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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Euro - 가난한, 그러나 살아있는 219일간의 무전여행기
류시형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여행' 이 말은 항상 내 가슴을 설레게 하는거 같다. 다만 그 뿐이다. 직접 떠나질 못하니 말이다. 사실 내가 정말 가고자 마음먹는다면 떠날수도 있다. 하지만 현실의 벽을 뛰어넘어서 여행을 떠나기에는 나의 용기가 부족하다. 나의 용기 부족을 탓하기보다는 다른 사람들도 다 그렇다고 자기하고 싶은거 다하면서 살아가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내 스스로를 위로할 뿐이다. 이런 나의 삶과는 완전히 정반대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다.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고, 좌절하면서도 또 다시 용기를 내는 그런 사람들 말이다. 이 책의 저자 역시 그런 사람들중 하나였다. 나로써는 꿈도 꾸지 못할 무전여행, 그것도 국내가 아닌 해외로 장기간 떠나면서 가진것 없이 오로지 자기 자신만을 믿고 떠나는 여행, 이러한 여행을 꿈꿀 수는 있다. 하지만 이러한 여행을 실제로 감행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될지 모르겠다. 하여튼 나로써는 절대로 불가능해보이는 그런 여행을 저자는 떠나고 있었다.
이 책의 저자 류시형은 200일 이상 유럽 전역을 돌아다니고 있었다. 내가 정말 꿈꾸던 그런 여행이었다. 중학교때 사회과부도에서 유럽 지도를 펼쳐보면서 언젠가 유럽 일주를 하리라 다짐하곤 했었다. 그 꿈을 이루기위해 나름 외국어 공부를 열심히 하기도 했었다. 유럽 전역을 마음껏 돌아다니려면 의사소통을 위한 외국어는 필수라고 생각해왔으니 말이다. 하지만 이 책을 보면서 이런 나의 생각은 잘못된것임을 깨닫게 된다. 물론 외국어 구사능력이 뛰어나다면 훨씬 더 쉽게 여행을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나라의 말을 거의 하지 못한다하더라도 떠듬거리는 영어 몇마디로 그리고 손짓 발짓을 사용하여 필요한 의사소통은 충분히 할 수가 있으니 말이다. 그리고 그러한 과정을 통해 낯선 곳에서 낯선 사람들과 친구가 된다. 유럽을 마음껏 돌아다니는 것은 내가 꿈꾸던 것이었지만 저자와 같이 달랑 26 유로를 무전여행을 꿈꾸었던 것은 아니었다. 아마도 내가 유럽 일주를 처음 원하던 그 시절에는 유명한 곳을 둘러보고 먹고 싶은것도 먹고 그런 여행을 꿈꾸었던거 같다. 물론 지금은 그런 여행을 꿈꾸지 않지만 말이다. 물론 가보고 싶어하는 유명한 곳들도 많지만 언제부턴가 사람들이 바글바글한 그런곳보다는 조용하고 한적한곳, 그러면서도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자랑하는 그런곳이라던지, 그 지역 사람들의 실제 삶을 느낄수 있는 곳을 선호하게 되었다. 그런점에서 볼때 저자의 여행은 내가 원하는 스타일이었다. 다만 돈이 없이하는 무전여행이라는 점만 빼면 말이다.
저자는 유럽 전역을 돌아다니면서 정말 많은 사람들을 만났고, 또 많은 친구들을 만들었다. 저자의 그런 친화력이 부럽기만 하다. 낯선 사람에게 말조차 잘 걸지못하는 나에게 무전여행은 무리라는 생각을 책을 읽으면서 계속하게 되는거 같다. 책을 읽는내내 여러가지 의문점을 가지게 되었는데, 그 중 하나가 어째서 낯선 동양인에게 먹을것과 잘곳을 마련해주는 것일까 하는 점이었다. 반대로 만약 길에서 만난 유럽인이 나에게 재워달라고 한다면 나는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당연히 거절할거란 생각이 드는데 말이다. 물론 거절한 사람들도 있었지만 200일 이상 여행을 하면서 노숙은 많이 하지 않았다고 하니 유럽인 가운데는 좋은 사람들이 많은가 보다.
저자가 경험한 이것이 진정한 여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단순한 관광이 아닌 그 곳 사람들의 삶을 함께 보고 듣고 느끼는 모습이 말이다. 오늘 하루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사람들과 만나며 새로운 일들과 부딪히고, 내일은 또 어떤 사람들과 어떻게 부딪힐치 알 수 없는 그런 살아있는 여행을 저자는 하고 있었다. 돈만 있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그런 여행이 아닌 돈이 없어야만 할 수 있는 그런 여행을 저자는 즐기고 있었던 것이다. 어찌보면 무모해보이기도 하지만 이러한 여행은 온몸으로 그곳을 느낄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인거 같다. 돈만 많이 쓰면서 유명 관광지를 둘러보고 그 앞에서 사진만 달랑 찍어오는 여행은 시간이 지났을때 남는것은 사진 뿐이니 말이다.
저자는 본인 스스로를 여행에 미친 여행 중독 말기환자라고 이야기 하고 있었는데 그런말을 할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담 나는 여행 책 중독 환자인가? 올 한해동안만 본 여행 책이 어림잡아 100권은 되는거 같으니 말이다. 누군가는 이렇게 말했다. 여행을 떠나지도 않으면서 왜그렇게 주구장창 여행 책만 보냐고 말이다. 나 역시 여행 책에 중독된 상태이기에 그런거 같은데, 저자처럼 책이 아닌 실제 여행에 중독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저자의 유쾌한 여행을 보고 있자니 기분이 좋아지는거 같다. 새로운 것을 향한 도전 가득한 저자의 모습을 통해 많은 것을 느끼게 한다. 그리고 내가 원하는 유럽의 많은 것을 몸소 체험한 저자가 부럽다. 내가 저자처럼 외국을 무전여행을 하며 다니기는 힘들겠지만, 우리나라 안에서라도 무전여행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생생하게 살아있는 즐거운 여행이었던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