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위한 인문학 - 집은 우리에게 무엇인가?
노은주.임형남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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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위한 인문학

 

이 책은?

 

이 책 집을 위한 인문학<집은 우리에게 무엇인가?>라는 부제를 달고, 우리가 살아가는 공간인 집의 의미를 묻고 있는 책이다.

 

저자는 노은주, 임형남, 부부다. 부부가 건축가로 가온건축을 운영하고 있으며, 집에 관련된 책을 많이 펴냈다. 그중에 골목 인문학을 읽은 적이 있다.

 

골목 인문학에 대하여 :

<이 책은 골목 풍경을 그려낸 책이다. 글로 풍경을 그려낸 풍경화다.

저자는 숨겨진 골목들을 다니며 듣고 보고, 느낀 것들을 통해 골목의 풍경과 역사를 그려내고 있다.

마침, 이 책을 읽고 있던 시점인 20181013일 아침, CBS 라디오 방송, 아침 프로그램에 이 책의 저자- 임형남, 노은주 부부  - 가 나와서 대담하는 내용을 들었다. 해서 저자의 육성으로도 이 책의 의의에 대해 들을 수 있었다.>

 

이 책의 내용은?

 

이 책은 부부 건축가인 저자들이 집을 지으면서, 느꼈던 집에 관한 여러 생각들을 (사진으로) 집을 보여주면서 이야기 하고 있다. 그러니 저자 뒤를 따라가면서 집에 관한 인문학적 해설을 듣는다 생각하면 될 것이다.

 

이런 이야기들을 해주는 저자, 그 생각을 음미해 본다.

 

<집이라는 명사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고, 가족이라는 명사를 모르는 사람도 없을 것이다. 또한 집이나 가족은 인간의 삶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배경이다. 나는 그 두 개의 명사가 인간의 최후의 보루라고 생각한다.> (49-50)

 

이 글을 읽으니, 중학교 때의 기억 하나가 떠오른다.

영어 선생님이 수업 시간에 갑자기 하우스(house)와 홈(home)의 차이를 아느냐고 물으셨다.

 

, 하우스,  뭐 같은 의미 아닌가? , ?

그런데 그게 아니란다.

하우스는 그냥 건물 개념이고, 홈은 그 집 하우스 안에서 가족이 살아가는 가정 차원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말씀하신 것 기억에 남아 있는데, 저자가 말하는 바가 바로 그런 것 아닐까?

 

house [명사] , 주택, 가옥

home [명사] (특히 가족과 함께 사는) [가정]

 

이 책 집을 위한 인문학에서 말하는 집이 바로 그런 집이다.

그래서 집은 다음과 같이 네 가지를 품고 있어야 한다.

가족, 사람, 자연, 이야기. 이렇게 네 가지다.

 

해서 이 책은 다음과 같이 4개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은 가족을 품은 집,

2장은 사람을 품은 집,

3장은 자연을 품은 집,

4장은 이야기를 품은 집.

 

그렇게 네 가지를 품어야만 하는 집에 대한 생각, 더 들어본다.

 

<우리 사회에서 자본주위가 극단적으로 전개되다 보니 집의 의미가 돈과 결부되는 여러 가지 조건과 환금성, 투자 가치 등으로 환산되는 것 같아 씁쓸해지는 것도 어쩔 수 없다.>(72)

 

이 말을 읽으니, 어린왕자가 생각이 난다.

어린 왕자의 이런 말.

 

<만약 어른들에게 창가에는 제라늄 화분이 있고 지붕에는 비둘기가 있는 장밋빛 벽돌집을 보았어요라고 말하면 어른들은 그 집이 어떤 집인지 상상하지 못한다. 어른들에게는 십만 프랑 짜리 집을 보았어요라고 말해야 한다. 그러면 그들은 , 근사하겠구나!”하고 소리친다.> (어린 왕자, 생텍쥐페리, 문예출판사, 18)

 

그래서 내가 살고 있는 집도 얼마 짜리, 화장실이 몇 개, 방은 몇 개, 이런 식으로 머리에 입력되어 있지 않은가. 다행히도 베란다에 화분 몇 개 있는 모습으로.

 

이야기가 있는 집은 어떤 모습일까? 저자가 소개한 모습, 읽어보자.

 

<한 번은 이사를 갔는데 거실에 이전에 살던 가족의 아이들이 키 크는 것을 메모해 놓은 벽이 있었다. 아이들이 금세 컸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몇 년간의 기록이었는데, 아마도 이 벽을 떼어가고 싶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37)

 

아이들을 키워본 사람들은 이 글에 다 공감할 것이다.

그런 아이들의 키 기록이 남아있는 그 전에 살던 집, 벽지라도 때어올 걸, 하는 생각 저절로 하게 된다.

 

다시, 이 책은?

 

이런 이야기가 이 책에 들어 있으니, 독자들은 각자 살아온 집들을 생각하면서 아련한 추억에 잠길 수 있게 된다.

 

<한옥에는 좌식 생활을 하던 우리 조상들, 멀리 갈 것도 없이 30여 년 전 우리의 삶이 담겼다. 방에 앉아서 밥을 먹고, 밥상을 물리면 그 자리에서 앉은뱅이책상을 놓고 공부하고, 벽장에서 이불을 꺼내 깔고 자고, 비가 오면 문을 열어 처마에서 떨어지는 낙숫물 소리를 들었다. 지붕에 가려진 태양의 빛은 흙 마당을 통해 반사되어 천장에 어른거리며 방을 환하게 해주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식탁에 앉아서 밥을 먹어야 하고, 소파에 앉아서 텔레비전을 보아야 하고, 침대에 누워서 잠을 자야 한다. 그런 가구들은 주거 공간에서 훨씬 넓은 면적을 차지한다.> (264)

 

이 글을 읽고 나서, 안방을 새삼 둘러보았다

방안을 반 넘어 차지하고 있는 침대를 없애버리면, 어떻게 될까?

 

이 책을 읽고나서, 살고 있는 아파트란 집, 이 방 저 방 둘러보면서 공연이 공간 배치를, 가구도 저거 빼면 어떻게? 하는 아무 쓸데없는(?) 생각을 해 보았다.

 

새삼 살고 있는 집을, 집안에는 무엇이 있어야 하나, 등등 이것저것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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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로 보는 아이네이스 - 로마 건국의 신화
베르길리우스 지음, 강경수 엮음 / 미래타임즈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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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로 보는 아이네이스

 

이 책은?

 

이 책, 명화로 보는 아이네이스는 베르길리우스 원저 아이네이스를 작품의 스토리에 맞춰 명화를 감상하면서 스토리를 읽어볼 수 있도록 편집되어 있다.

 

책은 읽기도 하지만 보기도 한다.

어떤 책은 그 두 가지가 동시에 가능하기도 하다.

바로 이 책이다. 명화로 보는 아이네이스

 

베르길리우스의 아이네이스를 천병희 역으로 출판사 숲에서 나온 책으로 읽었는데, 이 책을 읽으니, 훨씬 구체적으로 마치 내 앞에 움직이는 활동사진처럼, 이야기가 입체적으로 다가오는 느낌이었다.

 

이 책의 내용은?

 

먼저 아이네이스가 어떤 작품인지 알아보자.

고대 로마의 시인 베르길리우스가 로마의 시조로 추앙받는 아이네이아스의 일대기를 소재로 쓴 서사시다.

 

베르길리우스는 단테의 신곡지옥편에서 단테를 인도하는 인물로 등장하여, 유명하다.

맨처음 베르길리우스를 신곡에서 만났는데, 대체 어떤 인물이길래 단테가 신곡에 등장시겼는지 궁금했었다.

 

이 책에서 아이네아이스를 저승으로 인도하는 시벨리가 있는데, 이는 신곡에서 베르길리우스가 단테를 인도라는 것과 설정이 같다.

아마 단테가 베르길리우스의 아이네이스를 읽고 영감을 얻은 것으로 추측된다.

 

아이네이아스는 누구인가?

 

아이네이아스는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와 트로이의 왕족 안키세스 사이에서 태어난 영웅으로, 트로이의 제2인자였다. (32)

 

그는 멸망한 트로이의 유민들을 이끌고 라티움으로 가서, 결국은 로마라는 나라를 세우게 된다.

 

이 책과 아이네이스의 관계

 

베르길리우스의 아이네이스는 미완인 채로 끝이 난다.

아이네이아스와 트루누스의 전투를 벌이는데, 트르누스가 죽는데서 이야기가 끝이 난다.

로마 건국은 그 뒤로 한참이나 이야기가 남아있는데, 그러니 미완성이다.

 

그런 아이네이스의 결말과는 달리, 이 책은 그 후의 이야기까지 소개하고 있다,

 

그래서 이 책으로 트로이가 함락되는 데에서 시작하는 로마의 건국 역사를 살펴볼 수 있다.

 

트로이 전쟁에 관계있는 신들

 

트로이 전쟁에는 여러 신들이 각각 영향을 끼치고 있는데, 이 책에서는 트로이 전쟁에서 그리스 진영과 트로이 진영으로 나누어지 신들을 진영별로 구분하여 놓았다. (33- 35)

해서 이것을 참고한다면, 일리아스를 읽을 때, 양쪽의 상황을 잘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스 진영

헤라, 아테나, 포세이돈, 테티스,

트로이 진영

아프로디테, 아레스, 아폴론, 아르테미스, 레토, 스키만드로스, 에오스,

중립

디오니소스, 헤르메스, 에리스, 하데스, 헤파이토스, 제우스,

 

참고로, 디오니소스에 관하여 이런 기록이 있다.

<12주신이면서 언급조차 한 번도 되지 않았다. 애초에 전쟁에 관여할 일 자체가 없기는 하였다.> (36)

 

그런데 원전 아이네이스에는 디오니소스가 수차례 언급되고 있다.

무려 십여회나 나타난다. 이름은 박쿠스다. (디오니소스는 그리스 이름이고, 라틴어 이름은 박쿠스, 영어로는 바커스(Bacchus).)

 

<환희의 시여자(施輿者)이신 박쿠스와 관대하신 유노도 참석하소서!> (51)

<그들의 안마당의 한 가운데에서 박쿠스의 음료를 헌주했고> (102)

<그 모습은 마치 한 해 걸러 한 번씩 박쿠스를 연호하는 소리가 들려와 자극하고> (130)

 

이 책 편자가 디오니소스가 언급되지 않았다고 말한 것은 트로이 전쟁에 직접 관여하지 않았다는 의미일 것이다.

 

이런 것, 새롭게 알게 된다.

 

로마와 카르타고의 관계 (187)

 

로마 역사를 살펴보면, 로마와 카르타고는 수차례 전쟁을 하고, 결국은 로마가 카르타고를 멸망시키는데, 그런 역사의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었다. 다음과 같이.

 

디도 여왕. 아이네이아스의 연인이었으나, 결혼하지 않고, 떠난다.

그후 디도는 아이네이아스를 원망하고 자결한다.

 

“(……) , 가세요. 더 이상 당신을 붙들지 않을 거예요. (……) 만약 당신이 라티움에서 나라를 건설한다면 훗날 그 나라와 카르타고는 숙적이 되어 나의 원한을 갚아줄 거예요.”

 

디도 여왕의 저주는 역사적으로 실현되었다. 고대 역사에서 카르타고와 로마 사이는 가장 큰 적이자 경쟁자였다. 카르타고의 장군 한니발은 로마를 침입하여 로마인의 간담을 서늘케 하였으며, 로마제국은 카르타고를 멸망시키기도 했다. (187)

 

다시. 이 책은?

 

이런 서사시, 길고 긴 이야기 중에서 어떤 점에 관심을 두고 읽을 것인가 하는 문제가 있다. 이런 때, 유명 화가들은 이 작품의 어떤 점에 눈길이 갔을까, 하는 점에 생각이 미치게 된다. 그런 점에 착안하여 살펴본다면, 분명 작품에 액센트를 주는 부분이 보이게 된다.

 

바로 그들이 눈길을 보내 그림으로 형상화낸 명화를 감상하면서, 이야기를 읽어가는 것.

이 책이 바로 그런 점에 착안하여, 이야기를 명화와 함께 엮어낸 것이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은 비단 이 책뿐만 아니다.

알베르토 망구엘이 쓴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에서 망구엘은 이렇게 말하고 있다.

 

<아이네이아스는 이미 잘 알려진 영웅이었다. 아버지인 앙키세스를 등에 업은 채 갓난아기인 아들을 데리고 트로이에서 탈출했던 그의 모습은 여러 프레스코 벽화에 그려졌고, 화병과 모자이크 그림 속에서 포착되었으며, 그래서 대중들의 상상 속에 끊임없이 현존하고 있었다.>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 알베르토 망구엘, 세종서적, 89)

 

그렇게 역사 속에, 사람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면서 끊임없이 형상화된 아이네이스, 그 생생한 역사의 현장을 이 책에서 직접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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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에 기대어 철학하기 - 스스로 생각하기를 멈추지 마라
얀 드로스트 지음, 유동익 옮김 / 연금술사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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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에 기대어 철학하기

 

이 책은?

 

이 책 생각에 기대어 철학하기는 제목이 말하는 것처럼, 철학책이다.

부제는 <스스로 생각하기를 멈추지 마라>.

원제는 <Denken Helpt>생각이 돕는다' 정도의 의미가 되겠다.

 

저자는 얀 드로스트, 네델란드 출신으로, <암스테르담 대학교에서 예술과 문화 철학을 전공했다. 2005년부터 암스테르담 [인생학교The School of Life Amsterdam]에서 철학 강의를 시작해온 그는 현재 암스테르담 응용과학대에 재직 중이다.>

 

이 책의 내용은?

 

저자 소개를 읽어보다가 알랭 드 보통을 만났다.

알랭 드 보통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인생학교School of Life]을 세웠다는 것.

저자는 그 학교에서 철학을 가르치고 있다.

 

사람들은 행복하지 못하다고 생각할 때, 외부의 도움을 찾아 나선다.

종교를 가진다거나, 여러 책을 읽어보면서 거기에서 가르침을 얻고자 노력한다.

그러나 그러한 시도가 본인의 생각을 바탕으로 하지 않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바로 이러한 배경하에 설립된 암스테르담 인생학교, 거기에서 강의하고 있는 저자는 이 책에서 독자들에게 주체적 사고를 강조하고 있다.

 

해서 저자는 몇 명의 철학자를 소개하면서, 그들의 세계관, 인간관, 윤리관, 등 그들의 생각을 알아보고, 우리들의 자세를 정립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독자들은 우선 몇 명의 철학자를 만나게 되는데, 그 이름은 다음과 같다.

 

에피쿠로스, 스토아 학파의 에픽테토스와 세네카, 아리스토텔레스, 스피노자, 사르트르, 푸코.

 

실제로, 그들의 이름은 주마간산격으로 들어본 적이 있지만, 이 책에서 말하는 것처럼 그들의 세계관, 인간관, 윤리관들을 정리해서 읽어본 적이 없기에, 우선 그들의 생각부터 차분하게 읽어볼 수 있었다.

 

이런 책을 읽으면, 가장 먼저 하게 되는 일이 그들 철학자의 생각을 이해하는 일이다.

그런데 그게 뜻밖에 쉽지가 않다. 분명 우리가 아는 글자, 문자로 쓰여진 글을 읽는데도 불구하고 그 내용이 선뜻 이해되지 않는 것이다. 이건 비단 이 책만 그런 것이 아니라 철학책 거의 모두가 그렇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철학책이 어렵기에 철학자의 말을 설명해주는 이런 책이 필요한 것이다.

 

나도 생각하게 된다.

 

그래서 다행인 것은 이런 책을 통해 철학자를 만나고, 그들이 남긴 말을 전해듣기도 하고, 설명도 들으면서, 내가 거기에 생각하는반응을 한다는 것이다.

아마 그게 이런 책을 읽는 가장 큰 수확이라고 볼 수 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이런 말을 한다.

인생은 멋진 소풍이 아니다”(237)

 

이런 말을 들으면, 천상병 시인이 남긴 유명한 말 - 인생은 소풍 - 에 익숙한 우리는 당연히 생각을 하게 된다. 천상병은 소풍이라고 하고, 아리스토텔레스는 소풍이 아니라고 하는데, 그렇다면 나는?

 

단순하게 생각해보자, 인생은 나에게 소풍인가 아닌가?

여러 가지 판단 기준을 나름대로 끌어와 생각하게 된다.

 

그래서 이런 말이 저절로 현실화되는 것이다.

<생각은 어려움에 직면했을 때에 시작됩니다. 당연시되던 것이 멈추는 순간 당연시되던 것에 대해 생각해야 합니다.> (6)

 

그간 나는 인생이 소풍이라고 하는 다른 사람의 생각에 마지 못해 따라가던 것은 아니었을까? 나는 그런 말에 아무런 생각없이 그런가 보다, 하고 내 나름대로의 생각은 하지 않았던 것 아닌가?

 

그래서 남들은 다들 인생은 소풍이라고 쿨하게 여기면서 살아가는데, 나는 그렇지 못했으니 어딘가 부족한 사람이 아닌가, 하는 자괴감을 느끼면서 살아오고 있었는데...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하기를 인생은 소풍이 아니다, 라고 말하니, 내 모습이 그저 비정상은 아니구나, 하는 작은 안도감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바람직한 삶은 저절로 주어지지 않습니다. 그것을 의해 무언가를 해야 합니다. 우리는 생각해야 합니다.> (497)

 

그렇게 해서 이 책에서 철학자의 어떤 말 한마디를 붙잡고 잠시 씨름해보는 것도, 내 삶의 모습을 살펴보는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다시, 이 책은?

 

이 책은 그렇게 철학적인 역할을 한다.

그래서 이런 말을 읽으면, 그간 막연하게 두려움이란 걸 느꼈는데, 그래서 두려움 속에 살아왔는데, 과연 그 두려움이 합리적인 것이었던가, 생각해 보게 된다.

 

<우리가 두려움을 더 이상 원치 않는다면 우리가 가졌던 두려움에 근거가 있는지 찾아봐야 합니다.> (21)

 

그렇게 생각을 하다보니, 이런 말을 만난다,

<생각은 보고, 느끼고 실행하는 겁니다.> (498)

 

그래서 이런 말이 이제 '나'에게 해당이 된다.

<우리 자신을 대중과 동일화하지 않으면 하나의 객체가 됩니다. 저항을 함으로써 나는 하나의 개인이 됩니다. 저항은 라고 말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514)

 

서두에 철학책은 읽기 어렵다 했는데, 이 책을 읽고 나니 이런 생각으로 마무리 하게 된다.

 

철학자의 말이 어렵기에 그 어려운 말을 이해하려고 '내 나름대로의 생각'이란 것을 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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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체적으로 산다 - 왕양명의 《전습록》 읽기 이음 클래식 2
임홍태 지음 / 문헌재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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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체적으로 산다

 

이 책은?

 

이 책 주체적으로 산다<왕양명의전습록읽기> 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그러니 이 책은 중국 명나라 시대의 학자 왕양명이 쓴 책전습록》을 저자 임홍태가 독자들을 위해 해설해 놓은 책이다.

 

저자 임홍태는 <현 성균관대 학부대학 초빙교수. 성균관대 한국철학과를 졸업하고 중국 런민대학교에서 철학박사학위를 받았다. 한국유교학회 유교사상연구소 책임연구원, 다산학술문화재단 선임연구원 등을 역임했다.>

 

이 책의 내용은?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왕양명은 누구이며, 그가 쓴 책 전습록은 어떤 책인가를 먼저 알아보자.

 

왕양명은 중국 명나라 중기의 사상가이자 정치가로, 양명학(陽明學)의 창시자이다원래 이름은 왕수인(王守仁)인데, 그의 호가 양명(陽明)이어서 원래 이름 대신 호를 사용하여 왕양명(王陽明)이라고 불린다.

 

전습록은 그의 학설과 가르침, 편지글들을 그의 제자들이 모아 편집한 것이다.

"전습(傳習)"이라는 말은 논어』 〈학이(學而)편에서 "()한 바를 익혔()는가"에서 나온 것이다.

 

저자는 왕양명의 책 전습록을 토대로 하여, 이 시대에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주체적으로 사는 것인가를 논하고 있다.

 

이 책의 사용 방법

 

이 책은 다음과 같이 두 가지 방법으로 읽을 수 있다.

첫째는 마음공부, 둘째는 경전 공부.

 

첫째, 마음공부를 할 수 있다.

 

마음공부 중 으뜸은 자기 자신을 이기는 법을 아는 것이다.

 

흔히들 말한다, 자기 자신을 아는 것과 자기 자신을 이기는 것이 가장 힘이 든다고.

바로 이 책에 그런 어려움을 이겨내는 방법이 들어 있다.

 

왕양명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자기를 위하는 마음이 있어야 자기를 이길 수 있다.> (122조목) (232)

 

원문으로 읽어보자.

有爲己之心, 方能克己

 

소혜라는 제자가 어느날 양명에게 물었다.

자신의 사사로움을 이기기 어려운데, 어떻게 해야 합니까?”

양명은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너 자신의 사사로움을 가져와봐라, 내가 너를 대신해 그것을 이겨주겠다.”

 

소혜는 그 말을 듣고, 그 어떤 방법을 쓰더라도 자신의 사욕을 선생에게 가져다 줄 방법이 없음을 깨닫고, 그 사욕을 극복할 방법이 자신의 마음에 달렸음을 깨닫게 되었다.

 

양명은 다시 말한다.

진실로 자기를 위하는 마음이 있어야 비로소 사욕을 이길 수 있고, 자기를 이길 수 있어야 자기를 성취할 수 있다,”(232)

 

자기 자신이 자기를 위하여 뭔가 하지 않는다면, 그 누가 자기를 위하여 무어 하나라도 해줄 수 있단 말인가?

 

또한 맹자에서 다음과 같은 구절을 읽으면서, 우리 자신의 마음을 살펴볼 수 있다.

 

귀와 눈 같은 감각기관은 생각하지 못하면 물욕에 가려지는 것이니, 물욕과 물욕이 교차하면 사람을 끌고 갈 따름이다.

마음의 기능은 생각하는 것이니, 생각하면 큰 것을 얻고 생각하지 않으면 얻지 못한다.

이는 하늘이 우리에게 부여한 것이니 먼저 그 큰 것을 세운다면 작은 것이 빼앗지 못할 것이다. 이렇게 하는 것이 대인이 되는 것이다.”(맹자, <고자 상>, 15)

 

둘째, 중국 고전 경전 공부를 할 수 있다

 

주교재는 왕양명의 전습록전습록이다,

전습록을 이해하기 위하여는 불가불 중국고전의 힘을 빌릴 수밖에 없다.

저자는 논어, 맹자, 서경, 대학, 중용등을 들어 전습록을 설명하고 있다.

 

위에 이야기한 마음공부에서, 저자는 자기를 이길 수 있는 방법으로 논어를 거론한다.

위기지학(爲己之學)’이다.

 

옛날의 학자는 자신을 위해 학문했지만, 오늘날의 학자는 남에게 알리기 위해 학문을 한다는 논어헌문편(24)의 구절을 들어, 자신을 위한 공부를 해야 진정한 기쁨과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 한다. (234)

 

이런 식으로 저자는 전습록강의를 중국 경전을 들어 하고 있으므로 전습록공부를 하다보면 저절로 중국 고전 경전 공부가 되는 것이다.

 

다시, 이 책은?

 

왕양명이 주자의 학설에 맞서 자기 의견을 과감하게 주장한 것처럼, 이 시대에, 확실한 자기 철학을 가지고 주체적으로 살아볼 수 있는 근거가 되는 책, 이런 책으로 우리 인생을 북돋아 가면서 살아갔으면 좋겠다.

 

특별히 말 따로 행동 따로, 아는 것 따로 행하는 것 따로가 대세인 시대에, 왕양명이 주장한 지행합일의 가르침을 우리 삶의 지표로 삼아 살아간다면,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조금이나마 밝아질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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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그리 빈테르의 아주 멋진 불행
얀네 S. 드랑스홀트 지음, 손화수 옮김 / 소소의책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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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그리 빈테르의 아주 멋진 불행

 

이 책은?

 

이 책 잉그리 빈테르의 아주 멋진 불행은 소설이다.

저자는 얀네 S. 드랑스홀트, 노르웨이 작가다.

 

저자는 이 소설의 주인공이기도 한 <‘변덕스럽고 별난데다 신경증적 불안감에 시달리는잉그리 빌테르를 주인공으로 한 3부작 소설을 발표하면서 작가로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이 책의 내용은?

 

등장인물은?

 

’, 잉그리 빌테르 : 아내, 엄마, 교수, 그리고 ....

비외르나르 : ‘의 남편, 변호사

나의 딸 : 제니, 엡바, 알바

학교 : 학과장 등 교수

러시아 출장 동료 교수 : 페터, 잉빌

 

줄거리 :

 

아이 셋, 남편, 그리고 교수의 직분.

마침 학교에서는 구조 조정이 이루어지는 시점에, 주인공 부부는 새로 집을 사려고 한다.

그런데 실수로 예산 금액보다 더 많은 금액을 제시하게 되고, 결국 그 금액을 떠안게 되는 주인공, 이제 잘못하면 파산에 이르게 될지도 모른다.

 

이런 진퇴양난의 처지에 놓이게 된 주인공,

하는 일마다 꼬이고 얽힌다. 그러니 모든 게 비극의 조짐이다.

더더욱 학교 일로 러시아에 간 주인공은 남을 도와준답시고 더 깊은 구렁으로 빠져 들어간다. 과연 이 일을 어찌할꼬!

 

독자들은 이 즈음에 깊은 한숨과 함께, 책을 잠시 덮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조금만 더 참아보자

책 제목이 아주 멋진 불행이라지 않는가?

멋진이라는 말을 저자가 공연히 붙였겠는가?

 

아기자기하게 이야기가 이어진다.

 

마인드퍽 mind-fuck을 둘러싼 소동

 

이 단어 오해받기 딱 좋다. 단어 말미에 퍽(fuck)이라는 말이 있으니 그렇다.

시작은 주인공이 강의를 거의 마쳐가는데, 한 학생이 이런 발언을 한 것이다.

이만 하면 오늘의 마인드퍽은 충분한 것 같은데요......” (134)

 

그런 말을 전해 들은 다른 교수들이, 괴상한 해석을 덧붙여나간다.

 

내가 학생들을 상대로 마인드퍽을 시도했다는 불만신고도 접수되었고요. (179)

 

다른 교수(잉빌)가 주인공에게 말한다.

난 당신이 학생들을 상대로 마인드퍽을 했다는 것을 알고 있어요.”

세상에..... 잉빌은 마인드퍽이 섹스를 의미하는 줄 아나봐요.”(327)

 

우리도 그런 오해 하지 않도록, 단어의 뜻 알아두자.

 

마인드퍽은 <사람들의 머릿속을 헤집어놓는다는 의미>다 (358)

 

사전을 찾아보았다.

동사 (비어) ()을 자유 자재로 조종하다; 혼란시키다; (사람)에게 마약을 마시게 해보다.

명사 남을 조종하는 사람; 사기꾼; 최악의 것[사태].

 

학생이 강의 중에 그런 말을 한 것은 강의 내용이 너무 많든지 아니면 이해하지 못해서 머리가 어지럽다는 말을 한 건데.......

 

소설 속에 녹아 들어 있는 문화

 

노르웨이 소설은 아마 처음인 듯하다.

다른 작품들은 별 기억에 없다. 해서 이 책을 읽으면서 노르웨이에는 유럽과 미국의 문화가 어떻게 반영되고 있는지 살펴보면서 읽었다.

또한 줄거리와 내용을 이해하는 데에도, 그런 사항들의 이해가 선행되어야 하니까 이런 정리 필요한 듯하다.

 

facebook (58 )

 

아스트리 린드그렌 (61, 206)

말괄량이 삐삐등 수많은 동화를 쓴 스웨덴의 작가.

 

<시작이 좋으면 끝도 좋다 하지 않았는가> (125)

셰익스피어의 극 『끝이 좋아야 다 좋다가 떠오른다.

 

라캉, 헨리 제임스 (132), 비트겐슈타인, 하이데거 (218)

 

영화 <블레이드 러너> (171, 298)

보이트 캄프 테스트 (265, 271)

영화 <블레이드 러너>에서 인간과 복제 인간을 구분하기 위해 실시하는 테스트.

감정이입 및 공감 능력을 테스트한다.

 

영화 <제인의 말로>(183) 베티 데이비스가 주연한 영화다.

영화 <위험한 정사> (258) 마이클 더글러스, 글렌 클로스 주연.

영화 <매트릭스> (177, 221, 338 )

영화 <스타워즈> 2(337)

드라마 <뉴욕 경찰 24NYPD> (357)

 

톨킨의 호빗(71)

단테 인페르노(224)

소설 프랑켄슈타인326

 

렘브란트의 그림 <돌아온 탕자> 268

 

플라톤의 동굴 우화가 등장한다.

어두컴컴한 동굴 속에서 발목을 잡고 있던 쇠사슬을 풀어내고 햇살이 내리쬐는 바깥세상으로 발을 디딘 이상, 동굴 속으로 되돌아간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 되어버린다.

동굴 속의 그림자는 단지 그림자에 불과하다.

진실과 빛은 동굴의 반대편에 존재한다.

그렇다면 이젠 뒤돌아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갈 일만 남아있다.

(87)

 

<그것은 균형이었다.

음과 양, 해리와 샐리, 홀과 오츠> (373)

 

해리와 샐리는 영화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의 주인공을 말하는 것이겠다.

그러면 홀과 오츠는 누구를 말하는가?

 

이래서 이런 내용을 만나면, 궁금해진다.

저자가 이런 사람을 언급한 것은 분명 그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어떤 의미를 말하려고 했을텐데, 그걸 모르니, 이 부분 그냥 넘어가는 것, 안타깝다.

 

그래서 찾아보았다. 홀과 오츠 (Hall & Oates)

남성 듀엣이다.

 

<남성 듀엣의 황금기를 맞이한 모습을 보인다. 글쓰기를 좋아하는 홀과 만화 미술에 독특한 재능을 보이고 있는 오츠는 이상주의와 로맨티시즘을 잃지 않는 밝은 이들의 인생관은 앞으로도 계속 좋은 음악을 만들어 낼 것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홀 앤 오츠 [Hall & Oates] (팝스타소사전, 삼호뮤직

 

이러한 것들이 녹아들이 소설의 얼개를 만들고, 이야기를 진행하는데 양념 역할을 한다. 그래서 이 소설, 이런 문화적 스토리를 찾아가면서 읽어보는 것도, 마치 소풍가서 숨겨진 보물을찾는 기분이 들 것이다.

 

다시, 이 책은?

 

주인공이 이해되는 시점에 나도 섰다, 는 것을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다.

아마 몇 년 전의 나 같으면, '아니 뭔 이런 사람이 다 있나, 변변치 못하게, 제 할 일 하나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고, 주변 사람들 힘들게 하고, 말이지, 참 별 꼴 다 본다', 그랬을 건데, 이젠 아니다.

 

원래 인생이란 그렇게 순탄하게 일이 풀리는 경우가 없다. 아무리 선의로 대한다 해도 주변에 늑대 같은, 잡아 죽이려고 덤비는 사람은 한 둘 씩 있게 마련이고, 남들 잘 되는 꼴 못 보는 사람 어디에나 있다.

 

그런 가운데, 여성으로 아이 셋을 키우면서 직장을 다닌다고 생각해보면, 답이 어느 정도 나온다. 실수가 어쩌다 한번이 아니라, 다반사다.

 

그런 실수 하면서 아등바등 살아내려고 하는 주인공에게 비극은 없다. 멋지게 해피 엔딩!

그러니 중간 중간에 주인공에게 일어나는 비극적 사건들은 독자에게 카타르시스를 한바탕 크게 제공하려는 저자의 작전이다. 그래서 오히려 더 재밌게 읽을 수 있다.

 

노르웨이, 연어만 유명한 게 아니라, 아기자기하게 재밌는, 소설도 있다는 것, 말해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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