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원했던 것들
에밀리 기핀 지음, 문세원 옮김 / 미래지향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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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니나 : 특이하달 것 없는 토요일 밤에 시작된 일이었다. 특이하달 것 없댔으나 그렇다고 흔한 미국식 토요일 밤이었단 뜻은 아니다. 이웃을 불러 바비큐 파티를 하거나 영화 보러 극장에 가는 등, 어릴 적 토요일이면 내가 집에서 늘 하던 그런 것은 하나도 하지 않았으니 말이다. 커크가 운영하던 소프트웨어 회사를 매각하고 우리 삶의 수준이 편안함에서 호화, 그것도 엄청난 호화로움으로 변한 뒤의 일상에서 보면 그저 어느 전형적인 날이었다는 뜻이다


    1. 살아가는 우리의 삶의 중심은 대체적으로 크게 다르지 않다.. 그게 혼자가 됐든 다수가 됐든 가족을 중심으로 살아간다.. 십수년동안 독후감 나부랭이를 끼적거리면서도 항상 도돌이표처럼 떠들어대는 것도 가족과 아이와 부모와 일반적인 우리의 생활에 대한 것이었던 것 같다.. 삶속에서, 현실속에서, 생활속에서 언제나 범죄는 생겨나고 이로 인해 아픔과 고통과 즐거움과 행복을 느끼며 살아가는게 우리 일생이니 말이다.. 그중에서도 아이와 관련된 인생의 중심을 가족을 이루었다고하면 가장 중요한 부분일게다.. 나에게는 그렇다.. 가장 분노하고 고통받는 부분도 아이와 연관된 많은 것들에서 발생한다.. 그렇기에 대중에 공감되는 가장 많은 주제도 이러한 소재를 이용한다고 봐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다.. 세상의 대부분의 부모들은 자신이 선택한 삶속에서 탄생한 아이에 대해 무한 책임을 지려고 한다.. 그렇기에 세상 무엇보다 소중한 존재이기도 한 것이겠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타의에 의하든, 자의에 의하든 아이들은 부모들의 모든 기준선에 맞춰지며 살아가진 않는다.. 나로 인해 잉태된 생명일지라도 그 존재의 가치는 그들만이 유일하게 가지고 있는 거니까, 부디 세상의 부모들은 자신의 의지와 소망과 바램에 아이를 맞출 수 있으리라 기대하지 말길 바란다.. 언제나 아이들은 부모의 영역에서 벗어나길 바라는 것니까, 그렇게 자신만의 영역을 찾아나서는 아이들을 위해 우리 부모들은 찾아가는 길만 만들어주면 되지 않을까, 찾는 길이 더디거나 조금 뒤처져서 힘들어할때 여유가 되면 손도 잡아서 이끌어주면 좋고, 그렇다고 벤츠타고 그 길의 끝까지 태워줄 필요까지는 있을까,,


    2. 부자로 살면 좋습니다.. 아이들도 경제적 여유가 있으면 공부도 대체적으로 잘하기 마련입니다.. 배움의 다양성과 전문성을 중심으로 집중 교육을 하면 미래가 또래의 아이들보다 보다 넓게 보이고 열리기 마련이니까요, 그래서 자본주의 사회속에서 사회의 기득권과 피라미드식의 구별은 끊임없이 반복되는 것이기도 하지요, 계층과 인종과 특권이라는 사회적 형평성은 인간이 모여살기 시작한 이래로 단 한번도 깨부셔진 적이 없는 것 같아요, 사회주의 사회의 방식도 이러한 민중의 삶을 보다 나은 방향으로 접근하려했지만 역시 실패했죠, 일단 요서 끊고, 이 소설은 미국의 한 지역의 삶을 바라보며 이야기를 이끌어갑니다.. 그리고 그 이야기의 주체는 한 여성입죠, 부유하고 특권이라는 기본적인 계층적 지위를 가진 여성입니다.. 하지만 이 여성은 태생부터 이러한 지위를 받았던 인물이 아닌 특권의 영역으로 들어선 인물입니다.. 소설속의 중심을 가질 수 있는 기본적 배경을 가진 인물로 묘사되죠, 왜냐하면 이 소설 "우리가 원했던 것들"이라는 작품은 여성의 시각에서 바라본 사회적 계층의 아무렇지도 않게 드러내는 편견적 폭력성을 가해의 입장, 피해의 입장에 대해 중심을 잡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리고 그 가해와 피해의 주체적 인물이기도 하죠, 가장 큰 개인적 딜레마가 그녀에게 드러나는 이야기로 소설은 진행됩니다...


    3. 니나는 지역의 귀족으로 불리우던 남편 커크와 결혼을 해서 살아갑니다.. 소프트웨어 회사를 설립한 커크는 회사를 매각하면서 엄청난 부를 성취하여 이들은 지역에서도 가장 부유한 계층에 속하죠, 그녀의 삶의 주변은 그런 인물들로 꽉 차 있습니다.. 하지만 니나의 과거는 평범하고 인간적인 삶의 터전속에서 우리네 인생과 다를 바 없는 삶을 살았던 여성이죠, 그녀에게 가장 진실적인 친구는 자신의 어린시절을 함께 했던 친구입니다.. 현재의 자신의 주변에서 자신을 대하는 이들은 편하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긴 하지만 웬지 그녀의 삶에서 거부감을 일으키는 사람들이기도 합니다.. 자신이 살아온 세상과 차별된 잘난이들의 세상속에서 과거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의구심과 딜레마를 겪기도 하죠, 하지만 현실은 여전히 기득권중에서도 가장 우위의 삶입니다.. 누구나 부러워하는 인생이죠, 그리고 그녀의 아들 핀치는 이러한 환경속에서 부족함 없이 자라 이제는 프린스턴에 입학을 앞두고 있습니다.. 전형적인 가진 자들의 여유로운 삶이 그녀의 평안을 지켜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갑자기 그녀에게 전달된 SNS상의 사진 한장이 그녀의 모든 삶을 한순간에 무너뜨리기 시작합니다.. 사진속에는 한 여성이 반라의 차림으로 정신없이 쓰러진 체 사진이 찍혔습니다.. 그리고 그 사진은 자신의 아들인 핀치가 주변 친구들에게 보낸 것이죠, 인종적 차별의 문구와 함께 성추행의 흔적까지 고스란히 보여주는 사진으로 인해 니나는 혼란을 겪습니다.. 자신의 '착한' 아들이 저지른 일이라고는 생각할 수도 없는 일이니까요, 그리고 사진에 찍힌 여성은 톰 볼피라는 목수의 딸인 라일라입니다.. 홀로 딸을 키우는 톰에게 벌어지는 현실은 지옥과도 같죠, 특권층많이 들어갈 수 있는 고급 학교에 장학생으로 입학한 라일라가 그들의 영역속에서 상처를 입는 것에 대한 분노와 고통에 도저히 그들을 용서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톰은 니나의 전화를 받게 되죠, 가식과 위선과 동정같은 느낌이 아닌 있는 그대로의 아픔을 공유하는 니나를 통해 톰은 조금씩 자신의 생각을 바꿔나가지만, 그들의 주변에 펼쳐진 미래는 그렇게 녹녹치가 않습니다.. 그리고 라일라와 핀치는 각자 또 다른 생각을 하고 있죠, 참 자식들은 부모맘같지가 않아요....


    4. 누가 좀 줄거리 적게 적을 수 있는 방법 좀 알려주셔요, 힘듬요,, 여하튼 이러한 미국이라는 나라의 백인 위주의 삶이 지배적인 곳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입니다.. 일반적으로 약자라는 인식을 가진 계층과 인종에 대한, 빈부의 문제성을 드러내는 이야기입죠, 흔한 남녀차별과 계층간의 불평등과 편견의 사고방식이 전체를 지배하고 있습니다.. 물론 그러한 편견이 특권이나 기득권을 가진 이들에 대한 일종의 거부감으로 몰아가는 부분은 소설속의 서사를 위한 자극적 소재라고 보면 될 듯 싶구요, 그런 면에서 이 소설은 상당히 공감이 많이 되는 작품입니다.. 일종의 현실적 악함이 강자로 인식되는 특권을 가진 이들의 무기로서 보여지니까요, 톰이라는 인물이 보여주는 방식과 니나가 선택한 방향성, 그리고 그들의 아이들의 행동들이 보여주는 모든 일면들이 현실의 삶을 대변하고 있다고해도 틀리진 않을겝니다.. 어떻게보면 단순한 서사의 주제이기도 하지만 각각의 인물들 그중에서도 부모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이야기의 진행은 상당히 흥미진진합니다.. 특히나 니나라는 인물이 보여주는 정체적 혼란과 그 위치적 불안함이 보여주는 공감은 무척 강합니다.. 그녀가 보여주는 심리나 혼란속에서 독자들은 많은 공감과 집중을 만날 수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이 작품이 주는 재미는 제법 뛰어나다고 봐야겠죠,


    5. 어떤 장르적 측면에서 단정짓긴 어려운 작품입니다.. 하지만 소설이 주는 사회적 문제를 현실적으로 와닿게 만날 수 있는 점은 매력적이죠, 대중소설의 재미와 흥미를 중심으로 우리의 일상속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자행되는 사회적 폭력들을 되짚어보는 부분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죠, 그게 만약 우리의 아이들이라면 더 많은 생각이 필요할겝니다.. 우리는 자신들의 아이에 대해 얼마나 많은 것을 알고 있는가, 그리고 사회적 편견과 불평등과 관련하여 우린 얼마나 많은 상황에 직면해 있는가에 대해 말이죠, 과연 내가 알 지 못했던 우리의 아이의 잘못을 이해하고 용서하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는가, 아님 무조건적 사랑이 답인가, 또는 가해의 중심에서 피해를 당한 나 또는 타인에게 양보와 용서와 치유와 사회적 정의를 제대로 실현할 수 있는 사람인가에 대한 부분을 살째기 고민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이 작품은 좋은 소설입니다.. 읽기에도 거부감이 없는 작품이기도 하죠, 게다가 재미집니다.. 좀 아쉽기는 하지만 결론의 마무리를 조금 자극적이고 극단적으로 대치했더라면하는 장르적 취향의 바램이 좀 있기도 하지만 그랬더라면 좋은 소설로서의 장점이 조금 뭉개지는 면도 없지 않아 있지 않았을까는 생각도 드네요, 한번씩은 사소하지만 중요한 우리 주변의 삶을 관통하는 이런 작품을 즐겨보는 것도 더운 여름의 독서의 재미에 나쁘진 않은 선택이지 싶슴둥, 그만큼 이 작품은 잘 읽히고 재미집니다..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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