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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 민주주의를 경험한 나라 - 분열의 정치를 넘어 새로운 질서를 설계하는 시간 ㅣ 서가명강 시리즈 41
강원택 지음 / 21세기북스 / 2025년 8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년 말 온 나라가 떠들썩했던 큰 사건이 있었다. 바로 계엄령! 그 일을 벌인 대통령은 탄핵이 되었고, 현재 그 건으로 조사가 한창이며 전직 대통령 부부는 현재 구속이 된 상태다. 왜 하필 그는 한밤중에 계엄령을 선포했을까? 사실 우리나라는 계엄령에 대한 아픈 기억을 가지고 있다. 그렇기에 계엄령은 그 어느 나라보다 우리에게 더 깊은 상처를 일깨워 줬던 사건이었던 것 같다.
사실 뜨거운 감자와 같은 현대사는 이야기를 쉽게 꺼내기 주저하는 분야다. 과거에 비해 흑백논리로 양 진영이 극단적인 대립 상태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물론 과거에도 여당과 야당이 대립하는 모습은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하지만 과거에 비해 현재 우리의 정치를 돌아보자면, 대립을 넘어선 적대적인 충돌과 끌어내리기만 남은 것 같다. 여당이 의견을 내면 야당이 무조건 반대하고, 야당이 의견을 내면 여당이 무조건 반대하는 행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과거에 비해 더 그 골이 깊어진 것도 사실이다.
책 안에는 민주주의를 이루기 위해 치렀던 희생들과 그로 인해 우리 손에 민주주의라는 귀중한 결과가 주어진 시간들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자연스럽게 정치사를 논하자면 과거의 정권이 어떻게 이어져왔는지를 볼 수밖에 없다. 이 책 안에는 우리나라의 민주주의가 제대로 선 1987년을 기점으로, 15년간(노태우 정부, 김영삼 정부, 김대중 정부)의 민주주의의 발전사를 마주할 수 있다. 그들 정부에도 당연히 명과 암이 있다. 하지만 여기서는 "민주주의"와 관련된 내용만 다루기에, 그 부분은 논외로 둔다.
군사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박정희 정부와 10.29 사태로 갑작스럽게 권력의 공백을 타고 정권을 잡은 전두환 정부 아래에서의 민주주의는 참혹했다. 특히 5.17 비상계엄에 반대하여 일어난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은 오랜 시간이 흐른 지금까지도 큰 아픔으로 남아있다. 군이 정치에 가담하고, 스스로 권력의 자리를 탐했을 때 일어날 수 있는 끔찍한 기억들이 바로 우리나라에서 일어났다. 다행이라면 민주주의를 열망하는 시대의 흐름이 꾸준히 이어졌다는 사실이다. 어린 시절의 이야기고, 비교적 가까운 시기의 일인지라 한국사 교과서에서도 깊이 있게 다루지 않았던 현대사의 이야기를 마주한 것이 처음인 것 같다. 책을 읽으며 그때 이런 일이 있었구나! 하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군인 출신이지만, 군이 정치에 가담하는 것에 대해 과거와 다른 행보를 했던 노태우 정부, 과거사 척결을 위해 노력한 김영삼 정부, 누구보다 많은 고난을 겪었음에도 보복이 아닌 포용의 정치를 이룬 김대중 정부를 통해 우리의 민주주의는 한걸음 성장할 수 있었다.
책 안에는 이후 우리의 민주주의에 대한 내용과 더불어 세계 곳곳에서 벌어진 민주주의의 발전사 또한 만날 수 있었다. 놀라운 것은 히틀러가 선거를 통해 정권을 잡았다는 사실이다.
책을 읽으며 매 정권마다 이어지는 탄핵에 대한 내용에 나 또한 공감이 많이 갔다. 마치 고대 나라에 무슨 일이 벌어지면 왕의 탓을 하며 왕을 교체했다는 것과 무엇이 다른 지 자문해 보고 싶기도 했다. (물론 왕과 대통령은 다르지만 말이다.)
민주주의는 다양한 의견을 개진하고, 서로의 의견을 존중할 때 발전한다. 일당 독재 혹은 타인의 의견을 묵살하는 행태는 민주주의를 퇴보시키는 행동이다. 피로 이룩한 우리의 민주주의를 왜곡하거나 퇴보하지 말자.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의 관심과 깊이 있는 생각이 필요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