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도 손석희를 들으며 아침을 먹는데...
히야~, 거참...
가진 재산이 29만 원뿐이라던 그 누군가의 땅이,
누군가의 아내의 것이 되었다가,
처남 소유가 되었다가,
딸에게 상속이 된것이 밝혀졌단다.
근데 그 과정에서 무려 250배 뻥튀기가 되었단다.
이는 1673억이라는 추징금의 공소시효 만료를 1년여 남겨놓고 있는 시점이었다.
아니, 검ㆍ경의 수사는 오래전에 끝난 상황에서,
어느 기자가 87년부터 하나 하나 이잡듯 파헤치고 끈질기게 추적하여 밝혀낸 것이란다.
1억6천, 아니 1천6백만원이었어도...언뜻 감이 오지 않을 정도로 숫자에 둔한 나는, 한참을 형광등처럼 눈을 꿈뻑거리고 앉아 있었다.
그러다가 다음 코너에서 경제전문가란 사람이 나와,
'지금은 경제위기이고, 경제위기에서 살아남으려면 무조건 허리띠를 졸라매야 한다'고 하는데,
나도 모르게 '발끈~'하고 말았다.
숫자야 기상천외한 액수여서 언뜻 감이 오지않아 형광등처럼 꿈뻑거리고 앉아 있었지만,
'무조건 허리띠를 졸라매야 한다'는 말의 의미는 잘 파악한다.
게다가, 흥분도 잘하는 성격인지라...
서둘러 아침을 먹고 출근을 해야 하는데, 갑자기 손 놓고 아무것도 하기 싫어졌다.
그렇다고 실제로,
아무것도 하지 않을 수는 없고,
아무것도 하기 싫은 감정을 이입하여 이 책을 읽었다.
아무것도 하기 싫은 날
신현림 글.그림 / 현자의숲 /
2012년 8월
이 책에서 말하는 '아무것도 하기 싫은 날'은 '나를 사랑하기 좋은 날'이라는데,
실상에서의 나는...아무것도 하기 싫을뿐더러, 나를 사랑할 수는 더더욱 없는 날이다. 에효~--;
「갓 태어난 수달은 물을 두려워한다. 그래서 어미가 어린 수달을 개울가나 호수로 데리고 가 물을 조금씩 뿌려준 다음 물속으로 데리고 들어가 점차 물에 적응시킨다. 그렇게 하면 어린 수달은 두려웠던 경험이 기쁨과 좋은 것이 됨을 알게 된다.」
이렇게 수달이 기뻐하니 강가의 물은 더 즐겁게 찰랑거리는 듯 했어요.
ㆍㆍㆍㆍㆍㆍ
아기 수달과 엄마 수달이 말하는 소리가 들렸어요.
ㆍㆍㆍㆍㆍㆍ
"엄마랑 있으면 뭐가 달라도 달라요. "
"뭐가 다른데?"
"강물 색은 더 푸르고, 해는 더 빨갛고, 엄마도 더 반짝여서 특별한 수달로 보이고, 엄마랑 있어 편안해선지 나도 멋져지는 거 같아요."
"그래, 우리가 사람이 아닌 수달인 게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
엄마 수달은 아기 수달을 끌어안고 무척 행복해하는 표정으로 말했어요.(15~16쪽)
그래, 난 수달도 아닌 사람이면서 무슨 배짱으로 사람 하나 끌어안고..
강물 색은 더 푸르고, 해는 더 빨갛고, 그대는 더 반짝여서 특별한 수달로 보이고, 그대랑 있어 편안해선지 나도 멋져지는 거 같아요...읊조리며 행복한 표정을 짓는단 말인가~--;
나의 행복이, 곧 그대의 행복인 따위는 천연기념물인 수달의 세계에서나 가능할 수 있는 일이고,
인간의 세계에서는 절대 금지 사항 인가 보다.
그렇고 그런 감정들이 헤프게 흩어져 있는 사이를 이리저리 유영하듯 건너다가,
'손편지로 울게 해봐'에서 '손편지'란 단어에 제대로 낚여 주셨다.
ㆍㆍㆍㆍㆍㆍ
오늘은 컴퓨터 냄새가 싫으니까
손으로 쓴 편지로 나를 울게 해봐
ㆍㆍㆍㆍㆍㆍ
암튼,
'아무것도 하기 싫은 날'이 곧, '나를 사랑하기 좋은 날'이라는걸 그냥 터득하게 되지는 않았고,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때는 바로 지금 이 순간이고, 가장 중요한 사람은 지금 함께 있는 사람이고, 가장 중요한 일은 지금 내 곁에 있는 사람을 위해 좋은 일을 하는 것"이라는 톨스토이 옹의 말처럼, 상대가 있기에(상대가 북돋워 주기에) 가능한 상호적인 것이라는 걸, 몸소 체험한 결과이고 소산이다.
또 한 권, '나는 가수다'의 '김영희'PD의 책 '소금사막' 되시겠다.
소금사막
김영희 지음 / 알마 /
2011년 10월
아무것도 하기 싫은 날,
김영희 PD는 혼자만의 여행을 택한다.
혼자하는 여행이 참 외로웠습니다...라고 한다.
나는, 외로워서 나를 사랑하기 좋았습니다...라고 조용히 덧붙인다.
남자는 일단 강해야 돼!

그러나...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이 강한 것이지만
강하다고 마음대로 해서는 안되지요.
가장 강한 사람은 자신의 마음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닐까?
변하지않고 자신을 지키는 것/살면서 가장 어려운 일인 것처럼 말이다.
안데스가 나에게 준 것.
사람!
사람이 중요하다는 것.
사랑하는 사람이 중요하다는 것.
어떤 이유로든
그 사람을 아프게 해서는 안된다는 것.
신현림도, 김영희 PD도 같은 얘길 단어와 어법만 바꾸어 하고 있는듯 하다.
내가 대접받고 싶은대로 상대방을 대접하라.
돈처럼 대접받고 싶으면 돈처럼 대접하면 되고,
내가 사람으로 대접받고 싶으면 나도 사람으로 대접하면 된다.
내가 꽃으로 대접받고 싶으면 나도 꽃으로 대접하면 된다.
그런데, 실상은...
해처럼 떠받들었는데, 해바라기로 되돌아 오기도 하더라만...ㅋ~.

'그리워하다보면 닮나봐'하는 이 그림은 누가 봐도 잘 그린 그림은 아니지만,
비참하고 구질구질한 생각이 들때면 가끔 꺼내보고,
나를 되돌아 보고 자극하는 계기로 삼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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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st the way you are
Don't go changing, to try and please me
You never let me down before
Don't imagine you're too familiar
And I don't see you anymore
I wouldn't leave you in times of trouble
We never could have come this far
I took the good times, I'll take the bad times
I'll take you just the way you are
Don't go trying some new fashion
Don't change the color of your hair
You always have my unspoken passion
Although I might not seem to care
I don't want clever conversation
I never want to work that hard
I just want someone that I can talk to
I want you just the way you are.
I need to know that you will always be
The same old someone that I knew
What will it take till you believe in me
The way that I believe in you.
I said I love you and that's forever
And this I promise from the heart
I could not love you any better
I love you just the way you a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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