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헌의 인생독법
조용헌 지음 / 불광출판사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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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헌 님의 책은 좀 읽었다.

아니 빼놓지 않고 찾아 읽은 것 같다.

공부하듯 읽지는 않았지만, 설렁설렁 곶감 빼어먹듯 읽은 것 같다.

그러다보니 이젠 좀 식상한다.

무슨 얘길 하려는질 알겠고,

그가 하는 얘기가 무슨 뜻인지 참고자료를 보지 않아도 알겠다.

그걸 1년반 동안 '농민신문'에 연재했던 글을 모은 것이라는데서 근원을 찾는다.

서문을 보면 이렇게 얘기한다.

신문 연재를 오래 하다 보면 단점이 있다. 간혹 예전에 썼던 글과 겹치는 주제를 다룬다는 점이다. 어찌 되었든 겹치는 주제가 있다는 게 독자들에게 죄송하다. 그러나 같은 주제라도 글 내용은 약간 다르다. 서술 방식을 달리 했다.(13쪽)

 

이런 겹치는 글쓰기가 내게도 도움이 되었다.

그동안은 그가 하는 얘기를 따라가기 바빴다면,

이젠 그가 어떤 사고방식과 가치관을 가진 사람인지를 알겠고,

어떤 성향의 사람인지를 알겠다.

그를 객관적으로 조망할 수 있는 힘이 생기니,

내 자신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겠다.

실은 내 자신은 객관적으로 바라보기보단 내 안을 들여다보는 것에 가깝지만,

내 자신에게 감정을, 쓸데없는 연민을 싣지 않는다는 점에서 '객관적'이라고 이름붙여주고 싶다.

 

책 날개 안쪽을 들여다보면 책의 그림을 그린이로 '박방영'화백이란 분이 등장한다.

다른 상찬은 차치하고라도 '추사의 선을 떠올리게 한다'는 좀 과하지 싶다.

이분이 좀 큰 작품을 그리는 분이지 싶은데,

큰 화폭에 큰 붓으로 '섬세한 붓놀림'이란 단어는 대치된다.

책에서는 생략을 많이 한 그림이라고 해야 할까,

어찌보면 판화 같기도 한 것이,

섬세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내용은,

1장 천시, 우주의 시계로 나의 위치를 가늠하다.

2장 지리, 길은 늘 사방으로 열려 있다네.

3장 인사, 빈손으로 와서 무엇을 가지고 돌아갈 것인가.

로 나뉘어 있고,

부록으로 운명을 바꾸는 여섯 가지 방법이 나와 있는데,

한번쯤 되새길만 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이전 그의 저서들을 읽을 때는 몰랐던 것을 느꼈는데,

글을 끝맺을때 '~좋을 것이다', '~않았나 싶다', '나의 주관적인 해석이다'라고 하면서 주장을 내세우는게 명확하지 않다.

입말은 또 어떨지 몰라도 글을 이렇게 끝맺으니 나까지 흐리멍텅해지는 느낌이다.

 

암튼 '독만권서 행만리로(讀萬卷書 行萬里路)' 얘길하는데,

문사철을 언급하며 '당시 300수', 사마천의 '사기', '주역'을 꼽는다.

나도 이것들을 한번 이상은 읽었는데, 해설서의 형태가 아니고는 힘들었다.

이것들을 해설의 도움 없이 스스로 읽을 수 있기를 꿈꿔본다.

 

이 책이 내겐 '인생독법'이나 '내 운명 사용법'이 아니라, 조용헌 님이 자신에게 들려주는 자기위안서처럼 읽혔다.

그래서 조금 서글펐다.

부록으로 나와있는 '운명을 바꾸는 여섯가지 방법'은 다른 책에서도 여러번 봤던 내용들이라 감흥이 덜 했다.

 

270쪽 여덟째줄의 '끝발'은 '끗발'이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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