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레바퀴 아래서 - 일러스트와 헤세의 그림이 수록된 호화양장
헤르만 헤세 지음, 이은경 옮김 / 아이템비즈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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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레바퀴 아래서 

 

이 책은?

 

헤르만 헤세의 유명한 소설 수레바퀴 아래서를 새롭게 번역하여 펴낸 책이다.

 

줄거리를 좀 더 이해할 수 있는 삽화와 헤르만 헤세가 그린 그림들이 같이 수록되어 있어, 헤세의 작품 세계와 그의 세계를 조금 더 깊게 살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 책의 내용은?

 

등장인물 :

한스 기벤라트

요셉 기벤라트 : 한스의 아버지

헤르만 하일너 : 신학교의 학생, 한스의 유일한 친구.

에마 : 한스로 하여금 남성의 감정을 처음 깨닫게 해준 여인.

아우구스트 : 한스의 친구, 기계공.

 

줄거리 : 생략!

 

수레바퀴는 어떤 의미일까?

 

이 작품에서 수레바퀴는 다음과 같이 두 번 언급된다.

 

, 그래야지. 다만 지칠 정도로 무리해선 안 되네. 그러면 수레바퀴 아래에 깔리고 말 거야.” (140)

 

<그는 자신감을 잃고 수레바퀴에 깔린 달팽이처럼 더듬이를 거두고 껍데기 속으로 들어갔다.> (202)

 

모두다 수레바퀴에 깔리는 것을 말하고 있다.

그러면 한스가 그 밑에 깔리는 수레바퀴는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엄격한 규율과 통제로 이루어지는 교육 현장을 말하는 것이다. 이 책이 쓰여질 당시 독일에서는 청소년의 자살이 사회문제화 되어, 교육 체계와 학교 제도를 개혁해야 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었다 한다. (256)

 

그러한 학교 제도하에서, 무조건 학교의 방침에 따라야만 했던 많은 학생들이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하여 공부만 공부만 하던, 그런 시간, 그런 시절을 수레 바퀴로 생각하면 될 것이다.

 

그런 수레 바퀴에 깔려 (물론 수레바퀴에 깔린다는 것은 은유적 표현이다) 한스는 2등이라는 우수한 성적으로 입학한 학교에서 결국 나오게 된다. 어디 그것뿐인가? 학교에서 적응하지 못한 한스는 사회에서도 적응하지 못한 채 쓸쓸히 강물을 따라 흘러가는 시체가 되어, 독자들의 마음을 안타깝게 한다.

 

이 책에 등장하는 작품, 인물들

 

이 작품을 전에 몇 번 읽었었다. 해서 다시 읽어보는 이 책에는, 그전에 읽을 때에는 그냥 스쳐 지나갔던 것들이 눈에 뜨이는데, 특히 그중에서도 소설들 여러 작품들과 책의 저자들이 눈에 뜨인다. 그러한 것 몇 개 소개해 본다.

 

<이곳에서는 차라투스트라가 한 말을 몰라도 살아가는 데 전혀 문제될 것없을뿐더러 교양인 행세를 할 수 있었다.> (10)

 

니체의 그 유명한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근처에 살던 파우스트 박사가 이곳에서 엘핑겐 포도주를 여러 잔 마셨다는 전설이 있다.> (138)

 

독일의 전설적 인물 파우스트 박사다. 파우스트는 여러 사람에 의해 작품화 되었고, 그 중 괴테가 쓴 파우스트가 우리에게 가장 잘 알려져있다.

 

<그러면 그는 자신이 마치 오시안이라도 된 듯한 기분에 도취되어 몽롱한 슬픔에 빠지게 되고, 그 비애는 다시 한숨이 되고, 이야기가 되고 시가 되어 죄 없는 한스의 머리 위에 폭포수처럼 쏟아졌다.> (113)

 

역자는 오시안에 대한 설명을 괄호 안에 해 놓았다.

‘3세기 무렵 고대 켈트 족의 전설적인 영웅이자 시인.’

 

오시안은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 등장하는 시인이다.

그 작품에서 로테는 베르테르에게 이렇게 말한다.

당신이 번역한 오시안의 노래 몇 편이 있어요. 저는 아직 그걸 읽지 못했어요. 사실 당신이 읽어주는 것을 듣고 싶었거든요.”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더클래식, 190)

 

이밖에도, 크세노폰, 호메로스, 리비우스, 실러, 셰익스피어 등 한스가 배운 역사서, 문학작품들과 저자들이 보인다.

 

밑줄 긋고 새겨볼 말들

 

남자로 산다는 것 :

<어느 아이를 보나 이별의 두려움과 북받치는 애정과 애착을 느끼면서도 주변 사람들을 의식한 나머지 의젓한 사나이로 보여야 한다는 생각과 씨름하고 있는 것이 역력했다. 울고 싶으면서도 애써 아무렇지도 않다는 표정을 지어 보이는 아이들도 있었다.> (83)

 

얼마전 읽었던 책, 제임스 홀리스의 남자로 산다는 것이 저절로 소환되는 구절이다.

 

<자기의 속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고, 자기의 말에 귀를 기울여 줄 수 있는 사람이 필요했던 것이다.> (112)

 

이런 상황은 비단 한스 같은 학생에게만 해당하는 게 아니라, 인간 모두에게 공통되는 것이다.

 

<어느 누구도, 그 소년의 조그마한 얼굴에 번지는 무기력한 미소 뒤에는 물에 빠진 영혼이 두려움 가득한 절망 속에서 허우적대며 죽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했다.> (167)

 

다시, 이 책은?

 

좋은 작품은 시대를 초월해서 읽혀야 한다. 다시 말해 시간이 흐른 뒤에도 보편성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이 책은 그런 보편성 측면에서 지금도 읽을만한가?

답은 그렇다, 이다. 백번 물어도 같은 답이 나올 것이다.

 

이 책을 몇 번 읽었는데도 매번 읽을 때마다 새로운 느낌이 온다.

내가 있는 자리에서, 나의 상황과 우리 사회의 상황들이 달라지기에 이 책은 몇 번이라도 읽어도 배울 것이 있다는 것, 새롭게 받아들이는 게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이 책을 항상 새로운 마음으로 읽어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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