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몬스터 한자 어휘 도감 사고력 마스터 시리즈
서울문화사 편집부 엮음 / 서울문화사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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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과학 도감에 이어 두 번째 만나는 포켓몬스터 시리즈는 한자 도감이다. 개인적으로 문해력에 대한 고민이 많다 보니, 자연스레 우리말에 꽤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한자에도 관심이 많아진다. 주변에서 한자검정시험에 대한 이야기를 종종 듣다 보니, 나도 슬슬 공부를 시켜야 하나 싶은데 한자 역시 암기를 해야 하는 과목이기 때문에 괜히 부담을 주는 거 같은 생각도 든다. 한동안은 한자 일력이나 사자성어 일력을 활용해 봤는데, 생각보다 금방 시들해졌다. 하루 한 장 넘기는 게 왜 이렇게 힘든 걸까? 덕분에 일력 중 하나는 내 회사 책상으로 자리를 옮겼지만, 나 역시 조금만 정신없으면 놓치기 일쑤다. 그래도 아이들은 재미있으면 보게 된다는 사실은 확실하기에 기왕이면 재미있게 공부를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다 보니, 자연스레 아이들이 좋아하는 캐릭터에 눈이 간다.




포켓몬스터와 한자 어휘의 만남이라! 누군지는 몰라도, 정말 기발한 아이디어라는 생각이 들었다. 포켓몬은 정말 무궁무진하고, 그 안에도 타입에 따라 또 진화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아니나 다를까! 편집부에서 고심을 한 흔적이 여기저기서 느껴진다. 포켓몬의 타입과 연관된 한자를 배치해서 아이들이 보기에도 자연스럽게 연상시킬 수 있도록 애를 쓴 티가 난다. 예를 들면, 쥐포켓몬이자 전기를 흘리는 피카츄의 진화 형태인 라이츄가 등장한다. 등장하는 한자를 활용하여 자연스럽게 포켓몬을 설명해 주는 역할을 하니 조금 더 기억이 쉬울 것 같다. 그뿐만 아니라 해당 단어를 활용한 사자성어와 그에서 파생된 단어와 그에 뜻이 같이 등장하기에 한 페이지를 공부하지만 여러 한자를 배우는 효과를 얻을 수 있어서 일석다조다!



물론 아무리 좋아하는 포켓몬이 등장해도, 공부는 쉽지 않다. 그럴 때 중간중간 쉬어가는 코너들이 들어있다. 길 찾기, 퍼즐 맞추기, 줄긋기 등 다양한 놀이 코너가 등장하기에 또 재미있게 머리도 식힐 수 있다.  책에 등장하는 한자 어휘는 6~8급 용이다. 뒤 페이지의 색인은 물론 4자 성어 정리, 각 급수에 맞는 어휘가 별도로 정리되어 있기 때문에 궁금한 부분은 찾아볼 수 있어서 여러모로 유용하다.  정말 이 한 권을 읽고 나면, 6~8급 한자를 마스터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문해력까지 한 번에 키울 수 있으니 정말 여러모로 도움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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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쯤은, 서양미술사 - 다빈치부터 피카소까지, 시대별 대표 명화로 한눈에 보는 미술의 역사
김찬용 지음 / 땡스B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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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서평입니다.



매년 미술 관련 책을 1권 이상 꾸준히 읽겠다는 계획 덕분에 미술에 대한 낯섦이 좀 덜어졌다. 물론 아직 익숙하거나 애호가가 될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명화를 봤을 때 '본 적이 있다!'라는 반가움이 있는 걸 보니 다행이다. 하지만 여전히 피카소가 떠오르는 입체주의는 여전히 낯설다. 그래도 명화를 통해 이어져가는 미술의 사조를 한 권으로 만나볼 수 있다는 사실에 기대가 되었던 것도 사실이다. 음악보다 더 복잡한 명화의 사조를 떠올리면 드문드문 이 빠진 곳이 유난히 많다. 기왕이면 순서대로 혹은 사조와 관련된 화가와 작품이 연결되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시대를 타고 가는 연표가 첫 장에 등장하니 마음이 편하다. 암기까지는 아니겠지만, 한 번씩 '뭐였지?' 싶을 때 첫 장만 펴보면 되니 이만한 소득이 어디 있을까 싶다.


흥미로운 것은 그림에도 유행이 있다는 것이다. 일부러 묶으려고 묶은 건 아니지만, 선구자적 화가와 그의 그림에 감동을 받은 후배 화가들에 의해 해당 사조가 이어진다는 것이다. 지금처럼 인터넷이 활발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미술관이 모두에게 개방된 시대도 아님에도 비슷한 화풍을 가진, 비슷한 모습을 지닌 그림들이 등장했다는 사실 자체만 해도 흥미롭다. 





책을 읽으며 또 하나 느낀 것 중 하나가 앞선 사조 이후에 등장하는 사조는 반대되거나, 그와 성격을 달리하는 모습이 유행한다는 것이었다. 가장 또렷하게 드러났던 사조 중 하나는 매너리즘이다. 사실 매너리즘?이라는 단어는 좀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되는데, 사조의 이름이 매너리즘이었다는 사실은 이번에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매너리즘 사조의 문을 연 사람은 바로 16세기 활동했던 화가 파르미자니노인데, 그의 대표작은 목이 긴 성모다. 사실 무척 낯선 그림에다가 뭔지 모를 어색함이 그림 안에 가득했다. 우선 성모와 아기 예수가 너무 거인 같았다. 목도 길고 손가락도 과하게 얇고 긴 성모가 막 태어난 아기라고 보기에 길고 우락부락한(적어도 5살은 돼 보이는?) 예수를 안고 있는데, 보통 아기를 안고 있을 때의 모습이라고 보기에 기괴할 정도로 떨어뜨릴 것 같은 자세다. 아마 그림만 봤다면 이게 뭔가? 했을 텐데, 곁들여진 설명을 읽고 보니 이해가 되었다. 참고로 파르미자니노가 활동하기 전 시대는 르네상스로 그 유명한 다빈치, 미켈란젤로, 라파엘로가 활동하던 때다. 균형미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들의 이후 등장한 매너리즘은 이들의 아성을 넘어서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싶다. 물론 이들의 영향을 받아 그림을 그렸던 파르미자니노는 이들을 넘어서기 위한 방법으로 균형을 깨뜨리는 그림을 그렸던 것은 아닐까 싶다.


그 밖에도 인상주의가 3으로 나누어져서 등장하는데, 인상주의, 신인상주의, 후기 인상주의가 그것이다. 여기서 "인상"은 전 시대사조인 아카데미즘에 반대하여 자연의 빛과 색채, 순간적인 인상에 중심을 두고 표현했던 사조인데, 지금은 사조의 이름으로 쓰이는 인상이 사실은 비판과 조롱의 말로 사용되었다는 사실이 참 아이러니하다. 그러고 보면 청교도나 그리스도인 같은 단어 역시 비아냥 되는 단어로 사용되었다고 하는데, 당시는 그렇게 사용되었지만 지금 우리가 느끼기에는 그런 부정적인 이미지들이 다 사라져서 그런지 아무 느낌 없이 받아들이고 사용하고 있다는 것도 신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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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겨진 얼굴
이현종 지음 / 모모북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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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만약...... 내가 믿어왔던 모든 것이 거짓이었다면?

 야외 테라스에서 따뜻한 해를 맞으며 티타임을 즐기고 있던 한 부부가 무참하게 살해되었다. 피해자는 마약과 도박에 빠진 사람들을 도와주는 일을 했던 희망재단의 이사장 부부였다. 사건은 곧 언론 헤드라인에 올랐고, 많은 사람들은 이 일에 큰 분노를 쏟아냈다. 피의자는 차혁진. 하지만 그는 입을 다물고 형사들의 어떤 말에도 입을 열지 않았다. 회의를 하고 있던 아들 이준혁은 갑작스러운 부모님의 사망 소식에 패닉 상태가 되었다. 무슨 정신으로 장례를 치렀는지도 모르는 시간이 흘렀다. 누구보다 선한 일을 했던 부모님에게 무슨 원한이 있었기에 혁진은 부모님에게 무참히 칼을 휘두른 것이었을까?  상속신고를 위해 부모님의 집으로 돌아온 준혁은 부모님의 재산을 조회하다 깜짝 놀란다. 무려 62억이 넘는 돈이 통장에 들어있었다. 도대체 이렇게 큰돈을 어떻게 마련한 것일까? 


  함구하고 있는 혁진을 조사하던 강동 경찰서 박희성 형사와 이병찬 형사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들어주면 일주일 후 진실을 밝히겠다는 말을 듣게 된다. 우선 첫 번째는 자신이 자백하는 자리에 이준혁이 와서 자신의 진술을 들어야 하고, 두 번째는 자신의 딸 수연을 찾아달라는 것이었다. 


 한편, 준혁의 SNS로 메시지가 한통 들어온다. 준혁이 쓴 시간을 되돌리고 싶다는 글에 대한 답으로 보였다. 자신이 부모님을 살릴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큰 상처를 받은 준혁은 이 장난스러운 메시지에 화가 치밀어 올랐지만, 최대한 예의를 갖춰 답장을 보낸다. 그리고 메시지를 보낸 장본인인 장진호 박사의 연구실로 가게 되는 준혁. 양자 얽힘을 통해 부모님이 돌아가시기 전 상황으로 가게 된다면, 부모님을 살릴 수 있다는 박사의 말은 뭔가 믿을 수 없었다. 하지만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었기에 준혁은 그를 만나러 간 것이다. 현재 타임머신과 같은 이 상황을 통해 과반수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이뤘다는 말과 데이터를 보여주는 장 박사는 준혁에게 부모님이 살해되기 전으로 가서 상황을 바꾼다면 부모님은 사망하지 않을 수 있다는 말과 함께 보수로 50억을 요구한다. 


 약속한 날짜가 다가오고, 혁진은 준혁의 부모님이 재단을 이용해 벌였던 과거의 이야기와 자신의 딸이 조대식이라는 재단 일을 봐주는 인신매매업자에게 팔려갔다는 사실을 밝힌다. 늘 타인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해왔다고 생각했던 부모님이 사실은 끔찍한 일을 벌였다는 사실을 도저히 믿을 수 없었지만, 통장에 남아있는 돈과 책장에 꽂혀 있던 장부 속 내용들을 본 준혁은 혼란스럽기만 하다. 과연 무엇이 진실일까? 


 희망재단의 진승일 이사로부터 10년 전부터  아들 강운을 살리기 위한 치료비와 교육비를 받고 있던 병찬은 형사와 아버지라는 상충하는 두 역할 앞에서 고민을 하기 시작한다. 희망재단의 뒤를 캐고, 진승일이 벌인 일을 밝혀야 하지만 그로부터 받은 뇌물이 모든 것을 막고 있다. 급기야 자꾸 수사를 딜레이 시키는 것에 불만을 품은 희성은 독단적으로 수사를 하겠다고 밝혀온다. 진승일은 그런 병찬을 압박하며 조대식을 제거해달라는 부탁 아닌 명령을 해온다. 조금씩 밝혀지는 부모의 일과 검은 속내를 드러내는 진승일과 조대식. 그리고 그 사이에서 고민하는 병찬. 과연 준혁은 장 박사의 타임머신을 타고 시간을 되돌릴 수 있을까? 

 

 모든 것이 드러나고 순리대로 풀렸다고 생각했는데, 예상치 못한 반전이 허를 찌른다. 차라리...라는 생각이 자꾸 드는 건, 작품에 너무 깊이 빠져들어서가 아닌가 싶다. 돈 앞에 추악하게 변해가는 인간의 모습을 가장 적절하게 표현하는 제목, 숨겨진 얼굴. 내가 만약 준혁이었다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를 고민하게 하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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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 너스에이드
치넨 미키토 지음, 신유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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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살리겠다고 마음먹은 환자를 못 본 척한다면, 나는 내가 아니게 돼.

의사 면허보다 나 자신이 의사라는 자부심이 나한테는 더 소중해.

 의사 출신 작가 치넨 미키토의 책을 여러 권 만났다. 이번에  나온 신작의 제목은 이웃집 너스에이드(nurse's aide). 제목의 너스에이드는 간호조무사를 말한다. 우리나라와 달리, 일본은 자격증이 없어도 간호조무사를 할 수 있다고 한다. 어느 정도의 경험만 있으면 누구나 할 수 있다는 인식 때문에, 처우가 썩 좋지 않은 것 같다. 책 속에 등장하는 간호조무사들을 향한 간호사나 의사, 환자들의 반응 중에도 그런 모습이 보인다. 간호조무사가 된 지 오래지 않은 사쿠라바 미오는 환자들을 돌보는 자신의 직업이 만족스럽지만, 힘들어하는 환자들에게 처치를 할 수 있는 사람은 간호사이기에 가래를 빼달라는 환자 보호자의 이야기를 간호사 사다모리에게 전한다. 당연히 바쁜데 그런 것도 못하냐는 말과 함께 간호조무사를 무시하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사쿠라바 미오가 근무하고 있는 세이료대학 통합 외과병원은 히가미 세포의 발견으로 암 치료의 신세계로 알려진 히가미 교수가 주축이 되어 만들어진 곳이다. 이곳의 의사들은 좀 특이한 피라미드 구조를 가지고 있는데, 연공서열이 아닌 수술 실력에 따라 계급이 나뉜다. 수련의가 브론즈고, 수련을 마치고 통합 외과에 입국하게 되면 실버가 된다. 그 이후부터 수술 실력이 쌓이면 골드로 불리며 진료를 보거나 자기 수술을 집도할 수 있다. 무엇보다 가장 높은 등급은 플래티넘이다. 이들은 오로지 수술만 하는 천재 의사들이다. 당연히 수술하기 전후의 환자를 만나거나 보호자에게 설명하는 일은 아래 등급인 실버들이 한다. 플래티넘 중에서도 능력을 인정받는 천재 외과의사 류자키 타이가. 그가 바로 미오가 맡고 있는 식도암 환자 기노시타 하나에가 수술을 받기로 되어 있었다. 하지만 수술날 아침, 심해진 요통에 하나에는 진땀을 흘리고 있었다. 순간 뭐가 이상하다는 느낌이 든 미오는 오가키에게 이야기를 하지만, 간호조무사 주제에 자신에게 그런 요청을 한다고 기분 나빠하는 오가키의 막말을 듣게 된다. 그 상황에서 나타난 류자키. 결국 류자키에게 해당 사실을 이야기하며 꼭 수술 전에 확인을 해달라는 말을 하는 미오. 환자의 상태가 이상하다는 이야기에 급하게 CT 촬영을 하게 되고 해리성 대동맥류라는 사실이 드러난다. 만약 미오의 말을 듣지 않고 수술을 했다면 대동맥 파열로 수술 중 사망했을 상황이었던 것이다. 이 일로 골드였던 오가키는 강등되지만, 다행히 미오는 징계를 받지 않는다. 미오의 행동을 보고 의심을 시작하는 류자키. 얼마 전 이사 온 미오가 옆집의 남자에게 인사를 했지만, 씹혔던 기억이 있었는데 그래도 옆집 사람이니 인사를 해야겠다는 생각에 집을 나선 미오는 옆집에 사는 남자가 류자키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지난번 일로 미오를 의심하기 시작한 류자키는 미오의 생각 없이 묶는 매듭을 보고 그녀가 의사라는 사실을 확신하게 된다. 


 사실 미오는 실력 있는 외과의사였지만, 갑작스럽게 전신 다발성 악성 신생물 증후군(심네스)에 걸린 언니 유이에 대한 죄책감을 가지고 있다. 기자였던 유이의 수술을 맡게 된 미오는 다행히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치지만, 심네스에 걸린 기자를 계속 채용할 수 없다는 말을 들은 유이는 상심하여 옥상에서 자살을 택한다. 자신이 수술을 하지 않았다면, 언니는 죽지 않았을 것이라는 죄책감 때문에 PTSD 증상이 나타나는 미오는 그렇게 의사를 그만둔다. 그리고 택한 직업이 바로 간호조무사였다. 그러던 어느 날 미오의 집에 도둑이 들게 되고, 언니의 약혼자였던 형사 다치바나로 부터 언니가 살해된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들은 미오는 언니의 복수를 위해 언니를 그렇게 만든 범인을 찾아 나서는데...


 병동에서 일어나는 수술과 언니 유이의 죽음에 얽힌 진실을 파헤쳐 가는 미오는 이 일에 폭력조직과 종교집단이 얽혀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언니가 죽기 전에 탔던 차에 남아있던 주소로 갔다가, 언니를 죽인 것으로 의심되는 남자를 수술하려고 들어가는 류자키를 만나게 된 후, 류자키와 함께 조금씩 사건의 진상을 향해 나아가게 된다. 하지만 미오를 괴롭히는 병동의 간호조무사들로부터 결국 중요한 단서를 얻어내는 미호. 과연 언니를 죽인 범인은 누구일까?


 이웃집 너스에이드는 그동안 만나왔던 치넨 미키토의 작품 중에서 가장 흥미로운 작품이었다. 여러 개의 얽힌 실타래가 풀려나가면서 사건의 진실을 향해 나아가는데, 이번에도 역시나 예상치 못한 반전이 기다리고 있었다. 전혀 예상치 못한 범인. 그리고 처음 접하는 심네스라는 병.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검은 그림자. 이 모든 것을 결국 완수해 내고, 트라우마까지 떨쳐내는 미오의 모습은 참 매력적이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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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들의 진짜 직업
나심 엘 카블리 지음, 이나래 옮김 / 현암사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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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정비공인 그(크로포드)는 오토바이를 수리하면서 사물을 관리할 뿐만 아니라

스스로를 보살피고 자신이 세계와 맺은 관계를 돌본다.

이 책의 제목을 마주하면서 꽤 신선하고 한편으로는 놀랐다. 철학자는 당연히 직업이 철학자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철학이라는 학문 자체가 솔직히 당장 먹고사는데 꼭 필요한 학문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철학은 기호식품 같다는 생각을 한 번씩 할 때가 있었다. 자연스레 철학을 하려면 어느 정도 여유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에까지 미쳤다. 근데, 그렇다면 철학은 부유한 사람들만의 것인가? 연구할 만한 재정적 여유가 없으면 철학을 할 수 없는가?라는 데 방점이 찍힌다. 그건 아닌데 말이다. 한편으로는 철학으로 밥 벌어먹고 살기 쉽지 않을 것 같다는 이야기도 들었던지라(과거의 여러 인터뷰에서 그래서 철학과가 아닌 다른 과를 선택했다는 이야기도 봤지만, 철학뿐 아니라 기초과학이나 사회과학에서도 상대적으로 인기가 덜한 과들의 경우 같은 취급을 당했던 것 같다.) 책의 내용이 더 궁금해졌다.

40인의 철학자들과 그들의 직업을 이야기하는 이 책을 읽으며 철학자는 철학자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누구보다 이율배반을 거부하고, 자신의 확고한 생각에 대해 줄기차게 밀고 나가는 철학자들은 직업에서도 그런 자신들의 연구와 철학이 고스란히 배어 나온다. 견유학파였던 시노페의 디오게네스는 일평생을 사회적 규범과 관습에 맞서 사고하고 행동했다. 이단아적인 기질을 가졌던 그의 직업은 위조 화폐 제작자였다. 철학자와 위조 화폐 제작자 간의 괴리가 상당히 큰데, 그가 주장한 도덕적 신념과 철학에 비추어보자면 지극히 자신의 신념을 지키며 행동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근데 흥미로운 것 중 하나는 실제 화폐 역시 위조지폐와 별반 다르지 않다는 사실이다. 실제 화폐에 적힌 가치가 실제 금속의 가치와 일치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공식적으로는 진짜지만 실질적으로는 가짜'라는 표현이 책에 등장하는데, 어쩌면 공식적으로 드러나지만 않았을 뿐 디오게네스가 만든 화폐와 공식 화폐는 둘 다 가짜라는 사실이 아이러니할 뿐이다.

또 특이한 직업을 가진 사람 중에는 은행강도가 있다. 아니 은행강도가 어떻게 철학자가 된 것일까? 베르나르 스티글레르는 자신이 운영하던 술집의 재정을 메우기 위해 무장한 채 은행을 털었는데, 결국 잡히고 만다. 무료한 감옥 안에서의 시간 속에서 그는 다양한 독서와 사색, 철학자들의 책을 통해 철학자로 거듭난다. 그가 주장한 철학 중에는 마케팅과 사회관계망 서비스의 반사회적 기능과 폐해에 대한 내용이 있다. 감옥에서의 시간이 그를 철학자로 만들었다는 사실이 꽤 흥미롭다.

기자, 시장, 정비공, 해부학자, 안경 세공사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지고 있던 철학자들은 그들의 철학연구를 지속하기 위한 재정적 필요를 위해 다양한 직업을 가졌다. 물론 그 직업 안에 자신만의 철학을 담아서 철학을 위한 철학의 근거를 밥벌이를 통해 이뤄내기도 한다. 꽤 흥미로운 그들의 이야기를 마주하고 보니, 오히려 그들의 밥벌이는 철학의 연구를 더욱 깊게 만들어준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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