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의 미술관

거짓의 미술관 1
랄프 이자우 지음, 안상임 옮김 / 비룡소 / 2011년 6월

3개의 미술관에서 각각 하나의 작품들을 도난당했다. 그리고 루브르에 남겨진 지문을 통해 과학기자로서 지적 설계 진흥상을 수상한 알렉스 다니엘스가 용의자로 체포된다. 영문도 모른채 느닷없이 교도소 철창속에 갇히게 된 알렉스. 그런 그녀에게 누군지 알수 없는 이로부터의 비밀 쪽지가 전해진다. 또한 도난당한 작품들이 보험회사 아트케어의 책임하에 있는지라 소속 탐정 비슷한 다윈 역시 이 사건에 연관을 맺게 된다. 알렉스와 다윈은 드러나지 않았던 이야기에 접근하면서 점점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된다. 그리고 책을 읽는 나 역시 이야기속에 빠져들면서 그들과 함께 숨겨진 진실속으로 한발짝씩 다가서고 있었다.  

 

이러한 지적 스릴러 작품은 정말 나를 흥분시킨다. 소위말해 댄 브라운의 다빈치코드 류의 작품이라고 이야기하는데 이런 스타일의 소설은 정말 재미있게 읽히는거 같다. 아마도 어릴적 정말 좋아라했었던 인디아나 존스의 영향도 있지 않을까 싶다. 이런류의 작품들은 영화로 만들어놓으면 인디아나 존스 같은 모습일테니 말이다. 이 책에서는 인간 복제 문제와 신화속 이야기까지 등장하면서 더욱더 흥미진진하게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었다. 사실 인간 복제, 신화 이런것은 별로 흥미를 가지지 않고 있는데 내가 좋아하는 장르속에 소재로 나오다보니 또 다르게 느껴진다. 책을 읽는 중간에 그리고 다 읽고 나서 인터넷 검색을 통해 관련된 이야기를 찾아보는 나를 보니 새삼 놀랍기도 하다.  

 

<거짓의 미술관>이라는 제목을 달고 있는 이 책은 표지부터가 흥미로웠다. 처음에 언뜻 봤을때는 모나리자 같았는데 자세히 보니 수염이 달려 있었다. 설마 작가나 출판사에서 명작에 장난을 친것을 아닐테고 이런 그림이 있나 싶어 찾아보니 역시나 실제로 있었다. 바로 마르셸 뒤상의 수염난 모나리자로 퐁피두 센터에 소장되어있다고 한다. 표지만 보고도 이 책이 어떤 느낌의 이야기를 전해줄지 짐작했어야했는데 그러지 못했다는데 나의 감각적 둔함을 탓하게 된다. 그래서 더욱더 재미있게 책 속의 이야기에 빠졌는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책을 읽다보니 이런 이야기를 쓴 저자가 대단하게 느껴졌다. 소프트웨어 관련 일을 하며 취미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는 저자의 작품이라기에는 너무도 방대하다. 아마 이 한편의 작품을 위해 저자는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으리라 본다. 그리고 그 결과 이런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탄생한 것이다. 저자의 독일 홈페이지에는 자신의 책은 단순한 소설이 아니고 판타곤이라는 문장이 있다고 한다. 판타곤은 저자가 만들어낸 개념인데 환상, 상상을 의미하는 판타지와 수학에서 다각형을 뜻하는 어미 -타콘을 합친말로 보인다고 한다. 그만큼 책 속에 여러가지 조합을 만들어냈다는 걸 말하는거 같다. 그리고 책을 읽어본 결과 저자가 의도했던 판타곤의 모습이었던거 같다. 또 다른 책을 통해 저자의 판타곤 속으로 빠져보고 싶어진다. 

 

내일로 기차로

내일로 기차로 - 2011-2012 전국 기차여행 완벽 가이드
권다현 지음 / TERRA(테라출판사) / 2011년 6월

기차 여행은 나에게 익숙하지가 않다. 사실 기차를 타본 횟수도 몇번 되지 않는다. 아주 어렸을때 집에 차가 없었을때 명절을 맞아 기차를 타고 시골 할머니댁에 갔던 기억이 있고, 고등학교 소풍때 몇번 타본 정도니 말이다. 성인이 된 이후로는 한번도 타본적이 없는거 같다. 해외로 한번도 가본적이 없음에도 기차를 탄 횟수보다 비행기를 탄 횟수가 더 많다. 특별히 기차를 피한것은 아닌데 참 기차와 나는 멀기만 한거 같다. 그래서 사람들이 기차 여행을 통한 낭만을 이야기할때 괜히 소외된거 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었다. 일반적으로 기차보다는 차가 더 편한게 사실이다. 그러다보니 타 지역으로 떠날때도 자가용을 이용하게되고 또한 시외버스나 고속버스를 타게 된다. 하지만 TV나 책을 통해 기차 여행을 즐기는 모습을 보면 나도 기차타고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진다.  

 

이 책은 기차 여행을 즐기려는 사람들에게 다양한 정보를 제공해주고 있었다. 먼저 책 앞쪽에 있는 전국 철도 노선도를 통해 어디로 가면 좋을지 생각해보게 만든다. 그리고 테마별 루트와 최고의 기차 여행지, 기차 노선별 여행지와 맛집, 숙소까지 이 한권만 있으면 전국 어디로든 떠날수가 있을거 같았다. 책을 몇장 넘기다보니 '내일로 티켓'이란게 있다는걸 알게 된다. 이것은 일주일간 전국 어디서든 기차를 탈수 있는 무제한 탑승권이다. 2007년 여름부터 선보인 상품이라고 하는데 만 25세 이하 사람에게만 혜택이 있는 것이라서 나에게는 해당이 되지 않는다는 점이 좀 아쉽다.  

 

책을 찬찬히 보면서 내가 떠난다면 어디가 좋을지 곰곰히 따져본다. 나는 이렇게 어디론가 떠나기전에 계획을 세우고 상상해보는 시간이 참 좋다. 물론 이런 계획이 현실이 되기보다는 그렇지 못했던적이 더 많다. 하지만 여행의 즐거움을 생각하면서 가지는 설레임은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거 같다. 내가 좋아하는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볼 수 있으면서도 맛있는 음식을 먹을수 있는 곳은 어디일까 책을 샅샅이 훓어보면서 찾게 된다. 아무래도 주말을 이용해 떠나는 경우가 많을것이기에 거리가 먼 지역보다는 가까운 지역이 더 좋을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함께하면 즐거워지는 사람들과 기차 여행을 한번 떠나보고 싶다. 물론 혼자 떠나는 여행 역시 나름의 행복을 안겨줄것이다. 처음 가보는 곳에서 어떤것을 보고 듣게 되고 어떤 생각을 하게 될지 궁금해진다. 왠지 기차 소리가 들리는거 같다. 기차 여행을 통해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볼 시간이 어서빨리 찾아왔으면 좋겠다.

 

건강한 식단이 건강한 신체를 만든다

17일 다이어트 - 17일 투자로 평생 날씬하게 살기
마이크 모레노 지음, 정윤미 옮김, 최남순 감수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11년 6월

뜨거운 여름이 시작되면서 옷차림이 많이 얇아졌다. 그러면서 두꺼운 옷속에 감춰두었던 부끄러운 살들이 모습을 드러내게 된다. 멋지고 아름다운 몸매도 몸매지만 건강을 위해서라도 불필요한 살들은 제거해주어야한다. 하지만 그게 쉽지가 않다는게 문제다. 다이어트는 나혼자만의 고민이 아니고 수많은 사람들이 고민하는 문제이다. 몇년째 연초 목표로 다이어트를 포함하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 말이다. 매번 독하게 마음먹고 살을 빼야지 생각하지만 결국 자포자기하고 만다. 운동도 힘들고 특히나 음식을 조절한다는게 정말 고통스러운 일이다. 나같은 사람에게는 먹는 것이야말로 이세상 최고의 즐거움인데 그걸 포기하라고하니 말이다. 그냥 스스로 살을 빼는것보다 다이어트 약이 개발되기를 기다리는게 더 빠를지도 모르겠다.  

 

나 스스로 심각하게 비만이라고 생각해본적은 없다. 최근 몇년간 살이 조금 찌긴했지만 한창 쌩쌩할때보다 6,7킬로 더 나가는정도이니 이 정도야 마음만 먹으면 뺄수 있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그게 그렇지가 않았다. 살이 붇을때는 순식간이었는데 이놈의 살을 내몸에서 떨어뜨리는 것은 왜 이리 힘이 드는지 말이다. 매일 거울을 볼때마다 잔뜩 부어오른 볼살을 보며 그리고 늘어난 뱃살을 보면서 한숨만 짓고 있다. 그런 와중에 이 책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사실 다이어트는 온 국민의 관심사이다보니 TV에서도 다이어트와 관련된 프로그램이 많이 방영되고 있고, 관련된 책만해도 수십가지는 되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또 하나의 다이어트 책이 나왔구나 싶었다. 그런데 이 책에서 관심이 가는 문구가 있었으니 바로 책 표지의 누구나 쉽게, 배불리 먹으면서 17일이면 7kg뺀다! 였다. 내가 다이어트를 힘들어하는 이유가 운동도 운동이지만 음식 때문이 아니었던가. 그런 나에게 배불리 먹을수 있다니 급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물론 좋아하는 음식을 마음껏 먹으면서는 절대로 절대로 살을 뺄 수가 없다. 보통 사람들이 좋아라하는 음식들은 대부분 고칼로리인 경우가 많으니까. 그렇다고 굶는다면 생활에 필요한 에너지를 얻을수가 없고 오히려 건강을 해칠 것이다. 또한 원푸드 다이어트 역시 충분한 영양소를 공급받지 못한다. 결국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영양소를 균형있게 공급해주면서 칼로리는 높지 않은 그런 음식을 섭취해야하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가속화, 활성화, 성취, 도착 이렇게 4단계로 나누어 다이어트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이 책에서 강조하는 점은 음식 섭취이므로 각 단계마다 어떤 음식을 먹어야하고 어떤 음식은 피해야하는지 말하면서 17일치 식단을 알려준다. 

 

첫번째 가속화 단계의 식단을 보면 1일차
아침은 달걀 2개 또는 달걀흰자 2개로 만든 스크램블 에그, 포도 1/2송이 또는 다른 과일 1회분, 녹차 1잔  
점심은 참치 샐러드에 올리브유 1큰술 또는 발사믹 식초 2큰술을 섞어 먹는다. 녹차 1잔
저녁은 구운 닭 가슴살과 채소를 풍성히 먹는다. 채소는 찌거나 생으로 먹는 것이 좋다.
간식은 저지방 플레인 요구르트 180ml에 무설탕 잼 1~2큰술 또는 다른 활생균 식품을 섞어 먹는다. 과일 1회분 
이런식으로 식단에 변화를 주면서 17일차까지 나와있다.
그리고 우리나라에 맞게 변형한 가속화 단계 하루 식단도 제시한다. 

 

이렇게 먹어주면 격렬한 운동없이도 얼마든지 체중 감량을 할 수가 있다는 것이다. 처음에 1단계로 시작을 하고 성공하면 1단계를 반복하던지 아니면 2,3단계로 나아가던지 각자 사정에 따라 프로그램을 조절하면서 된다고 책은 이야기하고 있다. 그런데 막상 식단을 보니 좀 막막하다. 재료의 상당수가 집에 없는 것들이고 또 있다고해도 매일 집에만 있는게 아니다보니 챙겨먹기가 힘들거 같다. 옆에서 도와줄 누군가의 손길이 필요한 것이다. 물론 꼭 이 책 속의 식단을 그대로 지킬 필요는 없다. 나름의 노력으로 자신에게 무리가 덜가는 식단을 만들어 가면 되는 것이다. 이 책을 보면서 내가 살이 빠지지 않는 이유가 식단에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책에서 먹지 말라는 음식만 주구장창 섭취하고 있으니 살이 빠질래야 빠질수가 없는 것이다. 물론 좋아하고 먹고 싶은 음식을 아예 피할수는 없다. 하지만 적절하게 식단을 조절한다면 지금과는 다른 신체가 될거란 생각이 든다. 음식보다는 운동쪽에 집착한 면이 있었는데 음식에 대한 여러가지를 깨닫게 해주는 그런 책이었던거 같다. 이 책의 도움을 받아 나의 몸에 붙어있는 살들과 작별을 고할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어둠 아래

어둠 아래
야쿠마루 가쿠 지음, 양수현 옮김 / 북홀릭(bookholic) / 2011년 5월

한 어린 소녀가 산길 도로 옆의 비탈 풀숲에서 살해된채 발견되었다. 그리고 그 사건을 담당한 형사중에 나가세가 있다. 나가세는 어릴적에 동생 에미를 잃었다. 그는 동생이 죽은게 모두 자신 탓이라고 여기고 있다. 그 이후 그는 경찰이 되었고 여동생 또래의 소녀 살인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탐문 수사를 벌이고 있다. 그는 나름 주위 사람들에게 인정받는 형사로서 잘 해내고 있지만 마음속으로는 경찰이란 직업이 자신에게 맞는 역할인지 고민을 안고 있다. 그러는중에 또 다른 살인사건이 발생한다. 한 중년 남자의 짤려진 목이 공원에서 발견된 것이다. 그 남자는 과거 어린이 성범죄를 저지른 자였고, 그의 집에서 발견된 그의 신체에는 S문자가 새겨져있었다. 자신을 상송이라 일컬은 살인자는 앞으로 아이들이 살해될때마다 예전 같은 죄를 저지른 자를 제물로 삼겠다는 경고 메시지를 경찰과 언론사에 보내면서 사건은 더욱더 복잡하게 얽혀지고 있었다. 

 

요즘 어린이를 상대로한 범죄는 심심찮게 일어나고 있다. 그러다보니 어린 아이들 둔 부모들은 신경을 많이 쓸수밖에 없다. 며칠전 등교시간 초등학교 앞을 지나는데 부모가 학교앞까지 데려다주는 모습을 봤다. 한두명이 아니었고 제법 많았다. 분명 이런 범죄 영향이 클 것이다. 어린이 상대 범죄는 결코 일어나서는 안되는 일이다. 하지만 이 사회가 어떻게 돌아가려는지 그 수는 점점 늘어가는거 같다. 그런 범죄기사를 접할때마다 그 사람의 얼굴이 궁금해진다. 도대체 어떻게 생긴 사람이기에 그런 극악무도한 범죄를 저지르는지 말이다. 가끔 TV에 그런 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 얼굴을 완전히 가리거나 모자이크 처리해서 보여준다. 정말 그게 필요한가 싶기도 하다. 물론 범죄자의 인권도 보호해주어야하지만 범죄도 범죄 나름이니 말이다. 

 

사회문제를 소재로 한 미스터리 소설을 전에도 몇 권 본적이 있는데 역시나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만든다. 이 책을 접하고 <야쿠마루 가쿠>라는 작가의 이름을 봤을때는 처음 만나는 작가인가 싶었는데 책 안쪽 소개 글을 보니 바로 <천사의 나이프>를 통해 에도가와 란포상을 수상한 작가였다. 천사의 나이프 역시 소년 범죄라는 사회문제를 다룬 작품이었다. 아마 14세 이하는 처벌하지 않는다는 일본 법을 비판하면서 소년들의 범죄를 어떻게 바라봐야하는지 이야기하고 있었던걸로 기억한다. 그 작품을 읽으면서 정말 데뷔작이라는게 놀라워했었는데 이 책을 보다보니 역시나 변함없이 이야기를 잘 풀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나 미스터리 소설의 가장 큰 특징이라는 반전을 잘 사용하면서 말이다. 책을 읽어가면서 어느정도 이야기 전개를 예상하고 있었는데 마지막 부분에 내 생각에서 벗어난 스토리가 전개되면서 나를 흥분시켰으니 말이다. 

 

이 책을 보면서 우리는 정말 무서운 세상에 살고 있다는 생각을 다시한번 하게 된다. 예전에 어떤 범죄를 뉴스에서 접하면서 앞으로 딸을 어떻게 낳아서 기를지 걱정이 되기도 했었고, 딸가진 부모는 정말 조심하고 또 조심해야할거 같다는 생각을 했었다. 하루종일 아이를 옆에두고 아이 걱정만 하면서 살수도 없는데 말이다. 책을 읽는내내 안타까움과 씁쓸함이 교차할수 밖에 없었다. 책 속의 이야기가 바로 우리 주변의 현실이 되고 있다는 점이 마음이 편하지 못하다. 책 속의 상송이 나타나지 않는 사회는 결코 있을수 없는것인지 물어보고 싶어진다.

옛 그림보면 옛 생각난다

옛 그림 보면 옛 생각 난다 - 하루 한 장만 보아도, 하루 한 장만 읽어도, 온종일 행복한 그림 이야기
손철주 지음 / 현암사 / 2011년 5월

이번에 만난 이 책을 통해 정말 오랜만에 우리 옛그림을 본거 같다. 학창시절 미술 교과서에서 그리고 옛날 엽서에서 본 이후 처음인거 같으니 얼마나 오래된건지 모르겠다. 왜 이렇게 된건지 모르겠다. 성인이 된 이후 그림하면 서양 화가의 작품을 생각하게 되었고 접하게 되었다. 그렇다고 내가 특별히 서양 그림만 편애하는것도 아닌데 말이다. 사실 우리 그림을 접할 기회가 생각보다 많지 않은거 같다. 사람들에게 그림 이야기를 해보면 아마 열에 아홉은 서양 그림 이야기를 하지 않을까 싶다. 그만큼 서양 화가들과 그들의 작품들이 우리들에게 익숙해졌고 그만큼 우리 그림은 점점 멀어진거 같다. 서양 화가와 작품들을 알고 있어야 교양있는 지성인이라고 생각하는 일부의 편견 역시 여기에 한몫을 한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이런 상황이다보니 이 책이 더욱더 소중하게 생각된다. <옛 그림보면 옛 생각난다>란 제목을 달고 있는 이 책은 계절별로 다양한 옛 그림들과 함께 그와 관련된 이야기를 들려준다. 다양한 모습의 작품들은 병풍속에서 그리고 지금도 내 책상 서랍속에 간직되있는 엽서속 그림들과 유사한 모습이다. 그림들을 보고 있자니 마음이 편해진다. 확실히 우리 그림이 서양 그림에 비해 이해하기가 쉽다고 느껴진다. 그리고 우리 선조들의 표현력에 놀라게 된다. 어쩜 이렇게 세세한 터치로 그려냈는지 사람들의 표정은 익살스럽게 잘 표현했는지 말이다. 괜히 이름을 날린 화가가 아닌 것이다. 책을 보는내내 미소를 머금게 만들고 있었다. 

 

책 속 그림들을 통해 우리 선조들의 생활상을 엿볼수가 있었다. 특히 그점이 좋았다. 물론 여러 책에 쓰여진 글을 통해 만나볼 수가 있다. 하지만 그림을 통해 본 모습은 글과는 또 다르게 다가온다. 그림을 그린 화원의 경우 높은 신분의 사람들은 드물었던거 같다. 물론 여러가지에 다재다능한 선비들도 있었겠지만 꼿꼿한 선비들의 상당수는 그림보다는 글과 더 친했을테니 말이다. 화원들이 주로 중인이나 그 이하 신분들이 많다보니 그래서 더욱더 다양한 모습을 그림을 그릴수가 있었고 우리가 만날수가 있었던거 같다. 만약 높은 신분의 선비가 그림을 그렸다면 아무래도 소재에 제약이 있었을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화원들의 신분이 고관대작이 아닌 경우가 대부분이었다는 점이 다행스럽게 생각된다.  

 

이 그림들을 보고 있자니 학창시절 수묵화를 그렸던 모습이 떠오른다. 물론 나는 그림을 워낙 못그렸기에 별볼일이 없었지만 그림을 정말 잘 그리던 친구가 있었다. 먹물을 묻힌 얇은 붓으로 스케치를 하고 물감 색을 덧칠해 완성된 그 친구의 수묵화는 정말 예술이었다. 그 친구의 그림은 항상 교실 뒤편에 걸려있거나 액자에 넣어져 복도에 전시되기 일쑤였다. 지금은 어디서 무엇을 하며 살고 있을지 보고 싶어진다. 이 책을 통해 느낀점은 우리 그림은 서양 유명 화가의 작품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충효사상을 비롯해 자연과의 조화, 풍자, 해학 등이 가득한 우리 그림들은 그 값어치를 매길수가 없을 것이다. 이런 매력적인 작품들이 좀더 많은 사람들에게 관심을 받았으면 좋겠다. 우선 나부터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