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코니에 선 남자 마르틴 베크 시리즈 3
마이 셰발.페르 발뢰 지음, 김명남 옮김 / 엘릭시르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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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한 남자가 새벽녁에 발코니에 선 체 세상이 밝아오는 시간의 도시의 거리를 바라본다. 초여름날 새벽의 북구의 지방의 밤은 짧게 느껴진다.. 어느듯 고즈넉하던 거리의 시간은 조금씩 사람들이 눈에 띄기 시작하고 또 다른 하루의 시작을 시작한다... 남자는 그런 시간의 도시의 시작을 가만히 지켜보고 사람들의 삶과 일상을 말없이 바라본다.. 그가 원하는게 무엇이든, 그렇게 새로운 하루가 시작되려는 찰나이다.. 그리고 급하게 학교를 가기 위해 집을 나서는 어린 여자아이의 모습을 눈으로 좇으며 아이가 사라질때까지 관찰하는 그 시간, 19676월의 스톡홀름의 초여름날의 하루가 시작되고 있다.... 그리고 업무와 삶에 찌든 마르틴 베크가 등장하게 되며 또다른 베크의 세상 역시 함께 펼쳐진다....

 

  2. 여전히 마르틴 베크를 위시한 경찰의 삶을 충실하게 다룬 이 시리즈는 대단히 매력적인 시작점으로 스톡홀름의 새벽녁 도시의 거리를 현실적으로 묘사하며 독자들의 마음을 끌여들인다.. 우린 시작점에 '발코니에 선 남자'가 누구인 지 대략 짐작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그는 그가 앞으로 보일 천인공노할 범죄의 이야기를 너무나도 자연스럽고 일반인의 모습에서 벗어나지 않은 시점으로 세상을, 그리고 타인을 바라보는 시각을 작가는 독자들에게 보여준다.... 사실 이 묘사와 시작점은 전작들에서 보여준 서막과 딱히 큰 차이점을 보기가 어렵다.. 역시나 작가들의 현실적이면서 지극히 입체적인 묘사의 방법에 역시나하는 감탄과 함께 발코니에 선 남자가 이 소설에서 아주 중요한 인물이지않을까라는 추측, 기미, 조짐, 예상만 할 뿐이다.. 하지만 마지막 작품을 끝낸 후 다시한번 이 서막의 묘사를 다시한번 보시라.... 이 소설에서 드러내고자하는 나와 다르지않은, 그리고 드러나지않은 악의 모습이 얼마나 일반적인가를 다시한번 느낄 수가 있으리라 장담한다... 난그랬다, 아님 말고,

 

  3. 이번 작품은 오롯이 스톡홀름의 도시를 중심으로 범죄의 모습이 펼쳐진다... 작품의 시간대와 작가의 시간대가 큰 차이가 없어보일만큼 전작의 시간상 흐름에서 일년이라는 시간이 지난 시점의 초여름의 1967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으니 이 얼마나 현실적인 작품인가 말이다... 사진을 찍어낸 것처럼, 그 당시의 시대상과 사회인들의 모습을 다큐처럼 하나씩 드러내는 듯한 문장력 또한 굳이 더이상 떠들 필요조차 없을 정도로 만족도는 여전하다... 게다가 이번 작품의 범죄적 모습은 대단히 우리 내부에 있는 공포적 문제를 드러내고 있지만, 소설은 이러한 천인공노할 잔인한 범죄의 모습을 자연스럽게 담아내고 있다... 장르소설에 다루는 흔하디 흔한 자극적이고 독자의 공포를 극단적으로 얻으려는 그 어떤 소설에서도 본 적이 없는 아주 자연스럽고 담담하게 - 굳이 독자들에게 이러한 공포의 공감을 얻어내려 용을 쓰지않아도 그 공감이 충분히 절절하게 다가오는 - 일반적인 사회상의 모습처럼 담아내고 있다.. 그리고 그 결말 마저 너무나 현실적이고 일반적이기에 앞서 말한 결말 후 다시금 처음의 서막이 주는 서늘함이 더 강렬하다고 보면 될 것 같다....난 그랬다, 아님 말고,

 

  4. 하지만, 이러한 작가의 능력과 필력과 문장력과 모든 인물적 공감의 표현력에도 불구하고 범죄의 서사만 놓고 볼작시면, 시작점부터 독자는 충분히 이 작품의 흐름이 어떤 양상으로 흘러갈 지 감을 잡았기 때문에 조금 답답하고 지리하게 느껴질 가능성이 있다.. 그리고 이러한 갑갑함을 마르틴 베크의 기억력에 의해 더욱더 독자들을 감칠맛나게 만드는 효과 또한 없지않아 있다.. 다만, 전작들에게서 보여줬던 드러나지않은 사건의 실체와 상황들의 무지함에서도 오는 답답함과 해결의 단서를 빨리 찾기 원하는 독자들의 심리가 조금 옅어지지않았나하는 생각이 들 수 밖에 없었다.. 소설은 있는 그대로의 하나의 살인사건의 발생 후에 벌어지는 일상적인 경찰 24시의 모습에 집중하는 것 외에는 큰 이슈가 없기에 조금은 심심한 느낌의 흥미도 정도가 생길 수도 있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물론 이런 흐름 자체를 작가들이 의도한 바가 클 것이기에 이런 서사의 흐름에 오히려 반색하는 독자들도 있으리라 본다.. 그렇게 따져보면 여전히 난 수많은 자극적이고 심리적 불편함에 기대어 독자들을 집중하게 만드는 근래의 범죄소설에 너무 많이 기대어있지 않나 싶기도 하다... 솔직히 아무리 몸에 좋고 깔끔한 슴슴한 맑은 곰국을 먹더라도 소금, 후추, 고춧가루가 듬뿍 든 얼큰한 선지해장국에 대한 미련을 놓기는 어렵지않나... 난 그랬다, 아님 말고,

 

  5. 이제는 입 아프니 더이상 현실적이니, 입체적이니 어떠니라는 칭송은 넣어두자, 누구에게는 절대적으로 어려운 능력을 아무렇지도 않게 펼쳐내는 작가에게는 더이상 새로운 것이 아니니 말이다.. 단순히 이 작품 '발코니에 선 남자'의 작품적 느낌만을 두고 감상을 끄적거려본다면, 이 작품은 대단히 경악스러운 범죄의 이야기를 매우 자연스럽고 일반적인 형태의 방식으로 보여주고 있다.. 그것도 아이들이 뛰놀고 누구나 아무렇지도 않게 드나드는 공원에서 순식간에 벌어지는 참혹한 범죄의 모습이 우리네 주변의 삶과 다름이 없다는 사실에 작가는 집중하고 있다.. 그렇기에 더욱 날이 서고 긴장감이 극에 다다른 모습을 보여줘야할 것이라 생각했지만 여지없이 작가는 있는 그대로의 그 시대의 경찰의 민낯과 발품과 아날로그식의 단서 찾기와 흐름을 꿋꿋하게 이어나간다... 실제로 그러한 바를 작가가 가진 장점으로 뛰어난 표현력과 공감적 필력으로 글로 드러냈을 뿐, 군더더기 하나 없다... 이것 역시 우리에겐 새로운 것이 아니다.. 작가는 부침이 없이 마르틴 베크 시리즈를 이어나간다... 몇몇 작품들은 전작이 어떠니하면서 비교를 할 필요도 있겠지만, 내가 아는 한 이 작가들은 2,3년차 징크스는 없어보인다.. 고로 다음 작품의 흐름도 기대해볼만하지 않을까,,,, 아님 말고, 난 할꺼다...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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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처럼 사라진 남자 마르틴 베크 시리즈 2
마이 셰발.페르 발뢰 지음, 김명남 옮김 / 엘릭시르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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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수천년을 이어온 인간이 만든 가장 오래된 마약이라고 명명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을 술, 그동안 수없이 많은 문제를 일으키고 본인이 어떤 사람인가를 가장 잘 알게되는 본성의 영역을 툭툭 건드리는 안 비밀, 물론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대부분이긴 하지만 언제나 술과 함께 하는 곳에는 인간의 가장 근원적인 영혼을 흔드는 어지러움이 있기 마련. 이 매력적인 어지러움이 즐거움과 행복과 망각과 흥분을 준다는 것은 의심할 필요도 없는 것일테고 이로 인한 실수와 부끄러움은 술이 나를 어지럽히는 것이기에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인식이 대부분이다.. 적절한 음주는 항상 즐겁다.. 하지만 지나친 음주는 당신의 가정을 파괴합니다는 동서고금의 경고문이라는 점도 당연한 일이다.. 인간이기에 생각을 하고 생각을 하기에 우린 우울하다.... 그래서 이 우울과 삶의 무게를 잠시라도 잊기위해 우린 망각의 액체에 몸을 맡긴다.. 이 술이 주는 망각의 지속력은 담배가 주는 안정감의 수백, 수천배의 만족과 흥분과 즐거움을 주니 비견될 수가 없을 터이다... 이성을 어지럽히고 본성을 드러내는 대단히 매력적인 이 존재의 가치는 절대 사라지지않을테고 여전히 합법적인 마약인 이것은 나와 당신과 인간의 삶에 행복과 불행의 양면을 던져주는 불멸의 존재로 남아있을 것이다..

 

2."연기처럼 사라진 남자"는 마르틴 베크 시리즈의 두번째 작품이다... 첫 작품의 시간적 배경이 2년전이니 이 소설의 사건과 배경적 공간은 2년이 지난 시점에서 시작된다... 변함없는 경찰의 삶과 시간의 반복을 보여주는 시작점의 사실적으로 그려진 살인사건현장 사진속의 이미지가 훅하니 독자에게 전달되면서 소설은 시작된다.. 마르틴 베크는 사건을 뒤로한 체 한달간의 여름 휴가를 떠난다.. 하지만 휴가지에 걸려온 한통의 전화로 다시 권태의 가족의 생활속에서 탈출하는 베크는 비공식 실종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되고 알프 맛손이라는 주간지 기자가 헝가리의 부다페스트에서 실종된 사건을 맡게 된다... 제목처럼 연기처럼 사라진 이 기자를 찾기 위해 부다페스트로 향한 베크는 현지에서조차 어떠한 단서도 찾아내질 못하는데......

  

3. 1960년대 후반의 - 아마 프라하의 봄이 일어나기 전의 - 헝가리의 부다페스트는 공산주의 국가로서의 시간과 공간의 배경을 가지고 있을 터이다... 동유럽국가의 대부분이 2차대전 이후 소련의 영향력 아래 많은 사회주의 국가로서의 이념적 형태를 지녔으니 그러려니 하고, 이 작품속에 이런 이념적 영역은 눈을 씻고 봐도 찾기 어려우니 넘어가지, 소설은 스웨덴 경찰의 해외 출장의 영역을 다룬다... 대단히 사실적이고 매력적인 문장속에서 사진을 보는 듯한 뛰어한 상황 묘사가 돋보이는 작품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내 기억이 맞다면, 심지어 5년 전 여행자 선박 전복사고로 국내 여행객들이 안타깝게 고인이 된 그 곳을 배경으로 하는 것이다보니 더욱더 머리속에서 그 지역의 이미지가 그려지기도 한다. 여하튼 소설은 그 시대의 삶과 국가들간의 관계들을 자연스럽게 드러내며 그 속에서 살아가는 한 인간에 대한 단서를 찾아나가려 한다... 스웨덴이라는 나라와 동유럽의 국가들 특히 공산화와 관련된 나라들과의 국제정세를 토대로 사회적 문제 영역을 살살 건드려가며 뭔가 있을 법한 묵직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을 것 같지만 소설은 대단히 현실적인 문제를 들춰내며 반전을 보여준다..

 

4. 이번 두번째 작품속에서 마르틴 베크는 뭔가 밍밍하다.. 큰 활약도 없고 실종된 남자를 찾을 수 있는 그 어떤 단서조차 제대로 확보하지 못한 체 헝가리의 부다페스트를 거니는 일을 반복하곤 한다... 잠자고 식사하고 목욕하고 거닐고 조그만한 단서를 찾아 주변인물을 신문하지만 딱히 드러나는 정황은 없고,,그렇게 소설의 대부분을 할애한다.. 전작에서 끈질기게 이끌어가는 집요함을 이 작품속에서는 딱히 찾아볼 수없다... 작가의 의도인 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역시 마르틴 베크의 모습속에서도 이러한 허탈함을 자연스럽게 표출되어 드러난다.. 하지만 이 모든 의미없는 시간들과 소품들과 인간들의 연결들이 어느순간 하나로 뭉쳐지는 상황이 오면 뜬금없는 쾌감이 올라오기 마련이다.. 그런 즐거움을 우린 이 작품속에서 후반부에 만나게 된다....

 

5. 개인적으로는 작품적 흥미나 속도감의 측면에서는 전작과는 비교가 된다.. 무척이나 뛰어난 상황과 공간들의 묘사와 인물에 대한 통찰력은 오히려 전 작품보다 더 뛰어난 문장적 이해도를 보여주고 일견 사진같은 이미지의 전달력은 매우 즐겁지만, 경찰소설로서, 혹은 스릴러소설로서의 범죄적 영역의 긴장감이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는 큰 매력을 찾긴 어렵다고 할 수 있겠다... 일단은 어떤 단서나 실종자의 죽음이나 거대한 국제적 음모론이 있을법직한 내용이 전혀 드러나지 않는데다가 이를 떡밥처럼 독자들에게 던져주지도 않기 때문이기도 할터이다... 작가가 모르진 않을진데, 이 작품은 말 그대로 그 시대 1960년대 후반의 동유럽국가와 스웨덴등과의 국제적으로 예민한 이동의 역학적 관계등과 무엇보다 베크를 중심으로 하는 인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는데 있다.. 서류상으로, 사회적으로 존재한 한 남자가 일순 사라져버린 매우 현실적인 고민을 하는, 있긴 한가, 있었긴 한가, 분명히 있었다는데, 봤다는데, 근데 도대체 어디로.....라는 존재의 불확실성에 대한 이야기가 앞서 던져놓은 모든 사회적 문제들과 연결되어 끝으로 향하는 지적인 작품이라고 봐야겠지... 물론 재미는 좀,

 

6. 이 작품에서 가장 백미는 소설의 시작이라고 난 생각했다... 아주 농밀하고 섬세하고 사진속의 작은 이미지마저 놓치지않겠다는 목적으로 꼼꼼하게 사건의 현장을 직접 보여주듯 그려낸 묘사의 능력이 너무 매력적이었다... 그만큼 이 작품 "연기처럼 사라진 남자"는 주변의 상황과 이미지를 극대화하는 묘사의 방식을 끊임없이 보여주며 독자들을 사로잡는다.. 부다페스트의 거리의 모습은 가보지않아도 걷지않아도 충분히 여름의 습한 강가의 바람을 느낄 수 있을 정도의 뛰어난 표현의 문장력으로 독자들을 끌어들이기에 부족함이 없다.. 일단 경찰소설의 재미를 차치해두더라도 이러한 상황과 소설의 인물이 보여주는 공감각적 공감능력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하다라꼬 조금 더 칭찬해주자.... 특히나 마르틴 베크라는 인물에 대한 속깊은 내면까지 독자가 조금 더 가까워지기에 부족함이 없는 작품이라고 생각하면 앞으로 이어질 시리즈의 호흡을 맞추는데 충분한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결론의 반전과 그 이야기의 매듭이 주는 희열은 연말정산 시 나오는 추가 보너스다....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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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재나 마르틴 베크 시리즈 1
마이 셰발.페르 발뢰 지음, 김명남 옮김 / 엘릭시르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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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살면서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일반인으로서, 가장으로서, 직업인으로서 현실의 삶은 참 암울하고 지치고 변화가 없다. 조금 과할 지 모르지만 무저갱같은 일상의 반복속에서 책임이라는 운명의 굴레를 벗어나지못해 스스로를 쳇바퀴속에 가둬둘 수 밖에 없는 인생이라는게 더럽게 우울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는거지, 물론 혹자는 그럴 것이다.. 그럼 스스로를, 아니 너 자신을 그 굴레속에서 벗어나게 하면 되지 않느냐고,,,,, 그렇지, 벗어나버리면 되지,, 안될게 뭐가 있겠냐,,,, 그러면된다. 하지만 쳇바퀴를 돌리는 반복된 속도에 자신을 동기화시켜버리고 나면 쉽게 멈출 수 없다는 사실이 있지, 갑자기 멈춰버리면 어떤 상황이 벌어질 지 난, 본인이 누구보다 잘 알고있지 않을까, 그렇게 멈춰버리는 순간 얼마나 심하게 내동댕이쳐질 지, 그렇게 스스로가 다쳐버릴거라는 사실에 두려움이 들 수 밖에 없지 않을까, 하지만 난 내 삶의 쳇바퀴속에서는 누구보다 잘 굴릴 수 있는 자신감이 있다.. 내가 잘할 수 있는거는 현실의 삶에서 주어진 책임이라는 운명에 대해 쌓아온 경험치가 그동안 굴려온 쳇바퀴의 패턴을 파악하기에 적응되어 있으니 말이다... 그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자 최고의 능력임을 아니까 말이다....

 

2. 이 소설 "로재나"를 읽고 난 후 가장 먼저 든 생각이 그렇다... 이 소설은 현실의 나의 삶을 생각케하고 지치게 하고 피곤하게 하는 많은 것들을 떠올리게 만든다... 그것도 60년 전에 집필된 범죄소설에서 그러한 느낌을 받는 다는게 참 아이러니하기도 하거니와 이렇게 현실의 삶을 떠올리게 하는 작품이 오히려 나름의 위안을 선사한다는 것 자체도 참 대단하다... 이 작품에 대한 온갖 명성과 칭찬을 모두 차치하자... 너무 많은 사람들, 유명한 작가들, 심지어 유명한 국내 영화감독조차 칭송하는 시리즈이니 오죽하겠는가, 일단 이 작품 "로재나"는 마르틴 베크라는 형사 캐릭터를 중심으로 60년전의 스웨덴의 경찰소설로 집필된 시리즈이다.. 연인간이었던 마이 셰발과 페르 발뢰라는 전직 기자들이 구상하고 만들어낸 한정판 10권으로 구성된 시리즈라는 점이다... 그렇다, 10권만 만들어지고 더이상 볼 수 없었던 작품이라는 점에서 마르틴 베크의 캐릭터의 희소성은 대단하다... 물론 작품의 내용은 굳이 말 할 필요도 없겠지만 이 작품으로 인해 이후의 수많은 경찰소설의 캐릭터 구성이나 현실속의 사회적 구조의 문제를 다루는 것에 영감을 주었다는 건 소설속의 많은 평론이나 작가의 칭송에서 끊임없이 드러난다.. 소설속 평론이나 칭송의 내용이 조금 과장하면 소설만큼 길다... 아님 말고,

 

3. 그렇기에 이 작품이 얼마나 대단한 작품인 지는 읽기도 전에 미리 기대감이 최고치에 있지 않았겠는가, 그럼 이제 읽기 시작하면 기대감이 조금씩 낮춰질 일만 남았을 뿐일진데, 컴퓨터도 없고, 휴대폰도 없고, 심지어 팩스조차 없었던 시절에 발품 팔아서 사건을 해결하는 방식의 대단히 현실적인 이야기가 뭔 매력이 있었겠는가, 세상 심심하고 늘어지는 아날로그식 방식의 경찰 수사가 뭔 속도감이 있을 것이며, 뭔 흥미 유발의 긴장감을 보여주겠는가, 요즘 자극적이고 흥미 넘치는 서스펜스 만땅의 작품들이 즐비한 세상에서 말이다... 안그런가, 그렇게 남들이 추켜세운 작품, 똑똑한 평론가 꼰대들의 이야기때문에 작품을 펴 들고 기대감이 클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선입견으로 읽기 시작하고,,,,,,, 괜한 꼬투리를 잡아볼려 눈알을 부라리며 읽어내려가기 시작한다...

 

4. 한 젊은 여성이 스웨덴의 관광지의 운하에서 살해된 체 물에서 건져진다.. 성폭행과 교살의 흔적외에는 어떠한 단서도 없는 상황에서 어떤 용의자도 특정지을 수없는 관광지와 여행선박의 특성상 수사는 진전을 보이지 않고 스웨덴 국가범죄수사국의 마르틴 베크는 지방경찰과 함께 합동수사를 하지만 어느 듯 시간을 흐르고 사건은 미결로 시간이 흘러갈 뿐이다.. 하지만 미모의 여성이 심각한 범죄로 살해된 사건에 대한 사건의 특성상 끊임없이 사건에 대해 고민을 하고, 시간이 흘러 어느날 이 여성의 신원이 밝혀지게 된다.. 여성은 로재나 맥그로라는 미국 국적의 여성임을 알게되고 대단히 아날로그식 방식으로 미국의 경찰과 협업을 하며 수사를 진행해나가기 시작한다. 그녀의 삶과 과거의 사실들이 조금씩 마르틴 베크에게 전해지고 살해 당시 타고 있었던 크루즈의 시간들을 하나씩 꿰맞춰 나가면서 수사는 현실의 이야기처럼 시간과 사실의 단서가 더디게 드러나며 끝을 향해 달려간다... 물론 뛰는 것도 그렇다고 걷는 거도 아니지만 거북이가 결승점을 힘겹게 달려오는 것처럼 두 손을 꼭 맞잡고 응원하는 나를 발견하게 되는 것 안 비밀,

 

5. 그렇다... 읽으면서 우와, 이렇게 현실감 쩌는 소설을 읽어본게 있었나 싶을 정도로 1965년도의 스웨덴의 모습이 있는 그대로 이미지가 머리속에서 하나하나 그려지는 작품이라고 해도 무방하지 싶다.. 사건이 벌어진 현장과 마르틴 베크의 삶과 직업에서 비롯된 인생의 현장을 굳이 떠올리려하지 않아도 그냥 그려지는 그런 작품이라고 해도 전혀 과장되지 않을 정도이다.. 그리고 이 작품은 무엇보다 지금으로부터 60년도 전에 있는 그대로의 시간속의 스웨덴이라는 나라의 경찰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음에도 어떻게 하나같이 거부감없이 머리속에 각인되는가하는 의문이 들 정도로 뛰어난 문장력과 이해력을 작가들이 독자에게 선사해주는 작품이 아닐까 싶다... 기대감이 낮춰질 거라는 그 기대감이, 어라, 똑똑한 꼰대들의 이야기가 지 잘난 티 내는 칭송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작품에 대한 칭송이라는 사실을 깨우치게 되는, 잘나고 똑똑한 사람들 그리고 수많은 유명인의 칭송이 그렇다하면 그렇다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알게되는 것은 읽어보지 않으면 모른다는 사실을 다시한번 깨우치고 있다.... 한낱 경찰소설에서 머리에서 돌깨지는 소리가 들리는 경험을 해보는 것도 참으로 오래간만이다.. 누가 대중장르소설이 허잡하다하고 자계서나 인문서 읽어야 제대로된 독서가라고 했어... 다 즉었어...

 

6. 작품만 놓고 볼작시면, 이 작품 "로재나"는 여태까지 읽은 그 어느 작품보다 현실감이 개쪄는 작품이라고 볼 수 있겠다... 그리고 대단히 더디고 아날로그적 방식의 발품팔이식 이야기인지라 속도감이라고는 찾아볼려고해도 도저히 드러나지 않는 작품이라는 것이지만, 그 와중에 내 손에 땀이 나는 것은 어떤 의미일 지는 혹여라도 궁금하신 독자분들이시라면 꼭 읽어보시라 권해드리고 싶다.. 무엇보다 마르틴 베크라는 캐릭터의 구상에 있어 작가들이 만들어놓은 세계관이 현실의 직업인으로서의 경찰관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있는 그대로의 자신의 책임과 직무에 모든 것을 던져놓는 공감 백배의 인간의 모습인지라 그가 나와 그렇게 다르지않다라는 사실에 오히려 위안을 받고 즐거움을 얻을 가능성이 크지 않을까, 그리고 그런 60년전의 더디고 더딘 세상속에서의 정의로운 한 경찰의 피곤한 인생이 얼만큼 나에게 영웅으로 다가오는 지도 알게 되지 않을까, 그 영웅이 나와 다르지 않다면 그만큼 당신 역시 당신의 삶에서 가장 뛰어난 영웅일지도 모른다는 것과도 다르지 않을까,, 물론 내 가족에게 그런 영웅 대접을 받게 되길 바라지만, 현실이 현실인 만큼,,, 마르틴 베크도 그토록 자신에게 최선을 다하는 아내에게 지쳐가는 모습을 보는 것은 뭐랄까, 같지만 다른 공감이라고 해도 무방해보인다... 사랑과 삶은 별개라고 봐야하나 싶기고 하고,,,

 

7. 쓸데없는 말이 길었다....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이 작품은 마르틴 베크 시리즈이고 딱 10권까지만 집필된 한정판 소설이다.. 그것도 60년 전부터 시작해서 70년대까지만 만들어진 후 페르 발뢰의 안타까운 죽음으로 끝이 난 희소성 가득한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그 내용이 주는 즐거움은 현실이라는 시간과 공간의 세상속에서 끊임없이 독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작품이라고 말해주고 싶다... 유명한 사람들이 다 칭송하니, 나도 그 꼽사리 한번 껴서 말해볼작시면, 수많은 범죄의 세상속에서 자극과 혐오에 무감각해진 사람들을 위한 경찰소설의 고전이라고 하면 어떨까, 이전에도 에드 맥베인도 있었고, 미스터리를 중심으로한 수많은 하드보일드 소설도 있었겠지만 이토록 현실감 쩌는 경찰소설은 당신도 나도 처음 접해볼 수도 있지 않을까,,, 그리고 참고로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마이클 코넬리의 해리 보슈같은 시리즈를 좋아하시는 독자님이시라면 충분히 만족하실 작품이 아니실까 싶은 생각을 읽는 내내 끊임없이 했다.... 나만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읽어보시라.... 싫음 말고,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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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어워닝 잭 매커보이 시리즈
마이클 코넬리 지음, 강동혁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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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언론이 대중에게 전달하는 광범위한 정보와 그와 관련한 영향력은 굳이 말로 표현하지 않더라도 잘 안다.. 아니 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작금의 이 나라의 언론의 대부분은 대중을 개. 돼지 이상으로 보지 않고 있다고 말한다면 지나친 비약이고 극악한 선동이 될까?... 대부분 그럴 것이다.. 언론은 가장 정확하고 사실에 근거한 진실을 보도하고 이를 전달함에 있어 부족함이 없어야할 것이라고, 하지만 우린 어떤가, 그들이 바라보는 무지몽매한 대중의 일부를 자신의 기득권을 목적으로, 사회적 권력의 이권을 만들 요량으로 얼마나 많은 곡해와 거짓 선동과 정치적 무리를 만들려고 혈안이 되어있는가...를 생각해본다면, 더이상 이야기하지 말자,,,,, 기자가 정의를, 진실을, 역사를, 대중을 생각하던 시절은 지나갔다... 개인적으로는 다시는 오질 않을 세상이고 이전에도 제대로 느껴보지 못한 세상을 살아온 나 자신이 실로 안타깝고 불쌍하다..... 난 그렇게 생각한다, 아니면 마는거다... 소설 한권을 읽고 너무 많은 정치색을 담았다...


    2. 이러하 듯 이 소설은 기자의 눈으로 바라보는 세상의 부조리와 범죄의 세상을 다루고 있다... 작가 역시 기자 출신의 범죄소설 작가인 마이클 코넬리이다.. 그는 해리 보슈라는 걸출한 형사 캐릭터를 수십년간 이끌어나가고 있는 뛰어난 작가이고 그가 보여주는 작품의 퀄리티는 매우 뛰어나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작가중 한 명이다... 물론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작가이기도 하고, 그가 간간히 자신을 본딴 듯한 캐릭터를 독자들에게 보여주는 경우가 있는데, 그가 바로 잭 매커보이이다.. 아마도 국내에서는 '시인'이라는 작품에게 그를 만나본 바가 있을 것이다.. 어떻게 보면 간혹 마이클 코넬리의 작품을 읽어보시는 독자분들이시더라도 국내에서의 그의 대표적 '시인'을 기억하는 분들도 계실거다.. 그 주인공이 잭 매커보이고 그의 직업은 "죽음을 담당하는" 기자인 것이다... 그리고 그의 파트너인 레이첼 월링도 '시인'에서의 활약 이후 잭 매커보이와 함께 꾸준히 등장하고 있다... 변함없는 잭의 기자로서의 본능과 레이첼의 프로파일러로서의 능력이 드러나는 작품 "페어워닝"은 소설속(실제로도 존재하는) 잭 매커보이가 근무하는 신문사의 이름이다...


    3. 페어워닝의 소비자를 위한 사회적 문제를 지적하고 기사화하는 신문사에서 근무하고 있는 잭 매커보이는 그동안 '시인'과 '허수아비'를 통한 그의 삶의 굴곡을 어느정도 정리하고 그동안 죽음을 담당하며 살아왔던 기자로서의 삶보다는 소비자와 대중적 이슈속에서 사회적 문제를 들춰내고 경고하는 신문사 '페어워닝'에서 무난한 삶을 그럭저럭 살아가고 있는 와중에 그가 1년전 한번 만난 적이 있는 한 여성의 죽음에 그가 용의자가 되면서, 그의 '죽음을 담당하던' 기자로서의 본능이 깨워난다... 형사는 그에게 숨진 여성이 고리뒤통수 관절 탈구라는 완력으로 인해 목을 졸려 목뼈가 부러져 살해된 여성의 이야기를 전달했고 이에 자신과 만났던 그녀의 삶속에서 범죄와 관련된 단서를 찾아보려 한다... 그리고 조금씩 그 죽음의 실체가 드러나게 되는데, 생각지도 못한 DNA와 관련된 유전자 분석 시스템의 허점과 이로 인해 수많은 익명의 살인사건이 수개월동안 전국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실을 알게 되고 잭은 레이첼과 함께 이 죽음들의 연관성인 유전자 분석에 대해 조금씩 진실속으로 들어가게 되는데....


    4. 소설은 전방위적으로 현실속에서 벌어지기에 전혀 어색하지 않은 있는 그대로의 삶의 문제와 허점을 직접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특히나 남녀의 만남속에서 벌어질 수 있는 위험한 경로의 사생활과 관련하여 아무렇지도 않게 신상이 타인에게 보여질 수도 있다는 사실은 대단히 무섭고 아찔한 범죄의 중심으로 빠져들게 될 수도 있다는 점을 작가는 기자로서의 논점을 정확하게 드러내며 독자들이 즐기는 크라임소설의 흥미속에 매력적으로 담아두고 있다.. 또한 대중이 자신의 가장 근원적인 특성인 유전자를 무작위로 검사하고 그 내용물에 대해서 아무렇지도 않게 던져놓은 결과 이로 인해 심각한 살인사건이 발생하게 될 수도 있다는 경각심 역시 다르지 않다.. 소설은 연쇄살인과 이를 토대로 벌어지는 사회적 범죄자들의 이해못할 범죄행위를 기자의 눈으로 소설속에 담아놓는다. 이는 정확하게 현실속에서 여전히 실재하고 벌어지고 있는 그대로의 날것의 범죄를 담았기에 단순히 스릴러소설의 범주에서즐거움만 느끼기에는 어느정도의 섬뜩함이 담겨있다고 보면 될 것 같다..


    5. 다만 이러한 기자로서의 기준과 사회속 범죄의 위협을 담아내다보니 이전에 보여준 스릴러소설의 짜릿함을 느끼기에는 약간 부족한 부분이 있을 수 밖에 없지않았나 싶다.. 기자로서 사건의 진실과 그 답을 찾아나가는 방법론은 끊임없이 독자들에게 그를 따라가게 만드는 즐거움이지만 스릴러소설로서의 긴박감과 짜릿한 쾌감은 기존의 코넬리 형님의 작품속에서 보여주었던 미칠 듯 파고드는 상황적 개연성과 감정적 페이소스는 이 작품에서는 조금 덜한 부분이 있다라고 난 생각했다... 특히나 잭과 레이첼의 관계적 측면이나 가장 중심에서 소설의 근간이 되는 연쇄살인마에 대한 캐릭터 구성에 있어서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6. 아시겠지만, 마이클 코넬리 작가는 매우 강박적인 개연성과 연결적 구성의 고리를 세심하고 다루고 캐릭터 하나하나에 대단히 현실적이고 입체적인 이미지를 구축하는 작가이다.. 그동안 '시인'이 국내에서 인기를 받은 작품인 이유는 이러한 작가의 역량이 대단히 매력적으로 폭발하는 작품 또한 '시인'이었기에 그러할 것이다.. 역시나 그 시절의 잭 매커보이는 젊고 활동적이고 강박적이고 기자로서, 인간으로서, 충분히 정의와 자신의 직업정신과 세상을 이롭게 할 멋진 입체적 매력을 보여주었지만 이 작품'페어워닝'에서는 '시인'의 잭 매커보이는 사라졌다라는 점을 작가와 캐릭터 본인이 확실하게 보여준다.. 아마 조금은 담백하고 깔끔하게 기자로서의 충실함을 더 보여준 캐릭터를 만든 것은 작가의 의도가 아니었을까, 그래서 이전과는 다르게 약간은 밋밋한 맛에 안타까움을 느끼는 게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든다.. 다만 이런 담백한 크라임소설의 매력이 주는 부분이 혹시 독자들에게 더 매력적으로 다가갈 수도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에 살짝 고민이 된다.. 그동안 내가 너무 자극적이고 극악적이고 정신과 육체가 온통 붉게 물든 세상속에서 살아온 것이 아닌가... 아마 작금의 우리나라의 삶이 나를 더욱 자극적이고 극악적으로 만든것은 아닌가... 그런 세상속에서 편안하고 속도감 넘치게 읽은 이 작품 '페어워닝'이 오히려 더 나은 작품이 아닐까하는 생각도 든다.... 독자들에게 여러 생각을 하게 하지않고 있는 그대로의 하나의 틀속에서 끝까지 간결하면서 흥미롭게 집중하게 만들고 속도감이 뛰어난 작품임에는 틀림없다.. 마이클 코넬리가 그러하고 소설속 잭 매커보이가 그러하다.. 여전히 그는 '죽음을 담당하는' 기자이고 작가이다...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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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일 블루 아이
루이스 베이어드 지음, 이은선 옮김 / 오렌지디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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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어떤 조직이건 상관없이 인간이라는 존재가 모이는 곳에는 어떠한 경우에도 조직속에서의 역학적 관계가 형성이 되기 마련이다.. 특히나 남성들만이 가득한 공간속에서의 조직의 형성, 그중에서 군조직이라는 것은 굳이 그 내막을 끄집어내지 않아도 수많은 매체속에서 이로인한 부작용의 민낮은 여전히 부끄럽게 드러나고 있는 중이다.. 상하관계가 형성이 되고 또래의 젊은이들이 모인 곳에서 벌어지는 그들만의 무지성적 집단화 심리는 참으로 가관일 경우가 많았다.. 이는 과거나 현재나 미래에도 여전히 벌어질 일이기도 하다.. 단지 개방적인 조직 문화가 조금씩 스며들면서 이 조직의 민낮들이 조금씩 사그러들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런 조직사회속에서 각기 다른 개인적 성향이 섞이는 과정속에서 유달리 연악하고 독특한 사고방식과 행동반경을 가진 이는 언제나 따돌림의 대상이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무릇 나조차도 지난 세월속에서 그런 조직의 환경속에서 어떠하였는가를 되짚어볼작시면, 나 역시 빌어먹을 인간중 하나였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지도 모른다... 동조하거나 외면하거나 폭력은 매한가지다......

2. 애드거 앨런 포라는 인물을 모를리가 있겠는가, 그가 현대의 추리적 전형을 만들어낸 장본인이라는 점은 어설픈 독서를 하는 모자란 나일지라도 누구나 한번쯤은 들어봄직한 인물이다... 그의 뛰어난 문학적 재능과 예술적 천재성을 차치하더라도 누구나 그를 아는 이라면, '검은 고양이' 네로 정도는 알 수 있지 않을까, 하지만 단순히 추리적 기법의 창조자라는 것 외에 에드가 앨런 포라는 인물은 뛰어난 시인으로 영미권에서는 더 이름값을 하는 역사적 위인일지도 모르겠다.. 이 소설속에서 실재 에드가 앨런 포라는 역사적 위인이 1830년경에 미국의 웨스트포인트라는 육군사관학교에 마지못해 입학한 후 벌어진 역사속에서 알 수 없는 6개월정도의 시간에 대해 작가는 나름의 상상력과 역사적 팩트를 근거로 하나의 허구적 소설 "페일 블루 아이"를 그려내고 있다.. 물론 추리와 스릴러의 기법으로 허구속에 현실적 인물을 팩션이라는 느낌으로 그려내는 매력적인 추리소설이라고 볼 수 있겠다..

3. 소설은 한 웨스트포인트의 사관생도가 목을 매어 죽음을 당한 일부터 시작한다.. 사관학교와는 상관없은 은퇴한 경찰인 오거스터스 랜도라는 인물의 1인칭 시점으로 사건에 대한 추리와 미스터리의 해결을 진행하고 있다.. 19세기 초반의 미국 정치와 국가권력등이 얽힌 사회상속에서 창설한 지 얼마되지않는 육군사관학교에서 발생한 살인사건을 이슈화하지않고 은퇴한 경찰인 랜도를 통해서 해결하고자하는 상황적 전제를 깔고 있다고 볼 수 있겠다.. 그런 쉬쉬하는 살인사건의 발생과 함께 목매달린체 죽음을 당한 사관생도인 프라이는 죽은 후 심장이 사라지는 사건이 동시에 발생함에 따라 시대가 시대이니만큼 마녀사냥이나 흑마술과 같은 영역까지 소설은 거슬러 올라간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랜도의 탐정적 영역에서 그를 도와주는 조수의 캐릭터로 그 유명한 역사적 인물이자 실재 웨스트포인트에서 사관생도였던 에드가 앨런 포가 등장하게 됨에 따라 소설은 랜도와 포의 단서찾기와 추리적 해결 구도에 따라 적절하면서도 상황적 분위기를 잘 짜맞춰 흘러가기 시작하고, 무엇보다 역사에 근거한 시대적 배경과 인물들의 개연성을 잘 엮어가면서 소설은 미궁속으로 깊이 들어가는게 무척이나 흥미롭게 진행된다...

4. 이 작품은 무엇보다 에드가 앨런 포를 위한 작품임을 한없이 드러낸다.. 연약하면서도 순정적이고 대단히 예술가적 능력과 추리적 천재성을 여지없이 드러내는 포의 소설속 이미지는 입체감이 가득하면서 소설의 전반적인 영향력을 행사한다.. 무엇보다 소설속 상황이 안겨주는 포의 감성적 이미지와 추리적 이성의 맞물림은 상당히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이게 시작과 끝이라면 이 소설에 경의를 표할 이유가 없겠다.. 소설의 서문이나 삽지에서 그렇게 떠드는 반전과 충격의 결말에 대해 굳이 설레발 칠 일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 소설의 매력은 무엇보다 에드가 앨런 포를 그려내려 노력한 일면 외에 랜도라는 인물이 보여주는 뛰어난 추리적 영역과 그와 함께 드러나는 엄청난 사건의 진실에 있다고 본다... 무엇보다 누구보다 서로를 짧은 시간동안 의지하고 신뢰하는 사이에서 벌어지는 균열과 아픔과 고통과 우정과 사랑의 감정선은 쉽게 잊혀지지 않을 지도 모르겠다.

5. 두명의 캐릭터가 보여주는 흔히 말하는 티키타카는 아주 뛰어나다.. 랜도가 포를 향한 연민과 포의 순수하고 열정적인 젊은 시절의 그의 에너지가 너무나도 매력적으로 그려진다는 생각을 할 수 밖에 없었고, 무엇보다 랜도의 관점에서 그가 기록한 이야기의 형식으로 독자들에게 그 시대의 삶과 사회상을 토대로 역사적인 사실들이 자연스럽게 이 소설은 그 시대의 이야기임을 너무나도 명확히 써내려가고 있기 때문에 독자들은 있는 그대로의 에드가 앨런포라는 인물에 대해 이미지화할 수 있는 즐거움이 가득한 작품이기도 하거니와 무엇보다 미스터리소설로서의 장점을 한껏 뽐낸 수작이라는 생각을 할 수 밖에 없다... 마지막까지 - 물론 어느정도 감은 잡을 수도 있었겠지만 - 진실의 진실을 밝혀내게 만드는 작가의 능력은 아주 뛰어나다.. 그리곤 내가 뭘 놓치고 뭘 흘려 보냈는가 싶어 다시금 첫장으로 이야기를 돌려보게되는 매력이 대다나다... 갈수록 책 한권의 가격대가 만만찮은 시대를 살아가고 있지만 그럼에도 나름 즐거움을 만끽한 좋은 작품이라꼬 난 생각한다... 아니믄 말고,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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