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남자가 있다. 대학 법학부를 졸업하여 대형 출판사에서 높은 연봉을 받고 있는 소위 말해 엘리트라고 불릴만한 사람이다. 하지만 그의 삶은 무미건조하고, 전혀 행복해보이지 않는다. 남들이 부러워할만한 직장을 다니는 것도 눈에 확뜨일만한 아름다운 여성과의 만남도 그저 그에게는 삶의 아주 미세한 퍼즐 한조각에 불구하다. 그는 특별한 삶의 목적이 없어보인다. 그저 시간이 흘러가는데로 자기 자신을 그냥 내버려둔체 살아가고 있다. 물론 이러한 그의 삶은 어렸을때 그가 겪은 고통으로 인한 것일수도 있다. 그는 어렸을때 엄마에게 버림받았다. 그로 인해 불행한 어린시절을 보내게 되었고, 그것이 결국 지금에 이르기까지 이어진거 같기도 하다. 그러한 삶을 살아왔기에 자기와 비슷하게 고통을 겪고 있는 다른 사람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기도 하지만,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항상 자기자신을 감추려고 한다. 깊은 관계를 맺지 못하는 것이다. 물론 엄마에게 버림받았던 기억이 다른 사람을 믿지 못하게 만들었을수도 있지만, 그의 모습을 보면 어쩌면 그는 애초부터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그의 내면은 이미 망가져있는거 같았다. 자기 자신이 왜 살아야하는지 산다는게 무엇인지 끊임없이 되물어보지만 명확한 답을 알 수가 없다. 이 책의 주인공은 상처를 안고 살아간다. 그가 가진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보인다. 자기 자신 밖에는 말이다. 과연 이 책을 통해 저자는 독자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었던걸까? 사실 사람이 살아가면서 누구나 자신만의 상처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 상처가 크던지 작던지 간에 말이다. 그 상처의 크기에 따라 극복을 할 수 있을지 없을지 그리고 극복하려면 얼마만큼의 시간이 필요한지 다를거라고 생각한다. 이 책의 주인공처럼 그 상처가 한 사람의 인생 전체를 강하게 지배할 수도 있다. 그런 상처를 안고 있음에도 살아가야한다. 죽는다는것은 상처 극복 방법이 될 수 없으니 말이다. 나 역시 내 나름의 상처를 가지고 있다. 내가 생각했을때 나의 상처를 치료해 줄 수 있는 사람은 없다고 생각한다. 내 스스로가 그 상처를 치유해야하고 아물게 만들어야하는거 같다. 이 책을 읽으면서 사람은 왜 살아가는지 그리고 나는 왜, 무엇을 위해 살아가는지 생각해보게 한다. 이 책의 저자 시라이시 가즈후미는 이 책의 이야기를 통해 독자들이 자기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만들고 있다. 이 책의 저자 시라이시 가즈후미는 '서른 다섯, 사랑' 이라는 책을 통해 처음 만나보았던 작가인데, 그 책에서도 그렇고 이 책도 그렇고 등장인물의 내면적인 것들을 잘 끄집어 내는거 같다. 이 책 주인공의 위태로운 삶을 보면서 안타깝기도 하고 때로는 나의 이야기같기도 하여 더욱더 그에게 신경이 쓰였다. 최근에 읽은 일본 소설들 중에서는 가장 무거워보이는 이야기였는데, 단순한 재미를 떠나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드는 책인거 같다. 삶에 대한 작가의 철학이 잘 드러나는 이야기란 생각이 든다. 이 책속의 주인공과 같은 상처를 안은 많은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위안이 될 수 있는 책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