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칼리버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9-3 아서 왕 연대기 3
버나드 콘웰 지음, 조영학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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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좀 할 말이 많은 관계로다가 쓰잘데기없는 주절거림은 이 한줄로 그치고 바로 책에 대한 이야기만 하도록 하겠습니다.. 대단히 매력적인 작품입니다.. 제목답게 연대기로서의 대서사적 줄거리를 가진 상당히 많은 분량의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읽기에 딱 좋게 집필되었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잘은 모르겠으나 수많은 아서왕에 대한 이야기들이 보통은 대서사시에 걸맞게 많은 분량(보통 5권 이상 되지 않나요?)을 가지고 있거나 청소년용의 단권의 짤막한 분량을 가지거나 뭐 그런 정도로 봐왔습니다.. 단행본 형식으로 볼때는 이 작품이 가장 대중소설로서의 입맛에 걸맞다는 생각을 먼저 하게 되더군요.. 3권의 연대기속에 아서왕과 그의 동지들에 대한 모든 이야기가 다 채워져 있답니다.. 뭐 사실은 다른 아서왕 이야기를 제대로 읽어본 적이 없어 정확한 데이타는 아니란 점을 알려드립니다..

 

이 작품은 한꺼번에 연대기가 출시된 것이 아니라 2년 가까이의 시간을 두고 차례로 한 권씩 출시가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3부가 출시되기전 1,2부를 읽었습니다만 그 시간이 제법 길었죠.. 하여튼 결과적으로 이렇게 아서왕 연대기 3부작을 모두 읽게 되었습니다.. 아서왕이라는 글로벌적 남성 로망의 영웅을 앞세운 작품이다보니 상당히 거친면모가 돋보이는 야성적 5세기경의 브리튼을 중심으로한 전쟁소설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여전히 야만스럽고 비이성적이고 마법이 주를 이루는 북유럽적 감성속의 축축한 대지의 기운을 가진 공간적 배경을 중심으로 로마의 속국에서 벗어나 그들의 나라를 세워나가는 초기의 현재의 영국의 역사인거죠.. 로마로 부터 들어온 기독교의 기세가 몰아닥치는 가운데 영국적 전쟁 서사시가 펼쳐지는겁니다.. 그게 진실이든 전설이든 상관없습니다.. 아서왕이라는 존재는 있으나 없으나 우리의 머리속에는 영웅으로 이미 각인되어 있는 인물이니까요.. 개인적으로는 좀 더 화려한 역사적 가면을 두른 우리나라의 영웅을 원하기는 합니다만 여전히 우리의 윗세대(또는 우리세대)는 우리의 역사라는 관점에 대해 보수적이고 무심하고 외면하고 대중적이면 그 가치가 떨어진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이 계신거같아 조금은 안타깝기도 합니다만.. 여하튼 저 나라에서는 아니 글로벌적으로다가 영국의 조상인 아서라는 왕(소설속에서는 왕이 되지 않음)은 대단히 남성적 로망의 기준이 되는 분이 되셨다는거죠..

 

아시다시피 아서왕하면 원탁의 기사이고 기사라는 개념을 확실하게 인지시켜주신 분이시죠.. 그리고 동맹이라는 개념과 절친(?)과 서약이라는 남성적 맹세에 대해 세상의 남자분들의 거친 면모의 감성을 깨우는데 일조를 하신 분이십니다.. 하지만 이 작품속에서는 우리가 아는 원탁의 기사라는 개념은 없습니다.. 그저 군주와 친구의 개념과 동맹의 현실적 역사속의 존재가치가 담겨있을 뿐이죠.. 물론 대단히 멋진 존재 가치를 발산시켜 주시는 분들이 마지막까지 아서와 함께 합니다.. 진정한 동지이자 친구인거죠.. 그중의 한 인물이자 이 작품의 화자이고 전설의 기사인 데르벨 카다른이 주인공인거죠.. 사실 이 연대기의 중심은 아서왕이지만 주인공은 데르벨이라는 그와 평생을 함께한 기사의 이야기입니다.. 데르벨이 바라본 세상과 그의 친구인 아서에 대한 모든 것이 담겨있는거죠.. 소설은 데르벨이 훗날 자신의 과거에 대해 회고록적 역사를 기록하는 상황에서 기억을 더듬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권인 윈터킹에서 둠노니아의 왕 유서의 서자로 태어나 왕이 되지 못하는 남자 아서가 유서의 아들 모드레드를 왕이 되게 하기 위한 서약을 함으로서 아서왕의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이 연대기는 모드레드를 왕으로 만들어 브리튼을 통일하고자 하는 아서와 그의 동지들에 대한 이야기인 것입니다.. 그리고 전쟁을 하게 되죠..연대기를 통틀어 수많은 전쟁이 등장합니다.. 하나하나 전쟁의 묘사방식은 아주 적나라한 모습으로 구체적인 영상적 감성까지 독자들에게 선사해줍니다.. 제가 머리가 나빠 공간적 이해도가 상당히 떨어지는 독자중 일인이자만 콘웰 할아버지가 들여주시는 전쟁의 이야기는 도저히 듣다가 오줌누러가는것도 잊어먹을 정도의 집중도를 보여주시니까요.. 하지만 전쟁과 땅따먹기의 구시대적 전쟁의 기준선외에도 인간의 유기적 관계에 대한 사랑과 배신과 권력과 욕망과 본능에 대한 시대적 상황이 절절히 흘러나옵니다.. 그 시대의 비이성적 세상은 참으로 야만스럽고 본성에 기인하는 감성적 야성의 리얼리티가 제대로 묘사되었다고 보여집니다.. 진짜로 그 시대의 그 나라에서는 그러했을꺼라는 확신까지 들더군요.. 가상의 소설임에도 말이죠..

 

무엇보다도 아서왕이라는 존재의 가치에 빛을 내어주는 인물은 멀린이라는 마법사입니다.. 어떻게 보면 현재의 우리가 봤을때는 아서왕보다 더 존재적 가치와 역사적 영웅으로 떠받들어지는 인물이 멀린이 아닐까 싶네요.. 왜냐하면 가장 신에 가까운 인물이니까요.. 위대한 마법사 아니겠습니까.. 하지만 이 작품속에서의 멀린은 까탈스럽고 이기적이고 영웅적 이미지와는 거리가 먼 인물인 것처럼 보입니다.. 그리고 그의 마법과 관련된 내용은 현재의 우리들에게는 전혀 익숙하지 않은 미신적 집착으로 보여지기도 하더군요.. 하지만 멀린은 역시 위대한 마법사이고 대단한 통찰력을 지닌 역사적 인물임에는 틀림없는 존재로 데르벨은 그를 확인시켜줍니다..

 

그리고 화자인 데르벨의 눈으로 기존의 역사속에서 보여진 아서왕의 사랑과 배신에 대한 이야기를 달리 알려줍니다.. 란슬롯과 귀니비어에 대한 이야기인거죠.. 우리가 알고 있는 화려하게 치장된 역사의 이면에 숨겨진 인물들의 진실을 까발려주는겁니다.. 너거들이 알고 있는 애네들이 사실은 똥묻은 쓰레기만도 못한 인물일수도 있다는 사실인거죠.. 물론 그 중심은 란슬롯이라는 은백의 기사의 이야기입니다.. 어떻게보면 1,2부의 아서와 대립의 중심도 란슬롯일겁니다.. 역사적으로는 란슬롯을 위대한 전사이자 기사로 노래하고 있지만 사실은 비겁한 권력추종자의 면모 외에는 가진게 없다는 사실을 알려줍니다.. 배신을 밥먹듯이 하고 권력에 빌붙는 부르조아적 기회주의자의 전형인거죠.. 아서와는 정반대의 성향인 것입니다.. 세상 누구보다 인간적이고 권력을 탐하기보다는 평화를 사랑하는 한 영웅의 모습과는 말이죠.. 영웅은 스스로 되는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것이라는 말이 그대로 실천되는 인물인 것입니다.. 자신이 의도한 것이 아닌 세상에 의해 영웅이 되어버린 인간이니까요.. 데르벨은 그런 아서의 아픔을 함께하는 주인공인거죠.. 그러나 아서가 사랑하는 귀니비어는 한마디로 여걸인 것입니다.. 귀니비어에 대해서는 근래에 많은 해석이 바뀌었습니다만.. 기존의 귀니비어는 청아하고 고고하며 여성적 자태에 여신의 이미지가 강하지 않았던가요?.. 하지만 실제 기록된 귀니비어라는 인물은 아주 탐욕적이고 권력과 부에 대한 집착과 거친 면모와 군림하고자 하는 속물적 근성이 넘치는 여걸의 이미지를 많이 보여줍니다.. 특히나 1,2부에서는 아주 밉쌍으로 자리매김하죠.. 물론 3부에서 보여지는 귀니비어의 모습은 진정한 여군주로서의 이미지로 탈바꿈하게 되지만 말이죠.. 

 

자, 정리해보면 3부작을 통틀어 제일 중심이 되는 주제는 둠노니아의 왕세자 모드레드를 왕위에 앉히기로 유서왕과 서약한 아서의 이야기이구요.. 그럴려니 주변의 속국을 통일해야되는 과정이 담긴거구요.. 전쟁을 할려면 군인과 기사들이 필요한데 그 인물들이 아서왕의 기사들이자 친구들이구요.. 그 중에 란슬롯이라는 쓰레기같은 인물이 대립각을 세우는거구요.. 물론 모드레드라는 되먹지 못한 왕자의 행동들도 아서를 평생 괴롭힙니다.. 물론 귀니비어와의 사랑과 배신과 아서의 고독도 중요합니다.. 이런 모든 이야기를 아서왕의 진정한 동지인 데르벨이라는 화자가 회고록으로 기록하고 있다는거지요..

 

이 모든 이야기들을 어떻게 간단한 독후감에 담겠습니까만 대략적 이야기는 그러합니다.. 그 속에 5세기의 브리튼의 모습이 모두 담겨있다는 사실만 알려드리구요.. 전 정말 작가이신 버나드 콘웰 할아버지작가님께 감사드리고 싶습니다.. 많은 역사소설을 읽어본 적은 없습니다만 초장에 말씀드린대로 이 작품은 대서사시임에도 불구하고 독자들이 읽기에 적당한 분량(?!)으로 구성시켜주시는 센스와 배려가 잘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적당하지만 그 속에는 모든 이야기와 세상이 담겨있음은 말할 것도 없고 말이죠.. 상당히 꼼꼼하고 섬세하게 이야기적 구성을 맞춰 나갑니다.. 소설속에 등장하는 인물들 누구하나 허투루 여기지않고 그들의 면면을 모두 보여줍니다.. 이것은 대단히 중요하다고 여겨집니다만 이야기가 길어지다보면 애초의 구성이 가지를 치기도 하고 줄기가 두꺼워지기도 합니다만 콘웰 할아버지께서는 그런 우려를 말끔히 제거해주시고 간지러운 부위를 정확하게 찝어서 효자손으로 긁어주신다는 말입니다.. 그 효자손의 역할을 하는게 훗날 데르벨이 회고록을 쓰는 과정에서 회고록을 보게되는 이그레인 왕비인거죠.. 아서와 친구들의 세상이 사라지고 난 후 포위스의 왕비인 이그레인에게 들려주는 역사의 진실인거죠.. 이그레인은 그런 독자들의 생각을 자신의 생각인냥 하나하나 데르벨에게 작품속에 순간순간 드러나지 않았던 궁금증을 지적해서 들려달라고 하는겁니다.. 개인적으로는 아주 즐거운 부분이었죠.. 그런 섬세함이 작품을 읽는데 집중할 에너지를 높여주더란 말입죠.. 생각해 보세요.. 2천 페이지가 넘는 작품을 어떻게 지루하지도 않게 읽어내려갈 수 있겠습니까?(물론 전 이전에 두 권의 시리즈를 읽었습니다만 이번에 다시 또 읽었거덩요) 그러다보니 읽다가 놓치는 부분도 상당한데 그것을 꼼꼼하게 복기시키고 궁금증까지 유발시켜주는 즐거움을 알려주는거죠.. 아서왕의 이야기뿐만 아니라 이그레인과 할배 데르벨의 만담들도 꽤나 즐겁더라는 말입니다.. 전 그랬다구요..

 

남성적인 이야기일 수밖에 없고 역사적 배경속에 가공이든 아니든 영웅담을 펼쳐낸 이야기라서 어떻게 보일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사실 개인적으로는 1편의 중반부분을 넘어가면 끝까지 읽지 않으면 못견디지 않을까 싶습니다.. 특히나 이런 류의 소설을 사랑하시는 분들에게는 무척이나 즐거운 작품이 되지 않을까 감히 짐작해봅니다.. 이야기 구성의 맥을 끊지 않고 대서사시를 이어나가는 콘웰 할아버지의 장점이 고스란히 담긴 작품이라고 생각들구요.. 소설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생동감있는 묘사 하나까지 독자들이 원하는 방식을 제대로 알려주시더이다.. 물론 생소한 지명과 이름들과 언어들은 이야기의 흐름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불안을 안겨줄지도 모릅니다.. 물론 이 역시도 1권 중반 이후부터는 글을 읽는다는 전제하에서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책이든 두께가 만만찮은 작품을 처음 펼치기까지는 쉽지않습니다.. 선택의 부담도 상당하구요.. 한 권만으로도 그 두께가 마빡 깨질 정도의 도끼의 무게와 맞먹는데 게다가 세 권씩이라니요.. 허걱!하지 않으시겠습니까?..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꼭 읽어보시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드는 작품이었습니다.. 세 권을 이어서 읽어보시는게 더욱더 독서의 즐거움을 한꺼번에 만나실 수 있는 행복이 가득한 작품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번역의 대해서 한마디하자면요, 군데군데 도대체 원작속의 언어는 어떤 말이 나왔을까 할 정도의 생각지도 못한 단어들이 등장합니다.. 고개가 갸우뚱하게 되는거지요.. 하지만 달리 생각해보면 해석한 단어들과 지명과 문장들의 어려움을 한글로 보는 우리들도 느꼈다시피 무척이나 힘든 작업이 아닌가 싶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소설을 이어가는 문장과 대화들의 잡스러움(?)과 읽기 편한 문체의 사용이 좋았습니다.. 그 번역이 옳다 그르다를 떠나서 즐거운 독서의 기폭제가 된 것은 사실이니까요..

 

아서왕이 있다 없다라는 기준은 무의미합니다.. 브리튼의 역사속에서도 존재의 확신을 가지지 못하는 인물이기도 하더군요.. 하지만 그 속에 담긴 영웅적 영혼의 역사는 후대의 우리들에게 보여주는 즐거움이 지대한 것이지요.. 굳이 아서왕이라서 그를 칭송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그를 도운 주변의 인물들이 더 정감스럽고 영웅적이기도 하더군요.. 이런 작품을 읽는 것이 좋습니다.. 근데 왜 아직 저는 우리나라의 진정한 영웅들의 모습이 담긴 멋진 작품들을 만나지 못한 것일까요?.. 아직 제가 우물안 개구리라서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세계적인 아서는 아니되더라도 우리들만의 을지문덕이라도 한번 제대로 찾아보고 싶군요.. 가능하겠죠?.. ..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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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즈 가든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36
기리노 나쓰오 지음, 최고은 옮김 / 비채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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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갓 사회생활을 시작할 시점에 제일 처음으로 배운 것이 접대에 관련된 서비스정신(?)이었습니다.. 나를 낮추고 대상을 높여주는 가장 기본적인 사회적응력부터 배웠던거죠.. 물론 이 모든 업무의 중심은 밤에 이루어집니다.. 이 세상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 술을 먹어대는지는 모르겠으나 우리나라만큼 술문화가 발달되어 있는 곳도 드물지 않을까하고 생각해 봅니다.. 하여튼 접대비라는 명목으로 한해동안 수많은 지출이 이루어지다보니 어느시점에 와서는 접대비의 회계상 명목에 대한 세금 공제에 대한 세법도 재정비되는 상황이 발생하더군요.. 그렇게 사람들을 접하다보면 그리고 술을 한잔하다보면 물론 이 모든 것은 접대라는 기준속에  포함된 영업행위입니다만 여러 말종들을 보게 되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또한 사랑에 빠지는것도 목격하구요.. 그러다 어느날 깨닫게 됩디다.. 밤새 달리고 어디선가 눈을 뜨고 눈부신 햇살아래 쓰린 속을 쥐어잠고 거리를 나서보니 밤새도록 미친듯이 흐느적거리던 거리는 밝음 아래에서는 황량한 바람과 아픔만 주게 되더라는 점이죠.. 개인적으로는 절대 변하지 않을 밤의 뻔뻔함이 낮의 부끄러움을 안겨주는 모습이더군요.. 그래서 직업을 바꾸게 되었는데.. 뭐 그렇다고 달라지진 않습디다.. 세상이 다 그런거니까요..

 

무라노 미로 시리즈입니다.. 그동안 나왔던 장편과는 조금 다른 단편집으로 보시면 되겠네요.. 총 네 편이 담겨있는데 그중 첫 번째가 단행본의 제목이기도 한 "로즈가든"입니다.. 이 단편속에는 시리즈가 이어져오는 동안 제대로 알지 못했던 미로의 남편 히로오에 대한 관계와 과거의 만남이 담겨져 있습니다.. 그리고 나머지 세 편은 기존의 미로 시리즈와 큰 차이는 없습니다만 단편으로 짧고 굵게 인간적 적나라한 퇴폐적 욕망과 삶에 대한 불편한 진실을 알려줍니다.. 

 

일단 "로즈 가든"에서 보여주는 관계적 파괴성은 아주 기리노여사다운 느낌을 팍팍 심어줍니다.. 개인적으로는 믿고 싶지 않더군요(거짓말일꺼라고 생각합니다만).. 미로와 무라젠과 히로오의 관계에 대한 설정과 히로오가 가지는 성적 심리의 파탄적 감성은 아주 좋았다라꼬 생각합니다.. 조금 더 길게 해주시지라는 바람도 이었는데 아쉽게 끝나버리더군요..

 

나머지의 단편들인 "표류하는 영혼""혼자 두지 말아요", "사랑의 터널"은 기존의 미로 시리즈가 가지는 허무적 하드보일드와 큰 차이가 없습니다만 상당히 알싸한 감성을 불러일으켜주죠.. 특히나 밤문화와 관련된 타락한 세상의 욕망적 진실이 많이 담겨져 있습니다.. 우리의 인생과 생활에 침착되어 있는 삶들이긴 하지만 평범하지 않고 일반적이지 않은 그런 인간들의 관계와 터부를 아주 리얼하게 그려내고 있는거지요.. 사실 첫 단편속에 나오는 미로의 앳된 모습속에서 우린 팜므파탈을 발견하게 되고 기리노여사가 그려내는 인간의 욕망적 무서움도 공존하는 감성을 느낍니다만 탐정으로서 세상속에 펼쳐진 어두운 진실을 파헤치는 미로에게서는 너무나도 인간적인 모습 또한 보게 됩니다.. 그런 대비적 감성을 가지게 되는게 좋더군요.. 재미있었습니다..

 

그동안 장편속에 묻어난 사건의 내용들보다는 단편속에 펼쳐지는 세상의 욕망의 암덩어리를 만나는 즐거움이 개인적으로는 훨씬 나아보이더군요.. 이런 느낌은 미로라는 캐릭터가 장편속에 제대로 구축된 상황이라서 가능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냥 단편으로만 보여지는 무라노 미로의 모습은 또 밋밋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도 아울러 듭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로즈가든"이라는 작품은 그동안에 출시된 미로 시리즈 장편들을 모두 섭렵(?!)하시고 읽어보시면 더욱더 그 진가를 느끼시지 않으실까 생각해봅니다.. 기리노 나쓰오 아줌마님께서는 인간의 뒤틀린 감성과 욕망과 사회적 어둠을 제대로 그려내실줄 아는 작가님이시라는 생각을 아니할 수 없지 않은 그런 분이시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또한 그런 감정적 부재와 일탈을 너무나도 실감나게 묘사하시고 그들의 삶과 모습들을 현실적으로 그려내는 탁월한 능력을 지니시고 있다라꼬 저는 생각해봅니데이.. 그런 의미에서 개인적으로는 일본쪽 완소작가님중에 한 분으로 등극시켜드려도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일본 장르작가님들 중에서 완소작가님들은 대부분 여성분들이군요..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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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야 사는 남자 황금펜 클럽 Goldpen Club Novel
손선영 지음 / 청어람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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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이름은 말이죠, 참 흔한 이름입니다.. 심지어 한 반에서 세명까지 동명이인이 있었더랬습니다.. 작은 누구, 큰 누구, 중간 누구라고 불리었죠.. 성은 다르지 않았냐구요?.. 천만에요.. 성과 이름이 모두 동일하고 심심심지어는 한자까지 동일했답니다.. 환장할 노릇인거죠.. 일단은 헷갈리는거는 어느정도 이해가 됩니다만 공식적인 자리에서 불리울때는 참 난감하기 짝이 없는 일인거죠.. 예를 들어 3반의 누구 교무실로 오라하면 세명이 다 가야 되는겁니다.. 게다가 생활기록부상의 내용이 서로 바뀌는 경우도 있었죠.. 통지표가 바껴서 집으로 날아온 경우는 말 할 것도 없구요.. 한동안 제 이름에 대한 짜증을 많이 느꼈습니다.. 전화번호부에서도 가장 많은 이름중 하나더군요.. 요즘은 이름이 나열된 전화번호부가 나오질 않을텐데..이전에는 확인이 가능하였거덩요.. 그럼 제 이름이 뭐냐구요?.. 나중에 나옵니다.. 그리고 제 주민등록번호중 마지막 두자리가 잘못되었다고 변경된게 민증 발급받고 12년이 지나고 나서이니까 분명 이 이름과도 관련이 있을겁니다.. 동사무소에서는 "기입착오"라며 간단하게 얼버무리고 해명하고 넘어갔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면 대입때나, 면허증을 발급받을때나, 군대갈때부터 주민번호에 문제가 있었던걸로 기억합니다.. 한번에 신상조회가 마무리된 적이 없었거덩요.. 하여튼 그 시절에는 흔한 일들중에 하나였던가 봅니다.. "기입착오" 동사무소 직원이 늘하는 변명중에 출생신고시 블라블라가 말이죠.. 요즘은 그렇지 않겠죠?.. 

 

이 작품은 그런 개인적 아이덴디티를 나타내는 신분증과 관련된 존재성에 대한 소설입니다..이렇게 이야기하니 뭐 철학적 추리스릴러소설로 보일지도 모르겠군요.. 제목 역시도 "죽어야 사는 남자"라는 뭔가 인간의 존재적 가치와 삶과 죽음에 대한 철학적 고찰에 관련된 내용처럼 보이기도 합니다만 간단히 말해서 내 신분증을 다른 놈이 훔쳐내서 나처럼 행동하고 사는거지요.. 신분증상으로 난 죽고  쎄빈 넘은 떵떵거리고 사는 내용입니다.. 그 넘이 범죄자인거죠.. 그리고 그런 신분 세탁과 관련된 커넥션의 고리를 다룬 내용인 것입니다.. 물론 살인이라는 과정이 없이는 존재가 사라지지 않으니 당근 범죄적 상황이 발생하는거지요.. 이런 사회적 부조리에 얽힌 내용으로 송파경찰서의 백용준이라는 형사를 필두로 욘사마시리즈가 이어지는겁니다.. 1탄은 "합작"이라는 작품입니다.. 일본경찰과의 공동수사를 펼치는 욘사마의 활약을 보실 수가 있으십니다.. 필요하신 분은 온라인, 오프라인 서점에서 절찬리에 판매중입니다.. 2탄에 해당하는 이 작품은 말씀드린대로 노숙자 생활에서 벗어나 자신의 신분을 되찾기 위해 동사무소에 가는 한 남자 이지훈이라는 인물로부터 시작합니다.. 10년동안 자신을 버리고 살던 이지훈은 사랑하는 여인을 위해 자신을 되찾고자합니다..그리고 주민증 갱신을 의뢰하죠.. 그리고 자신의 신분을 돌려받는날 그는 이대형이라는 살인자로 바뀌어져 있습니다.. 너무 갑작스러운 일에 도망자가 되어버린 그는 자신의 누명을 벗어버리고자 합니다.. 그리고 십년전 이대형이 저지른 사건에 대한 황재현 형사의 집착이 사건을 현재시점으로 돌려놓습니다.. 완벽한 범죄로 피해자와 살인자가 정확하게 파악이 되는 사건임에도 십년동안 미해결된 점이 황재현형사는 꺼림칙했던거죠.. 그리곤 십년만에 나타난 살인자 이대형을 쫓으면서 사건의 진실을 다른 각도로 보게 되는겁니다.. 과연 이 사건의 진실은 무엇일까요?.. 단순 치정살인사건으로 보이는 간단한 사건이 거대한 음모의 도가니속으로 빠져드는걸 느끼실겝니다..

 

조금 헷갈리는 구조일 수밖에 없는게 자신의 신분을 잃어버린 한 남자가 살인자가 되어버리고 자신의 신분은 타인이 자신인 것처럼 살아가고 있고 실제 살인자로 만들어진 신분은 현재 존재하지도 않는 뭐 그런 어려운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이 글을 읽는거만으로도 어려우시죠?.. 소설속에서도 이해하기가 쉽지만은 않습니다만 전체적으로 연결해보면 또 그렇게 어렵지도 않습니다.. 그러니까 책을 꼭 읽어보시라고 권하고 싶네요.. 대한민국의 주민등록증의 시스템이라는게 어떻게 보면 가장 확실하면서도 맹점이 가장 많을 수 있는 제도라고 하더군요.. 그 점을 손선영작가는 제대로 포인트를 잡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 사회 구조상의 문제점을 드러내는 상황 설명과 사건의 연결장치에 있어서는 구체적이지 못하고 대략적 연결고리만을 만들어 낸 후 인물들의 흐름을 더 중시한 느낌이 들더군요.. 마무리 부분에서 전체적 커넥션 구조를 독자에게 나름 구체적으로 설명을 하고 있지만 말씀드렸다시피 한번만에 꿰뚫기는 어려운 내용적 설명이더군요.. 저 또한 몇번을 다시 되풀이하고 읽었는지 모릅니다.. 어떻게 내가 니가되고 갸가 갸가 되고 니가 된 갸가 그넘이 되는지 한번에 통달할 머리는 아니거덩요.. 추리소설적 기법으로 궁금증을 자아내고 한 후 마무리에서 설명하고자 하신거라 비전문적 생각을 해보긴 합니다만 애초에 조금 더  커넥션 부분을 부각을 더 시켜주셨으면 이해하기가 수월했겠다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파트가 네파트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다들 사는 법에 대한 이야기들입니다.. 첫파트가 줄거리로 나온 이지훈과 이대형의 연관 관계에 대한 내용이구요.. 두,세,네번째 파트는 첫파트의 내용을 해결하고 풀어가는 부분인거죠.. 같지만 다른 관점인셈입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두번째 파트의 내용은 정말 별로였습니다.. 전체적으로 파악을 하지 않은 상황에서 읽는 동안에도 왜 이 내용이 뜬금없이 등장하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책을 마무리하고 난 다음에는 정말 이해가 안되는 파트였던겁니다.. 작가님의 의도가 분명 있었을텐데 그 의도를 전 파악하질 못하겠더군요.. 다른 분들은 어떻게 보셨는지 궁금하구요.. 개인적으로는 그 파트를 들어내 버렸다면 오히려 더 많은 즐거움을 주지 않았을까라꼬 나름 생각을 해봤습니다.. 이 부분이 제가 생각했던 작품의 별점을 많이 날려버린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는 나쁘지 않은 즐거움이 있었구요.. 특히나 마지막 두파트는 상당히 재미있었습니다.. 스릴감과 긴장감도 상당히 좋았구요.. 사건의 해결부분에서의 어렵고 헷갈리지만 차근차근 설명해주는 사건의 정황도 꼼꼼히 읽어보면서 집중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사실 백용준이라는 주인공보다 황재현이라는 형사가 더 부각된 점도 나쁘지 않았구요.. 가장 중요한 나쁜넘으로 나오는 이지훈의 친구인 남자의 이름이 제 이름과 동일하고 지역이 제가 사는 동네가 등장하면서 일종의 작품속에 이입이 되어버려서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 설마 손선영 작가님이 저의 뒤를 캐보신건 아니시겠죠?.. 하여튼 재미있었구요.. 다음으로 나올 시리즈의 3탄도 기대해봅니다..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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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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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이제 중년이라는 말이 어색하지 않을 나이가 되어버렸습니다.. 그러니까 이제는 추억이라는 말을 하는데 있어서 조금은 아쉬워하고 그리워하고 안타까워하고 그때로 돌아간다면 이렇게 했을텐데라는 뭐 그런 지나간 과거에 대한 후회를 가끔 하게 된다는거지요.. 그렇게 많지는 않습니다만 순간의 선택으로 돌이킬 수 없는 결과가 펼쳐져 버렸을때는 나 돌아갈래~~를 외치고 싶은겁니다.. 살아온 날이 그렇게 길지는 않았지만 이 인생을 살아오면서 얼마나 많은 인연이 제가 인식하든 못하든 저를 스쳐 지나갔을까하는 생각을 떨어지는 낙엽에도 눈물을 퐉 쏟을것만 같은 울적한 이 가을에(이런, 너무 감성적인데?) 해본다는거지요.. 아, 그녀는 지금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 그때 내가 그녀를 놓치지 않았더라면, 그때 자존심이라는 되먹지 않은 허울을 조금만 벗어버렸더라면, 그떄 그녀의 마음속에 숨은 아픔을 조금만 이해를 했더라면... 과연 제 인생이 달라졌을까요?..

 

"모멘트"라는 제목을 가진 로맨스소설입니다.. 제목처럼 순간의 선택과 순간의 인연에 대한 그런 만남과 아픔과 이별에 대한 작품입니다.. 추남의 계절에 어울리게 내용이 참 알싸한 아픔이 있습니다.. 저같은 중년남들에게는 짭쪼름한 추억적 되새김질을 질겅질겅 씹어내게 해주네요.. 사랑이라는 착각과 정이라는 세뇌에 20년동안 이어져온 결혼을 정리하기로 한 토마스는 여행작가입니다.. 늘 벗어나려고만 합니다.. 세상과 결혼과 삶이라는 굴레에서 자신에게 타격을 줄 낌새라도 보이면 그는 떠나면 그 뿐입니다.. 그의 결혼 역시 그런 무감각한 삶으로 점철되어 있었습니다.. 이혼이라는 결과물을 만들기까지 아이라는 존재가 아니었으면 진작 헤어졌겠죠.. 여하튼 20년의 결혼을 정리한 토마스는 자신만의 별장에서 절대 잊을 수 없는 가슴속 아픔을 되살리는 우편물을 받게 됩니다.. 독일에서 온 소포인 것이죠.. 그리고 그는 일생의 유일한 사랑을 다시 떠올리게 됩니다.. 짧지만 유일한 사랑을 만난 그 시절로 돌아가게 됩니다.. 여행작가로서 자신의 입지를 다지기 시작한 토마스는 베를린에서 거주하며 여행에세이를 만들기로 합니다.. 그리고 떠나죠.. 거처를 마련하고 거주하는 동안 라디오리버티라는 회사에서 방송원고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지내고자 합니다.. 그리고 그는 만나게 됩니다.. 동베를린에서 망명을 한 페트라를 말이죠.. 첫눈에 반합니다.. 사랑을 믿지 않았고 굴레에 빠지기를 거부했던 토마스는 그녀에게 완전히 빠져버립니다.. 그리곤 그녀속으로 들어가는거죠.. 하지만 그 시대의 이념적 이데올로기가 극에 달한 냉전의 세계는 그들의 삶속으로 그대로 침범해 고통을 줍니다.. 자유와 포용을 상징하는 토마스의 미국과 굴레와 억압과 통제를 보여주는 페트라의 동독은 만남 자체가 아픔일 수 밖에 없는거죠.. 그 시대는 그러했습니다.. 공산당이 싫다고 해서 입을 찢어버린 반공의 시대인 것지요.. 그렇게 완전한 사랑을 꿈꾸는 그들에게 숨겨진 진실이 아픔을 남겨주게 되는겁니다.. 그리고 20년이 지난후에 알게되는 진실에 토마스는 목놓아 울게 되는거죠.. 씁쓸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좀 못마땅합니다.. 내미음 같지가 않은 미국적 성향의 캐릭터임을 감안하더라도 많이 못마땅합니다.. 이기적 남자의 전형을 보는 듯 하더군요.. 근데 여자들은 또 이런 남자들을 좋아라합디다.. 나쁜 남자인거죠.. 하여튼 토마스라는 남자의 삶에 공감을 하기에는 제 포용력이 그렇게 넓지를 못하군요.. 하지만 페트라라는 여인의 삶과 아픔과 사랑에 대해서는 충분히 공감하고 그들의 순간적이지만 영원한 만남과 사랑에 대해서는 절절한 아픔을 함께 하게 됩디다.. 인간의 감정이란게 참 섬세하잖습니까?.. 사실 그런 감정선을 글로 표현한다는게 참으로 힘들터인데 말이죠.. 이 더글라스 케네디 작가는 상당히 수월하게 묘사하고 표현하고 공감을 이끌어내더군요.. 특히 사람들과 관계와 그들이 삶의 관찰적 표현력은 아주 대단합디다.. 중간중간 지리한 내용이 이어지는 듯 한 부분에서 야, 졸지마하면서 분필 한번 던져주는 스타일이 만만찮은 내공을 지니신 분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국내에서도 상당히 인기가 있으시더군요.. 전작들을 제가 읽어보지는 못했습니다.. 작품평도 싫다라고 극단적 거부감을 주신 분은 많이 안보이시더구요.. 다 살펴보진 못했지만.. 하여튼 대략적으로보니 다들 좋아라하십디다.. 고로 소설적 재미는 있다는 말인 것이죠.. 이 작품도 재미는 있습니다만 두께만큼 끊임없이 독자를 잡아끄는 집중감을 주지는 못합니다.. 말씀드린대로 눈의 깜빡임이 줄어들고 홍채가 희미해질때쯤 다시 코끝에 치약을 발라주는 센스정도의 재미를 줍니다.. 제가 읽은 느낌에서 이 작품의 실질적 재미는 후반부 페트라가 남겨놓은 노트에 담긴 진실과 토마스의 입장이 아닌 페트라의 관점에서의 그들의 관계를 알 수 있는 부분이 제일 좋았던 것 같네요.. 

 

뜻모를 문장들을 나열하며 잘난체 하는 그런 작가님같지가 않아서 일단 좋았구요.. 독자가 원하는 감정의 공유에 대해 제대로 파악을 하시고 있지 않나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소설의 중심인 사랑과 정치적 이데올로기의 조화는 개인적으로 조합이 잘 안되어보이구요.. 제가 받은 소설적 감성과 표지의 이미지는 어울리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더글라스 케네디 작가의 다른 작품을 읽어볼 필요는 있겠습니다.. 우와,라고 할 정도는 아니지만 그의 작품에 대해 궁금하게 만들 정도는 되니까요..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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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도시 이야기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34
다나카 요시키 지음, 손진성 옮김 / 비채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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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히 가르친 것도 아니고 배운 적도 없지만 남자아이는 장난감을 보더라도 조금은 폭력성향이 있어보이는 남성적 자신감을 내비칠수 있는 그런 류의 장난감을 선호합디다.. 어린시절에는 자동차나 소방차에 열광하고 토마스 기차에 집착하던 아이가 어느시점을 넘어서면 칼과 총과 파워레인저의 자극적 냄새를 맡게 되는거지요.. 뭔가 자신을 과시하고 싶고 남들 앞에서 강함을 내보이고 싶은 그런 경향이 있는 것일까요?.. 뭐 여자아이라고 꼭 아니라고는 말 못하겠지만 저의 집의 경우에서 보면 딸아이는 책과 일반적 아기자기한 소품들을 선호하는 반면 아들은 칼을 든체 총을 허리춤에 꼽고 덤블링을 해댑니다.. 물론 덤블링중 총이 피부에 찔리는 불상사는 어쩔 수 없는거지만요... 그리고 가만히 생각해보니 저 또한 뭔가 작대기를 흔들고 싶은 그런 충동을 가지곤 하는게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그 뭐라고 할까요?.. 야구 방망이나 사무라이 칼 모형을 들고 있으면 뭔가 기운 센 천하장사가 되는 듯한 느낌들 말이죠.. 어쩔 수 없는 남성적 본능이란게 있나 봅니다.. 역사적으로 보아도 남성적 역사의 정복의 시대는 현재도 변함없이 이어지고 있죠.. 자신들의 목적을 위해, 자신이 소유한 모든 것에 대해 권력자들은 전쟁을 일으킬려고 듭니다.. 시대적 이성이라는 인간적 시스템이 머리속에 없다면 이건 뭐 자멸하는 상황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도 문득 드는군요.. 여자때문에 남자는 망하고 여자때문에 남자는 살아남습니다.. 그런생각이 드네요.. 아니면 김밥을 말아 드시구요..

 

보통은 이 단락에서는 줄거리와 내용에 대해서 간략하게 추려서 적는 공간인데 말이죠.. 이 작품을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먼저 다나카 요시키 작가에 대해서 이야기를 할 수밖에 없겠군요.. 워낙 유명한 판타지소설의 전설같은 작가이니 말이죠.. 동양에서 특히 일본과 국내에서는 톨킨과 르 귄보다 더 대단한 인지도를 가진 양반이 아닐까 싶네요.. 세대적으로는 30,40대를 중심으로 말이죠.. 젊은 애들은 잘 모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니까 모르니까 모르는거라는 모르는 말을 모르게 하는 모르는 애들을 말하는겁니다.. 죄송하구요.. 저도 읽어보진 못했지만 은하영웅전설이라는 작품의 전설은 익히 들어서 알고 있을 정도니까요.. 키크고 잘생기고 외국적 냄새가 짙은 젊은이들의 모습들속에 그들을 닮고 싶어하는 동양인의 감성이 잘 묻어있더라는 개인적 사견을 가지게 되더군요..물론 국내에서도 상당한 인기를 얻었다고 하더군요... 잘난 젊은이들이 우주를 제패해 나가는 내용들이 말이죠.. 부럽고 워너비가 되고 싶은 그런 동경의 존재들이죠.. 그렇다고들 합디다.. 전 안읽어봐서 모르겠지만요..

 

그 대단한 작품을 집필한 요시키 작가가 비슷한 시기에 연작 단편집을 "일곱도시의 이야기"라는 구성으로 만들어낸 것입니다.. 그러니까 한꺼번에 집필된 소설이 아니라 이어진 연작을 시기별로 만들어낸 단편집으로 보심이 더 정확하지 않을까 싶네요.. 시대적 공간적 배경은 이러합니다.. 쉽게 말하면 지구가 멸망합니다.. 하지만 달에 거주하던 인간들은 살아남죠.. 그리고 대전도된 지구는 육지와 바다의 형태가 바뀌어버립니다.. 월면도시에서는 새롭게 재편(?)된 지구에 자신들의 위성도시 개념의 일곱 도시를 세웁니다.. 비슷한 구성비를 가진 도시를 만들어내는거죠.. 그리고 그들이 하늘위로 올라오지 못하게 올림포스 시스템이라는 체계를 만들어 월면도시에 대항하지 못하게 만듭니다.. 인간들은 배신을 잘 때리니까요.. 그러나 원인모를 질병으로 월면도시의 인간들은 전멸해버립니다.. 대전도된 지구의 일곱 도시는 자유를 찾게 되죠.. 그리곤 그들만 살아남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그들은 하늘 위 500미터 상공이상은 접근하지 못합니다.. 올림포스 시스템은 월면도시의 전멸과 상관없이 굳건히 작동하니까요.. 그 파멸이 언제가 될 지 모르지만 말이죠.. 자, 이렇게 새시대가 열리고 일곱 도시들은 비슷한 구성비로 서로에 대해 견재와 협조를 해가며 불안한 평화를 유지하게 됩니다.. 하지만 역시 인간들이라는 존재가 평화만을 사랑하는 비폭력주의자들이 아니잖습니까?.. 서로간의 전쟁은 필수불가결이라는 전문용어로 설명가능한겁니다.. 그렇게 살아남은 일곱 도시들은 역사의 반복적 정복의 전쟁을 이어나가려고 합니다..

 

전쟁에 대한, 권력자들의 정치에 대한, 새로운 세상속에서도 변함없이 반복되는 피의 역사에 대한 이야기인 것이죠.. 인간은 불변하다라는 진리라고나 할까요?.. 여기에 각 도시의 전쟁의 중심에 선 선봉장들이 이 전쟁이야기의 구심점입니다.. 일곱 도시중에서도 특히나 대단한 명장들이 주인공들인거죠.. 길포드, 아스발, 노르트, 크루건이라는 명장들이 등장하고 류웨이, 블롬, 라우드루프, 슈터밋, 모블리지같은 정치가도 등장합니다.. 자신들의 이기적 소유욕과 도시의 이익이라는 개인적 정의를 위해 전쟁을 일으키고 헛된 죽음을 양산하는 존재들인거죠.. 특히나 전체 연작의 중심에 놓은 각 도시의 명장들인 젊은 군인들은(시작시점에는 채 서른살도 안되었지만 별을 달고 나옴..참고로 난 스물세살에 병장이었구만..) 매우 시니컬하고 에고이스터이며 전쟁광처럼 보여집니다.. 물론 헛된 죽음에 그들도 눈살을 찌푸리곤 하지만 평범한 일반 군인의 죽음은 머리속에 있지도 않습니다.. 몇쳔명 죽어 나자빠지는 것 정도는 인상 한번 쓰는걸로 넘겨버리면 그만이니까요.. 미래에 등장하는 삼국지 비슷한 그런 느낌이라고 보면 어떨까 싶네요.. 칠시지 정도 될라나요.. 하여튼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총 다섯 편의 연작입니다.. 뺏으려드는 자와 방어하는 자들의 전쟁이야기이며 전쟁의 기술과 인간의 권력욕을 다룬 정치소설이기도 합니다.. 물론 배경적으로는 200년 후의 새로운 세상을 다룬 판타지소설이구요.. 다나카 요시키작가의 특성이 제대로 살아있는 작품인 듯한 부분도 무시 못하겠네요.. 상당히 재미있습니다.. 문장들이 만들어주는 맛깔스러운 느낌도 잘 살아있는 듯하구요.. 이게 번역하는 분의 역량인지 아니면 원작에서도 변함없는 문장들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상당히 글을 읽는 재미가 있다고나 할까요?.. 각 도시의 주인공들이 만들어내는 대화나 문장들의 묘사방식들이 즐거움을 많이 주더군요.. 캐릭터들의 상황적 연결을 이끌어내며 그들의 시니컬하면서도 비정한 내면을 잘 묘사해주었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다만 연작으로 일종의 단편형식을 취하다보니 전쟁상황을 구체적으로 묘사하는 부분이라든지 상호 대립적 형태의 병법의 기술들이 조금은 얄팍해 보이는 경향이 있지 않았나 싶구요.. 무엇보다도 캐릭터들의 전쟁적 대립각이 단편적으로 구성되다보니 구체적이지 못하고 긴장감을 전혀 주지 못하지 않았나 싶네요.. 장편으로 만들면 용쟁호투의 막상막하의 전쟁 영웅들의 비장한 긴장감을 맛볼수 있었지 싶은데 말입니다..

 

독특한 세계관과 미래의 시간적, 공간적 배경이 색달라서 좋았습니다.. 더 이어져야 될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끝나버려서 안타깝기도 하군요.. 뒤에 후배작가분들이 후속편을 집필했다고는 하지만 요시키작가가 아니잖아요라고 떼를 쓰고 싶은 생각도 드네요.. 모르겠습니다, 여성분들에게는 얼마나 어필이 될 작품인지 말이죠.. 하지만 저는 상당히 매력있는 작품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구성도 좋았구요.. 문장들이 주는 잔재미도 상당히 즐거웠구요.. 캐릭터들이 보여주는 비정감도 색달랐습니다.. 조금 길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좀 많이 남긴 했지만요..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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