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쉽게 믿는 자들의 민주주의
제랄드 브로네르 지음, 김수진 옮김 / 책세상 / 2020년 12월
평점 :
절판
쉽게 믿는 자들의 민주주의
이 책은?
이 책 『쉽게 믿는 자들의 민주주의』는 세상을 확실하게 볼 수 있는 안목을 갖게 해주는 책이다. 특히 인터넷이 넘치는 세상에서 정보의 홍수 속에서 흔들리지 않고, 방향을 찾도록 해주는, 이 시대에 꼭 읽어야 할 책이다.
저자는 제랄드 브로네르 (Gerald Bronner), <파리 디드로대학교 사회학과 교수이자 프랑스대학학술원IUF 회원이다. 인터넷의 광범위한 사용이 불러올 정보 시장 자유화의 부정적 효과에 대해 인터넷 시대 초창기부터 경각심을 갖고 연구 대상으로 삼아왔다.>
이 책의 내용은?
인터넷에는 별의별 정보가 흘러 다니고 있다.
그런 인터넷에서 예컨대 ‘점성술’이란 말로 검색을 해보면 수많은 자료가 올라온다.
그러면 우리는 그런 정보 중에서 어떤 것을 읽고, 취해야 할 것인가?
저자는 이에 대하여, 누구에게l나 개방된 사회라는 특징을 지닌 민주주의의 특성이 도리어 사람들을 ‘잘 속는 사람’으로 만들고, ‘아는 것 - 지식’과 ‘믿는 것 - 신념’을 혼동하고, 결국은 진실을 가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런 잘못된 길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아는 것 - 지식’과 ‘믿는 것 - 신념’
‘아는 것 - 지식’과 ‘믿는 것 - 신념’을 혼동하는 것이 큰 문제가 되는데, 이것 먼저 짚고 가자.
‘믿는 것 - 신념’이란 말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선, 그 말 앞에 ‘그릇된’이란 말을 붙여야 한다. ‘그릇된 신념’, 저자가 예를 들어 설명하는 ‘그릇된 신념’은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염력, 네스호의 괴물, (외계인이 남긴 기호로 해석되는) 크롭 서클, 점성술 등.
저자는 ‘신념’이라는 말을 ‘아는 것 - 지식’이라는 말에 대항하는 말로 사용한다.
지식에 반하는 주장인데도 불구하고 그릇된 신념을 가지고 계속 맞다고 주장하는 것을 ‘그릇된’ 신념이라고 부른다는 것, 알아두자.
그렇게 ‘아는 것 - 지식’과 ‘믿는 것 - 신념’은 대척점에 서게 되며, 양자를 혼동하는 것이 큰 문제가 되는 것이다.
지식과 신념의 대결 : 점성술에 대하여
여기서, 점성술을 예로 들어, ‘아는 것 - 지식’과 ‘믿는 것 - 신념’은 사이에 벌어지는 웃지 못할 현상을 생각해 보자.
인터넷에서 ‘점성술’이란 말로 검색을 해보면 수많은 자료가 올라온다.
그러면 우리는 그런 정보 중에서 어떤 것을 읽고, 취해야 할 것인가?
그 방법중에 일단, 자료가 많이 올라온 편이 다수니까, 다수 쪽인 것을 옳은 것으로 생각을 하기 쉽다.
사람들이 그렇게 많은 자료를 올릴 적에는 무언가 근거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앞서 점성술이 뭔가 근거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런데 저자는 그런 생각에 이런 의견을 제시한다.
신념을 신봉하는 사람들은 믿지 않는 사람들보다 자신의 관점을 옹호하고 거기에 시간을 할애하려는 동기가 강하다. (95쪽)
해서 점성술을 믿는 사람들은 자기가 가지고 있는 신념(점성술이 옳다고 믿는 신념)을 위하여 시간을 만들어 자료를 만들고 인터넷에 올리는 등의 열성을 보인다는 것이다.
반면, 점성술을 믿지 않는 사람들, 예컨대 천문학자들 같이 신념 신봉자들의 주장에 강력한 반대 논거를 제시할 힘을 가진 사람들은 정작 그런 일에 그다지 관심이 없다. 천문학자들이라면 누구나 점성술의 주장에 의구심을 불러일으킬 자료들을 가지고 있지만, 점성술에 대하여 짜증 이상의 감정을 느끼지 않는다. 굳이 대꾸할만한 가치가 있다고 보지 않는 것이다.
그런 주장이 그들에게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하니 이에 맞서 싸우는 것은 그저 시간낭비에 불과하다고 여긴다는 것이다. (97쪽)
해서 점성술의 반대측 주장은 인터넷에서 소수라는 것이다.
그런데 정작 이러한 속사정을 모르는 일반 인터넷 사용자들은, 점성술 측으로 정보가 흘러 넘치는 것을 보고, ‘아, 이게 다수인가보다’라고 잘 못 생각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 책의 요지를 잘 나타나는 문장, 소개한다. (318쪽)
우리가 사는 현시대가 신념의 전파를 조장한다는 현상*을 설명한기 위해 지금까지 몇 가지 이유를 강조했다. 그 가운데 몇 가지를 다시 언급하자면 다음과 같다.
가장 먼저 이런 현상은 인지 시장의 구조화라는 역사를 통해 생긴 결과다.
즉 공급의 자유화와 수요의 급증이 여러 효과*를 유발했기 때문이다. 그 다음으로 이러한 * 인지 시장 혁명*이 기술적으로 지원하는 민주주의의 3대 요소*에 대한 요구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앞선 두 과정을 거치면서 합리성의 어두운 면이 (그 누구의 결정에 의하지 않고) 홀연히 표출되는 결과가 생겼기 때문이다. 나는 바로 이런 어두운 면이 표출되는 것을 총괄하는용어로 쉽게 믿는 자들의 민주주의를 제안했다. (318쪽)
이제 하나하나 짚으면서, 살펴보자.
첫 번째 *, 우리가 사는 현시대가 신념의 전파를 조장한다는 현상을..
이에 대하여는 앞서 ‘아는 것 - 지식’과 ‘믿는 것 - 신념’에서 말한 바 있다.
두 번째 *, 여러 효과를 유발했기 때문이다.
이런 효과들은 어떤 것이 있는가, 알아두자.
경쟁심화, 인지 상품의 잠복기 감소, 올슨의 역설, 포티언 효과, 인지적 구두쇠 등
세 번째 *, 인지 시장 혁명에는 다음 두 가지가 있다.
투명성과 앎의 상호화 등
네 번째 *, 민주주의의 3대 요소는?
알 권리, 말할 권리, 그리고 결정할 권리다. (255쪽)
그렇게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다시 또 설명이 필요한데, 이 문장 이해하기 위해서는, 경쟁 심화, 인지 상품의 잠복기 감소, 올슨의 역설, 포티언 효과, 인지적 구두쇠 등여러 개념에 대한 심층 이해가 필요하다. 각각에 대하여는 이 책 해당부분을 참조.
음모론 등, 이런 현상을 이해하기 위하여 .....
이 책에서 많은 사례를 제시하고 있는 음모론에 기반을 둔 여러 사건들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음모론이란 무엇인지 확실히 알 필요가 있는데, 여기 아주 적절한 설명이 있기에 옮겨본다.
음모론은 “모든 것이 연관되어 있다.”, “우연히 일어나는 일은 없다.”, “세상일은 보이는 것과는 다르다.” 등의 표현으로 규정될 수 있는 하나의 편집증적 세계다. (26쪽)
해서 근거없는 음모론에 심취한 사람들은 자기가 기대하는 것에 부합하는 정보에만 관심을 기울일 뿐, 다른 방향의 정보는 무시해 버린다. 여기에 확증 편향이 개입된다.
확증 편향은 모든 종류의 신념을 확고하게 만든다. 대단한 신념은 물론이거니와 제아무리 사소한 신념(예를 들면 미신적인 버릇이 그렇다. 우리 마음속에 이런 버릇들이 자리 잡는 이유는 우리가 그런 의식이 가져다줄 행복한 일들만을 간직하려고 노력하기 때문이다)이라 해도 말이다. (53쪽)
저자의 이런 설명, 음모론에 대한 정확한 진단이다.
인지 시장은 일종의 포틀럭 (potluck) 파티처럼, 자신이 가져온 것을 자신이 소비하는 곳이 되었다.(68쪽)
다시 말하면, 자신이 제시한 정보를 자기가 믿음의 근거로 삼는다는 말이다.
다시, 이 책은?
이 책에는 수많은 사례들이 제시되고 있다. 저자가 수집한 별의별 이야기가 넘쳐나고 있는데 그중 몇 개만 열거해보자.
마이클 잭슨은 살아있다.
존 F, 케네디는 누가 죽였나?
9.11 사태는 누가 일으킨 것인가?
2010년의 아이티 지진은 미국이 일으켰다.
이런 음모론에 속아넘어가 쉽게 믿는 사람들과 그런 음모론을 지금도 주장하고 있는 사람들은 알 권리, 말할 권리, 그리고 결정할 권리가 있는 민주주의 뒤에 숨어서, 지금도 건재하다.
이 글을 쓰는 오늘도 - 우리나라에서도 - 거짓 정보들이 판을 치고 있다.
이 책은, 그런 시대에 우리가 바른 것을 분별하기 위해, 꼭 읽어야 할, 그래서 세상을 바로볼 수 있는 안목을 기르게 해주는, 가치있는 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