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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소금사막에 비가 내리면 - 테오에세이
테오 글.사진 / 삼성출판사 / 2008년 6월
평점 :
품절
전 세계의 수많은 사람들은 여행을 떠난다. 아마 내가 이 글을 쓰는 지금 이순간에도 수많은 사람들은 여기저기를 다니며 여행중일테고 또 어떤 사람은 비행기안이거나 배, 기차안에서 여행을 즐기고 있을것이다. 또 어떤 사람은 호텔이나 여관, 현지인의 집 또는 텐트속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을런지도 모르겠다. 왜 이렇게 사람들은 여행을 떠나는 것일까? 집 떠나면 고생이라는 말이 있듯이 아무리 고급호텔에서 머물면서 지낸다하더라도 여행에서 집과 같은 편안함을 찾을수는 없다. 비싼 돈을 들여가며 고생을 사서 하는 것이다. 단순한 호기심 때문일까. 아니면 남들에게 자랑하려고, 딱 꼬집어서 이것때문이다라고 할 수는 없지만 여행이 매력적인것만은 분명하다. 그만큼 여행을 통해서 얻는것도 많고 말이다. 나같은 경우는 여행은 정말 좋아하지만 여러가지 제약들로 인해 실제로 떠나본적은 별로 없다. 하지만 늘 여행을 꿈꾼다. 단순히 가이드북에 나오는 유명한 관광지를 돌아본다던지하는 그런것 보다는 (물론 꼭 가보고 싶은 유명한 곳이 있기는 하지만) 사람냄새가 나는 곳, 시끌벅적하고 화려한 곳보다는 조용하면서도 자연의 향기를 느낄수 있는 그런곳을 좋아한다.
보통 여행을 떠날때 떠나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무작정 그 곳에 가고 싶어서라든지 무언가를 보고 싶어서 가는 경우와 같이 말이다. 아니면 지금 처해있는 현실에서 벗어나고자 떠나는 경우도 있다. '남미의 어떤 나라에는 모래 대신 소금 가득한 사막이 있다. 그리고 그 사막에 비가 내리면 호수가 된다. 하늘도 새도 거울처럼 비치는 소금빛 호수가 된다.' 이 책의 저자는 사막에 비가 내리면 호수가 된다는 이야기에 홀려 여행을 떠나게 되었다고 했다. 소금 사막이 있고 그 곳에 비가 내리면 소금빛 호수가 된다는 이야기는 들어보지 못했다. 소금 사막은 정말 있고 또 그 사막에 비가 내리면 소금빛 호수가 될지 궁금했다.
이 책은 저자 테오가 볼리비아를 여행하고 쓴 것이다. 사실 볼리비아에 대해서 아는게 없다. 남미에 있다는것과 1994년 미국월드컵 본선에서 같은조에 속해서 경기를 했었는데 0 대 0으로 비겼다는것만이 내가 아는 전부이다. 과연 볼리비아는 어떤 나라일까 궁금해하며 책을 펼쳤다. 이 책은 사진과 함께 많은 글들이 담겨져 있었다. 이 책의 저자 테오는 사람을 여행하는 여행이고, 사람이 궁금한 여행이라고 했다. 그곳에 사는 사람,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음식,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습관으로 여행을 꾸미고 채운다는 것이다. 그래서 단순히 유명한 곳을 둘러보면서 이야기하는것이 아니라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많이 하고 있었다. 미래를 예언하는 예언사부터해서 죽음의 도로를 지나는 택시기사, 도시에 사는 히피, 튀긴 만두 뚜꾸마나를 파는 게이꼬, 아마존의 빵을 굽는 소녀 올리비아, 이발소에서 만난 사람들, 도박소년 라파엘, 안데스 소녀 마이라 등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그 사람들의 모습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어떤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이러한 저자의 이야기가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에게는 정말 최고의 이야기들이고 마음이 편해지는걸 느끼게 된다. 저자 테오의 여행은 마음을 치유하는 여행인거 같았다. 저자는 처음 여행을 떠난 계기가 바로 고통을 치유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그런것들은 이 책속에서도 충분히 느낄수가 있는거 같았다.
볼리비아에는 정말 소금 사막이 있었다. 그리고 그 사막에 비가 내려 호수가 되었고 그 위를 자동차가 달리는 모습은 정말 하늘을 달리고 있는거 같이 느껴졌다. 그 소금 사막위에는 소금 호텔이 있었다. 소금 사막의 높은 지역에 지어진 호텔은 소금으로 지어졌기에 비가 오래 내리면 녹아내려 새로 지어야했다. 지배인은 소금호텔에는 많은 사람들이 와서 사진을 찍고 구경을 하지만 묵고 가는 사람은 별로 없다고 했다. 샤워도 할 수 없고, 화장실도 불편하고 음식도 보잘것 없고 밤이 되면 몹시 추우며 가격은 비싸니 말이다. 소금 호텔에 오는 사람은 어떤 사람이냐는 저자의 물음에 당신같은 사람이라며 여기에 묵는 사람은 어떤 사람들인지 되묻는다. 과연 어떤 사람들이 저곳에 묵는 것인지 궁금하다. 저자는 한국에 돌아가면 소금 호텔 일곱개의 방을 모두 채울 열네명의 여행자를 모으고 싶다고 한다. 그들과 함께 소금 사막위의 소금 호텔안에서 소금 레스토랑을 빌려 소금기 가득한 파티를 벌이고 싶다는 것이다. 그 속에 내가 포함되었으면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볼리비아는 여러 아픔을 가지고 있는 나라였다. 볼리비아에는 해군이 있으며 국민들은 이를 자랑스러워한다고 한다. 하지만 볼리비아에는 바다가 없다. 해군은 있는데 바다가 없는 것이다. 과거 볼리비아는 광대한 영토를 지닌 나라였다. 하지만 자신들이 가진 가늘고 긴 영토에 불만이 많았던 칠레는 1879년 태평양 전쟁을 일으켜 볼리비아를 침공해 5년간의 전쟁에서 승리해 850km의 해안과 안또빠가스따 지역을 차지했다고 한다. 결국 볼리바아는 해안을 전부 빼앗겨 내륙 국가가 된것이다. 그리고 칠레가 볼리비아 해안을 차지한 것을 본 다른 나라들 역시 볼리비아의 땅에 욕심을 내기 시작했고, 파라과이가 1932년 유전지역 챠코를 공격하여 볼리비아의 영토를 또다시 줄여 놓았다고 한다. 볼리비아 인들은 바다가 그리웠고 바다만큼 넓은 티티카카 호수에 건물을 짓고 배를 띄웠으며 강인한 전사를 뽑아 군복을 입혔다. 군함 대신 보트, 바다 대신 호수지만 그들은 볼리비아의 자랑스런 해군인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저자 테오를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행하는 취향이 나와 비슷하기 때문이다. 역시 여행은 많은 것을 느끼게 해주는거 같다. 비록 내가 직접 경험한것이 아닌 책을 통한 간접적인 경험이지만 말이다. 그리고 이러한 책을 읽을때마다 여행을 경험하고 글로 남길수 있는 저자가 부럽기만하다. 그리고 다짐을 한다. 언젠가 꼭 그곳을 직접 경험해보리라고 말이다. 소금사막과 볼리비아의 사람들의 느낌을 책속이 아닌 나의 몸으로 직접 부딪혀보고 싶다. 빠른시일내에 그러한 날이 오기를 간절히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