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명령
오세영 지음 / 델피노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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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명령

 

강풀의 만화 <26>의 표지에는 이런 말이 써있다.

 

1980년 5월 18그날부터 지금까지

아픔과 슬픔을 가지고 살아온 사람들의 이야기.

 

그 말을 그대로 사용한다면이 책에도 이렇게 쓸 수 있을 것이다.

 

1979년 12월 12그날부터 지금까지

아픔과 슬픔을 가지고 살아온 사람들의 이야기

 

그렇다이 책은 그날즉 전두환의 신군부가 정권을 장악한 날 이후 벌어지는 굴곡진 우리 현대사를 살아간 사람들의 이야기다.

친한 친구같은 육사를 졸업하고 나란히 나라를 위해 충성을 다하자며 맹세하고 사이좋게 지내던 두 사람한태형과 장재원이 신군부의 등장에 어떻게 대처하는가에 따라 인생이 달라진다한 명은 줄을 잘 잡아 승승장구하며 승리자가 되고한 명은 패배자가 되어 미국으로 쫓겨간다.

 

옷을 벗고 이 땅을 떠나라전 장군의 특별배려다미국행 비행기 표는 구해놨어그건 내 마지막 우정이고. (67)

 

한태형에게 장재원이 매몰차게 한 말이다.

 

대한민국 특전사 팀장 한태형 대위와 그의 육사 동기 장재원.

그들 두 사람중 한태형은 신군부 쿠데타에 협조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미국으로 쫓겨가 밑바닥생활을 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반면 장재원은 실세 보좌관이 되어 승승장구 출세가도를 달린다.

 

전두환을 죽여라

 

그리고 상황은 이상하게 흘러가한태형은 전두환을 암살하려는 측에 본의 아니게 끼어들게 되어장재원의 추적을 받게 된다.

 

여기서부터 쫓고 쫓기는 추격전이 이어지게 된다.

전두환을 죽이려는 측과 어떻게 연결이 되어 전두환을 징치하려던 한태형은 그래서 북한측과도 연결이 된다북한측과 손을 잡고 전두환을 죽여 역사의 심판을 받게 하겠다는 것이다.

 

그런 암살을 막기 위해 애를 쓰는 장재원과의 숨 막히는 추격전이 불가피하게 된다.

그러다가 반전이 일어나게 되는데그게 바로 이 책의 제목인 <마지막 명령>이다.

 

전두환을 죽이지 말고 법정에 세워라

 

일시 귀국한 한태형은 전에 모시던 상관을 만나게 된다그 역시 신군부 세력에 밀려 군에서 쫒겨나고 실의의 세월을 보내고 있었다그는 한태형의 근황을 듣더니 뜻밖의 명령을 내린다.

 

전두환을 대한민국 법정에 세워라그게 정당한 응징이다방법은 귀관의 재량에 일임하겠다! (252)

 

그렇게 되자 이번에는 전두환을 죽이려는 작전을 펼치는 북한 측에 대응해서 암살을 막아야 하는 일을 하게 된다. 전두환을 살려놓아야만 법정에 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다시이 책은?

 

그렇게 진행되는 역사의 진행.

그 후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이 책의 에필로그는 이렇다.

 

북한의 테러는 계속되었고끝내 미안마 아웅산에서 참사가 발생했다.

민주화 항쟁은 계속되었고정권이 바뀌면서 전두환은 청문회에 소환되고, 1212는 법의 심판을 받았다. (319)

 

그렇게 역사는 계속된다그래서 그 역사를 진행되게 하기 위하여 자기 자신을 희생한 사람들이 있다는 것기억해 둘 필요가 있다.

이 책은 소설이면서그렇게 역사를 진행되게 만든 사람들을 기억하기 위한 역사의 기록이기도 하다그들이 있어전두환이 법정에 서게 되었다그걸 보여준 것이 이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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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쿠엔틴 타란티노 지음, 조동섭 옮김 / 세계사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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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여기 등장인물 중 눈길을 끄는 사람이 많이 있다.

그게 이 책을 읽는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내가 아는 - 좋은 의미든 나쁜 의미든 - 사람이 나오니 자연스레 관심이 가게 되는 것이다

 

예컨대 샤론 데이트와 그의 남편인 영화 감독 로만 폴란스키가 그런 경우다.

로만 폴란스키는 셰익스피어 작품인 <맥베스>를 영화로 만들어서 알고 있는 이름이다.

또한 <피아니스트>, <유령 작가>, <비터 문>도 본적이 있으니제법 눈에 익은 인물이다.

게다가 여기 등장하는 찰스 맨슨이 이끄는 히피 무리에게 그의 아내 샤론 테이트가 희생을 당하여 더욱 잘 알려진 인물이다.

 

이 소설은 그런 사건을 바탕에 깔고 시작한다.

물론 소설의 내용에 샤론 테이트 사건은 일어나지 않지만로만 폴란스키가 살고 있는 집 옆집에 살고 있는 릭 달튼이 또한 이 소설의 주인공이니 자연 그 사건이 계속해서 떠오르게 되는 것이다,

 

해서 책장을 넘길 때마다이제 그 사건이 등장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조마조마 히면서 읽게 되는 것이다.

 

여기 주인공인 릭 달튼과 그의 스턴트맨인 클리프 부스가 생각하며언급하는 미국 헐리우드의 영화 이야기가 또한 흥미를 끄는데그것이 또한 이 소설을 읽는 재미가 아닌가 싶다.

 

그 중 가장 궁금한 인물이 있다.

트루디 프레이저 (Trudi Fraser) (419)

극중 이름은 미라벨라 랜서아역 배우다그녀가 이 책에 소개되고 있는 드라마에서 맡고 있는 역할이 매력적이라 실제 인물인지가 궁금해진다책에서는 아카데미상을 한 번도 못 받았다고까지 언급하고 있으니 과연 실제 인물인지 궁금하다.

 

그럴 정도로 실제 인물들사건들과 소설의 내용이 겹쳐 있으니읽으면서 한편의 다큐를 보는 느낌이 든다그만큼 사실적이라는 말이다해서 몰입도가 최상급이다. 470여쪽에 이르는 책이 금방 읽었네’ 하면서 책장을 덮게 되니 말이다.

 

관심이 가는 인물들 :

 

주인공 중 한 명인 클리프의 영화 섭렵이 남다르다그의 뒤를 따라가며 그가 본 영화를 통해 다시 한번 새겨보게 된다.

 

셰익스피어의 <맥베스> VS. 구로사와의 <거미집의 성>

 

<요짐보>를 다 보고 나오며 클리프는 미후네에 완전히 빠졌지만 구로사와 감독에게는 아직 그정도로 빠지지는 않았다한 감독의 작품을 쭉 따라가는 것은 클리프의 성격에 맞지 않았다. (........)

 

세 번째로 본 구로사와의 영화는앞의 두 편이 어쩌다 나온 걸작이 아니라는 증명이었다. <거미집의 성>에 클리프는 완전 나자빠졌다원작이 셰익스피어 <맥베스>라는 말을 들었을 때에는 조금 걱정했었다클리프는 셰익스피어 작품들에 감동받는 사람이고 싶었지만아무 것도 느끼지 못했다그때쯤 클리프는 영화를 보면 보면 대개 조금 심드렁했다. (..........)

 

그러나 <거미집의 성>에는 완전히 빠져들었다무수한 화살로 뒤덮힌 갑옷을 입고 거친 흑백 영상에 담긴 미후네의 모습을 보았을 때, ‘클리프 부스는 구로사와 아키라의 팬이다라고 확고히 전해졌다. (48-49)

 

이 책에서 꼽은 그의 최고의 영화 (50)

<7인의 사무라이>, <이키루>

<요짐보>

<거미집의 성>

<들개>

<나쁜 놈일수록 잘 잔다>

 

이 밖에도 <나생문(나쇼문)>이 있다.

 

그는 셰익스피어와 인연이 많은데,

1957년에는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비극 <맥베스>를 일본풍으로 바꿔 만든 <거미집의 성>을 만들어 호평을 받았고

1985년에는 프랑스와 합작하여 셰익스피어의 <리어 왕>을 일본풍으로 각색한 영화 <>을 제작이 역시 평단의 호평을 받았다.

 

이 책에서 클리프가 보았다는 구로사와의 영화가 바로 여기 말하는 <거미집의 성>이다.

 

보고 싶어지는 드라마 :

 

후반부에 나오는 드라마릭이 악역으로 출연하는 서부극그게 보고 싶다.

물론 작품속의 작품이니까 실제 드라마는 아니지만그 내용이 무척 흥미롭게 묘사되어서 보고 싶어지는 것이다.

 

머독 랜서아버지목장주

스콧 랜서 아들

지니 랜서 아들 이들은 배다른 형제간이다.)

칼렙 디코토 악당 (여기서 릭 달튼이 이 역을 맡았다.)

 

칼렙 디코토가 머독의 목장을 강탈하려고 하자머독은 돌보지 않고 방치했던 두 아들을 불러들여 칼렙에게 대항하려고 한다그런데 그들 두 아들은 머독에게 원한을 품고 있다게다가 지니는 칼렙의 친구이기도 하다과연 머독의 목장은 어떻게 될까?

 

다시이 책은?

 

이 작품에는 물론 흘러간 이야기들이지만 헐리우드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수많은 이야기들이 양념처럼 들어가 있어영화를 좋아하는 독자들에게는 추억을 반추하는 귀한 기회를 선사해 줄 것이다.

 

옛날 옛날 옛적에 헐리우드에서 그런 일들이 있었구나몰랐네그랬구나하면서 읽게 될 것이다그러고 보니 그리 옛날도 아니다. 1950년대이고 샤론 테이트 사건은 1969년에 일어난 사건이니그리 오래된 것도 아니다. once upon a time 이란 영어 표현이 그리 번역이 되어서 그런 것이다.

 

이 소설은 영화화되어서 이미 개봉한 작품이다.‘

해서 영화를 보면서 읽으면 훨씬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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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인문학 - 뮤지컬이 묻고 인문학이 답하다
송진완.한정아 지음 / 알렙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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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인문학

 

요즈음 인문학에서 답을 찾는다는성찰이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바람직한 현상이다.

인문학 자체에서 답을 찾는 방법도 있지만 다른 장르에 인문학의 성찰을 해보는 방법으로 인문학을 더 깊게 들어가는 것들을 보기도 한다.

예컨대 그리스 신화와 인문학을 연결시켜 보는 것이다그런 작업은 많이 이루어져 이제는 그리스 신화와 인문학의 연결이 조금도 어색하지 않게 되었다.

 

그런데 그런 현상이 막상 어떤 장르에 이르게 되면과연 그런 해답이 가능할까하는 의구심이 들기도 한다뮤지컬과 인문학의 조합이 그런 경우다

 

뮤지컬이란 장르에서 인문학을 찾아보는 게 가능할까?

 

이 책에서 다음과 같은 부분을 찾아낼 수 있다.

 

언어와 음악이 만들어내는 공간이 인문학의 대상

 

언어와 음악이 벌이고 있는 진화적 투쟁과 협력이 인간이 그리는 무늬를 가장 역동적으로 보여주고 있음을 인정할 수 있다면 우리는 뮤지컬이 인문학과 관계 맺을 충분한 자격이 있음도 인정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인간의 무늬를 생산하는 가장 기본적인 도구인 언어와 음악이 끊임없이 투쟁하고 협력하며 진화하는 공간이라는 점에서 뮤지컬은 인문학의 공간과 대상이 됩니다.(88)

 

저자는 인문학을 인간이 그리는 무늬라고 정의하는 최진석 교수의 의견을 받아들여 위와 같은 주장을 하고 있는데일단 최교수의 견해를 존중한다는 차원에서 볼 때에 위의 진술 또한 이견이 없다그러니 뮤지컬과 인문학은 관련이 맺어지며 뮤지컬은 인문학의 공간과 대상이 되는 것이다.

 

인간의 마음을 어루만지면인문학이다.

 

또한 다음과 같은 발언도 위와 맥락을 같이 한다.

 

이렇게 뮤지컬이 우리의 마음을 만지는 이유는 역사의 흐름 속에서 공존하며인간의 삶의 무늬를 드라마노래춤으로 멋지게 통합하여 승화했기 때문일 것입니다또 다양한 표현 방법을 찾기 위해 명화고전문학 등의 다양한 예술 요소가 작품의 근간이 되기도 하고 문화경제역사사상 등의 요소를 녹여 작품을 보다 풍부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253) 

 

그리고 일곱 개의 뮤지컬

 

이 책에서는 제 부에서 7편의 뮤지컬을 보여준다.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카바레

지킬 앤 하이드

빌리 엘리어트

미스 사이공

레미제라블

라이온 킹

 

저자는 각개의 뮤지컬에서 어떤 이야기를 꺼내고 있는가?

저자는 뮤지컬을 하나 하나 들여다보며 작품 내에 스며들어 있는 인문학적인 요소들을 찾아내 보여주고 있다. (253)

 

이 부분이 이 책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데독자들은 그래서 뮤지컬의 내용도또한 거기에서 찾아볼 수 있는 인문학의 요소를 살펴볼 수 있게 된다. 

 

저자는 각개 뮤지컬마다 작품 해설과 더하여 작품의 의미를 잘 설명해 놓고 있으니, 뮤지컬 안내서로서도 손색이 없다. 

 

다시이 책은?

 

시대의 흐름을 파악하는 것은 필요하다특히 문화면에서는 까딱하면 그 흐름을 놓칠 수 있으므로 항상 안테나를 켜놓고 있어야 하는데바로 이 책이 그런 역할을 하고 있다 할 수 있다.

뮤지컬의 흐름과 내용도 알아두는 동시에 그것이 인문학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를 꿰뚫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이 책을 통해 맛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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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과 1센티 가까워지기 - 예·알·못 원장의 늦깎이 예술 입문기
김위아 지음 / 대경북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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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과 1센티 가까워지기

 

학창 시절학교 시간표를 나타나는 사각형에는 이런 글자가 가로로세로로 가득했었다.

 

국산사자음미체물론 영수로 이름이 바뀌기도 했었다.

국영수과사음미체

 

국 국어

산 산수

사 사회

자 자연

음 음악

미 미술

체 체육

 

그런 과목들 명칭이 바뀌긴 했으나여전히 음미체는 항상 뒷전이었다.

학생들이 영어수학 시험 준비해야 한다고 졸라대면 음악 미술 선생님은 기꺼이 자습 시간으로 변경해주시기도 했던학창 시절의 추억들이 있을 것이다.

그렇게 학창 시절을 지나고 이제 와 생각하니그때 하지 못한 음미체 시간들이 그리워진다.

 

예체능다시 말하면 예술 과목들이다.

 

그걸 이제와 배운다예술과 가까이 살아가고 싶은 것이다. 

이 책을 펼치면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이 지나간 학창 시절그냥 흘러보낸 음미체 시간들에 대한 아쉬움이다.

저자는 학원을 경영하는 분인데뒤늦게 예술에 몰입중이다.

저자가 소개하는 예술의 정의옮겨 본다.

 

첫째아름다움을 목표로 하는 활동이다.

둘째음악미술문학무용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셋째, art는 넓은 의미에서는 예술좁은 의미에서는 미술을 뜻한다.

 

또 하나 프랑스에서는 예술의 장르를 이렇게 구분한다.

건축조각회화음악문학무용(연극), 영화사진(TV, 라디오), 만화게임 (5)

 

그런 예술에 저자가 어떻게 가까워졌는가.

그 과정을 저자는 아주 진솔하게 그리고 소박하게 기록해 놓았다.

해서 나 역시 예술에 문외한거리가 먼 사람으로 좋은 멘토를 만난 기분이었다따라해보자는 것.

 

 

1장에서부터 시작한 예술 구도 행진은 드디어 제5장에서 결실을 맺는다.

 

제 5장 타이틀은 <당신도 이미 예술가입니다>이다.

내용을 살펴본다.

 

타이타닉과 빌리 엘리어트에서 본 탭댄스와 발레

소설 달과 6펜스에 빠지다

클래식이제 아는 척할 수 있다

뮤지컬로 인생을 두 번 살다

뤼얼리(really)의 변신

피카소당신 이름이 이렇게 긴 줄 몰랐어요

처음이세요?

예술 에세이를 쓰게 될 줄이야

 

<타이타닉>과 <빌리 엘리어트>

모두 영화다빌리 엘리어트는 뮤지컬로도 만들어졌다.

이런 영화들을 시작으로 저자가 이제 예술을 즐기고 있는 모습을 보니, 1센티 가까워진 것이 아니라이제 수준급의 예술가 된 것이 아닌가 싶다.

 

석창우 화백을 다시 만나다.

 

지난 번 나의 창을 두드리는 그림』 (장요세파 저)를 읽는 중에 석창우 화백을 만났다그는 그 팔이 없다그럼에도 그림을 그리는 화가다의수를 사용해서 그림을 그리는 것이다.

이 책에서 다시 만난다.

 

예술과 거리가 멀었던 그는어떻게 화가가 되었을까요.

아빠새 그림 그려줘.”

네 살이었던 아들이 말했습니다. (130)

 

아들의 엉뚱한 요청을 받게된 그는 차마 그림 한 장 그려줄 수 없다고 말하고 싶지 않았다그래서 쇠갈고리 손에 연필을 끼워 그림을 그렸다그렇게 시작한 그림이 그를 화가로 만들었다그의 그림에서는 다른 화가보다 더 힘이 나는 느낌을 받는다.

 

이게 리코더구나!

 

저자가 햄릿을 인용한다.

 

I don't really understand what you mean. Will you play this recoder? (159)

 

햄릿의 국내 번역본을 보면 대개 피리로 번역해 놓았기에이게 리코더인줄 생각하지도 못했다햄릿이 리코더를 불었다. ‘

 

리코더는 바흐에 의해서도 대접을 받았다.

바로크 시대의 작곡가인 헨델바흐텔레만비발디는 리코더를 위한 곡 여러 편 쓰기도 했다그 유명한 바흐의 브란덴부르크협주곡 4번도 그 중의 하나다.

 

바흐 브란덴부르크협주곡 4번 / Bach Brandenburg Concerto No 4, BWV 1049 - 1. Allegro /

 

https://www.youtube.com/watch?v=ot10SZDQzzo

 

다시이 책은?

 

용기를 전해주는 책이다.

멀리만 있던 예술에 도전해보라는 용기를 주는 책이다 

예술가는 다른 DNA를 타고나야만 되는 것이 아닌 것이다.

그 누구나 예술에 적어도 1센티 미터 거리로 갈 수 있다.

 

멀리만 느껴지던 예술이 이 책을 읽으니 가까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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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망루
배이유 지음 / 알렙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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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망루

 

요즘 소설은 어렵다이야기 줄거리는 보이지 않고 상념만 가득한 소설어렵다.

장편 소설이야 그래도 줄거리가 드러나니 그걸 따라가면 되겠지만단편 소설은 왜 그런지 줄거리를 따라잡지를 못하겠다저자가 그 줄거리를 무슨 보물 찾기하는 것처럼 여기 저기 생각의 흐름’ 속에 숨겨 놓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도 그렇다그래서 어려운 소설이다.

처음에는 <밤의 망루>라는 표제작을 포함한 7편이 장편 소설의 챕터 타이틀인줄 알았다표지에 <배이우 소설>이라고 만 쓰여있어서소설집이 아니라 장편 소설인 줄 알고 읽었다.

 

그래서 첫 번째 작품인 <검은 붓꽃>을 읽고 그다음 작품인 <홍천>을 읽으면서 앞의 이야기와 어떻게 연결이 되나보다 했고드디어 연결고리를 발견했다.

미술관첫 번째 작품에서 주인공이 근무하는 곳이 미술관이었다그래서 두 번째 작품의 전반적인 이야기는 다른 것이지만그 장소 미술관을 통해서 이야기가 연결이 되는구나생각했었다.

 

세 번째 작품인 <보이거나보이지 않거나>에서도 그 연결고리를 생각하며 읽었는데그게 보였다.

<보이거나보이지 않거나>의 주인공은 이순이란 여성이다그래서 자연스럽게 첫 번째 작품에 등장하는 주인공의 친구인 ’의 동생쯤이나 되는 인물인줄 알았다이 소설은 그렇게 한 명씩 한 명씩 관련되는 사람들을 끌여들여 이야기를 전개하는 방식이구나생각했었다.

 

그런데 이야기를 아무리 읽고 또 읽어도 첫 번째의 주인공과는 더 이상 연결되는 조짐이 보이지 않았다그래서 4번째 작품인 <밤의 망루>에 가서는 아이 책은 소설집이구나하고 결론을 내렸고거기서부터 첫 번째 작품과 굳이 연결고리를 찾으려 애쓰지 않으면서 한 편 한 편씩 별개로 읽어갈 수 있었다.

 

그래서 서두에 했던 말요즘 소설은 어렵다는 말을 다시 반복해야 한다어렵다.

7편의 작품 모두 어렵다.

대체 저자가 이 소설을 통해서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무엇일까?

일단 이런 것 생각할 수 있겠다.

 

갇혀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갇혀있는 곳에서 벗어나고자 하나그게 어려운 현실그것을 강조하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답답한 현실이 그려지는 작품들이다.

 

<검은 붓꽃>

미술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주인공

 

<홍천

집단 자살을 결심할 정도로 인생에서 벗어나고 싶지만결국 자살 시도는 한 명을 제외하고 미수에 그친다. 

 

<보이거나보이지 않거나>  

이순은 남편과의 가정생활이 힘들다벗어나고 싶으나 막상 그러지도 못한다. 결국 죽음이 그녀를 벗어나게 한다.

 

<밤의 망루>

망루에 올라 파수를 서야만 하는 주인공이름은 ㄱ 이다그는 드디어 망루 즉갇힌 곳에서 내려올 수 있었다그러나 소문에 의하면 숲을 벗어나지 못한 파수꾼이 니무와 함께 타버렸다는 것이다. 즉 그도 갇혀있는 곳에서 빠져나올 수 없었다오직 죽음만이 그걸 가능하게 할 뿐이다.

 

<옛날에 농담이 있었어>

주인공인 ’ 역시 현실을 벗어나지 못한 상황이다.

 

<소리와 흐름>

주인공 록은 어떨까그 역시 산란하는 빛과 소리의 흐름 속에 있을 뿐이다.

 

<멈춘다 흐른다>에서는?

 

다시이 책은?

 

이 책 관련자료를 찾고 찾고 하다가이런 자료를 인터넷 서점에서 찾았다. 

밤의 망루에서 배이유는 자유에 관해 말한다일곱 편의 소설은 저마다 자유를 향한 의지를 품고 있다그런 자유에 대한 의지는 물의 모습으로 형상화된다물에서 비롯되는 흐른다’, ‘흘러간다’, ‘부드럽다’, ‘유연하다’, ‘지나간다’, ‘스친다’, ‘젖다’, ‘적신다라는 말이 빈번하게 변주되며 등장한다자유로움을 나타내는 물은 갇히지 않으려는끊임없이 흘러가려는 속성을 가진다이슬이나 비나 눈(과 )의 물은 결국 자유를 꿈꾸며 바다로 흘러 나아간다작가는 이번 소설집이 종이돌멩이나뭇가지색유리털실모래 등등의 다양한 재료로 만들어진 시간의 조각배에서 흔들리는 삶의 파편들의 모자이크라고 말한다그 삶의 파편들 속에서 독자들은 자유를 갈망하고고뇌하고상실한 인물들을 통해 다름 아닌 자기 자신의 모습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저자가 말하려고 하는 자유, 나는 그것을 각각의 작품에서 주인공들이 벗어나고 싶어하는 갈망으로 읽었다. 

왜 종이 책에서는 자세한 이야기를 해주지 않을까?

요즘은 인터넷 시대이니인터넷에서 찾아서 새기라는 것일까?

이런 이야기를 종이책에서 서문이나 추천사로 읽었으면 좋았을 것인데그러지 못한 것이 아쉽다이걸 진작에 읽고나서 소설들을 읽었더라면 훨씬 다른 것들을 잡아낼 수 있었을 것인데 그게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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