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야 사는 남자 황금펜 클럽 Goldpen Club Novel
손선영 지음 / 청어람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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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이름은 말이죠, 참 흔한 이름입니다.. 심지어 한 반에서 세명까지 동명이인이 있었더랬습니다.. 작은 누구, 큰 누구, 중간 누구라고 불리었죠.. 성은 다르지 않았냐구요?.. 천만에요.. 성과 이름이 모두 동일하고 심심심지어는 한자까지 동일했답니다.. 환장할 노릇인거죠.. 일단은 헷갈리는거는 어느정도 이해가 됩니다만 공식적인 자리에서 불리울때는 참 난감하기 짝이 없는 일인거죠.. 예를 들어 3반의 누구 교무실로 오라하면 세명이 다 가야 되는겁니다.. 게다가 생활기록부상의 내용이 서로 바뀌는 경우도 있었죠.. 통지표가 바껴서 집으로 날아온 경우는 말 할 것도 없구요.. 한동안 제 이름에 대한 짜증을 많이 느꼈습니다.. 전화번호부에서도 가장 많은 이름중 하나더군요.. 요즘은 이름이 나열된 전화번호부가 나오질 않을텐데..이전에는 확인이 가능하였거덩요.. 그럼 제 이름이 뭐냐구요?.. 나중에 나옵니다.. 그리고 제 주민등록번호중 마지막 두자리가 잘못되었다고 변경된게 민증 발급받고 12년이 지나고 나서이니까 분명 이 이름과도 관련이 있을겁니다.. 동사무소에서는 "기입착오"라며 간단하게 얼버무리고 해명하고 넘어갔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면 대입때나, 면허증을 발급받을때나, 군대갈때부터 주민번호에 문제가 있었던걸로 기억합니다.. 한번에 신상조회가 마무리된 적이 없었거덩요.. 하여튼 그 시절에는 흔한 일들중에 하나였던가 봅니다.. "기입착오" 동사무소 직원이 늘하는 변명중에 출생신고시 블라블라가 말이죠.. 요즘은 그렇지 않겠죠?.. 

 

이 작품은 그런 개인적 아이덴디티를 나타내는 신분증과 관련된 존재성에 대한 소설입니다..이렇게 이야기하니 뭐 철학적 추리스릴러소설로 보일지도 모르겠군요.. 제목 역시도 "죽어야 사는 남자"라는 뭔가 인간의 존재적 가치와 삶과 죽음에 대한 철학적 고찰에 관련된 내용처럼 보이기도 합니다만 간단히 말해서 내 신분증을 다른 놈이 훔쳐내서 나처럼 행동하고 사는거지요.. 신분증상으로 난 죽고  쎄빈 넘은 떵떵거리고 사는 내용입니다.. 그 넘이 범죄자인거죠.. 그리고 그런 신분 세탁과 관련된 커넥션의 고리를 다룬 내용인 것입니다.. 물론 살인이라는 과정이 없이는 존재가 사라지지 않으니 당근 범죄적 상황이 발생하는거지요.. 이런 사회적 부조리에 얽힌 내용으로 송파경찰서의 백용준이라는 형사를 필두로 욘사마시리즈가 이어지는겁니다.. 1탄은 "합작"이라는 작품입니다.. 일본경찰과의 공동수사를 펼치는 욘사마의 활약을 보실 수가 있으십니다.. 필요하신 분은 온라인, 오프라인 서점에서 절찬리에 판매중입니다.. 2탄에 해당하는 이 작품은 말씀드린대로 노숙자 생활에서 벗어나 자신의 신분을 되찾기 위해 동사무소에 가는 한 남자 이지훈이라는 인물로부터 시작합니다.. 10년동안 자신을 버리고 살던 이지훈은 사랑하는 여인을 위해 자신을 되찾고자합니다..그리고 주민증 갱신을 의뢰하죠.. 그리고 자신의 신분을 돌려받는날 그는 이대형이라는 살인자로 바뀌어져 있습니다.. 너무 갑작스러운 일에 도망자가 되어버린 그는 자신의 누명을 벗어버리고자 합니다.. 그리고 십년전 이대형이 저지른 사건에 대한 황재현 형사의 집착이 사건을 현재시점으로 돌려놓습니다.. 완벽한 범죄로 피해자와 살인자가 정확하게 파악이 되는 사건임에도 십년동안 미해결된 점이 황재현형사는 꺼림칙했던거죠.. 그리곤 십년만에 나타난 살인자 이대형을 쫓으면서 사건의 진실을 다른 각도로 보게 되는겁니다.. 과연 이 사건의 진실은 무엇일까요?.. 단순 치정살인사건으로 보이는 간단한 사건이 거대한 음모의 도가니속으로 빠져드는걸 느끼실겝니다..

 

조금 헷갈리는 구조일 수밖에 없는게 자신의 신분을 잃어버린 한 남자가 살인자가 되어버리고 자신의 신분은 타인이 자신인 것처럼 살아가고 있고 실제 살인자로 만들어진 신분은 현재 존재하지도 않는 뭐 그런 어려운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이 글을 읽는거만으로도 어려우시죠?.. 소설속에서도 이해하기가 쉽지만은 않습니다만 전체적으로 연결해보면 또 그렇게 어렵지도 않습니다.. 그러니까 책을 꼭 읽어보시라고 권하고 싶네요.. 대한민국의 주민등록증의 시스템이라는게 어떻게 보면 가장 확실하면서도 맹점이 가장 많을 수 있는 제도라고 하더군요.. 그 점을 손선영작가는 제대로 포인트를 잡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 사회 구조상의 문제점을 드러내는 상황 설명과 사건의 연결장치에 있어서는 구체적이지 못하고 대략적 연결고리만을 만들어 낸 후 인물들의 흐름을 더 중시한 느낌이 들더군요.. 마무리 부분에서 전체적 커넥션 구조를 독자에게 나름 구체적으로 설명을 하고 있지만 말씀드렸다시피 한번만에 꿰뚫기는 어려운 내용적 설명이더군요.. 저 또한 몇번을 다시 되풀이하고 읽었는지 모릅니다.. 어떻게 내가 니가되고 갸가 갸가 되고 니가 된 갸가 그넘이 되는지 한번에 통달할 머리는 아니거덩요.. 추리소설적 기법으로 궁금증을 자아내고 한 후 마무리에서 설명하고자 하신거라 비전문적 생각을 해보긴 합니다만 애초에 조금 더  커넥션 부분을 부각을 더 시켜주셨으면 이해하기가 수월했겠다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파트가 네파트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다들 사는 법에 대한 이야기들입니다.. 첫파트가 줄거리로 나온 이지훈과 이대형의 연관 관계에 대한 내용이구요.. 두,세,네번째 파트는 첫파트의 내용을 해결하고 풀어가는 부분인거죠.. 같지만 다른 관점인셈입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두번째 파트의 내용은 정말 별로였습니다.. 전체적으로 파악을 하지 않은 상황에서 읽는 동안에도 왜 이 내용이 뜬금없이 등장하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책을 마무리하고 난 다음에는 정말 이해가 안되는 파트였던겁니다.. 작가님의 의도가 분명 있었을텐데 그 의도를 전 파악하질 못하겠더군요.. 다른 분들은 어떻게 보셨는지 궁금하구요.. 개인적으로는 그 파트를 들어내 버렸다면 오히려 더 많은 즐거움을 주지 않았을까라꼬 나름 생각을 해봤습니다.. 이 부분이 제가 생각했던 작품의 별점을 많이 날려버린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는 나쁘지 않은 즐거움이 있었구요.. 특히나 마지막 두파트는 상당히 재미있었습니다.. 스릴감과 긴장감도 상당히 좋았구요.. 사건의 해결부분에서의 어렵고 헷갈리지만 차근차근 설명해주는 사건의 정황도 꼼꼼히 읽어보면서 집중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사실 백용준이라는 주인공보다 황재현이라는 형사가 더 부각된 점도 나쁘지 않았구요.. 가장 중요한 나쁜넘으로 나오는 이지훈의 친구인 남자의 이름이 제 이름과 동일하고 지역이 제가 사는 동네가 등장하면서 일종의 작품속에 이입이 되어버려서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 설마 손선영 작가님이 저의 뒤를 캐보신건 아니시겠죠?.. 하여튼 재미있었구요.. 다음으로 나올 시리즈의 3탄도 기대해봅니다..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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