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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스노 크래시 1~2 - 전2권 - 메타버스의 시대
닐 스티븐슨 지음, 남명성 옮김 / 문학세계사 / 2021년 6월
평점 :
- 우리의 배달부는 엘리트 계급이자 신성한 부류에 속한다. 그는 그 위치에 오를 만큼 재능이 있다. 지금 그는 오늘 밤의 세 번쨰 임무 수행을 준비 중이다. 활성탄처럼 새까만 유니폼은 공기 중에 섞인 빛 자체를 걸러 낸다. 거미섬유로 만든 옷은 총알도 날아가다 파티오 문에 부딪히는 굴뚝새처럼 튕겨 내지만, 땀이 조금이라도 많이 흐른다 싶으면 방금 소이탄이 떨어진 숲을 뚫고 지나는 한 줄기 바람처럼 옷 밖으로 배출해 낸다.
1. 기껏 컴퓨터를 한다고해봐야 유튜브나 시사동영상등을 보는 게 다인 나에게 게임이나 가상세계속의 아바타의 모습은 낯설다.. 아이들은 수시로 컴퓨터에서 주어진 자신들이 창조한 존재의 확장성과 치장을 위해 카드를 내놓으라고 한다.. 적게는 몇천원에서 많게는 몇만원까지,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고 가치가 있고 재미가 있는 지 모르지만 그들의 공간속에서는 꽤나 중요한 삶의 취미인 모냥이다.. 그러다가 문득 방송에서 하는 이야기를 듣는다.. 로블록스라는 게임속의 아바타의 명품가방의 가치가 현실의 명품 가방의 가격보다 더 높게 거래가 된다는 말같지도 않은 이야기를 들으며 세상이 도대체 어떻게 되어가는 것인가에 대한 꼰대적 노파심이 드는건 어쩔 수 없다.. 아이들은 자신들의 가상 세상속에서 자신들과 동일한 또는 더 잘난 동일 아바타를 중심으로 그들 나름의 인싸 인생을 만들어나가고 있다. 현실에서는 그들에게 쉽게 가져다줄 수 없는 온갖 자극적이고 쟁취 가능한 모든 것을 그들만의 세상의 중심에서 아이들의 존재감을 확실히 치켜세워주기 때문일까,,, 여전히 이해하기 힘들긴 하지만 분명 나의 세상 또는 꼰대가 되어가는 우리의 세상과는 다른건 확실해 보인다..
2. 성인이 되어 세상의 온갖 정보를 누구보다 잘 아는 나이가 되었지만 현실로 다가온 메타버스의 세상의 이야기에는 한발 물러설 수 밖에 없네요, 어린시절 미디어에서 미래를 예상한 수많은 메타포와 환상과 가상과 상상의 그림을 알고 있지만 그런 세상은 현실속에서 미처 경험하지 못한 아이들에겐 예측가능한 미래의 세상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현실의 모습으로 자리잡은 것은 참 아이러니하기도 합니다.. 닐 스티븐스는 그러한 세상을 '스노 크래시'라는 작품을 통해 30년전인 1993년에 그려놓았지만 항상 그렇듯 그러려니했던 것도 사실입죠, 멀게는 해저 2만리를 읽으면서, 달나라 여행이라는 상상속 동화와 이야기를 접하면서, 영화로는 블레이드 러너나 에일리언같은 걸작들을 보면서 그런 세상이 언젠가는 오겠지라고 멀게만 느꼈던 세상이 기껏 수십년동안 보여준 영화와 미래의 상상적 세상을 그려낸 미디어에서 이제는 현실속에서 우린 당연한 듯 만나고 있으니 말입니다.. 아니,,,,,,누구나 한두개씩 들고 다니는 휴대폰의 세상을 불과 20년전에 우리가 제대로 상상이나 했습니까, 삐삐에 숫자암호로 8282, 1004같은거나 치고 살던 시절이 얼마 전인 것 같은데 말이죠, 이런 젠장, 역시 꼰대의 라떼세상은 참 답이 없네요, 책 이야기해야죠, 이 작품 '스노 크래시'는 정말 할 말이 많은 작품이라서 좀 길게 가 봅시다.. 싫은 사람은 그냥 요까지만,,,
3. 근미래의 세상은 초인플레이션을 겪은 미래의 세상을 중심으로 펼쳐집니다.. 미국은 아예 조각조각난 세상이 되어버려 국가의 기능이 사라진 곳으로 그려지죠, 이곳에서 지금 그나마 뛰어난 것이라곤 음악, 영화, 소프트웨어와 정확히 시간을 지키는 초고속 피자배달밖에 없죠, 히로 프로타고니스트는 이름 그대로 이 소설의 중심을 이끌어가는 주인공이죠, 그는 가상세계인 메타버스을 만든 주체인 뛰어난 해커이자 지금은 현실속 비루한 삶을 살아가는 피자배달부이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그는 등에 카타나를 차고 다니는 힙한 인물로 그려집니다.. 하여튼 소설속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의 하나가 피자배달시간을 엄수하는 것으로 나옵니다.. 심지어 피자배달 전문 대학까지 만들어져 전문 배달인을 양성하기에 이르렀죠, 그런데 시간이 촉박한 피자배달을 하는 와중에 쿠리에라고 불리우는 직업을 가진 와이티라는 여성을 만나게 됩니다.. 이로 인해 피자배달 일자리를 잃은 히로는 자신이 참여한 메타버스라는 플랫폼의 세상속에서 지리한 생활을 이어나가죠, 그러던 와중에 메타버스의 가상세계에서 누군가가 자신에게 제시한 마약을 알게되고 이것이 메타버스안에서 치명적인 손상을 입히는 신종마약 바이러스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스노 크래시의 실체를 추적하면서 히로는 과거 메타버스를 창조한 동료인 후아니타에게서 새로운 사실을 알게되고 스노 크래시의 배후에 엄청나게 거대한 배후 조종자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발견합니다.. 히로가 만나게되는 진실의 세상은 대단히 위험하고 악의적인 종말의 느낌이 다분합니다.. 히로를 통해 과거부터 이어져온 수메르 문명속에서의 종교적 원천과 세상의 창조에서 비롯된 인간의 존재의 큰 흐름을 다시한번 확인하고 히로는 이러한 신화적, 철학적, 종교적 바탕이 어떻게 이 사회를, 세상을 변화시켜왔는 지와 함께 이러한 세상의 핵심을 무너뜨리려는 존재를 꺠닫게 됩니다... 그리고 조금씩 그들의 중심으로 들어서면서 온갖 난관과 혼란과 함께 세상을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합니다.. 그와 함께 와이티는 또다른 방식으로 그녀만의 조력을 이끌어내며 히로와 협업을 해나가죠..... 하지만 거대한 배후조직이 만들어낸 그들만의 바이러스속 세상은 쉽게 무너지기 어렵습니다.. 그게 현실이든 가상이든 전혀 의미가 없습니다.. 이제 세상은 가상과 현실의 구분이 그렇게 나눠져있는 곳이 아니니까요,,,,,
4. 줄거리가 오히려 더 어려워보이는 작품입니다.. 흥미로우면서도 대단히 골치아픈 설정들이 등장합니다.. 소설의 설정상의 가장 큰 줄기는 수메르 문명과 관련된 신화적 이야기에서 파생된 종교와 언어와 문명의 줄기라고 볼 수 있죠, 고대 메소포타미아 문명이라고 배운 세계 4대문명중 가장 오래된 문명이 얼마나 대단한 사회적 파생력을 가지고 이 세상의 중심이 되었나를 소설속에서는 보여줍니다.. 특히 이 수메르 문명은 중동지방에서 발생한 것으로 현대의 세상의 모든 인간의 이성과 감성과 의식적 판단의 근원이 되는 신화들의 시작점이라고 볼 수 있죠, 그리고 이러한 수메르 문명이 남겨놓은 유산인 상형문자의 언어적 원류속에서 인간들은 그들의 신화가 파생되어 이후의 인간의 의식적 삶을 지배한 모든 것에 대한 근원을 찾으려합니다... 소설에서는 이러한 본질적인 철학적, 신화적, 종교적 물음을 대단히 창의적이고 독창적이고 미래지향적인 과학적 상상의 정보화 사회를 공간으로 선택하고 있죠, 가상현실과 바이너리로 구성된 현대의 컴퓨터적 공간이 가져다주는 제노사이드적 집단 두뇌 살인이 얼마나 무서운가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사이버라는 세상이 주는 온갖 장점과 단점이 망라된 다채로운 소재들이 끝없이 등장하는 것이죠, 그러니까 재미는 있으되 상당히 골치아푸고 어려운 주제들이 문장문장마다 꽉 차있는 그런 똑똑한 미래소설이라고 봐야겠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전문적인 지식의 향연에 대한 조금의 이해력과 파악력이 갖춰져 있다면 독자 입장에서는 그 외에 이어지는 버라이어티한 주인공의 활약과 군데군데 풍자적으로 비튼 사회적 현상과 인물들의 대면이 무척이나 즐겁고 매력적이라고 여겨질 지도 모르겠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등장 인물들 하나하나 모두 마음에 쏙 들더군요, 어떤 인물들도 평면적으로 다가오는 캐릭터가 없고 모두가 입체적으로 나름의 역할과 능력을 발휘하는 재미난 소설이라꼬 전 생각하는거죠,
5. 제가 굳이 떠들지 않아도 이 소설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모두 파악하셨겠지만 아바타, 메타버스등 소설속에서 등장하는 용어들중 작가인 닐 스티븐스의 머리속에서 제대로 구현된 이미화된 용어들이 있습니다.. 특히나 메타버스라는 용어는 처음으로 만들어진 것이죠, 아바타는 또 어떻구요, 인도의 신화속에서 일반인들에게 쉽게 다가오지 못했던 용어가 작가로 인해 하나의 언어적 존재성이 만들어지고 이후에 대단한 반향적 영향력으로 대중에게 각인된 이러한 언어적 파생력만으로도 작가가 일반적인 분은 아니라는 것을 감안하실 수 있으실겝니다.. 이 작품으로 인해 이후 영향을 받은 수많은 영감들은 이후의 인류의 삶에 지대한 파급력을 보여주었습니다.. 그것만으로도 이 소설은 어떻게든 대중의 관심을 받아 마땅한 작품인게죠, 어렵게 생각하면 끝도 없이 지리할 수 있는 작품일 수 있지만 머리 나쁜 독자의 일인인 저로서는 히로와 와이티의 입체적 활동감에 집중해서 읽어나가면서 상당한 즐거움을 만끽했다고 봐도 되겠습니다.. 굳이 소설속의 전문적 영역의 이야기들을 하나하나 들춰 검색해보고 이해하려 노력하지 않아도 SF스릴러소설로서도 충분한 재미가 있다는 말씀입니다.. 이런 작품은 잘 쟁여놓으면 나중에 오데가서 나 그 책 읽었는데.....라며 조금은 으쓱할 수 있는 그런 장점도 있습니다.. 닐 스티븐스가 그려놓은 '스노 크래시'속의 세상속의 모든 설정과 소재와 주제와 상황들은 여태껏 제가 읽어본 그 어떤 작품보다 창의적이고 기발한 독창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물론 더 대단하고 과학적 근거로 미래를 내다보는 뛰어난 미래소설가들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이 작품이 주는 키치적 대중성을 담보하지는 못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30년전의 서사속에서 보여지는 주인공들의 활약상은 지금 만나보아도 쿨하고 힙하고 매력적 자존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런 주인공들이에요, 모든 인물들의 입체적 자존감도 누구 하나 빠지지 않습니다.. 전 그렇게 보았습니다.. 그렇다고 소설속의 가상세계속에서 아바타들이 들고 다니는 소품들이 지금 로블록스에서 장만한 명품 가방처럼 비싸지는 않습니다.. 아, 하기사 소설속 미국의 현실에서 물건 하나 사는데 미국달러로 10조 달러 정도되면 소세지빵 하나 살 수 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괜히 미국이 그렇게 망가진 곳으로 그려지는게 조금은 흐뭇하던데, 여러분들은 어떠실 지..... 누가 이 작품 영화 안만드시나,,, 땡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