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즈 가든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36
기리노 나쓰오 지음, 최고은 옮김 / 비채 / 2011년 10월
평점 :
절판




 

 

갓 사회생활을 시작할 시점에 제일 처음으로 배운 것이 접대에 관련된 서비스정신(?)이었습니다.. 나를 낮추고 대상을 높여주는 가장 기본적인 사회적응력부터 배웠던거죠.. 물론 이 모든 업무의 중심은 밤에 이루어집니다.. 이 세상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 술을 먹어대는지는 모르겠으나 우리나라만큼 술문화가 발달되어 있는 곳도 드물지 않을까하고 생각해 봅니다.. 하여튼 접대비라는 명목으로 한해동안 수많은 지출이 이루어지다보니 어느시점에 와서는 접대비의 회계상 명목에 대한 세금 공제에 대한 세법도 재정비되는 상황이 발생하더군요.. 그렇게 사람들을 접하다보면 그리고 술을 한잔하다보면 물론 이 모든 것은 접대라는 기준속에  포함된 영업행위입니다만 여러 말종들을 보게 되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또한 사랑에 빠지는것도 목격하구요.. 그러다 어느날 깨닫게 됩디다.. 밤새 달리고 어디선가 눈을 뜨고 눈부신 햇살아래 쓰린 속을 쥐어잠고 거리를 나서보니 밤새도록 미친듯이 흐느적거리던 거리는 밝음 아래에서는 황량한 바람과 아픔만 주게 되더라는 점이죠.. 개인적으로는 절대 변하지 않을 밤의 뻔뻔함이 낮의 부끄러움을 안겨주는 모습이더군요.. 그래서 직업을 바꾸게 되었는데.. 뭐 그렇다고 달라지진 않습디다.. 세상이 다 그런거니까요..

 

무라노 미로 시리즈입니다.. 그동안 나왔던 장편과는 조금 다른 단편집으로 보시면 되겠네요.. 총 네 편이 담겨있는데 그중 첫 번째가 단행본의 제목이기도 한 "로즈가든"입니다.. 이 단편속에는 시리즈가 이어져오는 동안 제대로 알지 못했던 미로의 남편 히로오에 대한 관계와 과거의 만남이 담겨져 있습니다.. 그리고 나머지 세 편은 기존의 미로 시리즈와 큰 차이는 없습니다만 단편으로 짧고 굵게 인간적 적나라한 퇴폐적 욕망과 삶에 대한 불편한 진실을 알려줍니다.. 

 

일단 "로즈 가든"에서 보여주는 관계적 파괴성은 아주 기리노여사다운 느낌을 팍팍 심어줍니다.. 개인적으로는 믿고 싶지 않더군요(거짓말일꺼라고 생각합니다만).. 미로와 무라젠과 히로오의 관계에 대한 설정과 히로오가 가지는 성적 심리의 파탄적 감성은 아주 좋았다라꼬 생각합니다.. 조금 더 길게 해주시지라는 바람도 이었는데 아쉽게 끝나버리더군요..

 

나머지의 단편들인 "표류하는 영혼""혼자 두지 말아요", "사랑의 터널"은 기존의 미로 시리즈가 가지는 허무적 하드보일드와 큰 차이가 없습니다만 상당히 알싸한 감성을 불러일으켜주죠.. 특히나 밤문화와 관련된 타락한 세상의 욕망적 진실이 많이 담겨져 있습니다.. 우리의 인생과 생활에 침착되어 있는 삶들이긴 하지만 평범하지 않고 일반적이지 않은 그런 인간들의 관계와 터부를 아주 리얼하게 그려내고 있는거지요.. 사실 첫 단편속에 나오는 미로의 앳된 모습속에서 우린 팜므파탈을 발견하게 되고 기리노여사가 그려내는 인간의 욕망적 무서움도 공존하는 감성을 느낍니다만 탐정으로서 세상속에 펼쳐진 어두운 진실을 파헤치는 미로에게서는 너무나도 인간적인 모습 또한 보게 됩니다.. 그런 대비적 감성을 가지게 되는게 좋더군요.. 재미있었습니다..

 

그동안 장편속에 묻어난 사건의 내용들보다는 단편속에 펼쳐지는 세상의 욕망의 암덩어리를 만나는 즐거움이 개인적으로는 훨씬 나아보이더군요.. 이런 느낌은 미로라는 캐릭터가 장편속에 제대로 구축된 상황이라서 가능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냥 단편으로만 보여지는 무라노 미로의 모습은 또 밋밋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도 아울러 듭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로즈가든"이라는 작품은 그동안에 출시된 미로 시리즈 장편들을 모두 섭렵(?!)하시고 읽어보시면 더욱더 그 진가를 느끼시지 않으실까 생각해봅니다.. 기리노 나쓰오 아줌마님께서는 인간의 뒤틀린 감성과 욕망과 사회적 어둠을 제대로 그려내실줄 아는 작가님이시라는 생각을 아니할 수 없지 않은 그런 분이시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또한 그런 감정적 부재와 일탈을 너무나도 실감나게 묘사하시고 그들의 삶과 모습들을 현실적으로 그려내는 탁월한 능력을 지니시고 있다라꼬 저는 생각해봅니데이.. 그런 의미에서 개인적으로는 일본쪽 완소작가님중에 한 분으로 등극시켜드려도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일본 장르작가님들 중에서 완소작가님들은 대부분 여성분들이군요..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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