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르시아 마르케스 - 카리브해에서 만난 20세기 최고의 이야기꾼 클래식 클라우드 29
권리 지음 / arte(아르테)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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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시리즈가 있는데, 클래식 클라우드 역시 그중 하나다. 처음에는 뭣도 모르고 읽기 시작했는데, 일석이조의 효과라고나 할까? 한 인물에 대한 밀도 깊은 이야기를 얻을 수 있으면서, 여행 에세이의 기분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유명한 인물의 이야기를 다루지만 전기문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다. 바로 클클만의 매력이 아닐까 싶다.

클클 시리즈를 여러 권 읽었고 시리즈의 상당수를 소장하고 있는데, 이번 시리즈의 주인공인 가르시아 마르케스는 낯설다. 아주 많이 낯설었다. 막상 읽고 나니 클래식 클라우드 가르시아 마르케스 * 권리가 아니었다면 아마 이렇게 매력적인 작가를 모르고 지나갈 뻔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콜롬비아가 낳은 세계적인 작가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는 『백년의 고독』을 쓴 작가로 1982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권리 작가처럼 나 역시 콜롬비아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단연 커피다. 이제는 거기에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와 백년의 고독이라는 이미지를 덧입힐 수 있을 것 같다.

11남매의 장남인 가르시아 마르케스(가보, 가비토)는 입담이 좋은 아버지 가브리엘 엘리히오 가르시아 마르케스와 모범생이었던 어머니 루이사 산티아가 마르케스 이과란 사이에서 태어났다. 사실 아버지는 가보의 어머니와 결혼 전에 이미 4명의 자녀가 있었다. 가보의 형제들을 포함하면 총 15남매인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많은 자식들을 낳았지만 15남매를 거두고 키운 사람은 바로 가보의 어머니인 루이사였다. 아버지가 사업을 비롯한 여러 가지 일들로 인해 밖으로 돌아다닌 관계로 가보는 7살 때까지 외조부모 슬하에서 컸다. 외할아버지인 파파렐로 니콜라스 리카르도 마르케스 메히아는 군인 출신으로 가보에게 어린 시절부터 천일 전쟁을 비롯하여 바나나 학살 사건에 대해 계속적으로 이야기를 해줬다. 손주인 가보를 하나의 어른으로 대했다. 반면 외할머니인 트랑킬리나 이과란 코테스(미나)는 미신에 관심이 많았다. 이런 전혀 다른 외조부모의 성향과 부모, 형제들의 모습은 가보의 작품 곳곳에 스며들어있다.

사실 가보의 작품을 한 편도 읽지 못한지라, 작가가 이야기하는 작품 속 인물들(이름도 너무 어렵다ㅠ)에 대해서 완벽히 이해하지 못했다. 아마 가보의 책을 먼저 읽었더라면 상당히 공감 가고 흥미로웠을 텐데... (이번에도 역주 행각이다. 백년의 고독과 콜레라 시대의 사랑을 읽은 후 재독해야겠다.) 사실 작가는 가보의 삶을 따라 70여 일간 콜롬비아 여행을 했다. 사실 노벨문학상이라는 큰 상을 탄 작가인지라 어린 시절 살았던 외할아버지 집이자 작품 속 배경이 된 곳에 대한 기대가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기대가 크면 실망이 큰 법. 가보의 기념품이나 동상조차 볼 수 없는 사실이 아쉽긴 했지만 변하지 않은 모습을 통해 오히려 백년의 고독 속 풍경을 눈으로 되새길 수 있었다는 이야기가 기억에 남는다. 또한 꽤 많은 작가들이 주변 가족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지 못하는 데 비해, 가보는 참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좋은 사람이었던 것 같다. 형제들을 비롯, 아내와도 57년을 해로했던 걸 보면 말이다.

책을 읽으며 기억나는 단어는 단연 "똥"이었다. 실제 작품 속에서 어떻게 쓰였는지 무척 궁금하다. 라틴아메리카의 아픈 과거를 작품을 통해 다시금 재창조했던 가르시아 마르케스는 마술적 사실주의를 통해 시대를 앞서가는 사회파 작가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그의 작품을 만나러 가봐야겠다. 쉽지 않은 여정이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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