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천사를 믿었다
R. J. 엘로리 지음, 나선숙 옮김 / 노블마인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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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때가 탈만큼 타고 속물적 근성이 배어버린 중년의 나이가 되어버렸지만 지금도 여전히 천사를 믿고 있습니다.. 자신의 몸보다 두배나 큰 새하얀 날개를 퍼덕거리며 웅장하게 비상하는 그런 천사들이 아니라 나만의 나를 위한 수호천사가 존재한다는 그런 거지요, 더 쉽게 말씀을 드리자면 어린시절 부모를 대신해 업어주고 키워주고 멕여주고 입혀주신 할머니가 돌아가신 후로 언제나 옆에서 지켜보고 수호해주고 계신다는 생각을 지울수가 없었습니다.. 밤마다 새벽에 소변이 마려워 일어나서 마당 저쪽에 있는 화장실까지 가기가 무서웠던 그때에는 할매가 늘 이렇게 이야기하셨습니다.. "야 이노무손아, 머시 그리 무섭노? 이 할매가 뒤에 떡 버티고 구신이라도 나타나모 몽디 들고 쫓아가서 패주꾸마.. 퍼뜩가서 쉬하고 오니라!~" 지금 생각해보면 당신 몸 운신하시기가 어려우신거를 살짝 돌려서 걱정마라하신 것이겠지만 그때는 그런 할매의 말 한마디가 귀신보다 유령보다 무서움보다 강한 자신감과 버팀목이 되어주었으니까요.. 돌아가실때에도 눈물이 나질 않더군요.. 어른들은 저넘은 거의 할머니가 키워줬는데도 눈물 한방울 안흘리는 몹쓸놈이라는 말까지 들었습니다.. 그렇다고 울지 않는 이유를 그들에게 설명할 필요까지 못느꼈습니다.. 그러려니 했으니까요.. 그냥 육체의 유무를 떠나서 늘 울할매는 옆에 있는 것 같았거덩요.. 물론 지금은 많이 잊고 살아갑니다.. 사는게 바쁘다보니까요 하지만 여전히 옆에서 저를 그리고 우리 가족을 변함없이 지켜주시고 계실꺼라는 근거없는 수호천사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는 있습니다.. 이 책을 읽고 독후감을 쓸려니 그런 할매가 떠오릅니다그려.. 물론 책이랑 큰 상관이 없는 이야기였습니다.

 

그는 천사를 믿었습니다.. 아버지의 죽음이 있었던 그날 그는 천사의 깃털을 보았으니까요.. 그렇게 아버지의 죽음과 함께 그의 세상은 시작하게 됩니다.. 세상은 전쟁의 기운이 감돌기 시작합니다.. 미국도 예외는 아니었지만 아직 유럽만큼의 폭풍전야는 아니었죠..조지아주 오거스타폴스는 작은 시골입니다.. 옆집 독일인 크루거씨나 라일리 호킨스씨도 아버지 같은 존재들이죠.. 그렇게 조지프 캘빈 본의 눈으로 바라보기 시작한 세상은 시작합니다.. 문학적 재능에 대한 알렉산드라 웨버 선생님의 가르침과 함께 조금씩 자신의 재능과 세상을 보는 눈을 꺠우쳐가기 시작하는 예민한 감성을 지닌 의지가 강한 아이, 조지프는 자신의 주위에서 발생한 사건을 인식하기 시작합니다. 어린 여자아이가 살해당하는거죠 상당히 잔인한 방법으로 능욕당하고 살해됩니다.. 조지프가 성장해감에 따라 연속적인 살인이 발생합니다.. 어린 여자아이들이 세상에서 가장 잔혹한 방법으로 살해됩니다.. 그리고 그 그늘이 오거스타폴스와 조지프의 인생에 크나큰 상처를 안겨다주기 시작합니다.. 우연히 발견하게된 버지니아 그레이스의 토막난 사체는 조지프의 영혼에 막대한 생채기를 내게 됩니다.. 어린 소년이 목격한 토막난 여자아이의 시체는 앞으로 다가올 소년의 인생에 어떤 영향을 끼칠까요?..그렇게 오거스타폴스에서는 네 명의 아이가 연이어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하지만 시대는 1940년대 초반의 어려운 미국의 시골마을입니다. 단서도 없고 증인도 없고 용의자도 없습니다.. 단지 공포와 두려움만 존재할 뿐인거죠.. 그리고 전쟁이 일어납니다. 독일이 나치를 중심으로 수많은 유태인을 학살하고 세상을 전쟁의 공포와 광기에 물들게 만듭니다.. 그리고 일본은 미국을 침공하죠.. 미국내에서도 전쟁의 트라우마는 아주 거셉니다.. 옆집의 독일인 크루거씨도 대중의 독일인에 대한 증오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맙니다..그리고 조지프가 지켜주고자 했던, 수호천사가 되어주고자 했던 한 어린 여자아이 엘리나 크루거는 누군가의 방화로 죽어버립니다.. 그렇게 크루거가는 오거스타폴스를 떠나고 조지프의 엄마는 미쳐버립니다.. 여전히 조지프는 혼자이고 세상은 미쳐 돌아갑니다.. 여자아이의 살인도 변함없이 일어나죠.. 그리고 조지프는 성장합니다.. 하지만 세상은 그런 조지프를 그대로 내버려두지 않습니다.. 이 모든 사건의 중심에 조지프가 있는 이유는 뭘까요?..뒤로 가면 갈수록 더욱더 지옥같이 느껴지는 조지프의 인생은 자신의 인생을 담은 책으로 출간하게 됩니다.. 그리고 답을 찾죠.. 그렇게 그는 천사를 믿었습니다.. 

 

줄거리가 길군요.. 그만큼 책도 깁니다.. 한 소년의 성장기를 다룬 소설로 보시면 되겠습니다.. 그 속에 범죄와 세상과 인생이 담겨져있는거죠.. 그러니까 할말이 많은겁니다.. 시대는 40년대에서 60년대까지의 조지프 캘빈 본이라는 한 남자의 인생역정을 다룬 내용입니다.. 어떻게 보면 실화처럼 느껴지더군요.. 하지만 작가는 그 시대에 살아본 적이 없는 분이시더군요.. 픽션인 것입니다.. 또한 미국이 배경인데 말이죠 작가는 영국사람입니다.. 전쟁의 소용돌이에 들어가버린 영국의 거리에는 폭탄이 수도 없이 떨어져내리니까 작가가 이야기하고자하는 주제에 맞는 곳은 아마도 미국이 적합하지 않았을까 싶네요.. 소설의 중심은 범죄스릴러에 가깝습니다. 화자인 조지프의 입장에서 이끌어나가는 내용이고 성장통과 관련된 내용이긴 하지만 전체적 엮어가는 주제는 연쇄살인입니다. 그 범죄에 중심에 조지프가 들어있는거죠..그리고 영혼의 지옥이 함께 합니다.. 읽는이로 하여금 그 상황에 대한 안타까움과 분노를 동조하게 만드는 뛰어난 재주가 있는 작가이시라는 생각을 합니다..

 

조지프의 심리와 관점에서 이루어진 작품이다보니 그의 시선을 따라가기만하면 됩니다.. 열 두살때 아버지의 죽음과 함께 시작된 세상으로 튀어나온 한 아이의 인생과 고통을 따라가다보면 자연스럽게 퐁당 빠져버린다는거죠..이면 좋겠는데 초,중반까지는 조금 지리한 느낌을 지울수가 없습니다.. 나쁘진 않습니다만 그 속에 전쟁과 범죄와 가족과 자신까지 모두 담고 있으니까 할말이 많아진거죠.. 연쇄살인은 전체를 꿰뚫고 있지만, 조지프가 직접 연관이 되어 있음을 보여주지만 그 사건으로 인해 변화되고 갈등하고 상처받는 어린 조지프의 심리에 더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사건의 전개는 더디게 흐릅니다.. 그러니까 빠른 전개와 자극에 집중된 대중소설의 관점에서는 지루할 수 있다는거구요..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천천히 꼽씹으며 문장을 읽으시는 즐거움을 찾으시는 분들에게는 상당히 좋은 작품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럼 성인이 되어버린 조지프의 인생의 변화는 역시 지루할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벌어지는 일련의 상황들에 황폐화되어버린 조지프의 영혼과 인생은 뒤로 갈수록 더욱 빠르게 전개가 됩니다.. 그건 보셔야할 듯하구요.. 재미있습니다.. 전 뒤로 갈수록 화가나서 죽을뻔 했습니다..정말루요..세상은 언제나 우리편이 아니거덩요..뭔 말?..

 

하지만 범죄소설로서의 주제적 구성의 개연성과 상황적 연결의 마무리는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만 달리 생각해서 한 남자의 인생역정기를 다룬 자전적 소설이라고 보시면 범죄적 관점은 일종의 들러리와 상황을 이어주는 매개체 이상의 역할이 되질 않는다는 것도 틀린 것은 아닌 것 같구요.. 어렵게 생각하면 어렵게 다가올 수도 있는 작품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냥 스릴러 소설로서 대중적 장점만 따져서 볼때는 취향의 차이가 있을 수도 있겠습니다.. 물론 전 성장소설의 관점도 물론이거니와 스릴러소설의 관점에서도 아주 재미있게 봤습니다.. 상당히 자극적인 공포스러운 범죄적 상황을 토대로 한 남자의 성장과 맞물려 이어나가는 방식이 좋았구요.. 그속에서 영혼의 수분이 말라가는 황폐화된 한 인간의 고통에 그 이유를 함께 찾게 만들어주는 작가의 집필 능력이 좋았구요.. 다음에도 엘로리작가의 작품이 나온다면 찾아볼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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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엄마 엄마 - 자살을 결심한 엄마와 그 시간을 함께한 세 딸이 전하는 이야기
조 피츠제럴드 카터 지음, 정경옥 옮김 / 뜰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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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느낌 너무 싫습니다.. 아주 싫어요.. 자꾸 감정적으로 허물어져 버릴 것 같아서 더욱 싫습니다.. 참 우습죠?.. 오히려 카타르시스나 뭐 감정의 해소적 차원과 공감적 감성의 해석으로 파악하고 즐기면 되는데 말이죠.. 이런 실화적 내용을 읽거나 보거나 하게되면 웬지 모르게 화가 납니다.. 그것도 아주 많이 말이죠.. 내용적 상황에 쉽게 빠져들고 동화가 되어서 그런지 모르겠습니다만 내용속의 안타까운 일이 발생하는 시츄가 너무 화가 난다는 말인거죠.. 누구나가 겪고 살아가는 일상이고 현실의 모습이고 나의 주위에 아님 우리 가족에게 언제라도 벌어질 수도 있고 진행되고 있을지도 모르는 그런 일들을 감동스럽고 가슴 절절하게 받아들이기가 쉽지가 않습니다.. 현실은 그렇지가 않은데 마음은 늘 천국이고 싶은 욕망때문일까요?.. 나는 죽지 않을 것이며 나의 부모 역시 언제나 우리 곁에 머물러 있길 바라는 꿈같은 욕심때문일까요?.. 내 가족에게만은 늘 행복만 가득하고 힘들고 고통스러운 일은 일어나지않길 바라는 이기심때문일까요?..뭐 다 맞는 말일겁니다.. 그네들의 인생과 경험속의 내용들이 외면하고 싶지만 나와 다름없기 때문에 더 감동받고 공감하면서도 외면하고 싶기 때문일꺼여요..하여튼 전 그렇게 느껴졌고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작품이네요.. 시작합시다, 뭘?

 

엄마가 아픕니다.. 파킨슨병이라는 신경의 퇴행성 질환이라고 하는데 치료가 어렵다는군요.. 엄마는 20년동안 힘들게 병을 앓아오고 있습니다.. 너무나도 고통스럽고 힘든 일이라 죽고만 싶습니다.. 그래서 자살을 결심합니다.. 엄마에겐 세 명의 딸이 있습니다.. 다행이네요 딸이어서, 아들들이었으면 심히 마음 상할 일도 많았을텐데 말이죠(훌륭한 아드님들도 많으실겁니다) 엄마는 딸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죽음을 맞이하고 싶습니다.. 제가 볼때는 일종의 자기 합리화적 죽음으로 보여집니다.. 여기에서 일단 화가 많이 났습니다.. 하여튼 그래서 엄마는 죽을려고 하는데 조금씩 죽고자 하는 시기가 연기가 되고 딸들은 그런 엄마를 지켜보는게 참으로 힘듭니다. 특히 극의 화자인 막내딸 조의 입장에서는 더욱더 힘듭니다.. 가장 엄마랑 친밀해지길 원하고 엄마의 입장을 대변해주는 막내인 그녀의 감정을 들여다보니 저는 정말 화가 납니다.. 20년동안 근육이 뒤틀리고 온갖 합병증으로 약을 달고 사는 엄마의 고통을 누구보다 잘 알고 지켜보아온 그녀들이지만 막상 엄마가 죽기를 원하자 그런 엄마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하면서도 엄마를 떠나보내기가 너무나 힘듭니다.. 왜 엄마에게 그런 병이 걸렸을까 생각하니 가슴이 답답해져옵니다.. 그래서 전 앞으로도 이런 작품은 웬만하면 안 읽고 싶은거거덩요..근데 읽었으니 마음 추스리고 이렇게 독후감을 적는거 아니겠습니까.. 뭐 독자의 입장과는 상관없이 엄마의 죽음을 위해 가족들이 다 모였습니다.. 그동안 세운 계획대로 단식과 고통없는 몰핀의 처방으로 죽음을 맞이할 준비를 합니다.. 엄마는 그렇게 원하던 편안함을 찾으셨을까요?.. 읽어보시면 대부분의 독자들께서는 저처럼 화가 나기 보다는 가슴 따뜻하며서 애잔한 감동이 밀려드실겁니다.. 뭐 사실 따지고 보면 저의 분노와 감동은 정비례하는 그런 감정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서사의 방식이 뭐랄까요?..참 담담하게 이루어져 나갑니다.. 오랫동안 아파온 엄마의 상황을 너무나도 잘 아는 자식들이니까 그렇게 진행되는게 오히려 자연스러웠을겁니다.. 그나마 돈이라도 궁색하지 않아 다행스럽기는 하더군요..아마도 돈도 없이 궁핍한 인생의 말로를 다룬 작품이었으면 진짜 책을 던져버렸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여튼 담담하면서도 애틋한 자식의 마음을 제대로 표현해내는거 같아요..실화니까요..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담긴거라는게 문장문장마다 느껴지더군요.. 엄마의 인생의 고통도 있고 그 아픔도 중요하지만 딸은 딸대로의 인생들이 있고 자신의 가족이 또 있는거니까요.. 딸이 견뎌내는 인생의 무게도 철근 백만톤의 압박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과연 엄마는 아셨을까요?.. 아마 아셨을겁니다.. 그래서 더욱더 자신의 죽음에 대해 고민을 하셨을테구요..하지만 엄마 전 받아들일수가 없어욧!!~~이라고 읽어면서 혼자 되내이기도 했습니다..

 

언젠가 저의 부친께서 심하게 아프실때 저에게 이렇게 말씀을 하신 적이 있으십니다.. 이대로 내가 죽게 되면 그냥 화장시켜 세상에 뿌려주면 좋겠다구요.. 근데 그때는 왜 그렇게 그 말씀이 미치도록 화가 났을까요? 그렇게 아프신 와중에도 한동안 찾아뵙질 않았습니다.. 모르겠습니다.. 빨리 건강하게 나으실 생각보다는 죽는다는 생각을 하셔서 그렇게 화를 냈던 걸까요?.. 아님 세상 누구보다 위대한 사람의 나약한 모습에 화가 났던 걸까요?.. 이제는 저도 네아이의 아버지가 되었습니다.. 아버지의 아들이 아버지가 되었구요 저의 아이들이 저의 모습을 봅니다.. 작품속 엄마의 요구가 너무나도 화가 나면서도 가슴 절절하게 스며드는건 이제 저도 부모이기 때문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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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지옥 이타카
유메노 큐사쿠 지음, 최고은 옮김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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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가 아주 섬뜩하니 도장밥을 가지고 놀다 책 표지에다가  문지른 그런 형태의 색채를 보여줍니다.. 아주 색채감이 좋다보니 작품의 의도를 바로 짐작할 수도 있겠더군요.. 제목의 "지옥"이라는 의미와 함께 표지의 선홍빛은 상당히 공포스럽기까지 하니까 말이죠.. 게다가 "소녀"가 들어가니 이건 뭐 느낌이 파팍 오지 않습니까?..읽기도 전에 아하!~라는 생각을 하게 되니까요.. 또한 작가님의 면면이 아는 사람은 아는 아주 대단한 분이시 않습니까?..혹 할만한것이죠.. 여기까지가 이 작품의 표지를 접한 후 느꼈던 사전 생각이었습니다..

 

이렇게 시작을 해놓으니 표지와는 다른 실망스러운 작품이 아니겠는가라는 지레짐작은 안하셔도 됩니다.. 약간(혹은 많이) 느낌이 다르게 와닿을 뿐인거지요..공포감이 물씬 풍기는 표지와는 달리 내용은 시대적 상황과 소녀들(또는 여성들)의 극단적일 수밖에 없는 아픔을 표현한 작품으로 보시면 되지 싶습니다.. 그러니까 공포와는 거리가 멀다는 말입니다.. 내용 자체에 실망감을 가지실 필요는 없을 듯 싶기도 하지만 뭐 이리저리 말을 돌리긴 했지만 표지에서 느꼈던 그 강렬함이 없어서 마이 안타까웠던 것은 사실입니다.. 작품은 이렇게 구성되어 있습니다..중편 분량의 세 편의 작품이 들어있구요..단편인 세 편의 작품이 실려 총 여섯 편의 작품을 실어 놓았는데 내용만 두고 보면 나쁘지 않습니다.. 특히나 "화성의 여자"라는 작품은 개인적으로 상당히 재미있더군요.. 왜냐하면 전형적인 치밀한 복수를 다룬 작품이거덩요.. 이 작품속에는 모두 여자들 또는 소녀들이 등장합니다.. 다들 어떻게 보면 상당히 팜므파탈적 성향이 강한 여자들로 보이지만 뒤로 돌아가보면 혼자서 눈물 짓고 있을 법한 그런 여린 여자들이기도 하죠.. 그녀들은 상처받고 버려지고 무시당합니다..그래서 결국 그녀들만의 지옥에 빠져버리는거죠.. 지옥에서 벗어나기 위한 방법은 타인에게 그 지옥을 전달해주거나 자신의 죽음을 택하는 방법밖에는 없습니다.. 대부분 자신의 죽음을 택하죠.. 그러니까 공포적 성향이 아닌 애틋한 여인네의 아픔을 표현한 시대적 미스터리라고 보시면 될 겁니다..

 

이 작품집의 대부분에 해당하는 중편들인 세 편은 모두 편지글의 형식을 빌어서 그녀들의 입장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주인공이 직접 적어나간 편지 - 살인 릴레이, 화성의 여자 - 도 있고  관찰자와 상대의 입장에서 파악된 일기형식의 편지글 - 아무것도 아닌 - 도 있습니다.. 뭐랄까요, 감성적 판단을 하기에 편지처럼 공감이 쉽게 되는것도 드물지 않을까 싶네요.. 작가님의 의도가 어떤 것인지는 정확하게 모르겠지만 직접적이고 사실적인 서술적 문장보다는 편지글처럼 조금은 둘러가는 문장의 의도가 보다 소녀들의 지옥적 감성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긴 하니까요..특히나 그 중에서 화성의 여자라는 작품의 형식은 미스터리적 방식에서 아주 집중도가 좋은 작품이 아닌가 싶기도 하더군요.. 사건이 발생하고 숨겨진 진실이 하나 둘씩 밝혀지는 느낌이 좋았습니다.. 또한 세 편의 단편들도 수록이 되어 있는데요.. 이 작품들은 조금 성향이나 의도가 중편들과는 다릅니다.. 일단은 말 그대로 악마적 감성이 강한 여인네들이 등장하죠.. 보여지는 면에서는 그렇습니다.. 세상이 그녀들을 어떻게 바꿔놓았는지는 읽어보면 자연스럽게 파악이 됩니다.. 그리고 그녀들의 무서움(?)을 알게 되죠..

 

"도구라 마구라"는 꽤나 유명한 작품입니다.. 일본 미스터리를 좋아라하시는 분들은 대부분 알고 계실 정도의 작품이니 말이죠..사실 전 읽어보질 못했습니다.. 일본의 미스터리 3대 기서라는 명성을 달고 있는 작품인거죠.. 일종의 추리환상소설인데 읽는 사람이 한 번 이상의 정신줄을 살짝 놓아버리는 상황을 발생시킨다는 속설이 있을 정도의 뭔가 어지럽고 환타스틱(?)한 기서라는 거죠.. 뭐 읽어 보신분들의 의견을 종합해볼떄 정신줄을 놓으신 분들은 없는 듯하구요.. 그닥 환상의 경계에서 오락가락하시는 분들도 없다고는 하시는데 워낙 유명한 작품이니 재미를 떠나서 웬만한 일본추리소설을 사랑하시는 독자분들은 궁금해 하시더군요.. 재미는 뭐 각자 취향이니까요.. 그 작가님이 바로 유메노 큐사쿠님이신데 이 작품을 쓰신 작가님과 동일인물이십니다.. 참고로 이 소녀지옥이라는 작품집은 정신줄과는 하등 상관이 없는 내용이니 걱정마시고 읽어보셔도 되시지 싶습니다.. 오히려 아주 평범하고 시대적 상황(1930년대의 일본)과 잘 어울리는 그런 작품입니다.. 오히려 좀 미적지근한 내용으로 느껴지실 분들이 많으실꺼라고 생각됩니다.. 뭐 요즘은 워낙 자극적인 내용들이 많으니까요.. 그래서 재미가 좀 떨어질지도 모르겠습니다.. 표지와 대비해서 파악을 한다면 더 심한 배신감을 느끼실지도 모르겠구요.. 물론 좀 더 깊이 생각하면 표지의 느낌이 내용과 판이한 것은 아닙니다.. 단지 그 강렬함이 내용에서 직접적으로 와닿지 않는다는 것 뿐이죠.. 하지만 "도구라 마구라"라는 대단한 정찬을 드시기 전에 입맛을 돋우기 위한 애피타이저로 "소녀지옥"을 잡숴(?) 보셔도 좋을 듯 싶군요.. 맛이 그렇게 많이 나쁘지는 않습니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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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대로
켄 브루언 지음, 박현주 옮김 / 시공사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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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의 소설을 접하면서 얻게되는 정보의 습득력은 많은 즐거움을 주기도 합니다.. 특히나 소설의 모티브를 제공하고 내용의 구성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친 무엇인가가 있다면 읽는 동안  그 모티브의 정체가 궁금해질 수밖에 없기도 한거죠.. 그런 의미에서 이 작픔 런던대로는 스릴러를 좋아라하는 저 같은 독자에게 양질의 정보를 전해주는 착한 녀석인 것이죠..역시 런던대로는 생각대로였습니다..아, 이거 간만에 우스갯소리 함 할려니까 억지스럽군요.. 반말투의 개인적 서평 위주로 적어나갈때는 아무렇지도 않게 끄적대던 말들이 존칭을 사용하고 나니 웬지 농담을 하면 한대 맞을꺼같기도 하고 조금은 진중해져야겠다는 나도 모르는 강박관념이 생기기고 한 듯하구요..사실 존칭어를 써대면서 농지거리하는것도 어색하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습니다..근데 워낙 허술한 서평에 그런 농이라도 있어야 나름 얘는 서평을 실없는 소리로 덮을라는군화라는 자기 변명도 되는 것인데 말이죠.. 전혀 전문적이지도 못한 개인적 독후감에 진중하게만 나가면 욕할 공산이 큰 관계로 간만에 실없는 소리도 끄적대면서 함 떠들어 봅시다..

 

내용부터 볼까요?.. 미치는 막 출소를 했습니다.. 3년간 복역을 한거죠.. 이유는 술이 웬수라서 술처먹고 곤죽이 되어서 누군가를 죽일듯이 두들겨 패버렸다는군요.. 거의 죽음직전까지 가버려서 깔끔하게 3년 살았답니다.. 누군가 이런 말을 하더군요. 담배는 나를 죽이지만 술을 내 주변을 초토화시킨다라꼬.. 아님 말구요.. 하여튼 술 끊고 정신 바짝 차려서 이제는 나쁜 짓 안하고 착하게만 살면 이 소설이 존재할 이유가 없다는 사실..  미치의 친친(?)은 범죄형 인간들이 대부분이죠.. 노턴이 두부 대신 위스키를 들고 데리러 옵니다..그리고 그와 함께 사채업의 추심업무(?)를 담당하게 되죠..그리고 우연히 도와준 한 여인의 소개로 한물 간 여배우의 집에서 노가다를 뛰게 됩니다.. 그러면서 추심업무와 함께 벌어지는 사건과 3년간 도(?)를 닦으며 금욕생활을 한 까닭으로 한물간 노년의 여배우에게서 욕망을 느끼는 상황이 발생하게 됩니다.. 그리고 느와르답게 복수와 살인이 이루어집니다.. 냉소적이고 시크하고 간결하게 말이죠.. 내용도 간결합니다.. 생각할 여지를 주는 문장이나 의도는 전혀 없습니다.. 마지막까지 큰 무리없이 수월하게 넘어가죠...나쁘지 않습니다..하지만 어디까지나 이 나쁘지 않다는 말은 마지막에 도달하는 시점까지입니다.. 책을 덮고 나면 좋았습니다가 되는거죠..이유는 읽어보셔야 아실꺼구요...끝!

 

선셋대로라는 작품이 있는지도 몰랐습니다..뭐 영화가 나온지도 60년이 넘었으니 몰랐다고 두 눈 부릅뜨고 항의한다고 귀싸대기 맞을 일은 아닐꺼구요.. 빌리 와일더라는 와일더한 감독이 만드신 아주 유명한 작품이더군요.. 헐리우드 영화계의 이면의 추악한 인간의 욕망과 광기를 그린 작품이라 나오는데.. 워낙 일면(?)이 화려한 곳이니 이면이 상대적으로 추악스러운게 사실일터구요.. 그건 국내라고 별반 다르지 않습디다.. 그노무 스캔들때문에 국가의 주요 뉴스가 사라져버리는 경우도 생기더군요(난 알아요, 이 소송이 끝나면 누군가가 나를 떠나버려야한다는 그 사실을 그 이유를 말이죠..).. 그러니까 이 영화를 모티브로 해서 만든 일종의 마이쥰가 오마준가 하는 그런 의도가 내포되어 있는 듯 합니다.. 선셋대로의 욕망과 광기와 배신에 비내리는 런던과 하드보일드의 냉소와 허무와 폭력이 가미된 그런 작품이더군요.. "런던대로"는 화자인 미첼의 입장에서 그의 심리와 독백들을 거침없이 쏟아내고 툭툭 내뱉는 어조가 하드보일드적인 감성과 냉소적 의도를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느낌이 좋더군요... 소설속에도 등장하는 많은 스릴러 작가들을 보더라도 브루언 작가님께서 말하시는 느낌을 대강 파악하겠구요.. 특히나 소설속에 등장하는 로렌스 블록의 작품들중 매트 스커더에 대한 느낌과는 상당히 많이 닮았다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술"이 빠지지 않잖아요.. 참고로 매트 스커더는 전직형사이고 탐정이지만 알콜중독자입니다...미치는 술때문에 콩밥 먹었더랬죠..

 

말씀드린대로 작품속에는 이런저런 차용들이 많습니다.. 음악적인 부분에서도 상당히 많이 알려주시더군요.. 그 음악들을 제대로 알고 계신 분들이라면 작품의 감성을 이해하는데 더 많은 도움이 되었으리라 생각합니다. 물론 전 잘 모르는 음악들이어서 패쓰~했습니다만..이런 전반적인 차용과 모방과 오마주등의 방법으로 작품을 켄 브루언다운 작품으로 멋지게 창조하셨다고 보여집니다.. 뭐 저에게는 켄 브루언도 처음이고 선셋대로도 본 적이 없긴 하지만요.. 하지만 영미쪽에서는 상당히 유명하신 분이시라 코넬리의 해리 보슈만큼 브루언의 잭 테일러도 대단한 인기를 구가하시고 있더군요.. 하드보일드의 비정성과 냉혹함과 냉소적인 서정적 감성에 있어서는 현대 스릴러 작가중이 최고의 경지라고 불리우는 작가님이시라(전 그렇게 들었습니다.. 이의제기하실 분들은 정식 소송을 진행해주시길)앞으로 어디선가 출간될 브루언 작가님의 작품에 기대를 하게 됩니다그려..

 

하드보일드 특유의 감성이 좋습니다.. 마지막도 좋구요.. 짧은 대화체의 툭 내뱉는 문장도 나쁘지 않습니다.. 아무렇지도 않게 일어나는 폭력의 행위의 묘사도 괜찮습니다.. 등장인물들의 전형화되지 않은 뒤틀린듯한 감성과 행동들도 즐겁습니다.. 무엇보다도 전반적으로 가이 리치(영화감독)식의 영국적 감성의 느와르의 방식이 무엇보다 좋았습니다.. 근데 영화로 제작이 되었지만 감독이 가이 리치가 아니더군요.. 게다가 미치가 콜린 퍼렐이라는 배우네요.. 웬지 어울리지는 않습니다.. 영화는 소설과 많이 다르다더군요.. 그러려니 합니다.. 기회가 되면 원작의 내용에 맞는 감성으로 가이 리치 감독 추천합니다..아님 말고..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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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상오단장
요네자와 호노부 지음, 최고은 옮김 / 북홀릭(bookholic) / 2011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추상오 단장님의 감동적인 일대기를 다룬 단장의 신화 창조에 대한 이야기는 아니구요..단장이라는 말이 들어가니까 상당한 오해의 소지가 있어보이네요.. 여기에서 "단장"이라는 말의 의미는 이렇습니다.. 짧게 끊어 지은 작품으로 완결된 형식을 가지지 못한 산문체 형식의 글같은 뭐 그런 문학적 용어라고 보시면 될 듯 싶네요...그러니까 일종의 단편인데 소설의 형식으로 완전한 구성이 이루어지지 않은 작품을 일컫는 말인듯 싶네요..물론 이 의미는 이 작품의 중심소재이자 매개체이므로 나중 다시 언급하도록하구요..추상오라는 의미도 살펴봐야죠...암요.. 한자를 보시면 대강은 아시겠습니다만 "추상"이라는 의미는 일종의 회상이나 추억을 나타내는 말인거지요...물론 오는 다섯이라는 한자입니다..이 모든 의미를 풀어서 보면 "추억이나 회상에 관한 완전치 못한 다섯 편의 단편"으로 해석이 될 수가 있겠네요...아따, 힘들구만요..

 

부친의 죽음으로 가세가 기울어버린 요시미츠는 휴학후 헌책방을 운영하시는 큰아버지의 가게에서 알바를 하고 있네요.. 그러던 중 우연히 키타자토 카나토라는 이름의 한 여인네가 방문하여 자신의 부친인 키타자토 산고의 작품을 찾아주길 요구하고 그 작품의 첫 편을 찾아낸 요시미츠는 나머지 작품들을 찾고자 하는 여인의 의뢰를 받아들이게 됩니다.. 돈도 궁하고 만만찮은 의뢰금을 받아서 복학을 꿈꾸는 입장이니까요..그렇게 찾아나선 산고의 작품 다섯 편을 만나면서 숨겨지고 감춰졌던 그들의 과거가 조금씩 드러나게 됩니다.. 필명의 이름인 카노 코쿠뱌쿠로 집필된 작품은 여러 동인지에 나눠서 출간이 되었는데 이 내용들은 하나의 사건과 관계가 있는 듯 하네요.. 그리고 그 사건의 내막과 다섯편의 리들스토리-결말이 없는 소설의 형식이라카더군요 그러니까 단장의 의미와 비슷하다고 보면 되시겠네요-의 결말이 적힌 쪽지의 의미가 뭔가의 힌트를 주는 듯 합니다..마지막까지 읽어보셔야 뭔가 냄새의 진범을 밝힐 수 있지 싶네요..

 

이 작품에서 아주 중요한 소재가 되는 다섯 편의 소설은 그 자체로도 상당한 재미를 안겨줍니다.. 일종의 사건의 중심 딜레마 - 한 가족에게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한 "죽느냐, 사느냐 이것이 문제로다"에 대한 것 - 를 제시해놓고 당신 같으면 어떻게 결말을 짓겠는가라는 물음과 함께 이후 제시된 작가의 결말에 관련된 한 문장과 끼워맞추는 재미가 남다릅디다.. 사건의 진행을 이끌어나가는 요시미츠의 시선과 함께 말이죠.. 사실 좀 헷갈릴 수 있는 그런 구조인 형태의 추리적 연계라고 볼 수 있는데요.. 이 작품 자체의 마지막 결말부분이 조금은 쉽게 다가오지 못하는 부분도 있지 싶습니다.. 그러니까 읽으시는 동안 각각의 작품속의 의미와 결말의 문장을 제대로 파악해주셔야 마지막을 즐기기 수월하시지 싶거덩요.. 그렇게 소설의 중심축을 이해하시면 될 듯 싶구요..또다른 축의 하나인 요시미츠의 입장을 잘 살펴보아야할 듯 싶군요..일단 우리나라라고 예외는 될 수 없는 오히려 더 심할 수 있는 청년실업과 거품경제의 희생양의 하나로 보여지는 젊은이의 아픔이 군데군데 담겨있습니다..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희망을 잃어버린 자들의 냉소와 허무함이 깃든 감성은 전체적으로 작품속에 배어 있습니다.. 굳이 표출시키지 않지만 자연스럽게 묻어나는 그런 감정들인거지요..나쁘지 않더군요..

 

요네자와 호노부 작가의 작품은 "덧없는 양들의 축연"이라는 제목의 단편 연작집을 읽어본 적이 있군요..그 작품도 아마 다섯 편이었죠..작가님이 오(五)를 좋아하시나요?.. 읽는 재미가 좋았던 기억이 납니다.. 결말은 좀 그랬던 것 같구요..이 작품 "추상오단장"과 비교해보면 좀 비슷한 일면이 있어보이기도 합니다.둘 다 다섯을 기준으로 하니까요..아닌가요?..그럼 마시구요.. 이 작가님의 작품은 읽는 동안의 재미가 제법 좋습디다..사건의 구성과 진행에 대한 방법론이 나쁘지 않다라고 말씀드리고 싶구요.. 이에 따른 "추상오단장"의 마무리적 결말의 매듭도 그럭저럭 무리없이 이루어진 듯 해서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뭔가 말로 표현하기는 뭐하지만 호노부 작가만의 감성이 있는 듯 해요.. 그게 젊은이의 감성과 조금은 맞물리는 뭐 그런 느낌인데 말이죠...딱히 희맘차 보이지는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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