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스위츠숍 커피숍 차리기 - 콘셉트와 디자인으로 승부하는
우스이 미키 지음, 박문희 옮김 / 스타일조선 / 2015년 6월
평점 :
절판


솔직히 난 이런 이쁘고 아기자기한 책을 좋아하지만,

그렇다고 나만의 스위츠숍이나 커피숍을 차릴거냐고 하면, 뭐~(,.) 할말은 없다.

난 딴건 부족해도, 주제 파악은 좀 되어주시는 고로,

내가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을 상대로 하는 서비스 직종을 잘 할 수 있을 것 같지가 않다.

게다가 요즘은 출근할때 집에다가 간과 쓸개 외에도 인격을 빼놓고 나와야 한다는데,

난 챙겨가질 인격이 없어서인지 빼놓고 자시고 할게 없다.

 

다만, 부러워하고 꿈꾸는 동안만은 행복하니까,

이런 책을 보면서 감정이입하고 대리만족을 하는 거다.

 

그런 의미에서,

'콘셉트와 디자인으로 승부하는 <나만의 스위츠숍 커피숍 차리기>'라는 이 책의 제목만 보고 구입한 사람들은,

책을 펼쳤을때,

저자가 일본 사람이라는 것과,

이 책의 주무대가 가까이 일본도 아니고,

'산 넘고 물 건너 바다 건너서~♬'에 위치하는 미쿡, 샌프란시스코라는 사실에 살짝 당황할 수도 있겠으나,

괜찮은 책이었고,

나처럼 눈요기하고 감정이입하고 대리만족을 위한 사람들이라면,

200퍼센트, 아니 300퍼센트 만족해도 좋겠다.

 

그래도 '나만의 스위츠숍 커피숍 차리기'에 관한 책이니까,

내가 맨날 꿈꾸는 공방, 작업실, 북카페 등과 관련된 내 사전 지식을 참고로 숟가락을 얹고 거들어 보자면,

다국적 브렌드 내지는 토종이라고 하는 대형프렌차이즈들이 들끓고 있기는 하지만, 차치해두고, 

'나만의'라는 의미를 부각시킬 수 있는 걸 찾아보자면,

콘셉트와 디자인 외에, 독특하고 기발한 '아이디어'를 추가하고 싶다.

 

또 한가지,

'나만의 스위츠숍 커피숍'도 일종의 일, 직업이고,

일과 직업은 오래 꾸준히 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럴려면 일단 본인이 좋아서, 기꺼이, 즐기면서 해야 성공할 수 있지 않을까?

물론 잘 할 수 있는 거라면 금상첨화지만,

내 경우에 미루어 보면 아무리 잘할 수 있는 거여도,

타성과 매너리즘에 빠져버리면 그건 생계수단으로 전락할 뿐이지,

더 이상 좋아서, 기꺼이, 즐겁게 하는 이 아니었었다.

 

내가 좋아서, 기꺼이, 즐겁게 하는 일이어야,

일이 좀 힘들고,

그당시 눈에 띄는 수입이 변변찮아도, 극복할 수 있을테니까 말이다.

 

이 책을 쓴 저자는 일본 사람인데,

트렌드에 맞춰서 콘셉트를 명확하게 읽어내는 발빠르고 안목 있는 편집자인가 보다.

 

샌프란시스코라고 하여 미국 길거리의 정크푸드를 연상했었는데, 그건 나의 기우였다.

 

샌프란시스코는 여러가지 이유에서 독특하고 세련된 음식 문화가 발달하였단다.

첫째는 기후의 헤택을 받아, 그 지역에서 생산한 식재료를 그 지역에서 소비할 수 있는,

싼가격에 다양하고 신선한 음식을 공급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

 

두번째는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의 행정시스템이다.

젊은 요식업자를 지원할 목적으로 비영리단체에서 운영하는 렌탈 키친 스튜디오가 있는데,

그 심사를 통과했다는 것만으로도, 실력이 증명되는 셈이니까 말이다.

 

또 한가지, 아무리 이런 여건이 조성되어도 수요가 없으면 의미가 없을텐데,

미국의 실리콘밸리와 가깝다보니 거기서 수요를 창출할 수 있겠고,

IT업계 특유의 참신하고 경쾌한 분위기가 유입되면서 이런 스위츠숍 커피숍의 발달에도 영향을 미쳤다.

 

책을 천천히 넘기다 보면,

콘셉트와 디자인은 물론이고 기발한 아이디어를 갖춘 숍들이 많이 소개된다.

 


 

개인적으로 맘에 들었던 'Blue bottle coffee'

투박한 크라프트 봉투에 연 하늘색 글씨,,

이곳의 주인장은 원래 프로 클라리넷 연주자였단다.

커피를 너무 사랑해서, 해외투어를 갈때마다 커피를 싸들고 다녔고,

그래서 이런 커피숍을 내게 되었다는데,

일러스트는 친구의 솜씨란다.

작가는, 옛날 방식의 숍들도 부정하는 것은 아니란다.

새로운 아이디어나 스타일을 만들고, 그것을 디자인으로 승화시켜 자신만의 독특한 가게나 브랜드를 만들어도,

물론 실패할 경우의 수도 있지만, 

이 지역에서는 시도해 보도록 친절하게 등 떠밀고 북돋아주고 응원하는 시스템과 분위기가 잠재해 있다고 한다.

 

주인에게 물으면 철저하게 마케팅 기법을 도입해 콘셉트를 만들어낸 가게도 있지만,

특별한 기법 없이 자신이 좋아하는 취향이나 느낌으로 디자인했다는, '딱히 별것 없다'는 대답이 돌아오기도 한단다.

하지만 이 책을 '쓰윽~' 훑어보는 것만으로도,

이 책에 소개된 가게들에 무언가 독특한 콘셉트와 디자인이 있다는 느낌을 받은 걸 보면,

무언가 분명히 있고,

이 책의 저자는 이 책을 통하여 그 감각을 발견해 자기 것으로 만들라고 주문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의 이런 스위츠 숍과 커피숍은 다채롭고 알차며, 착실하게 고객들을 확보하게 된 곳들로,

욕심부리지 않고 고객을 최우선으로 한다.

신선한 커피를 제공할 목적으로 소량씩만 판매하는 곳이 대부분이고,

대부분 단일 품목으로 승부를 걸고,

그래서 생긴 잉여공간을 오히려 고객의 휴식 공간으로 제공한단다.

대신 소규모, 단일 품목으로 승부를 걸기때문에 다양간 개성의 고객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하여,

대형 프랜차이즈에 밀리지 않기 위하여 콜라보레이션의 형태로 운영되고 있는 곳이 많다.

 

서로 인정하고 함께 협력하는 콜라보레이션의 풍조가, 상암동의 '북 바이 북'과도 닮았다.

샌프란시스코와 상암동은 그런 의미에서 닮았고,

콘셉트와 디자인을 잘 잡았으며,

거기다가 아이디어 또한 통통 튄다.

 

노동력 절감이라는 면에서도 그렇고, 능률이라는 면에서 봤을 때도 그렇고,

특장점을 잘 살려 자기 숍만의 트레이드를 만들고, 나머지는 콜라보레이션 하는 것이 현명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끝으로 시류라는 것에 대해 얘기하고 있는데,

마음의 여유없이 바득바득 애를 쓰는 그런 것 말고,

가볍게 시류에 몸을 맡기는 산뜻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그런 것이,

스위츠숍이나 커피숍을 시작하려는 사람들에게 해줄 수 있는 조언이고, 배울만한 꿀팁이 아닐까 싶다. 

 

그러면서도, 이 책이 무한 긍정의 메세지만을 담고 있지는 않다.

종업원은 주인의 에너지와 의욕을 먹고 사는 사람들이란다.

주인이 가게에 대한 애정을 잃고 매너리즘에 빠지면,

그것은 종업원에게 영향을 미치게 마련이고,

그런 가게는 얼마 못가 문을 닫게 되더라면서,

이 책의 한쪽 코너를 빌어 작지만 단호하게 충고하고 있다.

 

나처럼 이쁘고 아기자기한 책을 보려는 사람들에게 맞춰,

컬러링 북도 '북 인 북'의 형태로 들어있어서 소소한 재미를 체험해 볼 수 있다.

하지만, 나만의 스위츠숍이나 커피숍을 계획하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이 책 말고도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책 몇 권쯤은 들춰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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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7-13 12:4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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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7-13 11:1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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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7-13 11:4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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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7-13 11:4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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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7-13 12:3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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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7-13 12:4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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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7-13 12:3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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