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클리닉 - 목적을 달성하는 결정적 한 방
임승수 지음 / 비즈니스북스 / 2011년 12월
평점 :
절판


난 이과 출신이지만, 글쓰기에 일종의 로망을 갖고 있다 보니까,

(꿈 많은 여고 시절 글 쫌 안 되어준 사람있으면 나와보라 그래~~~, ㅋ~.)

그런 걸 이 동네에도 몇번 자랑 삼아 광고 했었고,

그 여파로 아직도 글쓰기 작법서만 보면 무조건 사들인다.

 

몇몇 마음씨 좋은 문.청.들이 공짜로 나의 글쓰기를 첨삭지도해주겠다고 솔선수범하기도 했었지만,

나이가 나이인지라 의욕만 앞설뿐,

문.청.들의 부지런함을 꽁무니도 따라가지 못하여 흐지부지 되기 여러번,

그래도 각종 문학상 작품집과 글쓰기 작법서들은 펼쳐보지 않아 더께가 뿌옇게 앉더라도 열심히 사들인다.

 

이 책은 제목을 보자마자 혹해서 사들였다.

'헐~' 글쓰기 클리닉이라니, 뭔가 나를 위한 맞춤한  1대 1 처방전이 기다리고 있을 것만 같았다.

책의 부제도 '목적을 달성하는 결정적 한 방'이란다.

게다가,

서류탈락, 무플, 텅 빈 방명록에는 분명 이유가 있고,

지금 내 글쓰기에 필요한 것으로 공부가 아니라 치료라고 진단하니 얼마나 땡큐하고 안도할 일인가 말이다.

 

당근, 캐럿, 말밥,

수많은 작법서를 뒤로 하고, 젤 먼저 집어들었다.

속지를 펼쳐보니, 1판 1쇄가 2011년 12월20일인데,

내가 가진건, 1판 4쇄로, 2014년 4월 15일이다.

그렇다, 더 신뢰가 간다, 불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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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야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여러가지 생각으로 참 혼란스러웠다.

 

일단은 저자 임승수에게 경의를 표한다.

역쉬나, 서울대 출신답게 똘똘한 친구다.

여기서 '친구'란 나와 진짜 친구여서 택한 단어가 아니다.

인터넷을 떠도는 사진 속의 얼굴을 보니,

나보다 한참 영거해 보여서 택한,

젊은 청춘에 대한 일종의 예우와 경의의 호칭이지만,

 

엄밀하게 말하면 이 책의 제목은 잘못 되었다.

다만 이 친구가 시대의 흐름을 읽어내는 혜안을 가졌고,

그걸 적절하게 상품화하는 능력이 뛰어난 것이지,

이 책은 글쓰기 책도 작법 책도 아니다.

 

독해책 내지는 사람과 의사소통을 하기 위한 책이라고 해야할까?

아니면,

문장과 문장 사이, 즉 행간에도 의미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기 위한 책이라고 해야 할까?

 

다시말해, 우리가 기존 제도권 교육에서 배웠던 그런 것들,

반듯하고 틀에 박히고 규격화 되고 했던 바른생활 같은 그런 것들이 아니라,

요령과 실전을 가르쳐 주는 책이다.

그러니 클리닉이고 치료라는 말이 통용될 수 있는 거지만,

직접 몸으로 움직여야지,

책으로 읽기만 해서 무언가 어떻게 될거라고 기대를 한다면,

꿈만 야무진게 되시겠다.

 

다른 사람들은 이 책을 별 다섯개를 꽉꽉 채워서 평가 했던데,

책값만큼의 값어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성실함을 이기는 잔재주는 없다(179쪽)'고 하면서,

조회수가 많이 나오는 사이트의 목록을 따로 기록해 둔다고 하면서,

구렁이 담을 넘을뿐, 귓뜸조차 하지 않는다.

 

오마이뉴스에 인터뷰 기사를 쓰면서 파워블로거가 된 '이인'을 예로 들면서,

블로그의 RSS기능도 모른다는 둥,

무인의 무공이라는 둥,

15도씩 온도를 올려주는 책이라는 둥, 의 표현이 나오는데,

혼자만 아는, 내지는 몇몇 사람만 아는 은어나 수사법을 구사하는 것도 아니고 아주 불친절한 글이었다, ㅋ~.

 

암튼, 이 책에서 주장하는 건 목적에 맞는 글을 쓰자는 것이고,

혹자들은 그것도 모르겠냐고 하겠지만,

떠먹여주는,

심지어 잘게 씹어서 입에 넣어주는,

그런 제도권 교육의 과잉 친절 속에 살고 우리들에게,

결코 시큰둥 할 수도,

웃어 넘길 수도 없는 사안이다.

 

그런데,

그런데 말이다.

공부가 아니고 치료여도 좋고,

이 책에서 가르쳐 주는 게 요령과 실전이어도 좋고,

다 좋은데,

임승수- 이친구는 똘똘해서 제대로인지 모르겠지만,

내 삶이란건 매번 의도한 것과는 정반대로만 흘러가 버리는데,

그래도 그렇게 실패하거나 잘못 산 인생이라는 생각은 안들더라.

 

항상은 아니어도,

때로 때때로 만족하고,

지금 이순간 행복하다고 느낄 때도 있다면,

너무 행복해서 이대로 죽어도 좋겠다 싶을 때가 한번씩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거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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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1-09 22:1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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