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중용 - 수양과 덕치의 고전 명역고전 시리즈
증자.자사 지음, 김원중 옮김 / 휴머니스트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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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 중. 고등학교 6년 동안 한문 수업이 있었다. 나름 좋아했던 과목이지만, 외우는 게 쉽지 않았던 기억이 있다. 그나마 수업 시간을 통해 두보의 시나 사자성어, 유명한 문장 등을 배웠지만 시간이 꽤 흐른 지금에서 기억나는 문장은 많지 않았다.

우리 말로 이 책을 옮긴 김원중 단국대 교수의 책은 논어로 처음 만나게 되었는데, 그동안 내가 알고 있던 긍정적이지 않은 이미지의 유교와 공자에 대한 이미지를 상당히 바꿔준 책으로 기억에 오래 남아있었다. 이번에 만나게 된 대학과 중용은 이름만 익숙하지, 실제 내용은 읽어보지 못했었는데 좋은 기회에 만나게 되었다. 물론 김원중 교수가 옮긴 책인지라 내심 기대도 되었다.

대학(大學)은 경과 전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사실 이 분류는 성리학자 주희가 증자가 서술한 대학에 주석을 붙이고 교정한 것이다. 경은 공자가 말한 '대학의 도'를 증자가 서술한 것이 담겨있고, 전은 증자의 말을 그의 제자들이 다시 기록한 것이다. 사실 대학이라는 책의 주된 이야기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한 줄로 요약할 수 있다.

수신 제가 치국 평천하(修身 齊家 治國 平天下)

 

몸과 마음을 닦아 수양하고, 집안을 가지런하게

하며, 나라를 다스리고 천하를 평화롭게 한다.

 

뒤로 갈수록 큰 개념이 되지만, 자신의 몸과 마음을 제대로 닦지 못한 사람은 결국 큰일을 할 수 없다는 개념을 토대로 그에 대한 구체적인 이야기가 바로 대학에 담겨있는 것이다. 사실 다른 대학의 역본을 읽어보지 못해서 비교할 수 없지만, 김원중 교수의 버전에서는 과거 학자들 사이에서도 논란이 되는 부분(친과 신)에 대해서도 주해를 통해 자세히 서술하고 있어서 깊이 있게 대학을 만날 수 있었다.

이 책에 등장하는 두 번째 고전인 중용(中庸)은 어떤 내용이 담겨있을까? 중용은 예기 49편 중 31편에 수록되어 있다가 후에 분리되어 나온 책으로, 자사가 서술했다. 근데 이 자사는 공자의 손자이다. 중용 역시 주희에 의해 재편되어 서술되었다. 대학이 실천적인 이야기가 많은데 비해, 중용은 내적인 부분에 대한 수양을 주로 언급한다. 그래서 그런지 개인적으로 대학은 쉽게 이해할 수 있었지만, 중용은 이해하기가 쉽지 않았다. 중용의 주된 이야기는 대학에서 언급하는 "수신"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이다. 제목처럼 마음을 지키고, 휘둘리지 않는 군자의 마음가짐에 대해 서술하고 이따 보니 대학에 비해 오히려 우리 삶에 더 깊은 접점을 가지고 있지 않을까 싶다.

예를 들자면 중용 20장에는 이런 이야기가 들어있다.

아래 자리에 있으면서 윗사람의 [믿음을] 얻지 못하면, 백성을 얻어서 다스릴 수 없습니다.

중용을 읽으며, 요즘 우리의 모습이 겹쳐졌다. 과거에는 카리스마 있고, 자신의 의지대로 모든 것을 휘두르는 성향의 리더가 각광을 받았다. 하지만 현재 인정받는 리더는 소통하고, 절제할 줄 알며 모두에게 열린 마음을 가진 사람이다. 중용에도 어리숙해 보이고, 때론 답답해 보일 수 있지만 내면의 힘을 키우고 스스로를 삼갈 줄 아는 사람이 진정 중용을 이루는 사람이라고 이야기한다. 상당히 오래된 고전이지만 우리의 현실에 꼭 맞는 이야기가 담겨있기에 누구나 한 번은 꼭 접해야 할 책이라 생각한다. 특히 리더를 꿈꾸는 사람이라면 더욱 일독을 권한다.

"본 서평은 부흥카페 서평이벤트(https://cafe.naver.com/booheong/192885)에 응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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