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성어 한국말로 번역하기 - 맑고 쉽게 살려 쓰는 한국말
최종규 지음 / 철수와영희 / 2012년 10월
평점 :
절판


솔직히 말해서,

이렇게 쉽게 읽을 책은 아니다.

오랜 시간 공들여 쓰인 책을 이렇게 휘리릭 읽어 넘긴다는 건 책에 대한 예의가 아닌 줄 안다.

하지만, 휘리릭 쉽게 읽어넘길 책은 아니어도,

참 좋은 책이라고 침 튀겨가며 칭찬은 할 수 있을 것 같아, 용기를 내어본다.

 

책의 취지는 제목에서도 엿볼 수 있듯이,

사자성어를 한국말로 번역하여 '맑고 쉽게 살려 쓰기 위해서'란다.

<교수신문>은 해마다 새 '사자성어'를 하나씩 내어놓습니다.ㆍㆍㆍㆍㆍㆍ그런데 대학 교수이든 지식인이든 기자이든, 새해를 맞이해 새로운 '사자성어'는 뽑을 줄 알지만, 막상 새로운 '한겨레 말글'은 빚을 줄 모릅니다. 한국땅에서 살아가는 한국사람으로서 한국말을 알차고 아름다이 빚는 길을 열지 않습니다. "올해를 빛낼 한국말"을 빚어 널리 알리면서 살아가겠다고 다짐하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어요.

 《사자성어 한국말로 번역하기》라는 이름을 붙인 이 책은 '한국말로 예쁘고 즐거이 꾸리는 빛나는 삶'을 생각하고 싶은 꿈을 담으려 합니다. 한국사람이기에 쓰는 한국말입니다. 한국땅에서 살아가니까 쓰는 한국말이에요. 껍데기만 한글인 한국말로는 안 된다고 느낍니다. 알맹이는 없으나 겉차림만 한글인 한국말로는 내 넋을 살찌울 수 없다고 느낍니다. 알맹이로부터 빛나고 아름다운 말이요 글이어야 한다고 느낍니다. 사랑스러운 삶을 담는 줄거리가 빛나는 말이면서 글이어야 한다고 느낍니다.

 '사자성어'는 한국말이 아닙니다. 사자성어 가운데 한국말로 받아들일 낱말이 더러 있을 테지만, 사자성어는 한국말이 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영어는 영어이지 한국말이 아니거든요. 영어 가운데 한국말로 받아들일 낱말이 더러 있으나, 영어는 한국말이 될 수 없고, 되어서도 안 됩니다. 영어 가운데 '한글'이나 '김치' 같은 낱말이 스며들 수 있어도, 영어는 영어여야지 한국말이 되지 않고, 될 수조차 없어요.  (6~7쪽, 부분 발췌)

그동안 그의 책들을 받아봐온 나로써는,

자동 번역기와 메뉴얼(헉~, 혼나겠다~--;)등 갖가지 편하고 빠르고 손쉬운 방법이 판치는 시대에,

하나 하나 수작업으로 했음이 엿보이는 노고를 이런 방법으로라도 광고하고 싶었을 따름이다.

웬만한 정성과 열정으론 할 수 없는 일을 한 그를, 격려하고 응원할 다른 방법이 떠오르지 않아 이런 방법을 택했다.

 

이 책에 사자성어가 124개 정도 나오는데, 예문이 되는 책이 사자성어 하나 당 세권 정도만 실린다고 잡아도 만만치 않은 책이 등장한다.

예문이 다양하고 풍성하게 실려있는 것으로 미루어, 그의 다방면 독서이력을 엿볼 수 있는 것 같다.

 

암튼, 그의 소망대로 한국말을  곱게 보살피길,

그런 사람들이 점점 더 많아지길...바라며,

그리하여 "올해를 빛낼 한국말"도 빚어 널리 알리며 살아갈 수 있는 날들이 오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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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1-06 02:2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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