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리 군 도쿄를 구하다 무라카미 하루키 단편 만화선 2
홍은주 옮김, 무라카미 하루키 원작, Jc 드브니 각색, PMGL 만화 / 비채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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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 만화선이 나왔다. 그동안 무라카미 하루키의 작품을 여러 권 접했지만, 다 장편소설이었던 터라, 단편소설이 있다는 것에 놀랐고 단편소설을 만화로 접할 수 있다는 사실에 또 놀랐다. 내가 만난 "개구리 군 도쿄를 구하다"라는 단편 만화선 중 두 번째 작품인데, 제목이 특이해서 더 궁금했던 작품이다.

도쿄 안전 신용금고 신주쿠 지점의 융자관리과 계장 보좌 가타기리는 퇴근 후 집으로 돌아온다. 문을 여자마자 거대 개구리가 가타기리를 맞이한다. 생김새도, 아무도 없는 집에 들어와 있었던 것도 당황스러운 가타기리에게 차를 한잔 권하는 개구리 군. 자신을 개구리 군이라고 불러달라는 이 거대 개구리의 용건은 바로 도쿄를 파멸에서 구하기 위한 이유였다. 세상에... 개구리가 말을 하는 것부터 이미 현실 세계에서 많이 벗어난 것일 텐데, 도쿄를 구하기 위한 일에 가타기리의 도움이 필요하다니... 그렇다면 도쿄는 어떻게 파멸한다는 말인가? 개구리의 말에 의하면, 사흘 뒤 거대 지진이 일어날 것이고 그로 인해 도쿄는 쑥대밭이 된다. 피해 정도는 그동안 겪었던(단편소설이 출간된 것이 2011년 전이라서 그런지, 책 속에서는 고베 대지진을 가장 큰 지진으로 이야기한다.) 지진 중 가장 큰 지진이 일어날 것이라고 한다. 지진의 진원지는 신주쿠 구청 아래인데, 바로 가타기리가 근무하는 신용금고 바로 아래다. 지진을 일으키는 장본인은 바로 땅 밑에 사는 거대 지렁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왜 개구리 군은 많고 많은 사람 중, 혼자 사는 싱글남 가타기리를 찾아온 것일까? 그리고 가타기리는 어떻게 개구리 군을 도울 수 있을까?

사실 갑작스러운 개구리의 출연에 독자만큼 가타기리도 당황스러워한다. 아니, 이 개구리가 정말 실존하는 개구리인지, 그가 말하는 게 믿을 수 있는 것이지 궁금해하는 그에게 개구리는 가타기리가 가장 골치 아파하는 사건을 해결해 준다. 그리고 드디어 사흘 뒤. 과연 가타기리는 개구리군을 도와서 지렁이 군을 무찌르고 대지진으로부터 도쿄를 구할 수 있을까?

오히려 길지 않은 단편인데다 만화인지라 구체적인 이야기를 더 알고 싶다는 생각이 자꾸 들었다. 자꾸 개연성을 찾으려고 해서 더 이해가 안 될지도 모르겠다. 이 모든 것이 하룻 밤의 꿈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는데 열린 결말로 마무리되는 것 같아서 여운이 남는다.

읽으면서 느꼈던 것은 보통 영웅은 엄청난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라 생각하지만, 의외로 작품 속 영웅들은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다가 갑작스럽게 영웅이 되는 경우가 상당한 것 같다. 그런 면에서 가타기리 역시 그런 인물이 아닐까 싶다. 다른 점이라면 여타의 영웅들처럼 평범한 일상을 영위하고 있긴 하지만, 막상 실제 사건으로부터 도쿄와 많은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뭔가 큰 노력을 한 것 같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가타기리는 도쿄를 지켜냈다. 개구리군을 도와서 말이다.

눈에 보이는 것이 꼭 진짜라고 할 수는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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