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레카 실험 원정대 - 실험으로 풀어 보는 21가지 수수께끼
이자벨 마퇴 외 지음, 로랑 오두앵 외 그림, 이주희 옮김 / 한겨레아이들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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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모험과 과학 수수께끼의 절묘한 만남]

과학 책은 좋아하지 않아도 모험과 스릴, 의문의 수수께끼가 가득한 이야기를 싫어하는 아이들은 없을 것이다. 책을 보면서 과학과 실험을 이렇게도 소개할 수 있구나 하는 감탄이 절로 나왔다.

저자를 살피니 역시 프랑스의 교사들이다. 프랑스에서 발간된 아동 대상의 과학 도서는 항상 감탄을 하면서 보게 되는데 이 책 역시 마찬가지이다. 책을 읽는 독자가 어른이 아닌 어린이라는 점을 철저하게 염두해 두고 아이들을 대상으로 이야기를 쉽고 흥미롭게 풀어간다는 점이 감탄하게 만드는 이유이다.

[유레카 실험 원정대]의 경우도 딱딱하게 과학의 원리와 실험방법을 설명하는게 아니라 흥미로운 이야기 구조 속에 이런 내용을 담고 있다. 책을 읽는 어린 독자들은 이 책 속의 세 명의 주인공이 되어서 할아버지가 세상 어딘가에 숨겨놓은 보물을 찾아 수수께끼를 풀어가게 된다. 지구의 곳곳을 돌면서 21가지의 수수께끼를 풀게 되는데 책에서는 각 수수께끼마다 미션의 형태로 제시를 한다. 그 수수께끼를 풀면 다음으로 통과할 수 있고 문제를 풀기위해서 기본이 되는 과학상식의 핵심을 제시해 준다. 그러면서도 키박스를 통해서 구구절절 과학원리를 설명하기 보다는 해당 실험을 통해서 원리를 익히는 가이드 역할을 해주는 점도 철저히 어린이 독자를 염두한 배려라고 있다고 볼 수 있다.

21가지 미션을 수행하면서 관성, 힘의 분산, 표면 장력, 전기 회로, 지시약 등 다양한 실험을 할 수 있다. 미션 후에는 실험에 필요한 준비물이 그림과 함께 소개되고 단계적인 실험 방법이나 알고 가면 좋을 실험들이 그림과 함께 소개되어 익히고 따라하기에 알맞다.

수수께끼 해결을 통한 미션 수행에는 바로 이 과학의 원리를 이용한다는 점이 아이들에게 생활 속에 만연된 과학의 힘을 자연스럽게 느끼게 하지 않을까 싶다. 과학, 실험이라면 어렵다고 도리질을 하던 아이들에게 슬며시 이 책을 권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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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글씨를 천하에 세운 김정희 - 한국편 5 그림으로 만난 세계의 미술가들 한국편 5
조정육 지음 / 미래엔아이세움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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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책을 통해 다시 만난 추사의 세한도]

얼마전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리는 추사전에 다녀온 적이 있다. 말로만 듣던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를 볼 수 있다는 설레임과 함께 과연 그 그림이 그렇게도 대단한지 눈으로 직접 보고싶었다.

암실에서 작품마다 불빛을 비추고 있는 전시장에 들어서서 주위에 전시되어 있는 추사의 글씨와 문장을 보는 것은 마치 살아 꿈틀대는 용들을 보고 있는 것같은 착각이 들었다. 글씨라는 것이 살아있다?라는 느낌은 태어나서 처음 느꼈다. 추사의 글씨들 사이로 사람들이 죽 둘러서 보고 있는 것이 있으니 그것이 바로 '세한도'였다. 인생을 정리해야 할 59세라는 나이에 제주도로 유배를 떠난 김정희가 그린 그의 최대의 걸작이 바로 세한도이다. 유배지에 있는 김정희에게 그가 필요하다는 서책은 무슨 일이 있어도 구해주며 물심양면 도와주던 이상적에게 감사의 표시로 그린 그림이다. 스승의 세한도를 받은 이상적은 스승에 대한 고마움을 표하고 싶어 중국에 가서 학자들에게 그림을 보여주고 학자들의 감상시를 받았는데 그것이 바로 세한도를 더욱 빛나게 하는 사실 중의 하나가 되었다. 전시장에 두루마리를 다 풀지도 못하고 있는 세한도는 그렇게 수많은 사람들의 손을 거치면서 그림에 탄복한 사람들의 글이 적힌 것이다.

추사 혹은 완당이라는 호 외에도 수많은 호를 가지고 있는 김정희는 글씨의 대가로 익히 알려져 있지만 그는 글씨 뿐 아니라 모든 면에서 다재다능한 학자이자 문필가였던 것 같다. 학문에 대한 탐구와 서체에 대한 관심으로 중국의 수많은 책을 보면서 익히면서도 자신만의 독특한 서체를 창조해낸 그의 의지는 노력과 타고난 재능으로 말미암을 수 있었던 결과라고 생각된다.  서체가 어떻다는 것을 아직도 잘은 모르겠지만 분명한 것은 그의 서체에서 살아 꿈틀거리는 생명력이고 이러한 생명력 때문에 청나라에서는 자국의 최고 문필가 대신 조선의 추사를 손꼽았는지도 모르겠다.

조선에서보다 오히려 중국에서 더 많은 인정을 받았다는 김정희를 바라보는 위치는 지금도 많이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된다. 어린이들이나 서체에 일가견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그의 서체가 대단하다는 것을 가르치기 보다는 그가 얼마만큼 인정받는 인물인지 그 자료가 좀더 노출되어야 하지 않는가 하는 생각도 든다.

이 책은 초등 고학년을 대상으로 나온 책이지만 결코 어른이 보기에도 손색이 없는 도서였다. 그림으로 만난 미술가 시리즈의 다른 작품에도 구미가 당기게 만드니 조만간 다른 책이 내 손에 들리게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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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두의 말씨앗 사계절 저학년문고 38
문선이 지음, 정지윤 그림 / 사계절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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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속에 좋은 씨앗만 담아 볼까나?]

책표지를 보고 웬지 낯설지 않은 독특한 그림에 그린이부터 찾아 보았다. 역시 [다 콩이야] [까만 달걀]에서 그림을 그렸던 정지윤씨의 그림이다. 아이가 특히 좋아하던 그림이어서 이번에도 책을 보기 전에 그림부터 대충 훑어보았는데 중간에 삽입된 그림이 내용의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우리  아빤 맨날 텔레비전만 보고 나랑은 안 놀아 줘~ 정말 싫어"

결코 드문 말이 아니기에 이 책속에 나오는 마두는 내 아이이면서 동시에 책을 읽는 아이에게는 자기 자신이 되었다. 마두는 항상 바쁘다면서 놀아주지 않고 약속을 잘 잊는 아빠에게 불만이 많다. 아빠를 바꾸고 싶다는 말이 씨앗이 되어서 싹이 트도록 그렇게도 그 말을 많이 했던가? 마두의 앞에 나타난 말씨앗 꽃감관은 마두의 소원을 들어주기로 하되 아빠를 바꿀 4번의 기회를 주고 그 때마다 아빠의 중요한 정보가 하나씩 사라지게 된다. 마두는 조금은 겁나면서도 자신이 원하는 아빠를 얻을 수 있다는 생각에 "아빠를 정말 바꿔 버리고 싶어요"를 내뱉고는 자신의 말씨앗이 크도록 하게 된다.

마두가 바라던 아빠는 잘 놀아주는 아빠, 부자 아빠, 뭐든 오냐 아빠..이렇게 세 번의 아빠로 바꿔 보는 과정에서 마두는 아빠의 얼굴을 잊고, 아빠의 이름을 잊고, 아빠의 나이를 잊게 된다. 자신의 맘대로 원하는 아빠들이었지만 뭐든 완벽한 것은 없다는게 세상의 이치랄까? 마두는 때마다 마음에 들지 않는 아빠를 바꾸고 마지막 단 한 번의 기회는 자신의 아빠를 찾게 된다. 그러나 자신의 말씨앗의 힘이 막강해지고 아빠에 대한 중요한 기억이 사라진 뒤라서 아빠를 찾는 건 쉽지 않은 일이었다. 자신처럼 아빠를 바꾸고 싶다고 함부로 말을 내뱉어서 말씨앗이 무럭무럭 자라서 아빠를 찾지 못해서 울고 있는 아이들을 보면서 마두는 자기 역시 아빠를 찾지 못할까 두려워 한다.  아빠 텃밭에 있는 수많은 아빠들 중에서 마두가 아빠를 찾을 수 있는 방법은 자신과 아빠만이 알고 있는 사실을 기억하는 아빠를 찾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찾은 몇몇의 아빠들 가운데에서 마두는 이번에는 너무도 쉽게 아빠를 찾는다. 그건 다른 누구도 알 수 있는 바로 그 사실..아빠와 마두가 붕어빵처럼 너무도 닮았다는 것이다.

마두의 말씨앗을 통해서 나도 모르게 뱉어진 말에서 상처받을 사람에 대해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한 번은 어렵지만 수를 거듭할 때마다 너무도 쉽게 내뱉어지고 그렇게 해서 뿌리를 깊게 내려지는 말씨앗의 힘을 느낄 수 있었다. 생활 속에서 나도 모르게 내 뱉는 말들이 얼마나 무심하게 자리잡고 다른 사람의 마음에 상처를 주는지 엄마인 나도 반성을 하게 되고  책을 읽은 아이는 마두처럼 아빠와 사이가 정말 좋아졌으면 하는 바램과 더불어 고운 말씨앗을 키워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쁘기보다는 친근하고 사랑스러운 정이 묻어나는 삽화와 중저학년의 우리 아이들의 고민과 생활속의 말투에 대한 문제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동화여서 조만간 추천도서 목록에 자리잡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때마침 5월 가정의 달인데 이 책을 읽은 후에 책 사이에 끼워있는 예쁜 편지지에 마음을 담아 아빠에게 편지를 쓰면 정말 좋겠다. 내가 말하기도 전에 벌써 책을 읽고 편지지를 가져다가 편지를 쓴다고 하는 아이..사실 편지지가 너무 이뻐서 살짝 아쉽기도 하지만 이렇게 책을 읽고 활동할 수 있는 아이디어까지 제공한 출판사의 세심한 배려에 살짝 미소짓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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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마무사 (양장) - 700년 고구려 역사를 지켜 온 불패의 상징, 과학과 상상력으로 만나는 우리 문화유산 2
이종호.윤석연 지음, 정준호 그림 / 열린박물관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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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려인의 용맹성과 뛰어난 성축조 기술을 엿보다]

 

개마무사~

사실 너무도 낯선 단어였다. 개마무사란 고구려의 철갑기병이라고나 할까? 고구려군 병사에는 모두 4가지 종류가 있는데 개마무사는 최강의 공격력을 가진 중장기병이다. 책에는 개마무사 모습을 그려서 갑옷의 명칭을 소개하고 그들이 사용하던 무기를 보여준다. 이것만으로도 다른 책에서는 찾아 볼 수 없던 독특한 고구려의 무사들과 생활을 엿볼 수 있는데 여기에 또 하나 이 책에서 주는 신선한 상식은 세계 최강을 자랑하는 고구려의 성곽축조 기술을 엿볼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의 수나라가 고구려를 계혹 치려고 전쟁을 일으키다가 국력이 쇠해서 망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고구려는 그 어떤 전쟁에서도 견뎌 낼 수 있는 산성을 쌓았다. 책속에서 보여주는 고구려의 성쌓는 기술은 단순히 돌을 쌓아 올리는 것이 아니라 기단에는 큰 돌로 중심을 잡고 들여쌓기와 내쌓기를 한다. 그리고 불국사 축대나 석가답 기단 , 장군총에서 볼 수 있듯이 돌의 윗부분을 다듬어서 그 위에 돌을 쌓는 그랭이 기법으로 성곽을 견고하게 쌓은 것이다. 그래서 거대한 중국이라도 고구려의 성을 결코 함락할 수 없었을 것이다. 고구려의 패망은 아쉽게도 내분에 의한 것임은 누구나 알고 있다.

이 책을 읽고는 민속박물관에서 갔다가 고구려의 왕의 행차를 재현한 고구려인들의 행렬 모형 속에서 책에서 만났던 모든 것을 한 눈에 보고 왔다. 왕이 탄 수레는 말이 아닌 소가 끌고 양 옆에는 무사들이 있는데 그 가운데 중장기병 개마무사도 보고 왕의 행렬 앞에서 가무를 하는 여러 재주꾼과 악공들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책에서 본 내용이 그대로 재현되는 듯한 착각에 빠져서 "맞아, 맞아"를 연발하면서 모습 하나하나를 찾아 보았다. 그리고 고구려 성곽의 모습은 각 궁에서 그랭이 공법이나 들여쌓기의 흔적을 충분히 발견하고 서울 성곽에서도 겉쌓기와 속쌓기의 흔적은 찾아 볼 수 있었다. 고구려가 멸망하고 삼국이 통일되고 지금까지 세월이 흐르면서도 고구려인들의 성쌓기 기술이 여기저기 흔적이 남아있고 후대에 영향을 주었던 것을 발견하면서 지금의 역사는 과거와 절대 단절될 수 없음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되었다. 아이와 책을 다시 한 번 꼼꼼하게 살피고 서울의 성곽을 거닐고 민속박물관을 한 번 더 찾아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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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왕릉 - 천년 왕국 신라의 역사로 들어가는 문, 과학과 상상력으로 만나는 우리 문화유산 3
이종호 외 지음, 정준호 그림 / 열린박물관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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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왕릉에서 찾은 선조의 과학기술]

 

작년에 딸 아이와 함께 경주에 다녀왔다. 고등학교 수학여행 때 경주를 가긴 했었지만 기억에 남는 경주와 마음으로 느끼는 경주는 작년이 처음이었다. 아이와 경주왕릉에서 본 거대한 황남대총을 아직도 생생히 기억한다. 누구의 무덤인지 모르지만 왕족의 것으로 추정되는 거대한 무덤은 그곳 지역의 이름을 따서 황남대총이라고 명명되었고 부근에는 천마도가 출토된 천마총을 비롯하여 신라시대의 많은 능이 자리잡고 있었다. 경주는 정말 거대한 무덤 구역이라고나 할까? 수많은 신라시대의 무덤을 보면서 그냥 놀랍기만 할 뿐이었다. 그때의 그런 눈으로 기로만 느끼던 왕릉에 대해서 이번에는 속속들이 숨은 이야기를 집어 볼 책을 만나서 여간 반갑지 않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경주에 가기전에 이 책을 먼저 보았으면 정말 많은 도움이 되었을 거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책에서는 황남대총과 천마총, 왕릉에서 출토된 유물, 그리고 죽어서도 나라를 지키고자 한 왕릉의 의미를 각 장에서 다루고 있다. 물론 역사적인 사실과 유물을 근거로 추론된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생동감이 있는 이야기 전계로 이야기에 충분히 충분히 매료된다. 게다가 각 장의 마지막에 제시된 과학돋보기는 우리가 몰랐던 선조들의 과학적인 기술을 섬세하게 엿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황남대총만 하더라도 목관을 땅 속에 묻는 것이 아니라 목관 위로 목곽을 만들고 그 위에 자갈을 덮고 그 위에 흙을 덮어 거대한 무덤을 만드는 것이다. 옛 무덤 또한 여러가지가 있는데 사실 이 모두 처음 들어보는 무덤의 방식이어서 신기했다. 설명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무덤의 사진을 보여주어 그 차이를 조금이나마 비교해 볼 수가 있다.  이 뿐만 아니라 출토된 유물을 어떻게 보존하는지 궁금했었는데 각 유물의 보존방법을 엿보는 것또한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었던 배움이었다.  마지막으로 천년 전 경주의 모습이 담긴 신라 왕경도를 보면서 지금은 관광지로 바뀌고 그때만큼의 사람도 없는 지금의 경주는 문명이 발달했다 하더라도 채워지지 않는 우리의 빈자리를 보는 것같은 안타까움이 느껴졌다.

관광의 의미만이 아니라 우리 선조의 숨결을 조금이나라 느끼기 위해서는 경주에 가기 전에 꼭 한 번은 이 책을 읽고 경주에서 왕릉을 살폈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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