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닥토닥 초등 문해력 상담소 - 아이의 공부머리를 깊고 넓게 키우는
신효원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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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듣고 말하기는 아이가 가장 먼저 접하고 키우는 언어능력입니다.

그러니 유아기부터 일상에서 아이가 하는 이야기를 잘 듣고 문장과 문장이 적절하게 연결되어 있는지, 

아이 말에 맥락이 갖추어져 있는지 살펴봐주세요.

아이의 문해력은 물론 더 나아가 언어능력 전반을 키워주는 시작점이 됩니다.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을 하면서 부모의 고민도 시작된다. 특히 몇 년 전부터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단어 하면 문해력이 아닌가 싶다. 산수는 잘하는데, 문제 자체를 이해를 못 해서 틀리는 경우가 많다는 말을 듣고 나서 나 역시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부터 문장제 수학 문제집을 사서 아이와 같이 풀기도 했다. 근데, 사실 문장제 수학 문제는 내가 초등학교 다니던 시절에도 있었다. 그때는 왜 문해력이 문제가 되지 않았을까?부터 고민을 해봐야 할 것 같다.


 과거에 비해 놀 거리가 무궁무진한 현재의 아이들은 영상의 풍요 속에 살고 있다. 내가 초등학교 다닐 때만 해도 만화는 5시 30분~7시 정규방송에만 볼 수 있었다. 맞벌이 부모가 있어도 학교 방학은 길었고, 급식을 먹지 않고 4교시만 하고 끝나는 수요일과 토요일은 6학년까지 동일했다. 그렇기에 하교 후나 방학의 긴 시간을 지루해하다 못해 책을 펼쳐들었던 때가 상대적으로 많았던 것 같다. 하지만 지금의 아이들은 어느 때나 티브이를 틀면 내가 원하는 방송을 수시로 접할 수 있다. 책보다 놀 거리가 더 많다는 것이 바로 문해력 고민의 시작이 된 것 같다.


 문해력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은 바로 책 읽기. 그것도 다독이라고 들었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는 다독만으로는 문해력을 높일 수 없다고 말한다. 이게 무슨 소리?! 책을 많이 읽으면 문해력은 자연히 높아진다고 생각했는데, 한 대를 세게 맞은 느낌이었다.  물론 다독은 중요하다. 하지만 글자만 읽는 다독은 의미가 없다. 




문해력을 키우기 위해 저자가 추천하는 방법 중에는 어휘 민감도 기르기, 많이 써보기, 질문하면서 책 읽기 등이 있다. 특히 책을 읽으며 나오는 단어들의 뜻을 모르는 아이가 질문을 했을 때를 꼭 활용하자. 해당 단어가 쓰인 문장을 다시 한번 읽어보고, 아이 스스로 그 뜻이 무엇인 지 유추하는 연습을 해보는 것이다. 그때 아이가 비슷하거나 옳은 답을 이야기한다면 아낌없이 칭찬을 해주자. 그렇게 유추의 재미를 알게 된 아이는 조금씩 자신감을 가지게 되고, 언어의 민감도는 조금씩 올라가게 된다. 그뿐만 아니라 책을 읽으며 스스로 질문을 할 수 있도록 부모가 올바른 질문을 하는 방법을 알려줘야 한다. 등장인물이나 사건에 대한 기본적인 질문부터 시작해서, 등장인물이 겪은 일을 본인이 겪는다면 어떨지 와 같은 공감에 이르기까지 생각하고 답해보는 단계를 거쳐야 문해력이 늘어난다. 그뿐만 아니라 직접 써보는 것도 중요하다. 단, 단순 연상 글쓰기가 아닌 각 문장들이 논리적으로 연결되는 글쓰기를 해야 문해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한다. 


 고학년이 될수록 추상어에 대한 정확한 정의를 알아야 책 읽기가 어렵지 않고 이해도도 높아진다. 저자가 예로 들어준 단어들을 가지고 가족게임으로 활용하면서 아이 스스로 해당 단어의 뜻과 쓰임새를 익히도록 도와주는 방법도 좋을 것 같다. 


책은 미취학, 저학년, 고학년으로 나눠서 해당 연령 때에 할 수 있는 문해력을 키우는 방법을 설명해 주는데, 저자가 말하는 놓치지 말아야 할 시기는 바로 9살, 초 2학년이다. 저학년 때가 상대적으로 시간적인 여유가 있기도 하고, 3학년이 되면 학과목의 수준이 확 올라가기 때문에 아이의 문해력을 키울 수 있는 최적기는 바로 저학년 때라고 한다. 


 단어를 통한 연상작용 퀴즈나 2~3문장을 쓸 수 있는 키워드를 제시하고 그에 대해 연습해 보는 것도 문해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된다. 특히 학습만화는 가능하면 8~10세 사이에는 피해는 게 좋다고 한다. 사실 저자는 학습만화를 잘 살펴봐야 한다고 말하는데, 학습이 아닌 캐릭터나 웃긴 내용에 포커스가 맞춰지는 책들은 경계하는 게 좋다고 한다. 이런 학습만화에 길들여주면 줄글이 길게 나오는 책을 읽기 힘들어하기 때문이다. (우리 아이가 다니는 학교는 정규 수업 시작 전에 책을 읽는 시간이 있고, 반마다 도서실 수업을 하는 날이 정해져 있다. 만화로 된 책의 경우는 대출이 안된다고 해서 의아했는데, 바로 이런 부분을 걱정해서 그런 것 같다.) 


 고학년이 될수록 문해력의 구멍이 크게 발생하는데, 책을 많이 읽음에도 문해력이 빈약해지는 까닭은 무엇일까? 순수하게 독소만으로 새 어휘를 습득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저자는 문해력을 키우기 위한 방법 중 하나로 단어장을 추천한다. 책을 읽으며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단어 수첩에 적어둔다. 그러고 나서 해당 단어를 사전을 찾거나 검색, 물어보면서 단어를 새롭게 익혀가는 것이다. 그 밖에도 실제적으로 문해력을 키울 수 있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기 때문에 바로바로 아이에게 대입할 수 있어서 여러모로 도움이 되었던 시간이었다.


 무엇이든 성장하기 위해서는 노력이 필요하다. 책 읽기 자체만 해도 드는 에너지가 많은데, 기왕이면 최적의 효과를 거두는 게 좋지 않을까? 놀이식으로 문해력을 키우는 여러 방법들을 통해 가장 좋은 시기를 놓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 또한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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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처럼 인생을 살아라 세계철학전집 6
디오게네스 라에르티오스 지음, 이근오 엮음 / 모티브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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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철학자 중에서 가장 이미지가 좋지 않았던 철학자를 꼽자면 견유학파와 에피쿠로스 학파가 아닐까 싶다. 얼마 전 에피쿠로스 학파에 대한 내용을 읽으며 그나마 쾌락주의자라고만 여겨진 그들의 이야기를 바로잡는 시간을 보냈는데, 이번에는 견유학파의 디오게네스다. 우선 견유라는 뜻부터 알아야 할 텐데, 이 견이 책의 제목에 등장하는 개 견(犬)을 뜻한다. 바로 이 책의 제목이 견유학파의 주장과 뜻을 풀어낸 것이라 볼 수 있다.


 생각보다 욕과 같은 이름을 가지게 된 이유는, 책에 초반에 등장한다. 디오게네스의 주장 중 하나는 개처럼 얽매이지 않고, 스트레스받지 말고, 있는 그대로를 즐기면서 살기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사실 디오게네스는 제대로 된 옷 한 벌 없이 드럼통 같은 큰 항아리에서 살았다고 한다. 그 항아리마저도 금이 가고 깨져서 버려진 항아리였다. 그럼에도 그는 자신의 삶을 비관하거나 타인의 삶을 부러워하기 보다 오히려 안타깝게 여겼다.




왜일까 싶었는데, 그 이유를 읽으며 고개가 끄덕여졌다. 디오게네스의 사상은 무소유의 법정 스님과 결을 같이 하는 것 같다. 사람의 욕심과 욕망은 하나보다 둘을, 둘보다는 셋을 원한다. 더 많은 돈을, 더 많은 물건들을, 더 넓은 집을, 더 높은 지위를 원하는 사람의 욕망은 결국 얽매이는 삶을 살아가게 만든다. 그렇게 매인 사람들은 결국 자신이 세운 가치를 더 높이기 위해 스트레스를 받으며 세상을 살아가기 마련이다. 그런 우리를 향해 디오게네스는 그저 자신이 가진 것에 만족하고, 무언가를 더 얻기 위해 아등바등 사는 것보다 개처럼 그저 자신에게 주어진 것에 기뻐하며 오늘을 살아가는 삶이 더 행복하지 않느냐는 가르침을 준다.


  우리의 삶에서 가장 두려운 것은 무엇일까? 바로 죽음이다. 아무리 많은 것을 소유해도, 대단한 명예를 가졌어도 죽으면 모든 것이 끝난다. 그랬기에 디오게네스가 살던 당시의 권력자들 역시 죽음으로 수많은 사람을 정복하고 굴복시킬 수 있었다. 그렇다면 디오게네스는 이들의 이런 협박에 어떻게 반응했을까?


"왕이 나를 죽일 수 있다고? 

병도, 짐승도, 심지어 벼룩 조 차도 사람을 죽일 수 있다. "


 이 정도 배포면 세상에 무서운 것이 없지 않았을까? 진짜 힘을 가진 존재가 무엇인지, 본질이 무엇인 지를 정확하게 꿰뚫고 진정 두려워해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았던 디오게네스의 철학을 읽으며 많은 삶의 통찰을 마주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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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몰랐던 1억 모으는 법 - 아끼지 않아도 돈이 알아서 쌓이는 현실 재테크
라밋 세티 지음, 박세연 옮김, 서대리 감수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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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나는 재테크 능력 보다 늘 저축을 하는 습관을 가지고 있다. 지금도 주로 사용하는 카드는 급여통장과 연계된 체크카드이고, 신용카드는 얼마 전 스마트폰을 바꾸면서 여러 가지 혜택을 위해 만든 카드 정도다. 그동안 봤던 대부분의 재테크 관련 책에서 주는 조언대로 신용카드보다는 체크카드를 사용하는 습관을 들였기 때문이다.


  인플레이션이 심하다 해도 1억은 단시간에 쉽게 모을 수 있는 금액이 아니다. 대놓고 1억이라는 숫자가 책의 제목으로 등장하다 보니 궁금했다. 얼마 전 10년 넘게 넣어두었던 펀드의 수익률이 50%를 넘었다. 가입했을 때는 조금씩 올랐지만, 꽤 오랜 기간 마이너스 수익을 기록하고 있어서 매달 자동이체하던 금액을 끊고 그냥 방치한 지 상당한 시간이 흘렀다. 펀드 자동이체를 끊고 몇 년 후 뱅커와 잠깐 상담을 했는데 경기가 너무 안 좋으니 원금만 되면 바로 환매를 하라고 했다.  무슨 배짱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차마 마이너스를 내면서 정리를 하고 싶지 않았다. 몇 년 전 50% 이상으로 수익률이 뛰었을 때를 놓치니 다시 수익률은 점점 내려갔다. 그리고 올해 다시 50%를 넘어선 걸 확인하고 가지고 있던 펀드 금액의 반 정도를 환매처리했다. 그렇게 처음 재테크를 통해 소소한 수익을 얻고 나니, 재테크에 대해 조금 더 관심을 가지고 공부했으면 좀 더 일찍 수익을 얻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에는 6가지의 돈을 모으는 시스템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초반부터 내가 바로잡아야 할 내용들이 많아서 솔직히 당황스러웠다. 보통의 재테크 책에서 가장 먼저 강조하는 것이 신용카드를 없애고 체크카드를 사용하라는 것인데 비해, 저자는 체크카드 보다 신용카드를 통해 신용도도 높이고 다양한 혜택을 꼭 누리라고 이야기한다. 또한 쓸데없는 카드는 바로 없애라고 조언한다. 카드를 만들 때 마트에서 추천하는 카드는 절대 만들지 말라고도 조언한다. 대신, 내가 필요한 혜택을 꼭 검색해 보고 그에 맞는 카드를 발급받으라고 말한다. 


 또한 은행 계좌의 경우도 이율에 너무 구애받지 말라고 조언한다. 책 안에 담겨있는 내용들 상당수는 우리가 그동안 알고 있던 재테크 상식들과는 반대되는 이야기다. 왜 이율에 구애받지 않아야 할까? 어차피 우리는 푼돈을 벌기 위한 재테크가 아닌 1억을 모으기 위한 재테크를 준비하는 사람들이기에 배포를 넓히기를 조언한다.


 저자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신용도다. 특히 신용도 하락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연체다. 혹시 리볼빙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다면 당장 확인하고 중지하길 바란다.(요즘 리볼빙을 마치 혜택처럼 자동으로 탑재해서 실제 통장에 돈이 있음에도 일부 금액을 넘기는 경우가 있다. 내 경우도 그런 경험을 한 적이 있었는데, 몇 달 지나고서 그 사실을 알고 너무 황당했다. 바로 카드사에 전화해서 바로 리볼빙 제외를 요청했다. 연체료나 이자, 수수료 등으로 나가는 금액들을 무시하면 생각보다 많은 금액을 손해 볼 수 있으니 꼭 확인해 보자. 


 얼마 후 연봉협상을 앞두고 있는데, 책에는 바로 연봉협상에 대한 내용도 담겨있다. 어떻게 접근해야 손해 보지 않고 연봉을 어렵지 않게 올릴 수 있는지에 대한 팁이 담겨있으니(물론 열심히 일해서 성과를 낸다는 전제하에), 해당 내용도 꼼꼼히 살펴보면 좋겠다.


 아무래도 책의 내용은 미국에서의 재테크에 대한 내용이다 보니, 우리와 맞지 않는 내용들도 더러 있고 일부는 우리 사회에 바로 대입하기 쉽지 않은 것들도 많다. 특히 내가 관심 있게 읽었던 401k 지원 제도는 우리나라에는 없는 제도라서 아쉬웠다. (대신 퇴직금이나 IRP 계좌가 비슷하긴 하지만 동일하진 않다.) 다행히 감수자에 의해 각 장의 말미에 우리나라에서 활용하면 좋은 재테크에 대한 내용들이 삽입되어 있으니 이를 통해 아쉬움을 조금이나마 달랠 수 있었다.


 우는 아이에게 젖 준다는 우리의 속담이 재테크에도 통용될 수 있다. 어차피 안돼도 그만이고, 되면 더욱 좋은 것 아닐까? 수수료, 연체료, 연회비 등 그동안 신용을 잘 쌓았다면 어느 정도 이야기가 될 수 있다. (물론 미국만큼은 아니겠지만) 색다른 재테크 방법을 통해 오히려 여러 마리 토끼를 잡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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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 공감 - 우리는 왜 남의 말에 휘둘리는가
제나라 네렌버그 지음, 명선혜 옮김 / 지식의숲(넥서스)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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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사회생활을 할수록 눈치를 더 보게 된다. 연차가 쌓이면 좀 덜할 거 생각했는데, 꼭 그런 것만은 아닌 것 같다. 과거에는 선임의 눈치만 보면 되었는데, 이제는 선임과 후임의 눈치를 봐야 하는 낀 세대가 되어 버려서다. 과거에는 내 할 말은 하고 산다고 생각했는데, 나이를 먹을수록 반골 기질이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서기도 하지만 모두가 내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면 결국 결론이 쉽게 안 난다는 생각 때문이기도 한 것 같다. 


  언제부턴가 우리 사회는 독특함과 개성을 중시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나와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들에 대해 상당히 배타적인 관점을 가지기도 한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 곳곳을 둘러보면, 서로 반대되는 이념 앞에서 서로를 비난하는 것을 넘어서 위해를 가하는 경우를 우리는 수시로 마주하게 된다.  


 이는 비단 오프라인 속에서만 벌어지는 일이 아니다. 누군가의 의견에 동조하거나, 혹은 그와 반대되는 성향의 글이나 의견을 제시했을 때 개인의 SNS를 찾아가 악플과 테러를 하는 경우 역시 어렵지 않게 마주할 수 있다. 그렇다 보니 자연스레 타인의 의견과 내 의견이 다른 경우, 내 의견을 제시하기보다는 차라리 침묵을 지키거나(자기 침묵), 타인의 의견에 억지로 동조하는(거짓 공감) 모습들이 나타나기도 한다.



책에는 캔슬 컬처(cancel culture)에 대해 언급을 하는데, 이는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인물이나 발언자를 공개적으로 비난하고 배제하는 문화로 특히 SNS에서 많이 나타나고 있다. 문제는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켰다는 범주가 갈수록 커진다는 데 있다. 기자들은 주위를 끄는 자극적인 제목들과 내용들을 통해 캔슬 컬처를 이끌어낸다. 순식간에 많은 사람들이 해당 인물의 SNS를 찾아가 도배를 한다. 결국 그렇게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 역시 우리는 어렵지 않게 마주할 수 있다. 


 사회의 이런 분위기는 극단화로부터 시작되었다. 흑백논리로 소위 모 아니면 도라는 극단적인 이분법적 사고가 만연해지면서, 내 의견에 동조하지 않는 사람들에 대한 집단적 매도가 시작되었다. 사회는 다양성을 가지고 각자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들에 의해 이루어지는데 비해, 이런 분위기는 오로지 내 의견은 옳고 나와 다른 의견은 모두 틀리다는 생각들에 의해 더욱 심화된다. 


 오히려 인터넷망으로 연결되는 세계에서 더욱 활발한 의사소통이 일어날 거라는 생각은 착각에 불가하다는 생각을 더욱 여실히 느끼게 된다. 과거보다 더 극단으로 치닫는 의사소통 때문이다. 


 하지만 자기 침묵이 과연 해답이 될 수 있을까? 스스로의 의사를 드러내지 않음으로 나라는 존재는 영향력을 잃어간다. 결국 자기 침묵 덕분에 스스로는 고립되는 결과를 얻게 되기도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내 의견을 말하기에는 솔직히 무섭다. 말실수 한 번에 매장되는 경우가 수도 없이 많기 때문이다. 근데, 이건 단 한 사람의 노력으로 바뀔 수 있는 성격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회 전체가 양극단으로 치닫고 있으니 말이다. 계속적인 교육과 환기가 필요하다. 바로 이 책 역시 그런 환기를 위한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에 어떤 것도 절대적인 옳음은 없다. 사회가 변화됨에 따라 옮음의 가치는 변화하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결국 내 의견이 정답은 아니라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타인의 의견도 사회를 이루는 데 중요한 요소라는 의식도, 그렇게 열린 태도 속에서 극단적으로 사회를 위협하는 모습이 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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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5일 클래식이라는 습관 - 어려운 클래식을 내 것으로 만드는 가장 쉬운 방법
조현영 지음 / 현대지성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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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클래식 음악을 좋아한다. 어려서부터 피아노를 배웠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악기에 관심이 많았다. 특히 저음이 매력적인 첼로를 배우고 싶었지만, 짧디짧은 손가락 덕분에 바이올린을 대신 배웠다. 생각해 보면 현악기를 배우고 싶다는 마음이 생기면서 클래식 연주 음반을 많이 사고, 연주회 영상도 많이 봤던 것 같다. 시간이 되면 새벽까지 연주 실황을 찾아볼 정도여서 그때 클래식에 대한 귀가 좀 넓어졌던 것 같다.


 결혼 전에는 혼자 연주회나 독주회를 찾아다닐 정도로 문화생활을 즐겼지만, 아이들이 태어나고 나서 연주회 근처도 못 가서 늘 아쉬움을 가지고 있었다. 덕분에 그 아쉬움을 책을 찾아보거나, 유튜브를 통해 대신하고 있다. 그동안도 클래식 관련 책을 종종 읽다 보니, 자연스럽게 마음에 드는 연주자의 영상을 찾아보고 구독도 하게 된다.


 문제는 귀에 익숙한 음악만 찾아듣는다는 것이다. 클래식을 듣는 귀를 넓히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매일매일 한 곡의 클래식 음악을 듣는다면 1년이면 무려 365곡의 음악을 마주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생겼다.  일력처럼 나오는 책들의 특징은 한 페이지가 길지 않다는 것이다. 이 책 역시 그렇다. 한 페이지 분량의  내용 안에는 음악가의 삶의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특히 그날의 클래식 곡을 작곡하게 된 이야기들도 곁들여지기 때문에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가장 좋은 점은 바로 오른쪽에 QR코드를 통해 그날의 음악을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가 엄선한 연주자들의 곡을 먼저 틀어놓고, 해당 내용을 읽다 보면 고개가 끄덕여지기도 하고 저자가 표현한 것과 같은 감상을 할 수도 있다. 혹시 동영상이 안 나올 수 있으니 그 또한 배려해서 실제 곡의 원제목도 같이 적어주는 센스가 있다. 덕분에 음악 감상과 함께 클래식에 대한 기본 지식들도 같이 성장할 수 있어서 만족스럽다.





 책을 읽으며 다시금 추억에 잠기게 된 곡들도 여럿 있었다. 내 생일 즈음의 곡이 무엇일까 궁금해서 찾아보다가 마주한 베르디 오페라의 아이다 중 개선행진곡은 진짜 손을 놓고 전 곡을 다 들을 정도로 내게 옛 추억을 일깨워 주었다. 중학교 시절 매년 우리 학교에서는 전 학년 합창대회가 있었다. 중학교 2학년 때부터 학교 반주자로 활동하다 보니 우리 반 합창제에 피아노 반주를 내가 했었다. 당시 입장과 퇴장 때 별도의 곡을 골랐어야 했는데, 그때 내가 고른 곡이 바로 개선행진곡이었다. 틀릴까 봐 합창제 당일까지 열심히 연습을 하고 갈 정도로 정성을 들였던 곡이어서 그런지, 듣자마자 옛 기억이 살포시 떠올랐다. 오랜만에 반가운 친구를 만나는 기분이었다고 할까?


 3월 10일에 소개된 사라사테의 치고이너바이젠(학창 시절 내가 외우고 있던 이름은 찌고이네르바이젠 이다.) 역시 내겐 추억이 가득한 곡인데, 이름도 낯설고 작곡가 이름도 낯설었는데 한번 듣고 빠져버려서 정말 한동안 매일매일 듣고 또 들었던 기억이 있다. 제목과 작곡가의 이름 외에는 아무것도 몰랐는데, 덕분에 이 곡이 집시의 노래를 뜻하는 독일어였다는 것을 이번에 알게 되었다. 정말 슬픔과 애절함이 가득 묻어나는 명곡인데, 연주자가 우리에게 익숙한 장영주(사라 장)였다. 그래서 더 반가웠던 곡이다.


 흥미로운 것은 각 곡의 QR코드에 숫자가 적혀있다는 것인데, KBS 클래식 FM에서 선정한 한국인이 좋아하는 클래식 음악의 순위라고 한다. 놀라운 것은 베토벤의 곡이 5위 중 3곡이나 된다는 것이다. 아무래도 순위가 높은 곡들은 제목만 들어도 알만한 곡들이 많다. 그만큼 귀에 익은 곡들이 더 마음에 들어오는 게 아닐까?


 매일 한 곡의 클래식 음악을 감상하면서 나만의 순위를 정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베토벤이나 모차르트처럼 익숙한 음악가 뿐 아니라 림스키코르사코프, 브루흐처럼 낯선 음악가의 이름이나, 귀에는 익숙한데 이름이 낯선 곡들도 이번에 정리할 수 있어서 참 좋은 기회가 되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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