톨스토이 사색노트 - 날마다 새로운 하루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최종옥 옮김 / 책이있는마을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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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스토이 사색 노트 

 

이 책은?

 

이 책 톨스토이 사색노트는 러시아의 유명한 소설가인 레프 톨스토이가 편집한, 사색을 위한 명언 모음집이다.

 

이런 스타일의 책을 대할 때마다, 약간의 주저함이 앞선다.

과연 이런 모습 - 명언을 모아 놓는 식 - 의 책이 과연 저자라 이름 붙인 사람이 직접 고르고, 편집한 것일까 하는 의문이 앞서기 때문이다.

 

그건 그전에 속아봐서 그렇다. 그럴사한 저자 이름을 앞세워 놓고, 속 내용은 전혀 제목과 들어맞지 않는 날림으로 만든 책들 덕분(?)이다. 그래서 자연 이 책을 들고, 앞뒤는 물론 속까지 꼼꼼하게 살펴보았다.

 

이 책의 내용은?

 

꼼꼼히 읽어보니. 먼저 톨스토이의 독서, 대단하다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여기 인용된 책, 인물 면면을 보니, 확실히 많이 읽은 사람이 글을 잘 쓰는가 보다.

 

에머슨, 아우렐리우스, 파스칼, 쇼펜하우어, 세네카, 붓다, 스펜서, 러스킨, 노자, 괴테, 공자, 에픽테토스, 탈무드, 중국 격언, 중국 잠언, 동양 잠언, 등등.

 

동서양을 넘나들며, 시대 또한 고대를 비롯하여 당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책을 읽은 모양이다.

 

그중에 몇 개 읽어보자.

 

<인생은 행진이다. 그러므로 인생의 행복은 어떤 상태가 아니라 어떤 방향인 것이다. 에머슨.> (144)

 

, 뜻밖의 수확이다.

에머슨 책은 별로 읽어본 적이 없는데, 이런 말을 발견하다니!

인생은 방향이 중요하다는 말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지만, 그 말 자체로는 뭔가 부족하다는 느낌이었다. 그런데 에머슨이 앞부분을 채워주니, 말에 생기가 돈다. 문장이 순서를 맞춰 제대로 줄이 세워진 기분이다. ‘인생이란 행진이기에방향이 중요하다는 것, 톨스토이가 에머슨을 찾아서 알려주니, 고마운 일이다.

 

또 읽어보자.

 

<빈곤이 곧 불행의 원인은 아니다. 자기가 가진 것 이상의 것을 바라기 때문에 사람들은 불행한 것이다. 세네카>(188)

 

이말, 굳이 추가 설명이 필요하지 않다. 해서 읽고 가슴으로 받아들이면 된다.

 

이상한 곳도 있다.

 

이런 글 읽어보자.

<회교도나 청교도처럼 만족과 휴식을 죄악시하는 것은 잘못이다. 휴식은 노동만큼 중요한 것이다. 그것은 일에 대한 정당한 보수이다. 끊임없이 노동을 할 수 없다. 꼭 필요할 때의 휴식은 가장 아름다운, 그리고 가장 자연스러운 만족이다.> (100)

 

그런데 그 말의 출처가 세네카다. 세네카.

세네카라면 활동시대가 1세기인 인물이다. 로마의 네로 황제 당시에 활동했던 사람인데. 그런 사람의 발언 중에 '회교도'니 '청교도'니 하는 단어가 나올 수가 없는 것이다. 그러니 이 말은 톨스토이가 세네카의 어떤 발언을 토대로 말을 가감한 것으로 보인다.

해서 어느 말이 세네카가 한 것이고, 어느 부분이 톨스토이가 한 말인지, 아리송해진다.

 

다시, 이 책은?

 

앞부분을 자세히 살펴보니, 이런 말이 나온다.

 

<이 책은 우리나라에서 인생독본으로 널리 알려진 톨스토이의 독서의 주기에서 주옥같은 글을 가려 뽑고 독자들이 글을 읽은 감상이나 자신의 생각을 적을 수 있도록 편집하여, 단순히 읽는 책이 아니라 독자들이 참여하여 함께 만들어가는 책이 되도록 하였다.>

 

그러니, 이 책은 톨스토이의 독서의 주기(우리나라에는 인생독본으로 알려진)에서 골라 뽑은 것을 편집해 놓은 것이니, 글의 출처는 이제 확인되었다. 그러니 안심하고 읽어도 되겠다.

 

더하여 이 책은 그저 읽는 것으로 그치는 게 아니라, 읽고나서 그 옆에 자기의 생각을 적어 놓아, 그 말을 음미하도록 되어 있으니, 일석이조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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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벤지 포르노 - 젠더, 섹슈얼리티 그리고 동기
매튜 홀.제프 헌 지음, 조은경 옮김 / 현대지성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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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벤지 포르노

 

이 책의 내용은?

 

매스컴에서 자주 듣게 되는 리벤지 포르노(revenge porno), 먼저 이런 글 읽어보자.

 

<인터넷은 절대 잊어버리는 일이 없다. 인터넷에 업로드된 디지털 기록은 영구적이다. 그 기록은 추억의 순간을 상기하고 싶을 때 단 한 번의 클릭으로 불러낼 수 있는 축복이 되는가 하면, 우리가 잊어버리고 싶은 기억이 어떤 사악한 주체에 의해 소환될 때는 흉기가 되기도 한다. 바보 같은 포즈를 취하고 찍은 사진에서부터 가장 은밀하고 사적인 행위를 담은 사진까지 되돌리고 싶은 행동이 담긴 자료의 유포를 통제하는 일이 디지털 시대에는 흔한 일이 되었다.> (18)

 

'가장 은밀하고 사적인 행위를 담은 사진까지' 인터넷에 올릴 수 있게 되었는데, 이제 한 걸음 더 '리벤지 포르노'라는 개념이 등장하고 있다.

 

그런데 왜 이런 리벤지 포르노가 문제가 되는가?

바로 인터넷 때문이다. 인터넷이 없었더라면, 리벤지 포르노라는 현상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인터넷이 발달함에 따라, 인터넷이라는 가상 공간에 자료가 일단 업로드되면 그 자료는 순식간에 세상 속으로(world wide) 끝을 모르고 전파가 된다.

 

순식간에 세상 전체에 퍼지게 되는 인터넷을 타고 퍼져가는 리벤지 포르노, 먼저 그 개념부터 확실하게 해두자. 저자는 이에 대해 다양한 논의가 있음을 말하면서 다음과 같이 정리한다.

 

<동의 없이 공개적으로 유포된 포르노그래피, 또는 상대가 동의하지 않은 포르노그래피를 복수할 목적으로 유포하는 행위.>(46)

 

조금 더 상세하게 정의한다면, <동의하지 않고 어떤 사람이 진짜 또는 가짜 성적 노출 이미지를 그 사람의 이전 파트너, 현재 파트너, 타인, 또는 해커들이 복수하기 위하여, 재미삼아 또는 정치적 동기에서 온라인과 오프라인에 올리는 행위>라고 할 수 있다.(256)

 

이런 리벤지 포르노는 상대파트너에게 복수할 목적으로 이루어지는데, 마이엑스닷컴에 올라온 리벤지 포르노를 분석한 결과 남성이 85 %, 여성이 15%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192)

 

리벤지 포르노의 동기는?

 

리벤지 포르노를 유포하는 행위에는 여러 가지 동기가 있다. 상업적 이득, 또래 집단내에서의 지위 상승, 복수, 재미 삼아, 등등 리벤지 포르노에는 동기가 작동한다. 저자는 그런 동기를 다음과 같이 몇 가지로 추려내 논의하고 있다,

 

먼저, 복수다. 리벤지(revenge)라는 말 속에 벌써 복수라는 개념이 포함되어 있다.

 

리벤지 포르노와 관련하여 생각해 볼 복수는 다음 몇 가지 점을 고려해야 한다.

<첫째, 복수는 종종 트라우마와 상실에 대한 반응이고 통제권이 자신에게 있다는 환상이다. 둘째, 복수는 상처 입거나 모욕당하는 행위를 동반하는 자기 파괴적 충동으로부터 피해자를 보호하는 안전밸브’” 역할을 한다. 다시 말하면 피해를 표면화시켜 상처 입고 손상된 내면의 자존심과 정의가 복구되는 느낌을 받도록 도움을 준다는 의미다.>(102)

 

리벤지 포르노와 관련해서는 첫 번째 사항이 특히 관련이 되는데, 가해자는 피해자에 대하여 어떤 식으로든 통제권이 있다는 것을 과시하기 위하여 리벤지 포르노를 유포하는 것이다.

 

다음으로 리벤지 포르노는 폭력과 학대의 형태로 볼 수 있다.

폭력과 학대는 육체적, 정신적, 성적인 형태로 발생할 수 있는데, 리벤지 포르노도 그 중의 한 형태로 간주할 수 있다.

 

이에 대한 법률적 조치는?

 

무엇보다 리벤지 포르노는 피해자가 있고, 가해자가 있는 범죄다.

다만 그 행위가 범죄요건을 구성하는가, 하는 문제는 입법과 관련이 있다.

 

피해가 있어도 입법으로 범죄의 구성요건에 해당되지 않으면, 죄가 성립하지 않고, 처벌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 책의 2<대응책>이란 항목에서 영국, 미국등을 비롯한 여러나라에서 리벤지 포르노를 불법으로 처벌하려고 하는 현황을 소개한다. 리벤지 포르노를 어떻게 처벌하고 있는지 다양한 입법 사례들을 소개하고 있다.

 

저자가 외국인이어서 당연히 우리나라의 제도는 소개되고 있지 않다.

그러니 여기 소개되고 있는 외국의 입법 사례들은 앞으로 우리나라에서 법률로 대처할 시에 참고로 삼으면 될 것이다.

 

리벤지 포르노를 없애기 위하여

 

리벤지 포르노를 없애기 위하여 저자는 다음과 같은 몇 가지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자세한 내용은 이 책의 10<향후 실현 가능한 개입>을 참조하시라.) (274쪽 이하)

 

첫째, 입법조치.

둘째, 교육과 인식 높이기.

셋째, 피해자 지원.

넷째, 가해자 재교육.

다섯째, 정치적 발언하기, 그리고 행동하기. 

 

다시, 이 책은?

 

리벤지 포르노에 대한 담론, 이렇게 다양하게 접근하고 있는지 알게 해 준 책이다.

리벤지 포르노 속에 들어있는 사회적, 개인적 의미들을 치열하게 꺼집어내어, 그것에 대항하는 방안을 모색해 보는, 담론으로 이 책은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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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 켈리와 유럽 모나코 왕국 이야기 - 안드레아 왕자, 몬테카를로, 지중해의 햇살을 품은 꼭 가고싶은 나라
유은유.정은우 지음 / 아이네아스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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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 켈리와 유럽 모나코 왕국 이야기

 

이 책은?

 

이 책 그레이스 켈리와 유럽 모나코 왕국 이야기』는 다소 긴 제목을 가지고 있지만, 그 제목이 이 책을 잘 드러내 보여주고 있다.

 

첫째는 모나코 왕국의 왕비가 된 그레이스 켈리에 대하여, 둘째는 그녀가 결혼한 나라 모나코가 어떤 나라인지 잘 보여주고 있다.

 

저자 유은우(유정희)러시아 역사학자 유 엠 부틴의 고조선 연구라는 책을 통해 만난 적이 있다. 그 책의 해제자가 바로 이 책의 저자인 유은우다.

 

해서 다시 저자의 이력을 살펴보니, 다양한 책을 저술, 번역한 분이다.

<저서 및 번역·감수서監修書로는 18세기 프랑스 지식인이 쓴 고조선, 고구려의 역사, 하왕조, 신화의 장막을 걷고 역사의 무대로, 드래곤볼, 일본 제국주의를 말하다, 18세기 프랑스 지식인이 본 조선왕조등이 있>으니, 저자의 관심 영역이 다양한 것을 알 수 있다. 이 책도 그런 저자의 다양한 관심 덕분에 빛을 보게 된 것이리라.

 

이 책의 내용은?

 

모나코, 하면 아직까지도 아프리카 어디쯤으로 생각이 되는 것은 어쩐 일인지 모르겠다. 몇 번을 새기고 새겨도 아직도 혼동이 되는 것, 어쩔 수 없는데, 이 책으로 다시 한번 확실하게 해두고 싶다. 모나코는 유럽에, 모로코는 아프리카에 있다는 것을.

 

 

모나코, 하면 많은 사람들이 그레이스 켈리라는 배우를 떠올릴 것이다.

이게 비단 나나 우리나라 사람만 그런 게 아닌 모양이다. 그레이스 켈리가 모나코의 국왕 레니에 3세와 결혼한 이후, 모나코왕국의 인지도가 무척 높아졌다는 사실이 그걸 말해주고 있다.

 

이 책은 그레이스 켈리를 도입부로 하여, 모나코라는 나라의 지리와 역사를 살피고, 지금의 모습까지 잘 안내해 주고 있다.

 

먼저 그레이스 켈리에 대한 부분.

이 책은 그레이스 켈리라는 영화배우 자체보다 모나코 왕국에 관련하여 집중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레니에 3세와 결혼한 후, 모나코 왕국의 왕비로 활동한 기록과 프랑스로 차를 몰고 가다가 사고를 당해 죽기까지를 그리고 있다.

 

또한 책의 후반부를 차지하고 있는 모나코 왕국의 역사는 짚어볼 대목이 많이 보인다.

인근의 이탈리아와 프랑스 그리고 스페인까지, 그 역사에서 개입 또는 관련되는 나라가 한 두나라가 아니니 자연 유럽의 역사와 지리를 살펴보지 않을 수 없다.

 

우선 지리적으로는 프랑스, 이탈리아, 그리고 스페인과 인접해 있는데, 그중 프랑스와는 아주 지척이다. 바로 옆나라다. 그러니 프랑스의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아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그중의 하나, 모나코 왕들은 프랑스에서 군복무를 하면서 그 우의를 다졌는데, 실례로 그레이스 켈리의 남편이 되는 레니에 3세는 왕세손 시절 나치가 프랑스를 점령하자 자유 프랑스 편이 되어 직접 전투에 참가한 바가 있다.

 

이 책은 그러한 모나코를 전체적으로 보여주면서, 그레이스 켈리가 국왕과 결혼하고 나서 모나코가 얼마나 발전했는지를 알려주고 있다.

 

레니에 3세에 대하여

 

그레이스 켈리라는 배우는 그전에도 알고 있었지만, 그녀의 남편 레니에 3세에 대하여는 알고 있던 게 별로 없었다. 그런데 이 책으로 그의 참 모습을 알게 되었다.

 

그가 국가의 위기를 어떻게 헤쳐 나갔는가?

몇 가지 기록할 게 있다.

첫 번째는 나치가 프랑스를 점령하고 있었을 때, 그가 취한 결단이다.

프랑스가 나치에 점령당하자. 모나코도 나치에 협력할 수밖에 없었는데, 그는 전후 연합군이 승리하면 모나코의 장래는 없다는 것을 알고, 자유 프랑스 군으로 출전하여 공을 세우기까지 하면서 결국 전후에 모나코의 존립을 승인 받게 한다.

 

두 번째는 그리스 선박왕인 오나시스가 모나코 경제에 도움을 준다고 손을 내밀자, 별 수 없이 그걸 받아들여 나라를 경제적으로 안정케 하지만, 오나시스가 점점 그 지분을 늘려가면서 거의 횡포수준으로 권한을 행사하려 하자, 결국은 그를 배제하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그의 결단의 돋보인다.

 

그래서 그가 재위할 때에 옛날의 영광을 되찾고, 나라를 부강하게 만들었다는 것을 이 책에서 비로소 알게 되었다. 한마디로 모나코, 그냥 만만한 나라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저 유럽의 왕, 나라일에는 관심없고 정치는 각료들에게 맡겨놓고 본인은 플레이보이처럼 여배우 뒤나 쫓아다니는 그런 왕이 아니었다는 것, 이제 알게 된다.

 

다시. 이 책은? - 그래서 모나코의 벨 에포크에 관심이 간다.

 

모나코 역사를 살펴보니, 모나코는 19세기 유럽의 화려한 시절’(벨 에포크)을 대표하는 보석으로 떠올랐다(175)는 기록이 보인다.

 

몬테카를로에 관한 기록이다.

<이들 건물들은 모두 19세기 말 화려한 시절벨 에포크 시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미학적인 관점에서도 매우 아름다운 건축 예술 작품이다. 이런 벨 에포크의 유산을 앞세운 몬테카를로의 위락 시설이 벌어들이는 부는 엄청났다.> (195)

 

그렇게 해서 융성했던 모나코, 현재는 어떤가?

 

<모나코의 경제개발은 1960년대와 1970년대를 거치면서 비약적인 성과를 거두어 모나코는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의 대열에 합류했다.

모나코 발전에 가장 큰 원동력은 레니에 3세의 탁월한 지도력이었지만, 왕비 그레이스 켈리의 정치적 조력도 상당한 역할을 수행했다.>(230)

 

이 책, 우리가 그저 아프리카의 한 구석에 있는 나라, 겨우 카지노로 돈 벌고 있는 나라가 아니라, 유럽에 있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작은 나라이지만 강성한 나라, 모나코가 어떤 나라인지, 그런 나라에서 왕비였던 그레이스 켈리가 어떤 배우였는지를,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 그레이스 켈리에 대한 추억을 지니고 있는 독자들은 이 책 에필로그에 소개하고 있는 영화 <그레이스 오브 모나코>를 감상해보는 것은 어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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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 인류의 영원한 고전 - 고고학으로 파헤친 성서의 역사
아네테 그로스본가르트.요하네스 잘츠베델 엮음, 이승희 옮김 / 21세기북스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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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 인류의 영원한 고전 - 고고학으로 파헤친 성서의 역사

 

이 책은?

 

이 책 성서, 인류의 영원한 고전<고고학으로 파헤친 성서의 역사>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해서 마치 고고학으로 성경이 어떻게 이루어졌는가를 탐구하는 것만으로 생각되기 쉬우나 그것만이 아니다.

 

고고학, 문헌학, 해석학 등 성서를 역사적으로그리고 서지학으로이해하려고 시도하는 모든 노력들이 이 안에 담겨 있다.

 

이 책은 아네테 그로스본가르트와 요하네스 잘츠베델로 대표되는 독일 잡지 <슈피겔> 필진이 쓴 특집 기사를 엮은 것이다.

 

이 책의 내용은?

 

기독교에서 경전으로 사용하는 성서’(혹은 성경이라고도 한다)는 어떻게 만들어진 것일까? 누가 쓰고, 만들어서 현재 기독교에 전해진 것일까?

 

그런 의문에 독일의 잡지 <슈피겔>이 다양한 각도에서 해답을 찾고 있다.

이 책은 5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1부에서는 개관을 다루고 있는데, 성서란 무엇인가를 개괄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2부에서는 성서가 무엇보다도 현재의 이스라엘인 유대인에게 전해 온 과정을 살펴본다.

3부에서는 예수라는 인물이 나타나고, 그의 가르침을 기록한 신약이 성서에 덧붙여지는 과정을 살펴본다.

4부에서는 그러한 성서가 전세계적으로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현상을 살펴본다.

5부는 <성서비평>이라는 제목이지만, 성서의 내용들이 인근 학문에, 그리고 문화 전반에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있는지, 살펴보고 있다.

 

이 책 읽으면서 흥미로운 이야기를 많이 접하게 되는데 그중 몇 가지만 기록하고자 한다.

 

노아의 방주 이야기는 성서에만 있는 게 아니다.

 

<노아의 방주 이야기는 성서 전체에서 가장 유명한 이야기 가운데 하나다. 그러나 많은 이들이 알지 못하는 사실이 있는데, 대홍수 신화는 유대교 문헌이 나오기 오래전부터 이미 있었다. 이 이야기는 메소포타미아 지역에서 나왔고, 수메르, 아카드, 아시리아, 고대 바빌로니아의 설형문자로 다양하게 기록되었다. > (72)

 

그럼 성서의 이야기가 사실인가?

 

당연히 성서 안에 기록된 사건들, 이야기들은 사실인 것도 있고, 사실이 아닌 것도 있다.

그점에 대하여 이런 발언 염두에 두자.

 

<성서 저자들은 사실을 전달하려고 하지 않았다.> (6, 53)

    

이에 추가하여 성서학자 크나우프 교수는 이렇게 말한다.  

<창세기부터 여호수아까지, 즉 이른바 땅의 정복까지의 이야기에 대해서는 저는 사실성을 전혀 따지지 않습니다. 역사적 핵심은 있었지만, 이야기가 창작되어 덧붙여졌습니다.> (55)

 

이에 대하여는 성서의 일점일획 조차도 사실 아닌 것이 없다고 믿는 사람들도 있는데, 그들은 축자영감설, 즉 성경의 모든 내용을 하나님이 말씀하신 것이라 믿고 있으니, 그런 결론에 이를 수밖에 없다.

 

그런 견해에 대한 반론, 이런 게 있다.

성서에 보면, 모세가 자신의 죽음을 자세하게 묘사하고 있는데, 그게 기록된 부분이 <신명기>라는 성서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그 <신명기>를 모세가 썼다고 주장하는 측이 있는데, 이 에 대한 비판이 17세기에 비로소 나타나기 시작했다. (61, 98)

 

자기의 죽음을 기록한 사람이 있다?

성서에 대한 해석, 한번 정해져 버리면 그에 대한 의심 자체가 어려운 일이니, 그렇게 이상한 주장도 몇 세기동안 이어져 온 것이 아닐까?

 

그러면, 왜 성서는 그러한 역사적 사실을 무시했을까? (64)

 

지금의 시각으로 보면 실체적 사실과 다른 부분이 많이 기록되어 있는 게 성서다. 그러면, 왜 그런 일이 생겼는가? 왜 역사적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는가?

 

이런 의문에 대하여는 이런 대답이 적절하다고 본다.

<구약 성서는 팔레스티나 역사의 요약본이 아니며, (……)” 구약성서는 분명한 목적 아래 자료를 선택한 신학적 구상에서 나온 역사에 대한 주석이며 그 목적은 이스라엘 왕국과 유다 왕국이 멸망한 이유를 제시하고, 기대 혹은 희망하는 새로운 시작의 기초를 놓기 위함이다.>(64)

 

<다리를 놓는 사람들> - 아브라함

 

저자는 이 책을 마무리하면서, 5부의 마지막, 그러니 이 책의 마지막에 <다리를 놓는 사람들>이란 항목을 배치해 놓았다.

 

신학과 고고학의 경계, 신앙과 학문의 경계 사이에서 그 실존이 분명히 어느 정도 암시되는 인물’(333)이 있는데, 그게 아브라함이다.

신기하게도 아브라함은 유대교, 기독교, 그리고 이슬람교에서도 인정받고 있는 인물이다. 바로 그 점에 착한하여, 작지만 실제적이고 희망적인 운동이 존재하는데, ‘문명의 충돌에 반대하며 종교간에 대화를 시도하려는 운동이다.

 

이런 운동도 가능하게 만드는 성서, 이 책에서는 성서가 어떻게 이루어졌는가 하는 점도 검토하고 있지만, 그 성서가 현재의 시점에서 어떻게 역할을 하고 있는가도 살펴보고 있다. 그러니 이 책을 통하여 성서의 과거부터, 현재를 지나, 미래까지 살펴볼 수 있다.

 

다시, 이 책은?

 

성서는 믿음의 눈으로 보고, 믿음으로 믿어라, 라고들 하지만 그래도 이해가 전제가 되어야 제대로 믿을 수 있는 것 아닌가?

적어도 이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성경을 믿기 위하여 어떤 노력이라도 해야 하는 것이다. 무조건 믿는다고 되는 것은 아니다

 

이 책은 성경을 믿어보려고 애쓰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또한 그런 믿음을 도와주는 책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성경을 무조건 믿는 사람에겐 충격적으로 다가올 것이고, 제대로 믿어보려고 노력하는 사람에겐 그 충격이 믿음의 길로 인도하는 안내자가 될 것이다

 

그렇게 이 책은 두 가지 방향으로 작동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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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괜찮지 않은 연애를 시작했습니다 - 상처뿐인 관계에서 벗어나는 13일의 심리 수업
마르니 퓨어맨 지음, 이현주 옮김 / 한문화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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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또 괜찮지 않은 연애를 시작했습니다

 

이 책은?

 

이 책 , 괜찮지 않은 연애를 시작했습니다<상처뿐인 관계에서 벗어나는 13일의 심리 수업>이란 부제를 달고 있다. 내용은 부제 그대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이 책 원제가 더 의미가 있다.

원제는 Ghosted and breadcrumbed, 우리말로 하면 <잠수 타는 남자와 어장 관리하는 남자>로 번역이 될 것이다. (7쪽)

 

영어 단어 하나 배운다. 'breadcrumber'

'어장 관리하는 사람'이란 의미를 가진 말이다.

, 실제 연인처럼 만나는 것은 아니지만 간간이 연락하며 관계를 유지하는 사람을 말한다.

예문도 알아두자.

He will never set a time to meet me. He is just a breadcrumber, so forget about him.

(그는 나를 만나기 위해 시간을 정하지 않을 거야. 그는 단지 어장 관리하는 사람이니까 그는 잊어버려.)

 

이 책의 내용은?

 

이 책의 내용은, 원래 제목처럼, 만나는 상대방이 가끔 잠수를 타고 (이 말의 의미를 아시는지?) 또 어장관리 차원에서 여자를 만날 경우, 그 여자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그런 문제를 다루고 있다.

 

저자는 이 책의 목적을 다음과 같이 밝힌다.

<당신에게 독이 되는 상황이나 사귈 필요 없는 상대와 적응하기 위해여 애쓰지 않게 도울 것이다. 이 책은 연애를 끝내려고 고민하거나 이미 끝내자고 마음먹었지만 실행에 옮기기 힘든 사람들을 위해서 썼다.>(14)

 

해서 이 책은 매우 구체적이고 실용적이다.

실용적이라고 표현하고 보니 이상한 감이 없지 않지만, 상대방의 행동을 잘 파악해서 그 행동이 무엇을 의미하는가, 그에 대처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니, 실용적이라는 것이다.

사람의 심리를 알아서 그에 적절하게 대응하는 것, 정말 실제적이라 생각된다.

 

이 책은 그런 것을 목표로 하여 13일간, 감정을 응시하며 훈련을 하는데, 이런 가르침 의미있다.

 

애착이론을 가지고 연애의 맥락을 이해하는 방법이다. (34쪽 이하)

원래 애착이론은 아이가 태어나서 어머니와 신뢰관계를 형성하는 것을 이론화한 것인데, 여기에서는 상대방과 신뢰관계를 형성하는 것을 설명하는데 사용하고 있다.

 

애착의 형태에는 크게 안정 애착 유형과 불안정 애착 유형으로 크게 두 가지로 나누고불안전 유형을 다시 세 가지로 나눈다.

 

안정 애착이 이루어진 사람은, 연애의 단계에서 자신의 욕구를 쉽게 파악하고 그 욕구를 충시키기 위해 타인에게 쉽게 손을 내밀 수 있다. 또한 상대방의 요구를 충족시켜주는데도 문제가 없다.

 

반면 불안정 애착이 이루어진 사람의 경우는, 파트너와 떨어지면 불안함을 느끼기 때문에 안심할 수 있는 말이나 행동을 자꾸 요구하게 된다. 또한 끌어당기고 밀어내는 등 상대방에게 혼란스러운 신호를 보내기도 한다.

 

저자는 이렇게 애착이론으로 연애의 모습을 설명하면서, 이런 말을 덧붙인다.

<애착 유형은 어린 시절 육아의 질뿐 아니라, 지금까지 경험한 타인들에게서도 영향을 받는다.> (37)

 

저자의 이 말은 애착이론자체에 적용하여야 할 중요한 착안사항이라 생각된다. 어린 시절에 불안정 애착 유형이었더라도, 그 이후 좋은 애착 과정으로 바뀔 수가 있으니 말이다.

 

또한 이런 것, 의미있게 활용할 수 있다.

8일차, 감정에 귀 기울이기. (152쪽 이하)

 

우리의 감정이란 무엇인가?

우리의 감정은 타인 또는 세상과의 상호작용으로 인해 내면에서 주관적으로 겪는 경험이다. (152)

 

다음과 같은 감정들이 우리가 흔히 겪게 되는 것이다.

행복, 슬픔, 놀라움, 분노, 두려움, 역겨움, 경멸, 수치심, 사랑, 자부심.

 

그런 감정들은 인간관계에서 효과적인 소통을 위하여 중요한 요소다.

또한 그런 감정은 연애 단계에서 매우 적극적인 역할을 하게 되는데, 감정은 일시적이란 것을 명심해야 한다는 가르침, 새겨둘 필요가 있다.

 

그런 일시적인 감정이 오래 지속되면 기분이 된다. 그러니 어떤 감정이 떠오르면, 그 감정이 제대로 된, 내가 그런 감정을 가지게 된 것이 적절한 것인지 냉철하게 나 자신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 책에서는 그런 감정의 훈련을 <내 감정의 흐름 파악하기>라는 항목으로 제시하고 있다.

 

다시, 이 책은?

 

이 책 원제는 Ghosted and breadcrumbed인데, 역자는 우리말로 <잠수 타는 남자와 어장 관리하는 남자>로 번역해 놓았다,

 

원제를 번역하면서 남자라는 말을 덧붙인 것이다. 혹시 그 단어의 의미가 원래 남자만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면, 이 책의 내용을 굳이 성별을 구분할 필요가 있을까?

 

잠수를 타는 경우는 남자만 아닐 것이고, 또한 어장 관리도 남자만 하는 게 아니라 여자도 해당되는 것이다. 따라서 이 책을 굳이 여성용으로만 읽을 게 아니라, <잠수 타는 여자, 어장 관리하는 여자> 에게 엮여있는 남자를 위하여, 활용해도 좋을 것이다.

 

또한 그 적용범위를 더 확장시킨다면, 연애 관계에서만 적용하는 게 아니라, 사회에서 살면서 만나게 되는 모든 인간관계에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 그래서 구체적이고 실용적인 심리사용 설명서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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