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저승 최후의 날 1~3 - 전3권 안전가옥 오리지널
시아란 지음 / 안전가옥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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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승과 최후의 날이라는 말은 동의어 같았는데, 책 속에서는 전혀 다른 의미로 사용되었다. 저승= 최후의 날이 아닌 저승의 최후의 날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있으니 말이다. 공교롭게 비슷한 시기에 읽은 책에도 별똥별에 대한 이야기가 모티프로 등장했는데, 그동안은 핵이 인간을 위협하는 가장 무서운 존재라는 인식이 있었는데, 이제는 핵보다 더 무서운 존재가 생겼다는 생각이 든다.

송원대 천문학과 박사과정 채호연과 민속학자 지리산 민속문화연구센터 연구원 김예슬은 친구다. 둘이 같이 차를 타고 가던 중, 환한 불빛을 보게 된다. 그리고 그 빛 때문에 교통사고가 난 그 둘은 사망하여 저승에 가게 된다. 진광대왕 앞에 선 둘은 당황한다. 아니, 진광대왕과 저승 전체가 들썩인다. 삽시간에 망자들이 인산인해를 이루는 상황에 저승은 패닉 상태에 놓인다. 문제는, 망자들의 명부 상 생이 아직 많이 남아있다는 것과, 일상생활 중에 갑작스러운 죽음을 맞이했다는 것이다. 염라대왕부 비서실장 이시영은 이 사실에 대해 알아보던 중, 망자들 중 상당수가 죽기 전에 환한 빛을 보았다는 사실을 듣게 된다. 시영과 같이 이야기를 듣던 호연은 그들의 죽음에 얽힌 원인을 깨닫고 염라대왕을 만나고자 시영에게 이야기를 한다. 그의 논리는 항성 알두스 초신성이 폭발하면서 방사선이 대량 발생하면서, 인체에 악영향을 줘서 사망에 이르렀다는 것이었다. 염라대왕부 비서관 강수현을 시켜 호연과 예슬을 염라대왕부로 보내는 한편, 호연의 이야기를 검증하기 위해 천문학 지식이 있는 전문가를 수소문하던 시영은 진광대왕부 월직차사 유혜영과 이야기를 하던 발해대 천체물리학과 정상재 교수를 찾게 되고 그와 함께 대전 과학기술원 우주천문연구소 전파 천문학 전공인 나성원 책임과 미 항공우주국(나사) 태양 연구센터 홍기훈 박사까지 모아서 자리를 만들게 된다. 호연이 낸 의견에 교묘히 반대 의견을 내는 상재. 하지만 기훈이 증거자료로 제시한 이론들과 지구가 자전하면서 한국에서 점차 피해지가 커지고, 그에 따른 망자가 늘어나는 상황에 대한 보고가 올라오면서 호연의 의견은 진실이 된다. 하지만 시왕저승으로 올라올 예상 망자에 수치에 이상함을 느낀 예슬의 질문에 답변을 듣는 과정에서 호연은 또 다른 생각을 하게 된다. 기존의 저승은 망자가 살아있을 때 가지고 있던 저승에 대한 생각에 따라 존재하며, 죽음을 맞이하면 생전 자신이 믿었던 저승으로 이동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만약 시왕저승을 믿는 사람들이 사망하게 되면 저승이 사라지는 것 아닌가? 호연의 가설은 저승의 존재에 대한 의구심에 불을 붙이게 되는데...

우리 조상들이 생각했던 저승에 대한 이미지를 전혀 모르고 있었는데, 몇 년 전 봤던 영화 신과 함께를 보며 상당히 놀란 적이 있다. 저승 최후의 날을 읽으며 그때의 이미지와 함께 역시 웹툰 내일에서 본 이미지도 책의 내용을 이미지화하는데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특히 염라대왕에 대한 부분은 역시나! 우리 안에 얼마나 많은 선입관이 있는지 잘 보여주는 대목이 될지도 모르겠다. 개인적으로 처음 저승에 대한 묘사나 저승에 도착한 망자들이 전부 한국인이어서 적잖이 당황했다. 세상에 한국인만 죽는 건 아니니 말이다. 한국인 정서 속에 살아있는 저승이기에 그렇다는 사실이 소설 전면을 차지하는 큰 사건으로 번질 줄이야...! 3권이기에 엄청난 벽돌 책임에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책 속의 등장하는 저승관을 그대로 받아들일 수는 없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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