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망루
배이유 지음 / 알렙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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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망루

 

요즘 소설은 어렵다이야기 줄거리는 보이지 않고 상념만 가득한 소설어렵다.

장편 소설이야 그래도 줄거리가 드러나니 그걸 따라가면 되겠지만단편 소설은 왜 그런지 줄거리를 따라잡지를 못하겠다저자가 그 줄거리를 무슨 보물 찾기하는 것처럼 여기 저기 생각의 흐름’ 속에 숨겨 놓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도 그렇다그래서 어려운 소설이다.

처음에는 <밤의 망루>라는 표제작을 포함한 7편이 장편 소설의 챕터 타이틀인줄 알았다표지에 <배이우 소설>이라고 만 쓰여있어서소설집이 아니라 장편 소설인 줄 알고 읽었다.

 

그래서 첫 번째 작품인 <검은 붓꽃>을 읽고 그다음 작품인 <홍천>을 읽으면서 앞의 이야기와 어떻게 연결이 되나보다 했고드디어 연결고리를 발견했다.

미술관첫 번째 작품에서 주인공이 근무하는 곳이 미술관이었다그래서 두 번째 작품의 전반적인 이야기는 다른 것이지만그 장소 미술관을 통해서 이야기가 연결이 되는구나생각했었다.

 

세 번째 작품인 <보이거나보이지 않거나>에서도 그 연결고리를 생각하며 읽었는데그게 보였다.

<보이거나보이지 않거나>의 주인공은 이순이란 여성이다그래서 자연스럽게 첫 번째 작품에 등장하는 주인공의 친구인 ’의 동생쯤이나 되는 인물인줄 알았다이 소설은 그렇게 한 명씩 한 명씩 관련되는 사람들을 끌여들여 이야기를 전개하는 방식이구나생각했었다.

 

그런데 이야기를 아무리 읽고 또 읽어도 첫 번째의 주인공과는 더 이상 연결되는 조짐이 보이지 않았다그래서 4번째 작품인 <밤의 망루>에 가서는 아이 책은 소설집이구나하고 결론을 내렸고거기서부터 첫 번째 작품과 굳이 연결고리를 찾으려 애쓰지 않으면서 한 편 한 편씩 별개로 읽어갈 수 있었다.

 

그래서 서두에 했던 말요즘 소설은 어렵다는 말을 다시 반복해야 한다어렵다.

7편의 작품 모두 어렵다.

대체 저자가 이 소설을 통해서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무엇일까?

일단 이런 것 생각할 수 있겠다.

 

갇혀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갇혀있는 곳에서 벗어나고자 하나그게 어려운 현실그것을 강조하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답답한 현실이 그려지는 작품들이다.

 

<검은 붓꽃>

미술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주인공

 

<홍천

집단 자살을 결심할 정도로 인생에서 벗어나고 싶지만결국 자살 시도는 한 명을 제외하고 미수에 그친다. 

 

<보이거나보이지 않거나>  

이순은 남편과의 가정생활이 힘들다벗어나고 싶으나 막상 그러지도 못한다. 결국 죽음이 그녀를 벗어나게 한다.

 

<밤의 망루>

망루에 올라 파수를 서야만 하는 주인공이름은 ㄱ 이다그는 드디어 망루 즉갇힌 곳에서 내려올 수 있었다그러나 소문에 의하면 숲을 벗어나지 못한 파수꾼이 니무와 함께 타버렸다는 것이다. 즉 그도 갇혀있는 곳에서 빠져나올 수 없었다오직 죽음만이 그걸 가능하게 할 뿐이다.

 

<옛날에 농담이 있었어>

주인공인 ’ 역시 현실을 벗어나지 못한 상황이다.

 

<소리와 흐름>

주인공 록은 어떨까그 역시 산란하는 빛과 소리의 흐름 속에 있을 뿐이다.

 

<멈춘다 흐른다>에서는?

 

다시이 책은?

 

이 책 관련자료를 찾고 찾고 하다가이런 자료를 인터넷 서점에서 찾았다. 

밤의 망루에서 배이유는 자유에 관해 말한다일곱 편의 소설은 저마다 자유를 향한 의지를 품고 있다그런 자유에 대한 의지는 물의 모습으로 형상화된다물에서 비롯되는 흐른다’, ‘흘러간다’, ‘부드럽다’, ‘유연하다’, ‘지나간다’, ‘스친다’, ‘젖다’, ‘적신다라는 말이 빈번하게 변주되며 등장한다자유로움을 나타내는 물은 갇히지 않으려는끊임없이 흘러가려는 속성을 가진다이슬이나 비나 눈(과 )의 물은 결국 자유를 꿈꾸며 바다로 흘러 나아간다작가는 이번 소설집이 종이돌멩이나뭇가지색유리털실모래 등등의 다양한 재료로 만들어진 시간의 조각배에서 흔들리는 삶의 파편들의 모자이크라고 말한다그 삶의 파편들 속에서 독자들은 자유를 갈망하고고뇌하고상실한 인물들을 통해 다름 아닌 자기 자신의 모습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저자가 말하려고 하는 자유, 나는 그것을 각각의 작품에서 주인공들이 벗어나고 싶어하는 갈망으로 읽었다. 

왜 종이 책에서는 자세한 이야기를 해주지 않을까?

요즘은 인터넷 시대이니인터넷에서 찾아서 새기라는 것일까?

이런 이야기를 종이책에서 서문이나 추천사로 읽었으면 좋았을 것인데그러지 못한 것이 아쉽다이걸 진작에 읽고나서 소설들을 읽었더라면 훨씬 다른 것들을 잡아낼 수 있었을 것인데 그게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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