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은 마법사입니다
아이나 S. 에리세 지음, 하코보 무니스 그림, 성초림 옮김 / 니케주니어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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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쩍 식물이 우리에게 말을 거는 것 같은 봄날이 계속되고 있다. 벚꽃을 비롯한 많은 꽃들이나 나무들이 자신만의 색을 뽐내는 계절이지만 코로나19 덕분에 바깥나들이는 미뤄두다 보니 이러다 봄이 다 가버릴까 내심 아쉽기도 하다. 한동안 동물에게 관심을 갖던 아이가 얼마 전 자신의 힘으로 화분에 해바라기 씨앗을 심었다. "싹이 났어요" 노래처럼 하루 이틀만 자면 새싹이 돋을 거라는 예상과 달리 더디 나오는 화분을 쳐다보며 고개를 갸우뚱하는 모습이 참 귀엽다. 식물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는 걸 보니 함께 읽으면 좋을 것 같은 책을 발견했다.

아직 글을 모르는 꼬마인지라, 그림이 함께 어우러져 있으니 여러모로 흥미를 돋울 수 있었던 것 같다.

물론 우리가 익히 잘 알고 있는 동화 속 이야기를 통해 식물과 과학의 이야기를 접할 수 있으니 어른들에게도 옛 추억 소환과 더불어 상식과 과학을 넓힐 수 있는 좋은 기회일 것이다.

우리가 잘 아는 백설 공주나 신데렐라 이야기를 비롯하여 빨간 모자나 돼지 삼 형제 이야기 등 한 번씩은 접했을만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개인적으로 아이가 좋아했던 이야기는 바로 "늑대"가 등장하는 이야기였다. 물론 책 속 늑대는 악역인지라(빨간 모자, 돼지 삼 형제) 아쉽긴 하지만, 그럼에도 본인이 좋아하는 늑대이기에 신이 나서 읽었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돼지 삼 형제는 짚, 나무, 벽돌로 각자의 집을 짓는다. 물론 뒤로 갈수록 튼튼하지만 그만큼 시간이 많이 걸리기도 하다. 이 책에는 우리가 알고 있는 동화의 이야기가 그림과 함께 첫 부분에 등장한다. 그리고 뒷장에는 좀 더 구체적인 이야기의 소재들이 체계적으로 구성되어 등장한다.

돼지 삼 형제 이야기를 예를 들자면...

돼지들이 집을 지은 소재로 사용한 짚과 나무 벽돌에 대한 좀 더 살이 붙은 이야기가 등장하는데, 이 이야기 안에 과학적 요소가 함께 버무려져서 설명된다. 가령, 첫째 돼지가 지은 짚에 대한 이야기를 보면, 아이들이 낯설 수 있는 짚에 대한(짚이 무엇인가?) 이야기와 함께 실제 밀이나 귀리 등과 같은 곡물 이야기도 나온다. 도시에서 나고 자라서 나 역시 가끔 시골에 가면 만나는 볏짚 정도만 생각했었는데, 밀과 귀리 이야기를 통해 농작물이나 재배 환경 등에 대해 짧지만 명확하게 설명이 되어 있어 아이와 함께 읽기 편했다. 또한 돼지들이 집을 지은 재료들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짚이나 나무로 만든 집이 실제도 많이 약할까?의 문제 제기와 그렇지 않을 수 있다는 이야기까지 이어진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지이 바로 나무로 만든 집이라는 사실, 과거 벽돌을 만드는 재료가 짚이었다는 사실 등 이야기를 통해 이어져 나올 수 있는 식물과 과학적 지식이 부담스럽지 않게 등장하기에 집중에서 읽을 수 있었다.

우리가 그동안 쉽게 접했던 동화 안에도 이런 과학적 요소들이 있다니! 하나하나 읽어나가면서 독특한 지식과 재미를 맛볼 수 있었던 유익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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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밀밭의 파수꾼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3
J. D. 샐린저 지음, 이덕형 옮김 / 문예출판사 / 199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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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은 익숙하지만, 내용은 하나도 모르는 경우가 상당하다. 물론 그 책들 중 대부분은 고전이다. 청소년 필독서처럼 "필독서"라는 이름을 달고 있지만, 막상 당시에는 입시 준비로 정신없던 탓에 오히려 책을 읽을 여유가 없는 것 같다. 그리고 그렇게 잊힌 책은 보통 웬만큼 큰 의지가 아니면 다시 읽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이런저런 핑계가 난무하지만, 작년과 올해 이름만 알고 있는 작품들을 만날 기회가 생겨서 참 좋다. 물론 보통 큰 상을 받은 작품들의 경우 이해하기 어려운 세계를 담고 있는 경우가 종종 있어서, 왠지 모를 선입관이 깔리게 만들기도 했지만 말이다.

호밀밭의 파수꾼의 주인공은 홀든 콜필드라는 10대 청소년이다. 펜실베니아 주 어거스타운에 있는 펜시 고등학교에 재학 중이고, 펜싱 팀의 주장이기도 한 홀든은 조만간 퇴학당할 기로에 놓여있다. 이유인즉슨, 4개의 과목에서 F를 받았기 때문이다. 퇴학과 4과목 F학점이라는 내용만 보자면 홀든은 굉장한 문제아 혹은 반항기가 다분한 불량 청소년(?) 같은 이미지지만 이야기를 따라가다 만나는 홀든은 생각보다 평범해 보이는 고등학생이다.

물론 이 책은 홀든의 이야기가 담겨 있기에 시야가 홀든에게 맞춰져 이따 보니 주관적이긴 하지만 말이다.

학과 과목에는 낙제를 하지만, 그도 좋아하는 것은 있다. 작문 실력도 꽤 있는 편이고, 책 읽는 것도 좋아하고, 연기력도 꽤 있는 편이다. 배우지 않고 추는 탭댄스 실력도 괜찮은 편이고 말이다. 또 타인의 감정을 공감하는 능력이나 질풍노도의 청소년 치고는 미래관에 대한 것이나 따뜻한 마음도 지니고 있다. 물론 자신의 능력에 대해 과대평가하기도 해서 스트라드레이터와 몸싸움에서 피투성이가 되도록 맞기도 한다.

결국 홀든은 퇴학을 당하게 되고, 짐을 싸서 집을 나와 늘 가고 싶어 했던 뉴욕으로 향한다. 이런저런 굳이 경험하지 않을 인생의 경험들을 한 홀든은 다시 집으로 돌아온다. 결국 여동생 피비가 보고 싶어진 홀든은 집으로 향한다.

"어쨌거나 나는 넓은 호밀밭 같은 데서 조그만 어린애들이 어떤 놀이를 하고 있는 것을 항상 눈앞에 그려본단 말야. 몇천 명의 아이들이 있을 뿐 주위에 어른이라곤 나 밖엔 아무도 없어. 나는 아득한 낭떠러지 옆에 서 있는 거야.

내가 하는 일은 누구든지 낭떠러지에 떨어질 것 같으면 얼른 가서 붙잡아주는

거지. 애들이란 달릴 때는 저희가 어디로 달리고 있는지 모르잖아?

그럴 때 내가 어딘가에서 나타나 그 애를 붙잡아야 하는 거야.

하루 종일 그 일만 하면 돼. 이를테면 호밀밭의 파수꾼이 되는 거야"

홀든과 피비의 대화를 통해 홀든의 진짜 꿈과 모습이 보였다. 어른들은 홀든에게 자신들이 만들어놓은 테두리 안에서 살기를 강요한다. 마치 누구나 똑같은 교육을 받고, 똑같이 어른들의 이야기에 순종하며 조용하게 살기를 말이다. 하지만 정작 삶의 중요한 꿈에 대해서는 가르치지도, 알려주지도 않는다. 그저 당장 문제없이 학교에 다니고 좋은 성적을 받고 졸업장을 거머지기만 하면 모든 게 해결된다는 듯이 말이다.

홀든은 그런 삶이 싫었다. 그는 아이들을 지켜주는 호밀밭의 파수꾼이 되고 싶었다. 그래서 지금의 상황을 떠나고 싶었다. 과연 홀든은 자신이 바라는 꿈을 이룰 수 있었을까?

남보기에 풍족해 보이는 변호사 아버지와 평범한 어머니. 세상에 인정을 받진 못했지만 홀든에게는 최고인 형 D.B 와 똑똑하고 따듯한 마음을 가졌지만 백혈병으로 세상을 떠난 남동생 앨리, 순수하고 사랑스러운 여동생 피비까지... 생각보다 어렵지는 않지만, 생각할 이야기는 가득했다. 10대 때 나는 어떤 생각을 하면서 살았을까? 홀든을 통해 내 삶 또한 반추해보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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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어디에서 왔을까? - 협동 네 생각은 어때? 하브루타 생각 동화
브레멘+창작연구소 지음, 허민경 그림, 전성수 감수 / 브레멘플러스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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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기운이 가득한 요즘이다. 아이와 함께 오랜만에 집 앞 공원에 다녀왔는데, 봄이 이미 지나가고 있는지 벚꽃이 하나 둘 떨어지는 걸 보니 아쉬움이 가득하다. 코로나19가 없었으면 일주일에도 여러 번 나갔을 길이기도 하고, "밖에 나오니 너무 좋아!"를 연거푸 외쳐대는 아이를 바라보며 이런저런 감정이 교차한다.

겨울과 봄의 계절 차가 워낙 큰지라, 아이가 느끼는 감정도 상당히 다른 것 같다. 꽁꽁 싸매고 다니느라 바빴던 겨울을 지내고, 어느샌가 바람도 살랑살랑 불고, 옷도 얇아져 활동도 편하고, 지천에 꽃과 나무가 자신의 모습을 뽐내는 계절이 되니 가만히 서있기만 해도 행복해하는 표정을 만날 수 있다. 날씨만큼 밝아진 옷 색을 보며 봄은 봄인가 보다! 싶기도 하니 말이다.

나 역시 어린 시절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오는 게 참 신기했다. 특히 사계절이 있는 우리나라는 계절이 칼로 무 자르듯 3개월 단위로 정확히 바뀌는 것이 아니기에, 나 또한 계절이 바뀌는 즈음이 되면 '계절 시계가 있는 건가?' 하는 생각을 하곤 했다. 아이의 눈으로 바라보자면 계절의 변화는 신기하게 느껴질 테니 말이다.

추운 겨울에 번데기를 벗고 나온 노랑나비 랑랑이도 그랬을 것이다. 겨울 고치를 깨고 나왔는데, 밖에는 아직 추운 바람과 눈이 가득하다. 당장 어디에 가서 먹을 꽃도 안 보이니 더 심란했을 것이다. 옷을 얇고, 주위에 보이는 것은 온통 눈뿐이니 얼마나 답답했을까? 그나마 꿀벌을 만나서 조금의 위로를 얻긴 했지만, 둘 다 배고프고 추운 것은 마찬가지다. 결국 랑랑이와 꿀벌은 날갯짓을 하며 봄을 찾아 나선다. 이곳저곳을 향해 날아갔지만 여전히 봄은 보이지 않는다. 혹시나 싶어 들판에서 풀을 뜯는 젖소를 만나서 물어보지만, 젖소도 봄이 있는 곳을 모른다. 그저 남쪽에서 온다고 들었다는 소식만 전해줄 뿐이다. 그나마 그 하나의 소식을 가지고 랑랑이와 꿀벌은 남쪽을 향해 길을 떠난다. 먹은 것도 없는 터라 봄을 찾는 여정은 힘들기만 하다. 더 이상 날 힘조차 없을 그때 둘은 바람을 만나게 되는데...

 
 
 

아이와 함께 아침에 책을 보고 나간 산책길에서 랑랑이를 닮은 노랑나비를 만났다. 혹시 아이가 책을 기억하고 있나 싶어서 넌지시 질문을 던져보았다. 역시나! 아이는 랑랑이 이름을 기억하고 있었다. "책에서처럼 랑랑이가 봄을 만나서 신나서 날아가고 있나 봐! " 꽃도 나비도 역시 봄은 봄인가 보다. 아이의 마음속에도 랑랑이가 찾은 봄기운이 가득해서 행복한 나들이였다.

또한 함께 이야기하고, 질문하고 대답할 수 있는 생각 카드가 들어있어서 더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어려서부터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고, 질문할 수 있는 경험을 쌓은 것이 중요한 것 같은데, 유태인 교육이라고 하는 하브루타 교육철학이 담긴 책이라서 만족스러웠다. 또 함께 들어있는 질문들을 대답하고, 그 질문이 또 다른 질문을 낳는 과정을 통해 책 이야기가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아서 유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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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또는 꽝이고 내일은 월요일 - 퇴사가 아닌 출근을 선택한 당신을 위한 노동권태기 극복 에세이
이하루 지음 / 홍익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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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이라면, 이 제목을 듣고 울컥하지 않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아니라고 부정하고 싶지만, 일요일 저녁이 되면 나도 모르게 한숨과 함께 하루만 더 쉬었으면 하는 생각이 절로든다. 이렇게 피부에 와닿는 제목이 저자의 경험(+엄마의 등짝 스매싱)이라는 웃픈 사실을 읽으며, 웃음과 함께 대놓고 위로를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은 그만큼 구구절절 공감이 가기 때문이 아닐는지...?

나는 타고난 새가슴인데다, 지금의 직장을 그만뒀을 때(일주일에도 여러 번 퇴사를 고민하지만) '여기 아니면 다른 회사가 과연 나를 받아줄까?' 하는 낮은 자존감 탓에 사표는 엄두도 낼 수 없다. 하지만 한 번씩 스트레스가 솟아나고, 별것도 아닌 걸로 상사가 속을 뒤집고, 아이가 속을 썩이고, 신랑의 당일 회식 알림을 들으면 나도 모르게 울컥하는 마음을 가눌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저자처럼 나 역시 지금이 아닌 첫 번째 직장에서 스트레스로 몸이 반응한 적이 있었다.(24시간 눈 밑 떨림... 이러다 죽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aaaaa) 결국 사직서를 제출하고 일주일 후 눈 떨림은 자연히 사라졌다.(역시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이 맞다.)

하지만 백수로 사는 것도 한두 달이지(나는 실업급여도 못 받았기에), 저자처럼 부모님께 미안해서라도 취업을 해야 하는데, 취업이 말처럼 쉽지 않았다. 그리고 들어간 직장에서, 이런저런 대우에 속상해도 사표를 막 던질 수 없었던 것은... 그놈의 나이... 그놈의 경단녀...그나마 오래 다녔으니 내 사정 뻔히 아는 회사인지라가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많은 직장인이 회사란 울타리 안이 불만스러우면서도, 회사 밖이 두려워 어쩌지 못한다.

회사 안은 전쟁터고 회사 밖은 지옥이란 말이 괜히 나왔겠는가.

이 한 줄이 내 마음을 그대로 대변했다. 그리고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나 말고도 상당하다는 사실에 또 한 번 위로가 되었다. 아무렴... 회사 밖은 이불 밖만큼이나 위험하니 말이다.

저자의 글 하나하나가 사무치게 가슴에 박힌다. 특히 회사 생활과 연애를 비교한 7가지 공통점은 읽다가 박장대소했다. 역시 사람은 다 똑같다. 그렇다면, 회사도 다 비슷한 걸까? 원래 남의 떡이 커 보이는 거긴 하니까 말이다. 아마 이 회사를 박차고 나가서 내가 마음에 드는 다른 회사로 이직을 해도, 또 얼마간 시간이 지나면 또 불만이 생기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며 스스로 다독여본다.(아... 이래서 노동 권태기 극복 에세이 인가보다!)

한 번씩 스트레스가 쌓일 때, 읽어보면 좋겠다, 직장인 들 이여!

연봉도 다르고, 하는 일도 다르고, 회사도 다르지만... 직장 생활은 다들 비슷하지 않은가?

사람에 치이고, 일에 치여도 다음 달 카드값 때문에, 생 떼 같은 자식들 때문에, 당장 아쉬울 돈 때문에 행동에 옮기지 못하는 것이지만 그래도 아직 어딘가에 내 자리 차지하고 있으니 이것으로 위로를 삼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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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잠 처방전 - 잠 못 자는 우리 아이를 위한
샤론 무어 지음, 함현주 옮김 / 유월사일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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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아 때부터 워낙 잠이 없는 아이였던지라, 수면 교육은 늘 고민되는 문제 중 하나였다. 생각보다 일찍 통잠을 자기도 시작했지만, 자다 깨는 날이 잦아지면서 이런저런 걱정이 많아졌다.

워킹맘인데다 신랑이 퇴근이 늦은 편인지라 일찍 재우고 싶지만 퇴근하고 와서 저녁 준비와 가사 일 그리고 아이 목욕까지 시키고 나면 9시는 자연스럽게 넘기게 된다. 눈은 한 번씩 비비지만 절대 자지 않겠다는 아이와 실랑이가 시작되고 그 와중에 아빠가 오면 아이는 아빠와 놀고 싶은 마음에 잠이 확 깨버린다. 그렇게 또 1시간... 결국 평균 취침시간은 10시 반~11시가 되어버리고, 잠자리에서 쉬가 마렵다. 물이 먹고 싶다. 잠이 안 온다... 갖은 투정을 부려 되기에 30분 넘게(때론 1시간 반까지) 실랑이를 하기도 한다.

문제는 그렇게 잠이 들어도, 옅은 잠인지 자다 깨는 경우도 많고(자다가 갑자기 앉아있다가 토닥이면 다시 눕는다.), 때론 울면서 깨기도 하는 터라 침대에서 같이 자는 나 역시 만성 수면 부족에 시달린다.

늦게 잠들기에 아침마다 깨우는 것도 너무 힘들다. 시간을 따져도 8시간을 채 못 자는 경우가 있으니, 어른인 나도 힘든데 아이는 얼마나 힘들까?ㅠ

이런 고민 때문에 이 책의 제목이 눈에 띄었다. 좋은 잠 처방전이라...

아이가 어릴수록 잠 시간이 충분히 확보될 필요가 있다는 것에 나 또한 동의한다. 근데, 이렇게 많은 시간을 자는 줄은 잘 몰랐다. 어른이 평균 8시간이니 아이는 10시간 정도라고 생각했는데, 우리 아이의 연령대에 맞춘 잠 시간은 12시간이라니...! 그나마 어린이집에서 2시간 낮잠을 자고 있는지라, 10시간을 자려면 적어도 9시 반에는 잠자리에 들어야 했다. (우리 아이의 평균 취침시간은 11시가량인지라... 이미 잠자리에 들 때 2시간가량이 부족하다.ㅠ)

우선 책을 통해 우리 아이의 잠자리 문제점을 하나하나 발견할 수 있었다.

퇴근 후 진행되는 늦은 일과 탓에 아이는 졸리지만 잘 수 없는 환경이었다는 것과, 아빠가 퇴근해 들어올 시간(아이 입장에서는 이미 잠자리에 들어야 할 시간이지만)에도 훤하게 밝혀져 있고, 티브이가 켜져 있을 때도 있다. 거기에 식사 전에 하는 목욕시간...

꽤 오랜 시간 이런 방향으로 흘러왔기에, 아이는 잠이 오지만 잘 수 없기도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선 우리 아이가 잠 못 드는 이유들을 찾아봤다. 환경적 요인을 비롯해서 신체적 요인도 찾아볼 수 있었다.(책에 자가 수면 진단표가 자세하게 첨부되어 있어서 실제로 우리 아이의 잠을 확인할 수 있어서 참 요긴했다.)

이제 원인을 알았으니,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까?

저자는 이야기한다. 한 번에 모든 것을 바꿀 수는 없다. 한 번에 하나씩, 바뀌는 방식이 적응하려면 적어도 한 달은 걸리므로 여유를 가지고 대입해야 한다는 사실을 읽으며 남편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우선 목욕시간을 바꾸기로 했다. 집에 돌아와서 손과 발. 세수만 씻긴 후 저녁식사를 한다. 저녁식사 후 약간의 텀을 둔 후 목욕을 씻기는데, 따뜻한 물에도 충분히 아이가 놀 수 있도록(그동안은 샤워식으로 했지만, 욕조에 따뜻한 물을 담아서 씻기는 방식으로 바꾸었다.) 방법을 바꾸었다. 식사도 했고, 따뜻한 물에 몸을 담갔기 때문에 조금은 더 잠자기 수월해지는 것 같다.

아이가 씻고 옷을 입을 즈음에 메인 조명을 소등하고, 연한 조명 하나만 켠다. 또한 안방의 암막 커튼을 어두운 면이 아이 쪽으로 가도록 쳤다. 전체적으로 어두운 분위기를 통해 잘 시간이 되었음을 스스로 인지하도록 말이다.

물론 이제 일주일가량 수면을 위한 방법을 수정했다. 여전히 자기 전에 떼를 쓰기도 하고, 여러 요구가 많긴 하지만 첫 술에 배부를 수 없기에 계속 지켜보고 책에서 이야기 한 방법들을 적용해봐야겠다. 아직도 늦은 나이는 아니지만, 조금 더 일찍 만났으면 하는 아쉬움이 조금 남기도 한다.

아이의 잠 때문에 고민하는 부모라면 한 번 도움을 받으면 좋겠다. 아이의 수면의 질이 곧 부모의 수면의 질과도 연결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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