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계단
루이스 베이어드 지음, 이성은 옮김 / 비채 / 2011년 4월
평점 :
절판





프랑스하면 뭐가 제일 먼저 떠오를까요.. 저한테는 가장 먼저 떠오르는게 예술이라는 단어죠.. 프랑스하면 귀족적이면서 뭔가 예술적인 감성이 스며든 고급스러운 냄새를 풍기는 그런 이미지가 어느정도 굳어져 있는 것 같네요.. 왜 이런 이미지가 되었는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만 실제로 짧지만 제가 가 본 프랑스가 그렇더군요.. 귀족적이더라구요.. 예술적이구요.. 자국의 문화에 대한 크나큰 자부심을 가지고 있더군요.. 이탈리아?.. 물론 존경스러운 예술문화를 가지 나라지만 자기네들과 비교하지 말랍디다.. 진정한 예술의 혼은 지들이 가지고 있다느니 하면서 침을 튀기며 말합디다.. 그러면서 저한테 담배 한 갑 얻어가더군요.. 하여튼 그런 프랑스하면 또 영화가 떠오르지 않습니까.. 프랑스 영화, 참 고급스럽죠.. 암요, 그래서 지루하고 도대체 뭘 이야기할려는건지 도무지 파악이 불가하는 경우도 허다했습니다.. 그러다가 자기네들도 자기들 영화를 못알아먹는 상황까지 오니까(아시죠? 아님 마는겁니다) 신세대들이 헐리우드식 빠른 템포의 영화를 만들기 시작하더군요.. 알기쉽고 즐기는 대중적 영화가 많이 나타나기 시작합디다.. 그게 제가 접한 것이 아마도 90년대 후반쯔음인걸로 기억합니다.. "도베르만"이라는 영화가 있었어요.. 무척 놀랬던 기억이 납니다.. 그 뒤로 자극적이면서 헐리우드풍의 감성적 자극만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대중영화들을 보면서 이런, 프랑스 영화가 변했군화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감성적이고 잔잔하면서 철학적이고 낭만스러운 프랑스 영화가 말이죠, 변한거죠.. 제가 보기엔 그랬습니다.. 그렇게 변했다고 여긴 프랑스 영화중 한 편이 "비독"이라는 영화였습니다.. 아주 멋지더군요.. 내용은 정확하게 기억이 안나지만 덩치 큰 제라드 드 코 큰(혹은 비뚤어진) 아저씨가 나온건 기억합니다.. 아주 스타일이 멋진 이미지(스댕 가면?)를 심어준 기억이 나요.. 그때 처음으로 "비독"이라는 사람을 알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하기 위해 이 소설과 전혀 상관없는 주절거림을 해댄겁니다..

 

소설을 이야기하기전에 이 "비독"이라는 제목을 그 영화에서 보게 되었을때 전 무슨 개와 관련된 영화였겠거니 했다는거죠.. 뭐 불독 비슷하지 않습니까?.. 하지만 사람 이름이었고 19세기 초반의 프랑스의 유명한 범죄자이자 경찰이자 탐정인 실제 인물이었다는거죠.. 이 "비독"라는 인물 때문에 후에 여러 작가님들께서 캐릭터적 영향을 많이 받으셨다는 겁니다.. 아주 드라마틱한 장르소설적 모델이 아니겠습니까?.. 그러니까 이 작품은 그런 역사적 인물을 토대로 또 역사적 사실을 곁들여서 허구적 소설의 재미를 꾸며주신 작품이라 이겁니다.. 프랑스라는 나라의 역사적 과도기의 절정기에 있었던 18세기 후반부터 19세기 초중반까지 하필이면 이 비독이라는 드라마틱한 캐릭터도 함께 했다는 사실, 참 멋진 역사적 사실이 아닐수가 없습니다.. 작품은 프랑스의 귀족적 왕권의 권력이 하늘 끝까지 치솟다 못해 태양까지 권력을 미쳐서 군중들이 더워서 미쳐버려 그 유명한 루이16세와 마리 앙뚜와네트를 목 자른 후 왕족을 가두고 나폴레옹이 대두되었다가 다시 나폴레옹마저 귀향가고 다시 왕권이 부활하는 시점에서 소설은 시작합니다.. 어렵다구요, 그럼 프랑스 역사 연대기를 함 살펴보시구요.. 줄거리는 이렇습니다.. 루이 16세에게는 왕자가 있었죠.. 그중에 우리나라의 조선시대 단종같은 아픔을 가진 루이 샤를이라는 둘째 왕자는 어려서 부모가 단두대의 이사라지고 자신은 "검은 탑"의 "탕플 감옥"속에서 고통속에서 죽음을 맞이하는걸로 나옵니다.. 그때의 나이가 10세인거죠..하지만 죽음을 맞이하는 시점에서 전후의 몇달간의 역사적 사실은 어느곳에도 나오질 않습니다.. 그래서 과연 루이 샤를은 죽었는가?..라는 미스터리가 여전히 현재까지 남아있는거죠.. 자 그리고 비독과 이 소설의 화자인 카르팡티에라는 의학도가 나옵니다.. 르블랑이라는 남자가 카르팡티에를 만나러 오던 중 살해 당하면서 사건이 시작되는거죠.. 르블랑과 카르팡티에는 어떤 관계일까요?. 일단 카르팡티에는 르블랑이 누군지 모릅니다.. 비독은 경찰의 임무를 수행하는 사건 책임자로서 살인사건과 관련된 연결고리를 하나씩 찾아가기 시작하면서 그 속에 숨겨진 권력의 냄새를 맡기 시작합니다.. 과연 갈수록 복잡해지고 거대해지는 이 사건의 진실은 무엇일까요?.. 비독과 카르팡티에는 어떤 활약을 펼쳐보일까요?.. 게다가 루이 샤를은 또 왜 나온겁니까?.. 궁금하시죠?

 

프랑스의 역사를 다룬 소설치고는 진행도 빠르고 문체적 느낌도 시원시원합니다.. 뭐 개인적으로는 재미있었습니다.. 특히 화자의 시점에서 서술된 문장들이 읽는데 무리수를 두지 않더군요.. 또한 사건의 진행 역시 1인칭 시점과 전지적 시점을 오가면서 집중도를 높여주는 역할을 톡톡히 하죠.. 문장들이 아주 쉽고 심리적 표현이나 말들이 고급스럽지가 않고 일반 대화체등의 영화적 냄새가 많이 풍긴다는거죠.. 어라, 프랑스 역사를 다룬 작품인데?..라는 생각을 하면서 작가님을 살짝 들춰보니 미국분이시더군요.. 아하, 그래서 이상하게 프랑스의 역사와 인물을 다룬 소설이지만 미국적 느낌이 자연스럽게 묻어나는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근데 이 미국적 냄새라는게 꼭 집어서 설명하기가 애매하군요.. 그 있잖습니까 직설적이고 쉽게 내뱉는듯한 의도의 말들과 성격적 단순함같은 느낌들.. 일을 어렵게 만들지 않고 시원시원하게 해결할려는 양키적 발상들 말이지요.. 뭐 끝에 가면 미국이라는 새로운 신세계에 대한 내용도 나옵니다.. 영화로 따지고 보면 미국에서 만든 프랑스 역사어드벤쳐미스터리무비 정도로 보시면 어떨까 싶네요.. 물론 영화속 대화는 적응하기 어려운 프랑스말이 아니라 영어가 되는거죠.. 이 소설이 그런 느낌입니다.. 하지만 딱 거기까집니다 역사를 다룬 소설치고는 진중함이 많이 부족하죠.. 무엇보다도 프랑스 역사의 가장 드라마틱한 시대를 다룬 소설치고는 더욱 가볍게 느껴집디다.. 서사가 이어지는 가운데 뭔가 밀당의 느낌이 강한 임팩트가 부족한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재미있게는 보는데 독자를 확 끌어댕기는 힘이 엄써요~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좀 전문적인 말로는 "밋밋합니다"..

 

이 작품이 시리즈물인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으나 보여지는 바로는 단행본의 느낌이 많이 드네요.. 역사를 다루었지만 대중소설의 감성이 한껏 묻어있는 즐겁게 읽을 수 있는 무난한 소설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비독"이라는 실제 인물의 캐릭터를 제대로 잡아주셔서 그 이미지적 느낌이 잘 살아나는 듯 했습니다.. 물론 작중 화자인 카르팡디에라는 젊은 의사의 모습도 나쁘지 않았구요.. 하지만 내용적인 면에서는 역사를 다룬 작품치고는 임팩트가 밋밋했습니다.. 그래도 읽는 동안 지루하다거나 심심하지는 않았으니 나쁘진 않은거죠.. 마지막으로 이 작품의 국내 제목은 별로였습니다.. 그냥 원제목으로 하심이 더 좋았지 않았나 싶네요.. 아님 말구요..내가 뭘 안다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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