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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노사이드
다카노 가즈아키 지음, 김수영 옮김 / 황금가지 / 2012년 6월
평점 :
![](http://book.interpark.com/blog/blogfiles/userblogfile/2/2012/07/03/11/nanjappans_5161926343.jpg)
어느날 아이와 다큐멘터리를 보게 됩니다. 아프리카 지역의 동물과 원주민에 대한 내용이었죠.. 아이는 보는 내내 아프리카 원주민에 대한 일종의 우리와 비교됨을 이야기합니다.. 아빠, 저 사람들은 왜그래?.. 동물같이 보여, 우리같은 사람이 아닌 것 같아..라는 아이가 보는 경험해보지 못한 낯선 삶에 대한 편협한 선입견이죠.. 차분히 설명을 해줍니다.. 태초의 인간이 어떠하였고 어떻게 살아왔으며 어떤 삶이 옳고 그른지는 알수 없다는 철학적이고 역사학적인 설명들을 아이의 입장에 맞혀서 똑똑한(!!) 아빠의 역할을 해보려고 합니다.. 대강 알아듣더군요.. 하지만 인간이 인간에게 가지는 편협적 인식체계는 쉽게 변하지 않나 봅니다.. 나와 다르고 나의 세계와 동떨어진 삶에서 일종의 미개한 듯 보여지는 그들의 삶이 어떻게 보면 같은 인간이지만 비교대상으로 하찮게 보여지는 현상들.. 그들이 수천년동안 고통받고 힘겹게 살아온 인생을 굴곡에도 불구하고 현재에서도 한발도 진보하지 못한 모습으로 비쳐지는 현실이 이 작품을 읽으면서 더욱 실감하게 되었다고나 할까요,
한 나라의 통수권자를 뽑는 선거가 다가옵니다.. 이제 나이가 있다보니 그동안 몇분의 대통령들이 저의 인생속에서 거쳐갔습니다.. 옳다 그르다를 판단할 입장은 안되지만 그동안 그 분들의 집권동안의 모습을 저는 보아왔습니다.. 그리고 팍스아메리카를 외치는 미국의 세계평화통치의 일환적 개념으로 자신들의 세상으로 세계의 잣대를 가져다대는 행위도 있는 그대로 지켜보아왔습니다.. 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권력이라는 중심에 선 인물들의 인식적 문제들과 판단의 오류로 인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고통받고 현실속에서 사라져버렸는지도 보아왔습니다.. 이 작품을 보면서 한 나라의 최고의 권력권자 또한 인간이며 완벽하지 못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습니다.. 그래서 그걸 저지할 참모가 필요하고 보좌진이 있는 것이지만 모든 권력의 중심에 선 인물에게는 직언을 서슴치않은 신하는 목을 내쳐버리는게 역사적으로 변하질 않는다는거죠.. 권력에 아부하고 권력이 해대는 모든 판단의 오류에 자신의 입지에만 신경쓸 수 밖에 없는 권력의 종들은 자신의 잘못으로 수많은 인간들이 제노사이드 - 집단 살해 및 처벌. 국민, 인종, 민족, 종교 따위의 차이로 집단을 박해하고 살해하는 행위 - 가 되고 있음을 자신들의 탓이 아니라고 합리화하고 있는게 현실이라는 겁니다.. 그래서 더욱더 이번 선거에서는 인간다움과 인간스러움을 제대로 인식하는 그런 분이 나라를 관리해주었으면 하는 바램을 또 이 작품을 읽으면서 더더욱 실감하게 되었다고나 할까요,
제목이 위에서 말씀드렸던 "제노사이드"라고 다카노 가즈아키라는 일본 스릴러작가님이 집필하신 작품입니다.. 그 의미도 위에서 말씀드린바대로 인간이 인간에게 행하는 일종의 특정적 집단살인으로 보시면 되시겠네요.. 이 말만 해도 대다수의 독자분들은 이해를 하시리라 생각합니다.. 수많은 나라들이 자신의 국민에게 또는 종교적 이유로 이웃 나라에게 또는 식민지적 세계를 구축함에 있어서 그 나라의 원주민들을 또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 하찮게 보여지는 수많은 인간들을 이유없이 살인하고 살해하고 처참하게 살육하는 행동들을 역사속에서 현실속에서 수없이 겪어오고 있는거지요.. 우리도 겪었습니다.. 일본이라는 나라가 우리나라에 행한 수없은 제노사이드를 말이죠.. 일본내의 관동대학살이나 난징대학살과 마루타 인체실험등은 익히 접해오던 아픔인거지요.. 그런 인간이 행하는 악마적 근원의 의미를 진화론적 사고에 맞쳐 현생인류가 생존하고 우리 이전에 지구에 생존했던 수많은 원인들은 모두 어떻게 사멸했는가를 중심으로 이야기는 풀어나가고 있습니다.. 물론 현재의 입장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또하나는 신생인류의 종이 진화하면서 벌어질 미래의 제노사이드를 보여줄 의도를 가진 SF스릴러소설인거지요.. 완전한 픽션임을 명심하시고 읽어보시면 좋을 듯 싶습니다.. 물론 모든 픽션은 팩트에 기초해서 만들어진 허구라는 사실을 모르시진 않을꺼라고 믿으면서.. 줄거리는 이렇습니다..
이 소설의 큰 대립적 배경의 중심축은 아무래도 미국입니다.. 아시다시피 세계의 모든 평화적 순찰을 도는 방범대원이 미국인데다가 여러모로 그동안 해온 짓거리들이 이 이야기의 중심축이니까요.. 그리고 그 중심인물로 대변되는 대통령이라는 사람이 누군가를 떠올리게하는 번즈라는 허여멀건한 권력적 아집덩어리 대통령인거죠.. 이들은 세계의 정보와 지구의 미래까지 책임질 의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하이즈먼 리포트라는 30년전 논문에 기댄 신종인류의 탄생의 경고가 현실로 나타난거죠.. 내용인즉슨 현생인류 역시 이전의 원인을 모두 제노사이드한 후 생존하고 있는 인류이며 새로운 인류가 진화하여 미개해진 현생인류를 제노사이드하면 인류는 멸망하게 될 거라는 경고적 리포트가 현실로 나타난겁니다.. 콩코의 정글속 피그미족의 한 집단에서 신생인류로 여겨지는 새로운 종이 탄생하게 됩니다.. 세살이지만 성인인간의 지능을 초월하는 능력을 지니고 있죠.. 이 신생인종의 이름을 누스라고 명명하기로 합니다..
이야기는 두갈래로 흘러갑니다.. 일본에서 벌어지는 일이랑 콩코에서 탈출하는 이야기지요.. 일본에서는 고가 겐토라는 한 젊은이가 우연히 아버지의 유언과 유품으로 폐포 상피 세포 경화증이라는 불치병의 치료약을 한달안에 개발하여 치유해야된다는 것이지요.. 아무것도 모르고 이 사실에 난감해하는 겐토에게 조금씩 새로운 사건이 벌어지게 되고 그 사건들의 중심에는 역시 누스라 명명한 신생종과 관련된 뭔가가 걸려 있습니다.. 그리고 미국이 전개하는 가디온과 네메시즈 작전의 중심에서 용병으로 아들의 병원비를 마련코자 하는 조너선 예거는 콩코의 정글에서 뭔가 알 수 없는 바이러스질병에 집단적 감염을 당한 피그미 집단과 형체를 알 수 없는 신생종의 괴물까지 처치하는 작전에 투입됩니다.. 물론 여기에서도 이들이 펼치는 작전의 중심에는 누스라는 신생종과 관련된 뭔가가 걸려 있습니다.. 또한 전혀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일본의 겐토와 콩코의 예거는 예거의 아들인 저스틴의 병인 폐포 상피 세포 경화증이라는 불치병으로 이어집니다.. 시간은 한달입니다.. 그사이 치료약을 겐토가 만들어내지 못하면 아이는 죽게 됩니다.. 이 모든 시간적 공간적 순차적 과정의 모든 중심에는 누스라는 새로운 초인류인 누스가 만들어내는 뭔가가 걸려 있습니다.. 과연 이들에게 주어진 과제와 탈출은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을까요, 수많은 과학적 전개와 논문적 지식의 어려움속에서도 긴장감과 사실적 서스펜스는 끊어지지 않고 마지막순간까지 이어집니다.. 멋진 스릴러라고 봐도 무방하지 싶다능.. 과연 가즈아키 작가라는 생각을 하게 되더군요..
조금 어려울까 싶기도 하네요.. 내용의 대부분이 현실속의 SF적 개념과 함께 진화론적 과학이론이 많이 등장하게 되고 무엇보다도 제약과 관련된 약학적 개념의 화학구조식과 기전들이 전문적인 느낌으로 등장을 하니까 말이죠.. 그래서 과감하게 말씀을 드리지만 이 작품은 한 번 읽을때보다는 다시 한번 더 읽어볼때 제대로된 재미를 느껴보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물론 저도 이제 한번 읽었습니다만 시간날때 분명히 한번 더 읽어 볼 생각입니다.. 미치 깨닫지 못한 개념들과 지식들이 여전히 머리속에서 각개전투를 펼쳐대고 있는 느낌이니 말이죠.. 하지만 한번의 독서로 인해서도 충분한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무엇보다 시간적 촉박함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정글 탈출의 긴박감과 서스펜스가 무척이나 매력적이고 이 작전을 중심으로 엮이는 일본내의 겐토의 모습과 미국에서의 작전 지휘관들의 심리적 균형감도 아주 좋아서 쉽게 눈을 떼기가 어려울 정도라 생각합니다.. 상당히 두껍죠, 게다가 전문용어들이 난무하죠, 일본스러운 면은 거의 없습니다 오히려 영미스릴러의 느낌이 전체적인 감성으로 자리잡고 있네요.. 그래서 일미에 적응이 되신 분들에게는 또다른 일스의 즐거움에 눈을 뜨실 기회가 되실 듯 싶구요.. 아니면 오히려 더딘 진행에 힘드실 수도 있을겁니다.. 왜냐하면 이 작품이 일본서점 대상 1위가 아닌 2위인 것을 볼때 재미와는 별도로 전문용어들의 어려움이 독서에 걸림돌이 되었지 싶은 생각도 들거덩요, 그래서 아까도 감히 말씀드렸다시피 두번 읽어봐야 제대로 된 즐거움을 느낄 그런 작품인 듯 싶다는거죠..
전 무엇보다 이 작품이 접근한 SF적 개념의 발상이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습니다.. 일단 현생인류의 멸망과 신생인류의 탄생으로 대두된 인류 역사학적 제노사이드를 다루고 있다는 점과 현실적 배경속의 미국이라는 나라의 권력적 지배구조를 비꼰 인물 캐릭터와 일본작가임에도 과감하게 자신의 나라의 과거의 역사를 있는 그대로 서술해나간 부분이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습니다.. 사실 이 작품속에서 다카노 작가가 직면했다던 반일적 느낌을 그렇게 많이 받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반미에 가까운 구성이더군요.. 물론 이 세상의 지배구조에 일본이 일조를 하고 있다는 뭐 그런 뉘앙스는 전반적인 느낌에서 흐르고 있습니다.. 자신들의 과거를 반성하는 문장들과 겐토를 통한 인간의 공평성과 비교대상의 피폐에 대한 일본적 배경을 자연스럽게 잘 표현해주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그런 겐토의 평등적 인류애의 한 부분에 또다른 인물적 영웅인 이정훈이라는 한국 유학생이 등장하는거죠.. 이런 부분이 오히려 반일적 감정으로 자리매김한게 아닌가 싶은데 말이죠.. 역시 일본얘들의 우익적 관념은 너무 유치하고 편협해서 더이상 끄집어내는 것조차 입 아플 따름입니다..
몇 편 읽어보지 못한 다카노 가즈아키 작가이지만 개인적으로는 영미스릴러에 적응되신 분들이 일본의 문학으로 넘어가시는 중간 단계에 접해보시면 아주 좋은 작품이 아닌가 싶습니다.. 상당히 스릴러적 감각이 남다른 분이시라는 생각을 했구요.. 무척이나 재미난 즐거운 스릴러적 독서를 선사해주시는 몇 안되는 일본스릴러 작가님이신 말이죠.. 저한테는 그렇다구요.. 많은 일본장르소설들이 추리적 개념에 묻힌 경향으로 국내에 출시가 되고 보다 동양적 사고의 중심에서 심리적 느낌으로 공감적 감성을 보여주는 작품들이 많은지라 이번 다카노 가즈아키 작가의 제노사이드는 폭넓은 일본적 문학의 범위를 저에게 좀 더 넓혀준 작품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이런 작품은 영미권에서 출시하더라도 충분한 인정을 받을 작품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글쎄, 미국이라는 나라에서는 자국민이 아닌 그들이 볼때 동양의 자그만한 인종들이 자신의 미국의 권력을 빗대어 파렴치로 몬 이 작품의 구성에 반기를 들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저거들이 저거나라 권력을 욕하는거는 자유롭게 생각하지만 남들이 저거들 공격하면 보복에 보복으로 응징하는 열등적 관념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는 저 나름의 편협한 기우가 들기도 하네요.. 에이, 그래도 자유의 수호자 미쿡쌀람 안그롤큽미다으!!..그죠? 아님 말고.. 땡끝