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계단
루이스 베이어드 지음, 이성은 옮김 / 비채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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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하면 뭐가 제일 먼저 떠오를까요.. 저한테는 가장 먼저 떠오르는게 예술이라는 단어죠.. 프랑스하면 귀족적이면서 뭔가 예술적인 감성이 스며든 고급스러운 냄새를 풍기는 그런 이미지가 어느정도 굳어져 있는 것 같네요.. 왜 이런 이미지가 되었는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만 실제로 짧지만 제가 가 본 프랑스가 그렇더군요.. 귀족적이더라구요.. 예술적이구요.. 자국의 문화에 대한 크나큰 자부심을 가지고 있더군요.. 이탈리아?.. 물론 존경스러운 예술문화를 가지 나라지만 자기네들과 비교하지 말랍디다.. 진정한 예술의 혼은 지들이 가지고 있다느니 하면서 침을 튀기며 말합디다.. 그러면서 저한테 담배 한 갑 얻어가더군요.. 하여튼 그런 프랑스하면 또 영화가 떠오르지 않습니까.. 프랑스 영화, 참 고급스럽죠.. 암요, 그래서 지루하고 도대체 뭘 이야기할려는건지 도무지 파악이 불가하는 경우도 허다했습니다.. 그러다가 자기네들도 자기들 영화를 못알아먹는 상황까지 오니까(아시죠? 아님 마는겁니다) 신세대들이 헐리우드식 빠른 템포의 영화를 만들기 시작하더군요.. 알기쉽고 즐기는 대중적 영화가 많이 나타나기 시작합디다.. 그게 제가 접한 것이 아마도 90년대 후반쯔음인걸로 기억합니다.. "도베르만"이라는 영화가 있었어요.. 무척 놀랬던 기억이 납니다.. 그 뒤로 자극적이면서 헐리우드풍의 감성적 자극만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대중영화들을 보면서 이런, 프랑스 영화가 변했군화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감성적이고 잔잔하면서 철학적이고 낭만스러운 프랑스 영화가 말이죠, 변한거죠.. 제가 보기엔 그랬습니다.. 그렇게 변했다고 여긴 프랑스 영화중 한 편이 "비독"이라는 영화였습니다.. 아주 멋지더군요.. 내용은 정확하게 기억이 안나지만 덩치 큰 제라드 드 코 큰(혹은 비뚤어진) 아저씨가 나온건 기억합니다.. 아주 스타일이 멋진 이미지(스댕 가면?)를 심어준 기억이 나요.. 그때 처음으로 "비독"이라는 사람을 알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하기 위해 이 소설과 전혀 상관없는 주절거림을 해댄겁니다..

 

소설을 이야기하기전에 이 "비독"이라는 제목을 그 영화에서 보게 되었을때 전 무슨 개와 관련된 영화였겠거니 했다는거죠.. 뭐 불독 비슷하지 않습니까?.. 하지만 사람 이름이었고 19세기 초반의 프랑스의 유명한 범죄자이자 경찰이자 탐정인 실제 인물이었다는거죠.. 이 "비독"라는 인물 때문에 후에 여러 작가님들께서 캐릭터적 영향을 많이 받으셨다는 겁니다.. 아주 드라마틱한 장르소설적 모델이 아니겠습니까?.. 그러니까 이 작품은 그런 역사적 인물을 토대로 또 역사적 사실을 곁들여서 허구적 소설의 재미를 꾸며주신 작품이라 이겁니다.. 프랑스라는 나라의 역사적 과도기의 절정기에 있었던 18세기 후반부터 19세기 초중반까지 하필이면 이 비독이라는 드라마틱한 캐릭터도 함께 했다는 사실, 참 멋진 역사적 사실이 아닐수가 없습니다.. 작품은 프랑스의 귀족적 왕권의 권력이 하늘 끝까지 치솟다 못해 태양까지 권력을 미쳐서 군중들이 더워서 미쳐버려 그 유명한 루이16세와 마리 앙뚜와네트를 목 자른 후 왕족을 가두고 나폴레옹이 대두되었다가 다시 나폴레옹마저 귀향가고 다시 왕권이 부활하는 시점에서 소설은 시작합니다.. 어렵다구요, 그럼 프랑스 역사 연대기를 함 살펴보시구요.. 줄거리는 이렇습니다.. 루이 16세에게는 왕자가 있었죠.. 그중에 우리나라의 조선시대 단종같은 아픔을 가진 루이 샤를이라는 둘째 왕자는 어려서 부모가 단두대의 이사라지고 자신은 "검은 탑"의 "탕플 감옥"속에서 고통속에서 죽음을 맞이하는걸로 나옵니다.. 그때의 나이가 10세인거죠..하지만 죽음을 맞이하는 시점에서 전후의 몇달간의 역사적 사실은 어느곳에도 나오질 않습니다.. 그래서 과연 루이 샤를은 죽었는가?..라는 미스터리가 여전히 현재까지 남아있는거죠.. 자 그리고 비독과 이 소설의 화자인 카르팡티에라는 의학도가 나옵니다.. 르블랑이라는 남자가 카르팡티에를 만나러 오던 중 살해 당하면서 사건이 시작되는거죠.. 르블랑과 카르팡티에는 어떤 관계일까요?. 일단 카르팡티에는 르블랑이 누군지 모릅니다.. 비독은 경찰의 임무를 수행하는 사건 책임자로서 살인사건과 관련된 연결고리를 하나씩 찾아가기 시작하면서 그 속에 숨겨진 권력의 냄새를 맡기 시작합니다.. 과연 갈수록 복잡해지고 거대해지는 이 사건의 진실은 무엇일까요?.. 비독과 카르팡티에는 어떤 활약을 펼쳐보일까요?.. 게다가 루이 샤를은 또 왜 나온겁니까?.. 궁금하시죠?

 

프랑스의 역사를 다룬 소설치고는 진행도 빠르고 문체적 느낌도 시원시원합니다.. 뭐 개인적으로는 재미있었습니다.. 특히 화자의 시점에서 서술된 문장들이 읽는데 무리수를 두지 않더군요.. 또한 사건의 진행 역시 1인칭 시점과 전지적 시점을 오가면서 집중도를 높여주는 역할을 톡톡히 하죠.. 문장들이 아주 쉽고 심리적 표현이나 말들이 고급스럽지가 않고 일반 대화체등의 영화적 냄새가 많이 풍긴다는거죠.. 어라, 프랑스 역사를 다룬 작품인데?..라는 생각을 하면서 작가님을 살짝 들춰보니 미국분이시더군요.. 아하, 그래서 이상하게 프랑스의 역사와 인물을 다룬 소설이지만 미국적 느낌이 자연스럽게 묻어나는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근데 이 미국적 냄새라는게 꼭 집어서 설명하기가 애매하군요.. 그 있잖습니까 직설적이고 쉽게 내뱉는듯한 의도의 말들과 성격적 단순함같은 느낌들.. 일을 어렵게 만들지 않고 시원시원하게 해결할려는 양키적 발상들 말이지요.. 뭐 끝에 가면 미국이라는 새로운 신세계에 대한 내용도 나옵니다.. 영화로 따지고 보면 미국에서 만든 프랑스 역사어드벤쳐미스터리무비 정도로 보시면 어떨까 싶네요.. 물론 영화속 대화는 적응하기 어려운 프랑스말이 아니라 영어가 되는거죠.. 이 소설이 그런 느낌입니다.. 하지만 딱 거기까집니다 역사를 다룬 소설치고는 진중함이 많이 부족하죠.. 무엇보다도 프랑스 역사의 가장 드라마틱한 시대를 다룬 소설치고는 더욱 가볍게 느껴집디다.. 서사가 이어지는 가운데 뭔가 밀당의 느낌이 강한 임팩트가 부족한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재미있게는 보는데 독자를 확 끌어댕기는 힘이 엄써요~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좀 전문적인 말로는 "밋밋합니다"..

 

이 작품이 시리즈물인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으나 보여지는 바로는 단행본의 느낌이 많이 드네요.. 역사를 다루었지만 대중소설의 감성이 한껏 묻어있는 즐겁게 읽을 수 있는 무난한 소설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비독"이라는 실제 인물의 캐릭터를 제대로 잡아주셔서 그 이미지적 느낌이 잘 살아나는 듯 했습니다.. 물론 작중 화자인 카르팡디에라는 젊은 의사의 모습도 나쁘지 않았구요.. 하지만 내용적인 면에서는 역사를 다룬 작품치고는 임팩트가 밋밋했습니다.. 그래도 읽는 동안 지루하다거나 심심하지는 않았으니 나쁘진 않은거죠.. 마지막으로 이 작품의 국내 제목은 별로였습니다.. 그냥 원제목으로 하심이 더 좋았지 않았나 싶네요.. 아님 말구요..내가 뭘 안다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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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트월드 황금펜 클럽 Goldpen Club Novel
이안 벡 지음, 최유나 옮김 / 청어람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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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살아가고 있는 현재의 시간이 그다지 매력적이지 못할 때가 있다는 생각을 간혹 하게 됩니다.. 특히나 요즘의 세대들의 젊은 감성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뭔가 왕따 당하는 듯한 느낌이 들때가 아주 간혹 있다는 말입니다.. 그럴때는 옛날에는 어떠했는데, 옛날에는 뭐 이런게 좋았다는둥 과거의 어느 시절에 대한 향수 같은 것을 그리워하거나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진짜로 아주 간혹 느끼게 된다는 뭐 그런 이야기를 하고 싶은건데.. 뭐랄까요 적다보니까 괜히 나이가 든 것처럼 느껴지는게 내 인생도 이렇게 벌써 평균 연령의 중심을 후딱 넘어가 버렸군화라는 서글픔 비스므리한게 순간 드는군요.. 이럴때 이런 말을 쓰죠.. "참 세월 빠르다"라고.. 이상은 이 책과는 전혀 관계 없는 이야기로 흘러가고 있는 세월의 흐름에 대한 이야기였구요.. 다시 돌아가서 지금 이 시대의 문명이기들과 편리성이 불편해질때도 간혹 있죠.. 옛날처럼 친구집에 전화 걸어서 어머니께 "어무이, 정신이 있습니꺼?""엄따!""오데 갔는데예?""아까 나가서 아직 안들어와따아""정신이 들어오모 저한테서 전화 와따고 전화 좀 해달라 해주이소""아라따,전해주꾸마"라는 뭐 그런 정겨운 대화의 시절이 간혹(오늘 "간혹" 마이 써묵네)그리워질때가 있다는거죠.. 사람 냄새나는 시절이 그립다는 말입니다.. 지금의 현실이 또다른 미래로 이어질수록 더 많은 사람의 냄새가 그리워질겁니다.. 우리 세대는 그럴꺼 같다는거죠.. 그죠?

 

미래에는 역시 첨단기계들과 인간의 획일적인 규율이나 범죄적 측면이 많은 면에서 상당한 통제를 받게 되는가 봅니다.. 많은 미래소설들속에서 인간의 세상과 사회는 규범적이고 도덕적인 통제를 바탕으로 기본적 욕망을 억누르고 삶을 살아가게 만드는 상상력을 보여주시더군요.. 하지만 그로 인해서 발생하는 영원히 변하지 않은 인간들의 본능의 문제점으로 안티적 반응도 예외는 아니죠..이 작품도 그런 인간적 욕망과 현실에서는 용납되지 않는 폭력적 욕구와 탈규범적 일탈을 꿈꾸는 인간의 본성을 풀어주고 채워줄 목적으로 "패스트월드"를 만들게 된다는 뭐 그런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러니까 미래의 어느시점인 2050년 정도 되는 시간이랍니다.. 미래의 시점에서 한 구역을 과거 빅토리아 시대의 19세기 후반의 런던을 옮겨놓은 것이죠.. 그리고 미래의 고커들 - 과거의도시를 관람하러 온 여행객들 - 은 획일적이고 규범화된 현실에서는 용납되지 않은 빅토리아 시대의 런던의 퇴폐와 추악함과 살인과 범죄와 인간의 본능에 기댄 모습을 구경하기 위해 수없이 드나듭니다.. 그러니 이 도시를 만든 회사는 엄청난 돈을 벌어들이는거죠.. 하지만 이 고커들은 과거의 런던에서 보고싶은 것은 일탈이고 범죄와 살인같은 공포적 호기심이 큽니다.. 이 공포적 호기심의 중심엔 존재하는 것이 바로 패스트월드의 팬텀이라는 살인마인거죠.. 그는 잔인하게 살인을 저지르고 심장을 꺼내버립니다.. 팬텀이라는 존재가 가진 비밀은 뭘까요?.. 그리고 신비스러운 한 소녀 이브가 등장합니다.. 그녀를 찾는 팬텀의 목적은 무엇이고 그녀 이브는 도대체 어떤 비밀을 가지고 있을까요, 그리고 현실의 세계에서 자신의 아버지인 루시우스 브라운과 패스트월드를 방문한 칼레브 브라운도 있습니다.. 루시우스는 이 패스트월드를 창조하고 만든 장본인중 한 명인거죠.. 하지만 역시 이 부자들도 사건의 중심에 놓이게 됩니다.. 이브는 도망을 치고 칼레브는 살인의 누명을 쓰게 됩니다. 루시우스는 팬텀에게 납치를 당하고 말이죠.. 그리고 이들은 돕는 바이블J도 있습니다.. 물론 경찰도 있습니다.. 모든 사건의 내막을 파헤치고 사건을 풀어나가려 하지만 별반 역할은 없는 찰스 캐치폴 경감도 있지요.. 이렇게 얽히고 섥힌 빅토리아시대의 런던을 창조해낸 버클랜드사의 숨겨진 비밀과 팬텀과 이브의 진실을 찾아보는거지요.. 답은 언제나 우리가 지나 온 자리에 있기 마련인거죠..그러니 과거로 넘어갑시다..

 

이안 벡의 작품 "패스트월드"는 구성이 색다릅니다.. 뭐랄까요, 독자들의 독서에 도움을 줄려고 한 의도가 크다고 해야하나요?.. 이해력을 도와줄려는 모습이 엿보입니다.. 전체적인 사건을 이끌어가는 사건의 구성이 하나 있구요.. 이브라는 여자아이가 적은 일기형식의 내용이 있습니다.. 물론 두개의 내용은 맞물려 이루어져 있습니다.. 같은 시간적 시점에서 벌어지고 있는 내용을 관찰자의 입장에서는 두개의 방향에서 보게되니 이해도가 훨씬 쉽다고 할 수 있겠죠.. 게다가 경찰의 사건 내막을 파헤치는 중간중간의 추가적 내용들도 이야기의 흘러가는 방향을 안 잊어먹게 잘 데불고가줍니다.. 그래서 읽고 즐기는데는 전혀 무리가 없습니다.. 어떻게 보면 상당히 재미있게 집중할 수 있는 작가의 배려일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말이죠, 이게 더 산만스럽고 어지럽게만 느껴지더군요.. 많은 등장인물이 나오지만 역할이 제대로 집중된 인물은 단 한명도 없습니다.. 심지어 작품의 가장 큰 카리스마를 풍기며 중심추의 역할을 해야 될 팬텀마저 너 뭐냐?..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어 주십니다.. 겉은 번지르한데 속은 하나도 없는 작품인양 말이죠.. 상당히 좋은 소재를 가지고 구상을 하신 작품인데 그 내용들은 정말 이것도 저것도 아닌 작품이 되어버린 듯 합니다.

 

소설이 내용이 거대해지면 책이 두꺼워집니다. 하지만 충실한 내용이면 그 두께는 금방 사라져버리지요.. 오히려 넘어가는 책장이 아깝기까지 합니다.. 좋습니다.. 만약 내용이 충실하지 못하면 그나마 인물의 집중도가 독자의 마음을 뺏을 수도 있습니다.. 공감을 하게 된다는 말인거죠.. 그것도 가독성에 한몫을 합니다.. 재미를 주는 목적으로 큰 부분이죠.. 하지만 오바를 하거나 꼼꼼해질려고하면 허술하거나 지루해지는 경향으로 흐르지 않나 싶습니다.. 제가 볼때 이 작품 패스트월드는 조금 오바스러운면이 있어 보이구요 아동문학을 많이 집필하신 작가님의 의욕이 너무 넘치고 자신만만하다보니 생각만큼 멋진 작품에 대한 구상이 속까지 꽉 채우시지는 못하셨다는 생각을 하게됩니다.. 그런거 있잖습니까?.. 아동문학이 주는 감성적 측면이 너무 강조되었고 서사적 내용인 이야기의 흐름은 아주 길게 이어지지만 단순하게 정리하면 열 장 내외로 마무리 될 수도 있는 그런 느낌말이지요..

 

흔하디 흔한(?)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훅하니 가는 일편적인 과거 회귀형 판타지물이 아니라 미래의 세계에 속한 과거의 도시를 다루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또 점수를 조금 드려야 하겠구요.. 하지만 그 미래의 모습이 소설속에 나타나는게 거의 전무한 점에 대해서는 점수를 조금 많이 깍아야 하겠네요.. 미래의 세상의 모습에 대한 반대적 급부를 표현할려는 의도였다면 미래의 모습도 대강 눈치 챌 수 있게 어느 정도의 바탕을 깔아 주셔야 했다는거지요.. 그러니까 애초에 말씀드린대로 울 작가님께서 너무 과한 무대를 만들어 주셨는데 그 무대를 다 활용하기가 역부족이셨다는 말을 하고 싶네요..

 

너무 까탈스럽게 들춰내는거 같아서 좀 그렇긴 합니다만 이게 다 독자의 애정이라 생각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많이 어중간한 느낌의 작품이라서 더욱더 안타까워서 그럴겁니다.. 청소년을 중심으로 한 작품으로 보기에는 중간 중간의 살인의 행위가 너무 과한 자극성을 주고 또 사건의 흐름과 등장인물들의 모습들을 보면 성인이 감당하기에는 많이 유치해지는 느낌이라서 그렇습니다.. 물론 이야기의 연결고리는 말할것도 없구요.. 독자를 끌어들이기 위한 기본적 집중도는 상당히 떨어지는 작품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많이 아쉽네요.. 좋을 수 있었는데 말이죠.. 시간적, 공간적 배경과 등장인물들의 대치적 관계와 연결 장치들은 무쟈게 호기심을 자극하고 장르적 느낌이 대박이었는데 말이죠.. 그 조절장치가 헐거워버렸으니 안타까울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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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삭이는 자 1 속삭이는 자
도나토 카리시 지음, 이승재 옮김 / 시공사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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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서 학교까지 아이를 데려다 주곤 합니다.. 첫 입학후에는 차로 등교를 시켰는데 아이가 걸어서 가고 싶다고 하더군요.. 아이 걸음으로 가다보면 십오 분 정도의 시간이 걸립디다.. 이곳 저곳 둘러보고 가다보면 한 이십분 정도 소요되는 듯 하더군요.. 그 길을 아침에 함께 합니다.. 그리고 퇴교는 혼자서 오겠다는 말을 하는 아이에게 위험해서 안된다라고 딱 잘라 말했죠.. 아이가 바라보는 세상의 순수함만큼 이 세상은 그렇게 깨끗하지 않다는 어른들의 조바심일까요?.. 노파심일까요?.. 아님 성급한 불안감일까요?.. 학교까지 가는 동안 부딪히는 가장 큰 위험은 찻길인거죠.. 하지만 전 아이에게 정 혼자서 오고 싶다면 엄마랑 통화를 하면서 와라, 출발할때 전화, 횡단보도 건널때 전화, 오는 도중에 전화, 이렇게 총 3번 이상의 통화를 하는게 원칙이라는 말을 했습니다.. 왜 이렇게 아이에게 미리 위험에 대한 인식을 가르치게 된걸까요?.. 게다가 여자아이라서 더 심한 위험감각을 느끼게 되었던 걸까요?.. 찻길이 위험하면 아이에게 혼자 오라는 말을 하질 못할 겁니다(개인적으로는 혼자서 찻길을 건널 정도의 인지는 된다고 보았거덩요).. 그런데도 통화를 하면서 혼자 걸어오라고 한 이유에는 찻길보다 더 큰 뭔가의 범죄적 위험성에 더 많은 비중을 두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제 갓 초등학교 1학년인 딸아이에게는 여전히 아름답고 순수하고 좋기만한 이 세상에 대해 벌써부터 휴대폰을 안기며 위험한 세상을 조심하라는 메세지를 전달해주는 어른의 입장이 무척이나 안타깝긴 하지만 세상 무엇보다 소중한 내아이가 다치지 않길 바라는 부모의 마음이니까요.. 이야기를 할라치면 한도 끝도 없이 이어질 듯 싶어서 요까지 끝겠습니다..

 

이탈리아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영미쪽 스릴러에 가깝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이거슨 이탈리아 소설잉께로 약간은 예술스럽고 조금은 철학틱한 내용일것이라는 편견은 전혀 안가지셔도 무방합니다.. 아주 자극적이고 잔인한 스릴러의 세계로 안내해주니까요.. 딱 헐리우드풍의 연쇄살인마에 대한 마인드로 집필하신 프로파일러적 대중 스릴러의 감성이 충만한 작품입니다.. 그래서 재미있습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허구를 각색하여 만들어낸 작품이다보니 내용이 더 섬짓하게 다가오기도 합니다.. 제발 이런 강아지떡같은 범죄들은 사라지길 바라지만 엄연히 우리의 주변에 늘려있으니까요.. 욕나옵니다.. 어떤 내용이냐믄요? 시작은 교도소에서 한 남자가 강박적일 정도로 청결을 유지하고 결백적 행동을 하고 있는 점에 대해 교도소장이 검사에게 편지를 보내어서 의문점에 대해 설명을 하면서 시작됩니다.. 과연 이 강박적 결백을 하면서 자신을 밝히지 않는 남자는 누구일까요?.. 그리고 난 후 사건이 발생합니다.. 아이들의 시체가 발견되는거죠.. 근데 발견된 것은 아이들의 왼쪽 손들입니다.. 다섯 아이의 손들이 발견되고 나머지 사체를 찾기위해 경찰들은 동분서주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연쇄살인 전담 특별팀이 있습니다.. 로시 경감의 팀이죠.. 범죄학자인 고란 게블러부터 각 분야에서 뛰어난 재능을 가진 경찰팀이 사건을 담당하게 됩니다.. 그리고 다시 아동 성범죄를 일으키는 주길넘들(!)의 범죄행각으로 시선은 옮겨갑니다. 실종된 아이를 찾는데 능력이 뛰어난 밀라형사는 범죄자의 집을 발견하고 아이들을 구해냅니다.. 그리고 로스경감의 특별수사대에 차출되어 아직 죽지 않은 여섯 번째 아이를 구하기 위해 그들과 함께 하는거죠.. 물론 연쇄살인범도 찾아야겠죠.. 하지만 사건을 진행해 나감에 따라 경찰이 찾는 연쇄살인범은 역으로 경찰을 자신의 의도대로 끌고 갑니다.. 각각의 다섯 아이들의 사체가 발견되는 시점에서 자신이 만들어낸 또는 세상의 악을 하나씩 까발려주는 것이니까요.. 그러면서 앨버트로 명명된 연쇄살인범이 주장하는 의도와 연결고리에 착착 맞춰가는 사건의 진행이 이루어집니다.. 경찰은 앨버트가 만들어 놓은 미로속에서 하나씩 그 진실을 파헤치면서 진실로 향해갑니다.. 하지만 그들이 발견하고 얻어낸 진실은 충격적이기만 합니다.. 마지막 순간까지 드러나는 진실은 아주 멋진 반전을 안겨줍니다.. 한마디로 좋네요..

 

이 소설을 이야기하는데 있어서 작가에 대해 먼저 설명 안할 수가 없군요.. 범죄학과 행동과학의 전문가라는 경력답게 상당히 치밀한 사건을 만들어 놓으셨거덩요.. 게다가 이 소설이 데뷔작이래잖아요.. 전 대단하다고 봅니다.. 도나토 카리시라는 작가님이신데요 잘생기셨군요(?) 영화배우같아요..설마 뽀삽은 아니시죠?.. 이 작품의 기본 뼈대는 실화를 바탕으로 했답니다.. 작가님이 범죄학과 행동과학의 전문가이시니 실제 사건에 투입되어 - 소설속의 특별수사대 처럼 말이죠 - 경험했던 일들을 멋지게 재구성해주신 것이니까 뭐랄까요? 사실적 묘사와 더불어 허구보다 사실이 더 스릴러틱하다라는 뭐 그런 느낌이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어 주십니다.. 그래서 더 무섭게 다가올지도 모르겠습니다.. 소설속의 반전과 충격적 결말은 허구적 구성의 색채를 덧입힌 생각이 들구요 기본적인 범죄의 양상은 흔히들 우리가 보는 이세상속의 범죄들이 그대로 소설속에 노출되어 있더군요.. 소설적 짜임새와 추리적 구성은 첫 작품이라고 하기엔 너무 프로페셔널하다고 말씀 드리고 싶네요.. 상당히 스릴러적 소설을 집필하시는 재능이 뛰어나신 듯하구요.. 독자들의 감성과 집중을 잘 이끌어 내시는 것 같습니다.. 대치적 관계인 경찰과 연쇄살인마의 게임속에 몰입을 시키되 객관성과 관찰적 입장을 잘 묘사하신 부분들도 즐거움을 주고요.. 주인공인 고란 게블러와 밀라 형사의 개인적 심리의 묘사들도 향후 상당한 충격을 안겨주는 역할을 톡톡히 합니다..

 

이 소설의 가장 큰 장점은 반전에 있다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스릴러 소설의 원칙중 가장 큰 뼈대는 반전이라는 사실.. 그것도 충격적인 뒷통수를 백만톤의 오함마로 내리치는 듯한 반전이면 최고라 불러줍니다.. 저는 그렇습니다.. 하지만 그 충격적인 반전을 만들기 위해서는 이야기가 주는 짜임새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웬만한 독자들은 다 눈치를 채거나 허술한 결과물에 "웃기지도 않아, 뭐니?..너!!"라는 가소로운 비웃음을 날려드리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독자를 우습게 보면 큰일난다는 이야기인거죠.. 이 작품 "속삭이는 자"는 그렇지가 않습니다.. 아주 잘짜여진 연결고리을 중심으로 마지막까지 함부로 책장을 소비하지않는 멋진 스릴러적 감성을 보여주니까요.. 전 그렇게 봤습니다.. 자, 이제 하지만이 나옵니다.. 두 권으로 된 이 소설은 1편에서 주는 빠른 템포와 스릴러적 감성이 그대로 2편으로 이어지지만 똑같은 양상의 진행이 조금은 지리해지기도 합니다.. 연쇄살인마가 의도한 숨겨진 내막들이 밝혀지는 구조인거죠.. 개인적으로는 록포드가에 대한 이야기는 군더더기처럼 느껴졌습니다.. 전체적 소설의 줄거리에서 따로국밥처럼 느껴졌거덩요.. 저만 그럴수도 있는 상황이니 여기까지 하구요.. 2편의 후반부로 갈수록 충격적인 일이 많이 벌어집니다.. 반전의 재미가 총제적 재미를 안겨주니까요..아주 좋습니다.. 그렇게 잘 나가더군요.. 그런데~~ 그런데!!~~ 이게 어떻게 된 일입니까??.. 2편의 총 400페이지 분량속에서 마지막 369페이지부터 384페이지의 범인이 밝혀지고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는 결말 부분에 337~352페이지가 또다시 인쇄가 되어 있더군요.. 그러니 전 마지막 소설의 결말적 내막을 알지를 못합니다.. 오히려 내막을 모르니 더 많은 독후적 감성이 남더군요.. 인쇄가 잘못되어 이 소설을 보는 결정적 이유인 모든 사건의 내막이 사라져버렸으니 기가 찰 수밖에 없는 일이기는 하지만 제발 직접 구매하신 많은 분들에게는 이런 일이 없으셨기를 바랄뿐입니다.. 전 그냥 내막을 모르고 넘어가도록 하지요..

 

물론 이런 잘못도 독후감에 포함이 되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수많은 인쇄물을 출간하다 보면 이런 일도 생기기 마련이지만 수많은 책들중에서 내가 가지는 책은 단 한권뿐이라는 사실을 생각해주시고 출판사에서는 좀 더 세심한 결과물을 만들어 주셨으면 좋겠네요.. 그렇지만 이 소설 "속삭이는 자"가 주는 스릴러적 재미는 더운 여름밤의 짜증스러움을 날려주기에 충분한 시원함을 안겨드리리라 생각합니다.. 잘 알지도 못하고 전문적 비평도 할 줄 모르는 일개 대중독자이지만 보편타당함이 최고의 평가가 아닌가 싶습니다.. 전 보통적 중년의 스릴러소설 독자입니다.. 그런 전 재미가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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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 아저씨 제르맹
마리 사빈 로제 지음, 이현희 옮김 / 비채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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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고등학교를 다닐때 말이죠 학교앞 동네를 어슬렁거리며 늘 돌아다니는 침보라는 별명을 가진 조금은 덜떨어진 행동을 일삼는 동네 아는 형이 한 명 있었더랬습니다.. 왜 침보라고 불리웠나하면 대강 짐작 가능하시겠지만 늘 지나가는 사람에게 침을 뱉는 행동을 하는 그런 형이었습니다. 대부분의 지나치는 사람들은 외면을 하거나 욕을 해대곤 했죠.. 사실 저도 처음에는 쌍욕도 했습니다.. 침보형의 침세례를 맞아 본 적이 있었거덩요.. 근데 학교 노는 친구들이 울타리 근처에서 한대의 담배연기에 앞으로의 기똥찰 인생을 논하는 자리에 함께 있다가 우연찮게 침보형에게 담배 한개피를 주게 됩니다.. 이런, 담배를 태우더군요.. 더군다나 고맙다는 말까지 듣습니다.. 우리가 아는 침보가 아니었습니다.. 깜짝 놀랬죠.. 하지만 역시 덜떨어진 어눌한 말과 정신적 지체의 모습은 있습디다.. 하지만 그렇게 담배로 안면을 트고 난 후부터는 서로 대화를 하게 된 것이죠.. 아주 어린 아이들이나 해대는 그런 유치한 말부터 동네 이야기까지 다양한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물론 바보 취급을 하고 외면하는 친구들은 오히려 절 바보 취급하곤 했습니다만 전 침보형이랑 이야기하는게 즐겁더군요.. 재미있기도 하구요.. 물론 얕잡아보고 놀리는 부분도 상당히 컸을겁니다.. 침보형도 저의 그런 행동을 충분히 인지하였을거구요.. 하지만 재미있으니 자주 담배를 나눠 태우며 농담과 비속어로 낄낄거리는게 즐거웠습니다.. 애초에 느꼈던 바보스럽고 불친절하고 더러운 침을 뱉는 침보의 모습과 함께 또 다른 즐거운 침보가 보이더군요.. 알고보니 그 당시 나이가 30세가 넘었더라구요.. 아주 동안이었던거죠.. 그 침보라고 불리운 바보스러운 남자는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학습적 내용은 부족했을지 모르지만 인간에 대하는 본연의 마음은 오히려 위선적인 모습으로 "척"하는 인간들보다 훨씬 멋진 사람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오홋, 진지하다아..

 

"바보 아저씨 제르맹"을 보면서 이십 년이 훨씬 지난 과거의 바보 아저씨 침보형이 떠올라 좋았습니다.. 그만큼 참 따뜻한 내용을 담고 있는 소설이네요.. 인간에 대한 사람에 대한 그리고 만남에 대한 무엇보다 소통에 대한 행복함을 주는 작품이라 일단 칭찬을 하고 시작을 해야겠어요.. 줄거리를 들어보시면 더 따숩을겝니다.. 나이 40이 넘은 바보 제르맹은 문맹에다가 그럭저럭 자신의 영역안에서 몇몇의 친구들과 자신만의 삶을 별 탈 없이 살아가는 아저씨입니다.. 그의 성적 욕구를 풀어주고 함께 사랑을 나누는(?) 아네트도 있구요 제르맹을 있는 그대로(?) 바보로 인식하고 함께 하는 몇 몇의 친구들도 있으니 그리 나쁜 인생살이는 아니네요..근데 그의 여러가지 취미생활중 하나인 공원에서 비둘기의 이름과 숫자를 파악하는 즐거움에 문득 나타난 한 할머니가 등장하게 됩니다.. 마르게리트라는 아주 연세가 많으신 분이신데 인사를 나누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조금씩 책을 매개로 한(제르맹은 문맹에다가 책이라면 오줌을 지릴 정도의 공포심도 있답니다) 소통을 가지게 됩니다.. 물론 마르게리트가 읽고 제르맹은 듣고 그 의미에 대해 소통하는거죠..그렇게 그들의 우정은 조금씩 이어집니다.. 물론 주위의 친구들과의 소소한 일상도 더불어 진행되어지죠.. 따숩습니다.. 그리고 마르게리트의 외로움과 노년의 서러운 인생의 황혼과 제르맹의 지나온 인생의 아픔등이 상호작용하며 소통하게 되면서 일상의 변화와 그동안 느껴보지 못한 제르맹의 지적 변화가 이루어지면서 진정한 삶의 즐거움을 느끼고 희망을 만들어 나간다는 이야기인거죠.. 일종의 나이 많은 바보 아저씨 제르맹의 성장소설로 보셔도 무방하겠습니다.. 그 중심에는 마르게리트라는 현명하고 지적인 할머니가 있고 그들은 이어주는 매개체로 "책"이라는 즐거움이 있는것이죠..

 

어떻게 보면 이 소설의 문장은 따숩은 감성과는 다르게 탁탁 끊기는 느낌과 툭툭 던져대는 시니컬한 느낌이 많이 듭니다.. 무엇보다도 바보처럼 보이는 문맹인 제르맹의 시점에게 적힌 문체라서 그럴꺼라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각 챕터가 무쟈게 짧아서 제르맹이 투덜대는 말처럼 보여질 정도네요..처음에는 그렇다는 말입니다.. 주위의 사람들이 자신을 대하는 모습과 자신에 대한 자신이 느끼는 자신의 모습을 제대로 인식하고 있으니 말이죠.. 그러니까 40년이 넘게 살아오면서 자신의 머리는 "미개척"의 황무지 상태임을 누구나 알고 있기 때문에 자신을 놀리고 무시하더라도 그냥 투덜될 수밖에 없는 그런 적응적 행동과 어투가 그대로 묻어나는거지요..심지어는 자신의 엄마가 인식시켜주는 바보의 이미지와 탈모성애적(?) 행동은 더욱더 제르맹의 말투와 성격의 시니컬함을 더해준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이게 뒤로 갈수록 달라지는거죠.. 마르게리트를 만나고 소통하고 자신의 지적 능력에 대한 자신감을 찾게 되고 즐기게 되면서 문장 역시 더욱 인간적 냄새와 거부적 반응이 아닌 소통의 단계로 나아가는 거지요.. 그런 과정의 흐름이 너무 자연스러웠고 문장이 주는 작은 웃음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읽어보시면 아시겠지만 절대 이 소설속의 화자인 제르맹은 바보가 아니라 너무나도 순수하고 순백색의 심성을 지닌 제목의 의미처럼 "미개발상태"의 하얀 백지의 여백을 가진 사람인 것이죠..

 

개인적으로는 흠잡고 이런 점이 싫었다라고 할 부분이 없어 보입니다.. 소설속에 등장하는 몇 몇편의 고전작품들도 전혀 모르는 작품이긴 하지만 작품의 내용과 무척이나 잘 어울렸고 하나하나 사전속의 의미를 찾아가는 제르맹의 행동에 대한 묘사도 충분히 납득가능하며 수긍케 해주니까요..단지 불어라고는 "제 네 쎄 빠(Je ne sais pas)"밖에 모르는 저의 입장에서 소설속에 나오는 단어들을 파악하는게 조금 구찮기는 했지만 집중 못한 제 탓이 클겁니다.. 제르맹보다 못한거지요..

 

작가님께서 아동문학을 많이 집필하신 듯 싶은데 아동스러운 성인문학(?)도 충분히 잘 집필하시는 듯합니다.. 툭툭 내뱉는 제르맹의 말에서 성인의 냄새가 물씬 풍기는데도 아동적 감성이 함께 있으니 말이죠.. 희한하더군요.. 오랫동안 유치원 교사를 하신 경험과 감성이 잘 버무려져 있는 듯해서 전 많이 좋았습니다.. 사실 전 영화에 대해서는 몰랐습니다만 표지를 보면서 이 역할은 바로 뚱땡이 프랑스 코주부 영화배우 제라드 드파르티유 아저씨가 제격이라고 생각했는데.. 벌써 나왔더군요..왜 나만 몰랐쥐?.. 게다가 마르게리트역으로는 실제 아흔이 넘으신 분이 맡으셨더군요.. 요즘 프랑스 영화 많이 재미있어졌는데 기회되면 함 찾아봐야겠군요.. 하지만 역시 저에게 최고의 프랑스 영화는 엠마누엘이 아닌가 싶습니다.. 흠, 결말이 좀 이상하군요..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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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집을 발로 찬 소녀 1 밀레니엄 (뿔) 3
스티그 라르손 지음, 임호경 옮김 / 뿔(웅진)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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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 이야기 또 한번 해볼까요?.. 관심 없으신 분들은 다음 단락으로 직행하셔도 큰 무리는 없으실터이니 일단 서평량도 늘릴겸 끄적대볼까요.. 뭐 사실 이 서평중에서 진한 글씨만 읽으시는 분들도 계시고 마지막 단락만 읽으시는 분들도 계시고 안읽어도 읽은척 하시는 분들도 계시리라 믿습니다.. 그러니 무시하셔도 전혀 슬프지 않아요오.. 자, 제가 군대에 있을떄 말이죠.. 전 행정병이었습니다.. 총쏘는 군인이지만서도 군대행정과 관리시스템을 담당하는 업무를 담당했다는 것이죠.. 국가 공무집행기관과 큰 차이가 없습니다.. 뭐 이것이 국가기밀이라카믄 그러니 전 여기서 국가 기밀을 까발랐으니 이제 큰일난겁니다라꼬 하겠지만 사실 별거 아닌 내용이기도 합니다.. 설마 잡아가거쓰요?.. 하여튼 전 군대생활을 하면서 비밀취급인가 자격을 갖춘 군행정병이었다는 것이지요.. 따로 교육도 받았습니다. 절대로 기밀을 누설해서는 안되며 군 제대후에도 몇년간 해외를 나가질 못한다는 뭐 그런 각서도 썼던걸로 기억합니다.. 안썼나?.. 그러니까 제 말은 국가에서 행하는 일들은(제가 한 일들로 볼때에는) 뭐 그리 대단한 일이라꼬 비밀로 하고 쉿쉿거리고 숨기고 몰래 속닥거리는 일들이 많더라는 것입니다.. 사실 군과 관련된 일은 국가안보와 관계가 되어 있으니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겠죠.. 이해합니다.. 하지만 이런 권력의 최상층에서는 이런 비밀유지의 시스템이라는게 아주 점조직적이고 산발적으로 이루어지는 경우도 허다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더군요.. 뭐 비밀이라고 할 것도 없는거로 보이는 사소한 것들도 비밀이라는 큼지막한 도장을 찍어서 주는 센스를 무쟈게 만들어주시더라구요.. 그러니까 국가에서 뭔가 만들어내는것은 심심하면 대외비라는 이름을 달고 있더라는 말입니다.. 비밀을 너무 많이 만드시다보면 그 비밀이 넘쳐나고 기억도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되고 결국 비밀이 비밀이 아니게되고 쌓이고 쌓인 비밀은 썩을대로 썩어서 결국 다른 중요 비밀까지 썩게 만드는 결과도 가져오게 될지도 모른다는 것이지요.. 뭐 저도 제대한지 몇 십년이 지나서 기억이 가물하니 영화에서 본 기억이 군대에서의 기억과 오바랩이 된 것일지도 모르겠군요.. (이렇게 은근슬쩍 넘어갈 의도이긴 합니다)

 

밀레니엄 3부 "벌집을 발로 찬 소녀"의 1편에서는 이런 정치권력과 국가권력의 비밀스러운 행위들과 국가기관이 보여주는 인권과 개인적 사생활 유린의 한 더러븐(?!) 행태를 보시게 됩니다.. 한 나라의 주권은 분명 국민들에게 있는데도 불구하고 국민의 위에서 군림하며 국민의 눈과 귀를 멀게하고 아무것도 모르게 뭔가를 숨겨서 진행해 나가고 국민들을 바보천치로 만드는 일들이 스웨덴이라는 아주 멋진 복지국가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일삼고 있다는 사실이 경악스럽더군요.. 국민 복지에 있어서는 세계 최고라고 일컫는 대단한 선진국에서도 조차 이런 국민을 바보로 알고 행동하는 국가권력이 사방천지에 썩은내를 풍기면서 댕기는데 기타 다른 나라들은 오죽할까요?.. 요즘 뉴스를 보면 우리나라는 아예 백만년된 공룡 똥구덩이만큼 썩어나자빠져있다는 생각도 해보게 됩니다.. 음, 사회 비판은 소설에서 하니까 전 책이야기나 할께요..

 

2부에서 다룬 살란데르의 과거와 인생이 3부까지 이어집니다.. 그러니까 1부와 다른 2부의 내용과는 조금 틀리게 3부에서는 2부의 연장선상에서 3부만의 중심내용이 살짝 가미되어 있다고 보시면 되겠네요.. 그러니까 2부에서도 드러났던 정치권력의 비밀첩보집단인 스웨덴의 세포라는 비밀경찰과 관련된 내용이 전반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죠..그외에 언론계의 내용도 추가적인 흥미를 더해주구요.. 역시 총맞은 살란데르가 병원에서 회복해 나가고 사건의 중심으로 다시금 돌아올지 안올지는 모르지만 자기 역할을 후반부되면 조금씩 하게 되는거죠.. 전체적으로 3부의 1편은 블롬크비스트의 역할이 상당히 커지고 언론계의 일들이 많이 드러나게 됩니다.. 물론 이 언론이 파내는 진실속에 정치권력의 중심에 놓인 비밀경찰 세포의 비밀스러운 파렴치한 행위가 메인 메뉴이라는거죠.. 조금 아쉬운건 우리의 살리는 총 맞은데가 아파서 여전히 병원에 누워있다는 사실이 안타깝다는거죠.. 그러다 보니 흥미가 조금 덜해지고 진행이 느려진다고 느낄 가능성도 있습니다.. 주인공이 누워있으니 곁다리가 나타나고 그러다보니 본방보다는 광고가 더 많아지는 경우가 될 수도 있거덩요.. 물론 그 나름의 광고들도 상당한 재미를 줍니다만 전 시리즈들보다는 조금 그 스릴러적 감흥이 떨어지는 부분이 없지않아 눈에 띈다고 보는거죠.. 전 일단 그렇게 보이네요..

 

2편을 봐야겠습니다만 일단 1편만 두고보았을때는 전체 3부작 6편중에서 가장 스릴러적 감성이 떨어진다고 보여집니다.. 따로국밥처럼 시리즈가 나눠지는데도 불구하고 3부는 2부의 연장선에 있으며 세포라는 스웨덴 국가조직의 권력을 너무 많이 소개하면서 그 이면을 가르쳐주실려는 의도가 많았기 때문인거지요 게다가 전체를 꿰뚫는 사건의 중심에서 한발짝 빠져있는 에리카의 언론계에 대한 구조적 내용도 첨가되다보니 조금은 전작들에 비해서 진행의 빠름이 더뎌질 수 밖에 없는 것이지요.. 그렇다고 실망스럽다는 아니라고 말씀 드릴수가 있겠구요.. 후반부로 가면 살짝 자신의 본연의 업무에 복귀(?)하며 사건의 전반으로 나설 준비를 하는 살란데르와 슈퍼B의 활약은 2편에서 기대되게 만들어주더군요.. 그러니까 3부의 내용으로 보면 이전의 사회적 병폐와 범죄와 패륜등을 다룬거와는 달리 국가권력과 정치적 이슈를 다루다보니 상당히 거대해진 느낌도 듭니다.. 과하게 커져버렸으니 이걸 마무리할려면 쉽지는 않을 듯 싶긴한데 이전에 작성된 평들을 보면 상당히 좋았다고 하더군요.."총3부작중에서 가장 좋은 것이 3부이다아".. 라는 이야기도 얼핏 보였습니다.. 앗, 아이라카는 평도 제법 있군요.. 하지만 우린 언제나 평균을 내는데 아주 뛰어난 재능을 가진 민족인 관계로다가 평균적으로 보면 3부 2편의 재미는 그럭저럭 뛰어나다라꼬 볼 수 있겠죠.. 일단 기대를 품고 2편으로 달려가기로 하구요.. 더 많은 이야기는 막을 내리는 2편에서 더 주절거려 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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