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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 살 미야의 독서툰
연은미 지음 / 애플북스 / 2025년 9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책 안에 책이 들어있는, 독후감과 서평을 가장한 책을 좋아한다. 시간은 없고, 읽을 책은 산더미다 보니 남이 추천해 주는 책 이야기를 읽다가 솔깃하고 마음에 들면 위시리스트에 넣을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 비해 책을 볼 줄 아는 눈이 조금 늘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은근한 독서 편식쟁이 인지라 기왕이면 내가 잘 안 읽는 분야의 책을 맛있게(?) 설명해 주는 책을 보면 또 팔랑귀가 솔깃하기도 한다.
이 책이 다른 책(?) 과의 차별점이라면 마흔이라는 숫자가 들어갔다는 것이다. 나 역시 마흔을 보내고 있는지라, 책을 읽으며 이 책의 저자는 마흔이 넘은 게 틀림없다!는 생각이 뼈저리게 느껴졌다.

마흔은 우선 애매한 나이다. 젊지도 늙지도 않은 딱 중간. 그렇기에 2,30대처럼 밤샘을 하고 나면 체력의 소진을 급격히 느끼고, 마음과 다른 몸뚱이의 현실에 당황하기도 한다. 어느 정도 삶의 경험들이 쌓이긴 했지만, 연륜이라고 하기에는 좀 낯선 경험치를 통해 똥과 된장은 어느 정도 구분이 가긴 하지만 원숙하기엔 아직 경험치가 더 필요하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았다면, 아이들이 이제 슬슬할 줄 아는 게 생기는 나이다. 그래서 책 안에 담겨있는 소주제들은 역시 마흔이면 관심을 가지게 될 내용들이고, 책들이다.
마흔의 운동은 다이어트만을 위한 운동이 아니다. 살기 위한, 살아가기 위한, 좀 더 건강하게 시간을 소비하기 위한 운동이다. 유독 건강에 관한 책들을 담은 글과 만화들이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다. 물론 몸의 운동뿐 아니라 마음의 운동도 담고 있다. 사실 운동 관련 책은 정말 정말 안 읽는 편이라서, 꽤 신선하기도 했다.
역시 엄마이기에 육아에 관한 책도 한 주제를 차지하고 있다. 읽으면서 찔리는 구석도 꽤 된다. 그래도 저자는 굉장히 최선을 다한 것 같다, 나에 비해서는. 나는 좀 방임형인가 보다. 불같이 화를 내는 건 기본이고... ㅠ 두 아이를 키우는 워킹맘이다 보니, 아침마다 전쟁이다. 그나마 이직을 하고 출근시간이 10시로 조정되긴 했지만, 여전히 아침은 두렵다. 일어나지 않는 아이들과 매일 아침마다 실랑이를 하고 나면 온몸에 힘이 빠진다. 근데 이 책을 읽고 나니 오?! 하는 생각이 드는 부분이 있었다.

물론 저자의 아이들은 초딩, 중딩이긴 하지만(우리 아이는 이제 큰 아이가 초등 저학년이다.) 저자는 아침 준비를 해 놓은 후 8시에 운동을 간다고 한다. 지각은? 스스로가 짊어져야 할 자신의 삶이기에 그냥 내버려뒀단다. 결국 한번은 학교에서 아이가 등교를 안 했다고 전화가 왔고, 이 일을 경험한 후로 아이는 더 이상 엄마가 깨워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자각하고 스스로 일어나서 등교를 한다고 한다. 바둥거리는 엄마였지만, 이 경험 이후로 저자는 깨닫는 게 많았다는 부분을 읽으면서 내 모습을 돌아보게 되었다. 나 역시 모든 걸 내가 해주다 버릇해서 그런지, 아이들은 스스로 해야 할 일도 나한테 미루는 느낌이 들 때가 참 많았다. 아직은 좀 더 키워야 할 것 같긴 하지만, 기회를 봐서 하나 둘 스스로 할 수 있는 부분은 아이에게 지워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래전에 읽었던 책을 다시금 읽으며 새롭게 감명을 받았다는 부분에 나 또한 공감한다. 당시는 뭐 이런 작품이 있나? 하는 생각을 했던 책도 십여 년 후에 다시 읽어보니 그때 느끼지 못했던 감동을 느끼게 된다. 책은 그대로지만, 내 경험치가 쌓였기 때문이리라. 저자가 추천해 준 연금술사를 20여 년 전에 읽었다. 그땐 그저 그랬는데, 기회가 된다면 한번 다시 읽어봐야겠다. 그때 몰랐던 감동을 만날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