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위한 인문학
이
책은?
이 책 『집을 위한 인문학』은 <집은 우리에게 무엇인가?>라는 부제를 달고,
우리가 살아가는 공간인 집의
의미를 묻고 있는 책이다.
저자는 노은주,
임형남,
부부다.
부부가 건축가로 가온건축을
운영하고 있으며,
집에 관련된 책을 많이
펴냈다.
그중에 『골목 인문학』을 읽은 적이 있다.
『골목 인문학』에 대하여 :
<이 책은 골목 풍경을 그려낸 책이다.
글로 풍경을 그려낸
풍경화다.
저자는 숨겨진 골목들을 다니며 듣고 보고,
느낀 것들을 통해 골목의 풍경과
역사를 그려내고 있다.
마침,
이 책을 읽고 있던 시점인
2018년 10월 13일 아침, CBS
라디오 방송,
아침 프로그램에 이 책의
저자-
임형남,
노은주 부부
- 가 나와서 대담하는 내용을
들었다.
해서 저자의 육성으로도 이 책의
의의에 대해 들을 수 있었다.>
이 책의
내용은?
이 책은 부부 건축가인 저자들이 집을
지으면서,
느꼈던 집에 관한 여러 생각들을
(사진으로) 집을 보여주면서 이야기 하고 있다.
그러니 저자 뒤를 따라가면서 집에
관한 인문학적 해설을 듣는다 생각하면 될 것이다.
이런 이야기들을 해주는 저자,
그 생각을 음미해
본다.
<집이라는 명사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고,
가족이라는 명사를 모르는 사람도
없을 것이다.
또한 집이나 가족은 인간의 삶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배경이다.
나는 그 두 개의 명사가 인간의
최후의 보루라고 생각한다.>
(49-50쪽)
이 글을 읽으니,
중학교 때의 기억 하나가
떠오른다.
영어 선생님이 수업 시간에 갑자기 하우스(house)와 홈(home)의 차이를 아느냐고 물으셨다.
홈,
하우스, 뭐 같은 의미
아닌가?
집,
집 ?
그런데 그게 아니란다.
하우스는 그냥 건물 개념이고,
홈은 그 집 하우스 안에서 가족이
살아가는 가정 차원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말씀하신 것
기억에 남아 있는데, 저자가
말하는 바가 바로 그런 것 아닐까?
house
[명사]
집,
주택,
가옥
home
[명사]
(특히 가족과 함께
사는)
집[가정]
이 책 『집을 위한 인문학』에서 말하는 집이 바로 그런 집이다.
그래서 집은 다음과 같이 네 가지를 품고 있어야
한다.
가족,
사람,
자연,
이야기.
이렇게 네
가지다.
해서 이 책은 다음과 같이 4개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1장은 가족을 품은 집,
제2장은 사람을 품은 집,
제3장은 자연을 품은 집,
제4장은 이야기를 품은 집.
그렇게 네 가지를 품어야만 하는 집에 대한
생각,
더 들어본다.
<우리 사회에서 자본주위가 극단적으로 전개되다 보니 집의
의미가 돈과 결부되는 여러 가지 조건과 환금성,
투자 가치 등으로 환산되는 것
같아 씁쓸해지는 것도 어쩔 수 없다.>(72쪽)
이 말을 읽으니,
『어린왕자』가 생각이 난다.
어린 왕자의 이런 말.
<만약 어른들에게 “창가에는 제라늄 화분이 있고 지붕에는 비둘기가 있는
장밋빛 벽돌집을 보았어요”라고 말하면 어른들은 그 집이 어떤 집인지 상상하지
못한다.
어른들에게는
“십만 프랑 짜리 집을 보았어요”라고 말해야 한다.
그러면 그들은
“야,
근사하겠구나!”하고 소리친다.>
(『어린 왕자』,
생텍쥐페리,
문예출판사,
18쪽)
그래서 내가 살고
있는 집도 얼마 짜리, 화장실이 몇 개, 방은 몇 개, 이런 식으로 머리에 입력되어 있지 않은가. 다행히도 베란다에 화분 몇 개 있는 모습으로.
이야기가 있는 집은 어떤 모습일까?
저자가 소개한
모습,
읽어보자.
<한 번은 이사를 갔는데 거실에 이전에 살던 가족의
아이들이 키 크는 것을 메모해 놓은 벽이 있었다.
아이들이 금세 컸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몇 년간의 기록이었는데,
아마도 이 벽을 떼어가고
싶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37쪽)
아이들을 키워본 사람들은 이 글에 다 공감할
것이다.
그런 아이들의 키 기록이 남아있는 그 전에 살던
집,
벽지라도 때어올
걸,
하는 생각 저절로 하게
된다.
다시,
이
책은?
이런 이야기가 이 책에 들어 있으니,
독자들은 각자 살아온 집들을
생각하면서 아련한 추억에 잠길 수 있게 된다.
<한옥에는 좌식 생활을 하던 우리
조상들,
멀리 갈 것도 없이
30여 년 전 우리의 삶이 담겼다.
방에 앉아서 밥을
먹고,
밥상을 물리면 그 자리에서
앉은뱅이책상을 놓고 공부하고,
벽장에서 이불을 꺼내 깔고
자고,
비가 오면 문을 열어 처마에서
떨어지는 낙숫물 소리를 들었다.
지붕에 가려진 태양의 빛은 흙
마당을 통해 반사되어 천장에 어른거리며 방을 환하게 해주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식탁에 앉아서
밥을 먹어야 하고,
소파에 앉아서 텔레비전을 보아야
하고,
침대에 누워서 잠을 자야
한다.
그런 가구들은 주거 공간에서 훨씬
넓은 면적을 차지한다.>
(264쪽)
이 글을 읽고 나서,
안방을 새삼
둘러보았다
방안을 반 넘어 차지하고 있는 침대를
없애버리면,
어떻게 될까?
이 책을 읽고나서,
살고 있는 아파트란
집,
이 방 저 방 둘러보면서 공연이
공간 배치를,
가구도 저거 빼면
어떻게?
하는 아무
쓸데없는(?)
생각을 해
보았다.
새삼 살고 있는 집을,
집안에는 무엇이 있어야
하나,
등등 이것저것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