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틈 호가스 셰익스피어 시리즈
지넷 윈터슨 지음, 허진 옮김 / 현대문학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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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오, 나에게는 소유한다는 것이 그렇게 큰 이마가 없으니까요. 그건 이 세상의 불행 중 하나일 겁니다.

윌리엄 셰익스피어 의 소설 겨울이야기지넷 윈터슨 작가에 의해 시간의 틈 이라는 제목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원작의 뼈대는 유지하면서, 현대적으로 각색 해서 더 피부에 와닿는 느낌을 가질 수 있다.

겨울 이야기의 내용은 이렇다.

보헤미아의 왕 폴리세네스에게는 죽마고우인 레온테스라는 시칠리아 왕이 있다. 폴릭세네스는 집으로 돌아가고자 하지만, 레온테스가 막아선다. 레온테스의 아내 헤르미오네는 임신 중인데, 레온테스는 헤르미오네가 폴리세데스의 아이를 임신(불륜)하고 있다고 믿는다. 그렇게 태어난 딸(페르디타)를 돈, 출생 증표와 함께 안티코누스에게 버리라 시킨다. 페르디타는 가난한 목동에 의해 발견되고, 딸로 키워진다. 한편, 성장한 페르디타는 폴리세네스의 아들 플로리젤과 사랑에 빠지게 되는데...

오랜 친구이자 10대 시절 연인이었던 지노(게임 제작자)와 리오(사업가)가 있다. 그리고 리오의 아내이자 가수인 미미.

미미와 리오 사이에는 아들 마일로가 있다. 임신 중인 미미에 뱃속에 있는 아이를 지노의 아이라고 의심하는 리오는 직원을 시켜 미미의 방에 몰카를 설치하고, 몰카에 나오지 않은 장면들의 상상의 나래를 펼쳐나간다.

자선 파티를 마치고 돌아온 집에서 리오는 아내 미미를 폭행하고, 미미는 그 충격으로 아이(퍼디타)를 조산하게 된다.

리오는 직원 토니에게 거금과 다이아몬드 목걸이 등이 담긴 가방과 함께 퍼디타를 불륜 당사자(라고 믿는) 지오에게 보내지만, 토니의 돈을 노린 폭력배들에 의해 토니는 사망하고 퍼디타는 베이비박스에 놓이게 된다.

토니의 사고를 목격한 솁과 그의 아들 클로는 퍼디타와 가방을 가지고 집으로 돌아와서 키운다.

그리고 18살이 된 퍼디타는 우연히 바에서 지노의 아들인 젤과 가까워지게 되고 둘은 좋은 감정을 키워나간다.

퍼디타는 자신의 출생에 비밀(?)을 듣게 되고, 자신의 친부인 리오를 찾아간다.

그리고 18년 전 비밀에 대한 이야기에 주인공들이 한자리에 모인 가운데, 그동안의 이야기가 밝혀지게 된다.

책을 읽는 내내 여러 감정이 교차했다.

이 책 속 주인공 어느 누구도 온전히 악의 인물들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리오와 지노(이름이 너무 비슷해서 계속 헷갈림ㅋ)는 한 부모 가정에서 자라나서, 성이나 인간관계 등에 대해 상처가 많다. 리오와 지노 그리고 미미는 사실 삼각관계였다. 지노와 미미는 서로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었지만, 친구인 리오가 미미를 사랑했기에 둘과의 관계를 어그러뜨리고 싶지 않았던 지노는 미미를 포기한다.

리오에 의해 두 번이나 죽을 위기를 겪은 지노는 그와의 관계를 단절하게 되고, 딸 퍼디타와 아들 마일로(공항에서 사망)를 잃은 리오와 미미 부부는 이혼을 하게 된다.

버려진 퍼디타를 사랑으로 잘 키워준 양부 솁 또한 아내를 죽인(병이 있는 아내를 안락사함.) 전적이 있다.

인간의 양면성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 시간의 틈.

이 책의 제목은 지노가 개발한 게임의 이름이기도, 가수 미미가 부른 노래의 내용이기도 하지만 이들 인물 사이에 흐른 18년이라는 시간을 이야기하는 것 같기도 하다.

사랑하는 사람을 소유하고 집착하는 것이 사랑이라고 믿었던 리오.

그렇기에 잘못된 방식으로 친구와 아내를 사랑했고, 그들을 의심해서 결국은 소중한 사람들을 잃어버린 리오.

친구와 사랑하는 여인과의 관계를 깨뜨리기 싫어서 자신의 감정을 속이고 행동하고, 자신의 아들은 방치해서 또 다른 상처를 입힌 지노.

그리고 그들 사이에서 자신의 삶의 큰 변화를 경험한 마일로와 퍼디타 그리고 젤.

그들의 이야기 속에서 어그러진 사랑은 큰 불행과 고통을 만들어 낼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보게 되었다.

그리고 또 하나의 단어인 용서.

물론 용서는 그리 쉽게 통용되는 단어가 아니다. 시간의 튼 만큼에 아니 그보다 더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까?

일생은 너무나 짧은 시간에 바뀌지만, 그런 변화를 이해하는 데는 평생이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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