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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환
김명조 지음 / 문이당 / 2025년 7월
평점 :
귀환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다낭, 호이안, 사이공(현 호지민), 하노이
이 책에는 베트남의 여러 지명이 등장한다. 다행히 가본 곳이라 그것이 어떤 곳인지 느낌이 온다.
그런 곳이 등장하는 소설이다, 그러면 베트남에 관한 소설일까?
아니다.
우리나라 국군이 베트남에 파병되어 전투를 하는 이야기다.
예전에 호지민에 갔었을 때, 거기 전쟁박물관에 들른 적이 있다.
거기 벽에 많은 사진, 자료들이 게첨되어 있었는데, 그건 정말 목불인견의 지경이었다,
한가로운 농촌.......들에, 논에 일하고 돌아와보니 집이 불타고 있었다.
그때 집에 있던 식구 누군가는 총에, 총검에 맞고 찔려 죽고,,
누가 무슨 짓을 한 것일까?
또 어떤 성당에 들렀는데, 그 성당 앞에 불구의 걸인이 적선을 받고 있었다.
고엽제의 흔적이었다. 그 흔적은 유전된다고 한다.
그런 월남전......
그때 우리 국군은 이런 노래를 부르며, 환송식을 하고 부산에서 배를 타고 월남으로 떠났었다. 백마부대가다. (83쪽)
아느냐 그 이름 무적의 사나이
세운 공도 찬란한 백마고지 용사들
정의의 십자군 깃발을 높이 들고
백마가 가는 곳에 정의가 있다
달려간다 백마는 월남 땅으로
이기고 돌아오라 대한의 용사들
현재 베트남, 이런 곳을 떠올려보자.
베트남은 요즘 한국인이 자주 찾는 관광지이다. 이런 곳에서 한국 사람들을 자주, 많이 만날 수 있다. 여행과는 별 관련이 없는 나조차도 몇 번씩 가 볼 정도니까 그 정도를 짐작할 수 있다.
이런 곳들이 당시 한국군이 작전을 펼친 지역이었다는 것, 기억해두자.
월남 나트랑까지 데려다 줄 배였다. (77쪽)
우리가 배치되는 30연대는 캄란에 있으며 (78쪽)
수송선 바레트호는 다낭 항에 도착하여 해병을 일부 교대시킨 뒤 다음날 오후 나트랑 항에 닻을 내렸다. (79쪽)
멀리 펼쳐진 나트랑 백사장에는 비키니족들이 해수욕을 즐기고 있었다. (85쪽)
칸호아 성청 (107쪽)
청룡 1진이 이곳에 주둔했다가 다낭으로 옮겨갔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었다. (108쪽)
나트랑 방송에서 (116쪽)
캄란 보급기지와 동바틴 비행장 주변은 (117쪽)
나는 그즈음 호이안에서 송출하는 주월 백마 방송의 음악 살롱인 ‘십자성의 밤하늘’에 심취해 있었다. 정확히 말하면 사이공 방송의 이은경 아나운서가 진행하는 것을 백마 방송에서 공유하는 프로그램인데 백마부대 장병들 사이에서 큰 인기가 있었다. (228쪽)
주인공, 두 명의 군인
김영후 하사, 박정대 중위.
이 두 사람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전투도 같이 전개된다.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는 와중에도 그 두 명은 어쨌든 무사하다.
그래서 이 책의 줄거리 대부분은 월남에서 벌어진 우리 국군의 전투 기록이다.
저자는 “이 소설에는 베트남 전에 전투병으로 참전했던 저의 경험이 바탕에 깔려 있습니다.”라고 말하기에, 이 소설에 등장하는 전투 장면은 저자의 경험이 아닐까 추측해본다,
그 중 이런 것도 알게 된다.
전투중에 적군과 교전하여 적군을 사살하면 그게 전과로 기록되는 것일까?
이상하게도 적군의 시신보다는 적군의 무기를 노획하는 것에 방점을 찍는 것이 느껴져, 검색을 해보니 이런 자료가 보인다.
[파월 한국군은 적군 시체가 아닌 적군의 무기, 또는 보급품 노획을 통하여 전과를 확인하고 인정받았다. 이는 소수의 시체를 여러 번 돌려 사진 찍어서 실적을 과장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었다. 또한 미군이나 남베트남군 등에서 종종 있었던, 민간인이나 신원불명자 등의 시체를 끌고 와서는 전과로 보고하는 사태를 막으려 했던 의도도 있던 것으로 보인다. 일부 참전 용사들은 적군의 귀나 손가락 등을 잘라왔다고 증언하기도 하나, 공식적으로는 적군 사살 사진과 무기 두 가지로만 확인 하였다. (..........................) 즉 이 당시에는 적을 사살하는 게 아니라 총기를 노획해야 훈장을 받을 수 있었다.] (나무위키)
그래서 그것 때문에 소설은 베트남인 두 사람을 만나게 되면서 중심 사건으로 들어가게 된다. 적군인 두 남녀 (후안과 닌)를 잡아가거나 혹은 죽이는 것보다 그들이 알려주는 정보에 따라 적의 무기를 찾아내 가져가는 것이, 더 좋다고 여겨지는 사건이 등장하는 것이다. (179쪽 이하)
닌은 다낭 대학교에서 자연과학을 공부했어요. (187쪽)
후안은 사이공 대학에서 법대를 다녔다고 하는데 (189쪽)
그 두 사람을 그대로 살려보내는 것, 그게 가능할까?
그것이 가능한가 여부보다는 박정대 중위와 후안의 대화가 더욱 가치있으니 그것부터 소개한다. 그 두 사람, 생사가 오가는 긴박한 순간에서도 심각한 주제를 가지고 대화를 한다.
그 대화란?
남의 전쟁에 와서 끼어드는 사람과 백년이 넘게 지속된 외세의 침략에 맞서 싸워야 하는 사람.
그 둘의 대화가 이 소설의 백미라 할 수 있다.
어쩌면 저자는 양 진영의 그 두 사람을 통하여 하고 싶은 말을 대신 하도록 한 것은 아닐까?
다시, 이 책은?
월남전을 배경으로 하는 소설은 이미 많이 나왔다.
『머나먼 쏭바강』 (박영한), 『무기의 그늘』 (황석영), 『하얀 전쟁』 (안효정)
참, 『무기의 그늘』도 베트남 다낭이 배경이다.
이제 그런 베트남 전을 배경으로 하는 한국 문학에 이 한 권을 더한다,
베트남 전쟁의 의미를, 우리 국군의 참전 의미를 새삼스럽지만, 새겨보게 하는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