톨스토이 사색노트 - 날마다 새로운 하루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최종옥 옮김 / 책이있는마을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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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스토이 사색 노트 

 

이 책은?

 

이 책 톨스토이 사색노트는 러시아의 유명한 소설가인 레프 톨스토이가 편집한, 사색을 위한 명언 모음집이다.

 

이런 스타일의 책을 대할 때마다, 약간의 주저함이 앞선다.

과연 이런 모습 - 명언을 모아 놓는 식 - 의 책이 과연 저자라 이름 붙인 사람이 직접 고르고, 편집한 것일까 하는 의문이 앞서기 때문이다.

 

그건 그전에 속아봐서 그렇다. 그럴사한 저자 이름을 앞세워 놓고, 속 내용은 전혀 제목과 들어맞지 않는 날림으로 만든 책들 덕분(?)이다. 그래서 자연 이 책을 들고, 앞뒤는 물론 속까지 꼼꼼하게 살펴보았다.

 

이 책의 내용은?

 

꼼꼼히 읽어보니. 먼저 톨스토이의 독서, 대단하다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여기 인용된 책, 인물 면면을 보니, 확실히 많이 읽은 사람이 글을 잘 쓰는가 보다.

 

에머슨, 아우렐리우스, 파스칼, 쇼펜하우어, 세네카, 붓다, 스펜서, 러스킨, 노자, 괴테, 공자, 에픽테토스, 탈무드, 중국 격언, 중국 잠언, 동양 잠언, 등등.

 

동서양을 넘나들며, 시대 또한 고대를 비롯하여 당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책을 읽은 모양이다.

 

그중에 몇 개 읽어보자.

 

<인생은 행진이다. 그러므로 인생의 행복은 어떤 상태가 아니라 어떤 방향인 것이다. 에머슨.> (144)

 

, 뜻밖의 수확이다.

에머슨 책은 별로 읽어본 적이 없는데, 이런 말을 발견하다니!

인생은 방향이 중요하다는 말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지만, 그 말 자체로는 뭔가 부족하다는 느낌이었다. 그런데 에머슨이 앞부분을 채워주니, 말에 생기가 돈다. 문장이 순서를 맞춰 제대로 줄이 세워진 기분이다. ‘인생이란 행진이기에방향이 중요하다는 것, 톨스토이가 에머슨을 찾아서 알려주니, 고마운 일이다.

 

또 읽어보자.

 

<빈곤이 곧 불행의 원인은 아니다. 자기가 가진 것 이상의 것을 바라기 때문에 사람들은 불행한 것이다. 세네카>(188)

 

이말, 굳이 추가 설명이 필요하지 않다. 해서 읽고 가슴으로 받아들이면 된다.

 

이상한 곳도 있다.

 

이런 글 읽어보자.

<회교도나 청교도처럼 만족과 휴식을 죄악시하는 것은 잘못이다. 휴식은 노동만큼 중요한 것이다. 그것은 일에 대한 정당한 보수이다. 끊임없이 노동을 할 수 없다. 꼭 필요할 때의 휴식은 가장 아름다운, 그리고 가장 자연스러운 만족이다.> (100)

 

그런데 그 말의 출처가 세네카다. 세네카.

세네카라면 활동시대가 1세기인 인물이다. 로마의 네로 황제 당시에 활동했던 사람인데. 그런 사람의 발언 중에 '회교도'니 '청교도'니 하는 단어가 나올 수가 없는 것이다. 그러니 이 말은 톨스토이가 세네카의 어떤 발언을 토대로 말을 가감한 것으로 보인다.

해서 어느 말이 세네카가 한 것이고, 어느 부분이 톨스토이가 한 말인지, 아리송해진다.

 

다시, 이 책은?

 

앞부분을 자세히 살펴보니, 이런 말이 나온다.

 

<이 책은 우리나라에서 인생독본으로 널리 알려진 톨스토이의 독서의 주기에서 주옥같은 글을 가려 뽑고 독자들이 글을 읽은 감상이나 자신의 생각을 적을 수 있도록 편집하여, 단순히 읽는 책이 아니라 독자들이 참여하여 함께 만들어가는 책이 되도록 하였다.>

 

그러니, 이 책은 톨스토이의 독서의 주기(우리나라에는 인생독본으로 알려진)에서 골라 뽑은 것을 편집해 놓은 것이니, 글의 출처는 이제 확인되었다. 그러니 안심하고 읽어도 되겠다.

 

더하여 이 책은 그저 읽는 것으로 그치는 게 아니라, 읽고나서 그 옆에 자기의 생각을 적어 놓아, 그 말을 음미하도록 되어 있으니, 일석이조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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