, 신장성으로 이주하게 되는 한 족의 모습, 한족이 이주해 옴에 따라 재산을 빼앗기고 해체되는 위구르 족의 가족들, 중국의 정책에 의해서 위구르 가족 간에도 갈라지는 모습들, 위구르 독립을 외치는 독립의 함성도 모두 여기에 들어있다.

 

거기에 한국에서 여행을 간 일군의 인물들의 모습을 통해서, 우리나라의 문제점도 지적하는 저자의 문제의식, 살펴볼만 하다.

 

다시, 이 책은?

 

제목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

 

첫 번째는 미라로 발견된 누란의 미녀가 가지는 이미지다.

몇 천 년 역사를 가진 위구르 민족의 역사가 중국의 신장, 한 개 성으로 복속이 되는 바람에 어떻게 바뀌고 있는가, 위구르 족이 독립을 위하여 투쟁하는 모습 속에서, 벌어지는 가슴 아픈 이야기들이, 현실감 넘치게 펼쳐지고 있다.

 

두 번째는 살아있는 누란의 미녀가 가지는 이미지다.

위구르 민족의 독립을 위해 불속에라도 뛰어 들겠다는 각오로 임하는 샤오서먼의 모습이 여기 있다.

 

그런 나라를 위한 피끓는 사랑이 펼쳐지는가 하면, 그녀와 더불어 사랑을 키워가는 선교사 조진표의 사랑도 이 소설을 끌고 가는 주요한 모티브가 된다.

 

과연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죽음을 각오하고 사랑하는 것, 가능한 것일까?

자기가 가지고 있던 종교를 사랑을 위해 버릴 수 있는가?

 

그간 몰랐던 나라, 위구르 지역과 그리고 그 땅에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에게 평화가 찾아와, 사랑도 마음껏 할 수 있는 시절이, 제발 빨리 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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