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의 심리학 - 누가 권력을 쥐고, 권력은 우리를 어떻게 바꾸는가
브라이언 클라스 지음, 서종민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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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에 대한 심리가 담긴 흥미로운 책을 만났다. 저자는 이야기에 앞서 두 사례를 비교하여 이야기한다. 침몰한 배에 타고 있던 코르넬리스라는 선원에 의해 배에 남겨진 백여 명이 넘는 사람들이 살해당한 사건과 기술학교를 탈출한 통가 소년들이 15개월간 무인도에 표류하였는데, 수평적 관계 속에서 서로 도우며 결국은 모두가 건강하게 구조된 사건이다. 과연 이 두 사건의 차이는 무엇일까? 단지 악한 인간이 권력을 잡았기 때문에 이런 사건이 벌어진 것일까?

이 책 안에서 4가지 키포인트가 있다.

1. 더 악한 사람이 권력을 가지게 되어 있는가?

2. 권력은 사람을 나쁘게 만드는가?

3. 왜 우리는 우리를 통제할 권리가 전혀 없어 보이는 사람이 우리를 통제하게 놔두는가?

4. 부패하지 않을 사람에게 권력을 주고 그 권력을 공정하게 행사할 수 있게 하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

저자는 정치학자로 권력을 남용해 나쁜 일을 벌인 인물들을 인터뷰하며 권력이 가진 속성과 위에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나갔다. 책 안에는 그가 그동안 만났던 혹은 권력에 대한 연구결과에 대한 실례들이 무수히 등장한다. 과연 처음에는 그렇지 않았던(혹은 않아 보였던) 인물이 권력을 잡고 변화되는 모습을 우리는 주변에서 쉽게 만날 수 있다. 과연 권력이 사람을 나쁘게 만드는 것일까? 아니면 권력이 부패를 끌어당기는 자석인 것일까?

권력이 사람을 악하게 만들기도 하지만, 악한 사람이 권력에 더 끌린다는 사실이 상당히 신선했다. 권력은 다른 사람 위에 군림하려는 속성을 가지고 있기에 가능한 이야기인 것 같다. 만약 여기서 책이 끝난다면, 뭔가 아쉬울 뻔했지만 다행히 그렇다면 이런 악한 권력, 부패한 권력을 벗겨내기 위해서 대중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 책 속에는 10가지의 대중이 권력자를 향해 행해야 하는 과제가 담겨있다. 우선은 권력자를 향한 감사의 역할을 세심하게 해야 한다. 결과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의사결정의 과정 자체를 검토하고 저지할 수 있는 과정이 필요하다. 권력자 스스로가 책임감을 느낄 수 있는 강한 장치와 더불어 언제나 대중이 지켜보고 있다는 감각을 느낄 수 있게 해야 한다.

사실 우리는 대선을 앞두고 있다. 올바른 선택을 하기 위해서는 대중의 책임 있는 눈이 필요하다. 국민을 두려워하는 권력자라면 스스로의 배를 채우는 일을 하기에 앞서 주위를 돌아볼 것이다. 선거가 끝나면 마치 모든 게 끝난 것처럼 관심을 거두는 국민이나, 선거 전에는 표를 얻기 위해 간이라도 빼줄 것처럼 굴다가, 선거가 끝나면 돌변하는 인물 둘 다 문제가 있다. 권력의 부패는 단지 한 사람의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권력에 대한 다양한 실례와 인터뷰, 실험을 통한 저자의 식견에 다시 한번 중요한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감시하는 국민, 지켜보는 대중의 눈이 얼마나 무섭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는 분위기는 우리 스스로 만들어가야 한다는 것 말이다. 대선 레이스를 펼치는 그들과 참모들, 권력을 쥐고 있는 모두가 한번 즈음 겸허하게 정독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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