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와 아들
이
책은?
러시아 작가 투르게네프의 『아버지와 아들』을 진형준 교수가 축약하여 편집하여 세계문학컬렉션 시리즈
중 하나로 발간한 것이다.
『아버지와 아들』은 투르게네프가 1861년에 탈고하고 1862년에 발표한 소설이다.
이 책의
내용은?
먼저 등장인물을 살펴보자.
니콜라이 페트로비치 키르사노프 (44세)
파벨 페트로비치 키르사노프 (45세) :
니콜라이의
형
아르카디 :
니콜라이의 아들
(23세)
바자로프 (예브게니 바실리예프) :
아르카디의
친구
페도시아 니콜라에브나 (페네치카) :
니콜라이의 여자
바실리 이바니치 바자로프 :
바자로프의 아버지
오딘초바 (안나 세르게예브나)
카챠 (카타리나 세르게예브나) :
오딘초바 부인의 여동생
작품의 제목이 ‘아버지와 아들’인지라,
아무래도 ‘아버지인 니콜라이와 아들 아르카디’에 관심이 가며,
또한 ‘바자로프와 그의 아버지와의 관계’도 관심을 끈다.
해설을 읽어보니,
이런 말이
나온다,
이 책을 이해하는데 좋은 자료라
생각되어 조금 인용해 본다.
<처음부터 다른 소설과는 무언가
다르다.
마치
역사소설,
혹은 르포인 것처럼 작품 앞머리에
1859년 5월 20일이라고 명기되어 있다.......그것은 이 소설의 무대가 국가 전체가 격변기에 처한
러시아임을 분명하게 알려주고 있다.>
(221쪽)
그러한 격변기이니까,
격변하는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아무래도 다르다.
아버지와 아들 간에 그것이 어떻게
보일지?
분명 다르게 보일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은 일단 아버지와
아들간의 시각을 문제 삼아 보여준다.
이 작품은 세대 갈등에 더하여 진보와 보수간의 갈등도 배경으로 하고
있다.
그런 저자의 시각이 묻어나는 발언
찾아보자.
<내 방에 영국식 세면대가 있더군,
영국식 세면대는 장려할
만해,
그건 진보를
뜻하니까.>
(28쪽)
바자로프가 아르카디에게 한 말이다.
<그 여자는 실내모를 쓰고 있었다.
이 집 주인이 진보적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확실한 표시였다.>
(70쪽)
그러한 진보와 보수가 아버지와 아들 세대 간에는 세대 갈등으로
나타난다.
<그날 저녁 식사 후,
서재에서 니콜라이는 형 파벨에게
말했다.
“이제 형님과 저는 시대에
뒤떨어졌어요.
우리들의 시대는
끝났어요.
그래요,
바자로프의 말이 옳을지도
몰라요.
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한 가지
견디기 어려운 게 있어요.
이제 아르카디와 정말 가깝게 지낼
수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나는 시대에 뒤떨어졌고 그 애는 저만치 앞서간다는 생각……
우리는 서로를 이해할 수 없다는
생각…….” >
(47쪽)
이 책에서 애착이 가는 인물은 어찌 보면 우유부단한 아르카디 보다는 그의 아버지
니콜라이다.
그가 그의 형에게 하는 말 속에
그의 인격이 보인다.
<동생이 형에게 말했다.
“형님,
전에 어머니와 말싸움했던 게
생각나네요.
어머니는 소리만 지르시면서 제
말은 들으려고도 하지 않으셨지요.
결국 저는 ‘어머니는 저를 이해하실 수 없어요.
우리는 세대가
다르니까요’라고 말해버렸죠.
그런데 이제 우리 차례가 된
셈이에요.”
“자네는 너무 너그럽고 겸손해서
탈이야.
나는 자네나 내가 저 애들보다는
옳다고 확신해.
우리가 약간 낡은 언어를 쓰고
구식인지는 모르지만,
그리고 저 애들처럼 확신에 차
있지는 않지만…….” >
(60쪽)
그러니 그는 시대가 변한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다.
그러면서 과거 자기가 어머니에게
했던 말을 떠올린다.
어머니에게 세대 차이가 난다고 한
그 말을 지금 아들로부터 듣고 있다는 것,
그것을 알고 있다는
것이다.
또 한 명의 아버지가 있다.
그 아버지는 어떻게 해서든지
아들과 가까워지려고 한다. 그 눈물어린 정경을 살펴보자.
<아버지는 자신이 편견을 가진 사람이 아니라고 자주
강조했다.
어떻게 해서든 젊은 아들과
가까워지려는 노력이었다.>(133쪽)
바자로프의 아버지 이야기다.
격변하는 세상에 아들은 어느새
훌쩍 커서 품안에 들지 않고
떠나 버리고,
이제 아버지를 구시대 한 물 간
뒷방 노인 취급하며 말도 제대로 붙이지 않는다.
그런 아들을 대하는 아버지의
모습이 이 문장에 눈물겹게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다시,
이
책은?
또 하나 이 책에서 보여주는 것은 세대
차이,
진보와 보수간의 갈등만이
아니라,
남녀 간의 섬세한 감정의 흐름도
잘 보여주고 있다.
바자로프와 오딘초바 부인,
그리고 아르카디와 카챠의
관계.
그들 사이에 어떤 감정이 흐르고,
말들이 오가는지를 작가는 아주
섬세하게 묘사하고 있다.
그 네 사람 사이에 오고 간 말들,
사랑스럽고 철학적인
말들,
몇 개
옮겨본다.
<시간이란 때로는 새처럼 날아가기도 하고 때로는 벌레처럼
기어가기도 한다.
그러나 시간이 빨리 가든지 늦게
가든지 의식조차 못하는 사람이 진정으로 행복한 법이다.>
(97쪽)
<제가 불행하다고 하는 건....
삶에 대한 욕망이나 열정이 없기
때문이에요.>
(107쪽)
<인간은 한 오라기 실에 매달려 있는
존재이고,
그 아래는 깊은 심연이 입을
벌리고 있지.>
(117쪽)
“당신 자신을 가져오셨잖아요.
그보다 더 좋은 건
없어요.”(144쪽)
사랑의 밀어 속에 철학이 묻어나니,
사랑은 사람을 철학자로 만드는
모양이다.
이 책,
인생을 생각하게
하고,
시간의 흐름을 생각하게
하며,
사랑 또한 생각하게
만든다.
역시
투르게네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