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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에 두고 온 가방 - Ich hab' noch einen Koffer in Berlin, 내 수트케이스는 여전히 베를린에 있다
예주연 지음 / 스토리나무 / 2009년 8월
평점 :
절판
'작고 예쁘다' 이 책을 처음 본 순간 드는 느낌이었다. 보통의 책보다 약간 작은 사이즈의 이 책은 '베를린에 두고 온 가방' 이라는 제목을 달고 있었다. 그리고 그와 함께 "Ich hab` noch einen Koffer in Berlin" 이라고 쓰여 있었다. 내 수트게이스는 여전히 베를린에 있다는 의미였다. 고등학교 졸업후 정말 오랜만에 독일어를 읽어본거 같다. 나름 고등학교때 제 2외국어로 독일어를 열심히 공부했었는데 지금보니 가물가물하다. 겨우겨우 읽어갈 정도이니 말이다. 고등학교 때 제 2외국어로 독일어를 공부하면서 독일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게 되었었다. 독일이 어떤 나라인지 찾아보기도 하였고, 그 당시 친구의 형이 독일 여행을 하면서 BMW사 앞에서 찍은 사진과 독일 지도를 보면서 언젠가 꼭 한번 가봐야지 다짐하면서 그때를 위해 열심히 독일어를 공부하자 생각했었다. 하지만 그러한 나의 꿈은 아직까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언젠가부터는 독일이라는 나라는 나의 뇌리속에서 완전히 지워졌으며 그 자리를 다른 나라들이 차지하고 있었다.
많이 가보지는 못했지만 여행을 좋아하는지라 여행과 관련된 많은 책을 보았고, 보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독일과 관련된 책은 최근에 읽은 기억이 없다. 그리고 유럽으로 여행을 다녀 온 사람들에게 독일과 관련된 이야기를 들은 기억도 없는거 같다. 내 주위의 사람들만 그런건지는 모르겠지만 대부분 프랑스나 영국, 이탈리아, 스페인 등지로 여행을 다녀온 사람들이 많은거 같다. 그리고 독일 베를린 하면 나에게 떠오를만한 랜드마크가 없는거 같다. 프랑스 파리하면 에펠탑, 루브르 박물관, 베르샤유 궁전, 영국 런던하면 버킹검 궁전, 대영 박물관, 트라팔가 광장, 이탈리아 로마의 바티칸 박물관, 성 베드로 성당 등과 같은것이 말이다. 물론 독일에 관련된 나의 앎이 부족하기에 그럴수도 있는것이지만 말이다. 독일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BMW, 벤츠의 본고장, 맥주, 독일 축구리그 분데스리가 그리고 나치와 히틀러 이 정도가 전부인거 같다. 이렇기에 이 책의 내용이 더욱더 궁금해졌다. 과연 이 책은 나에게 독일이란 나라 그리고 베를린이란 도시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게 할지 말이다.
이 책의 제목에서도 느껴지듯이 이 책의 저자는 베를린을 상당히 그리워하는거 같다. 세계 어느 곳보다 베를린에 대한 애착이 강한거 같으니 말이다. 베를린은 20세기 초 강대국 독일의 수도로서 많은 발전을 이루고 있었지만 세계대전으로 인해 몰락했다고 할 수가 있는거 같다. 그 이후 어찌보면 베를린은 여타 다른 나라의 도시들에 비해 소외아닌 소외가 되지 않았나 싶다. 그래서 이웃 나라들에 비해 화려함은 떨어질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러한 화려함 보다는 소박함속에서 독특함 그리고 무언가 말로 형언할 수 없는 그러한 것들, 과거의 모습과 현재의 발전하는 모습이 공존하는 그러한 곳이 바로 독일의 수도 베를린이 아닌가 싶다. 이 책을 보고 있노라면 베를린의 과거와 현재를 느낄 수가 있고, 베를린의 구석 구석을 돌아볼 수가 있는거 같다. 이 책속에서 베를린의 많은 것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그 중에서 가장 나의 관심을 끄는 부분은 역시 자연의 모습이었다. 나는 어딜가든지 간에 그 곳의 자연을 둘러보는 것을 좋아하는데 베를린은 이탈리아 베네치아 못지 않은 물의 도시라고도 할 수 있을거 같았다. 베를린 시를 관통한다는 슈프레 강의 모습과 크고 작은 호수들은 물을 좋아하는 나에게 있어서 정말 매력적인 모습이었다. 왠지 모르게 딱딱하다고 느껴지는 독일에 대한 나의 이미지를 바꾸어놓기에 충분한거 같다. 그외에도 알렉산더 플라츠에서 본 모습 역시 나에게 와닿았고, 분단 국가인 우리나라의 현실상 동서독이 통일된 독일의 모습은 나의 관심을 끌고 있었다.
이 책을 본 어느 누가 이런 생각을 하지 않겠냐만은 베를린 꼭 한번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의 저자는 베를린에서 가장 좋아한 순간은 집으로 돌아오는 트램 안에서의 주말 새벽 4시라고 했다. 낮과 다른 색깔과 소리를 가진 도시가 창 밖으로 흐르고, 시내를 벗어난 긴 트램 안에 혼자 앉아 있는 자기 자신의 모습에서 이 도시를 혼자서 소유한 듯한 착각에 빠진다는 것이었다. 그러한 느낌은 어떤 것인지 새벽 4시의 트램 안에 앉아보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이 책 한 권이면 베를린이란 도시가 어떤 곳인지 충분히 느낄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언젠가 꼭 이 책을 들고 이 책속에서 보았던 수많은 것들을 내 몸으로 직접 느껴보고 싶다. 그리고 한국으로 돌아왔을때 지금의 저자가 느끼는 것처럼 베를린을 그리워하지 않을까 싶다. 어서 빨리 그 날이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베를린으로의 즐거운 여행이었던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